감독원 경비견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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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원 경비견 타락 제1장 첫 점검 새벽 여섯 시, 정부 노예 관리처 건물은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소완이는 처음으로 검은색 정식 복장을 단정히 입고 거울 앞에 섰다. 가슴에 달린 실습 감독관 배지가 형광등 아래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손이 살짝 떨렸다. 긴장해서인지, 아니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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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점검

감독원 경비견 타락

제1장 첫 점검

새벽 여섯 시, 정부 노예 관리처 건물은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소완이는 처음으로 검은색 정식 복장을 단정히 입고 거울 앞에 섰다. 가슴에 달린 실습 감독관 배지가 형광등 아래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손이 살짝 떨렸다. 긴장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 때문인지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준비됐나?”

뒤에서 들려온 낮은 목소리에 소완이는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았다. 같은 조에 배정된 사형이 문가에 기대어 서 있었다. 서른을 갓 넘긴 남자는 말끔한 정장 차림에 손에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 결혼 반지가 왼손 약지에서 은은하게 빛났다.

“네, 사형.”

소완이는 최대한 차분하게 대답하려 애썼다. 사형은 그녀의 짝사랑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결혼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소문에 따르면 그는 자주 여노예 클럽에 드나든다고 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소완이는 그의 다정한 미소 한 번에 마음이 흔들렸다.

“오늘이 첫 점검이다. 긴장되겠지만, 그냥 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

사형이 먼저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소완이는 그 뒤를 따르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오늘 점검할 곳은 세 군데야. 등록된 노예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임무다.”

사형이 태블릿을 넘기며 설명했다.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보를 훑어보았다. 첫 번째 장소는 부촌의 한 고급 저택이었다.

차창 밖으로 도시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소완이는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일이 이렇게 익숙해질 줄은 몰랐다. 노예 등록 제도가 시행된 지 5년.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 관리처에 지원했다. 이상주의였을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였을까. 지금도 잘 모르겠다.

“도착했다.”

차가 저택 정문 앞에 멈췄다. 철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관리인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저택은 생각보다 컸다. 정원에는 분수가 있고, 잔디는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곳 주인은 등록 노예 두 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는 가정부, 하나는 전용 노예다.”

사형이 낮은 목소리로 주의사항을 알렸다. 소완이는 심호흡을 하며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을 들어서자 은은한 꽃향기가 코를 찔렀다. 거실에는 값비싼 가구들이 놓여 있었고, 벽에는 그림이 걸려 있었다. 주인은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그가 손닷짓으로 안쪽을 가리켰다.

“점검이시죠? 거실 옆방에 있습니다.”

사형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소완이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방 안에는 젊은 여성이 네 발로 엎드려 있었다. 그녀는 벌거벗은 채로, 고개를 숙여 바닥에 있는 쟁반의 음식을 핥아 먹고 있었다. 목에는 검은색 가죽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고, 거기에는 ‘노예 제387호’라고 적힌 명찰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주인의 다리 사이에 있는 남성 노예였다. 그는 같은 자세로 주인의 사타구니 아래에 얼굴을 박고, 혀로 주인의 성기를 정성스럽게 핥고 있었다.

소완이는 숨을 멈추었다. 이런 광경은 교육 과정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다.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점검입니다.”

사형이 아무 일 없다는 듯 태블릿을 꺼내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일어나.”

주인의 명령에 여자 노예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텅 빈 듯 멍했다. 몸에는 약간의 멍 자국이 있었지만, 심한 상처는 아니었다.

“질을 노출시켜.”

주인이 추가로 명령했다. 여자 노예는 순순히 다리를 벌리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성기를 벌려 안쪽을 드러냈다. 소완이는 눈을 돌리고 싶었지만 시선이 고정되었다.

사형이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장갑 낀 손가락을 여자의 질 속에 집어넣었다. 여자가 가느다란 신음을 흘렸다.

“기록해. 염증 없음. 외상 없음. 관리 상태 양호.”

소완이는 떨리는 손으로 태블릿에 입력했다. 사형의 손가락이 여자의 질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심장도 덩달아 뛰었다. 이어서 사형의 손가락은 항문으로 옮겨갔다. 같은 검사가 반복되었다.

“이제 검사 끝. 다음 장소로 가자.”

사형이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앞의 광경이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았다.

저택을 나서는 순간, 그녀는 뒤돌아 한 번 더 보았다. 문틈 사이로 다시 같은 자세로 돌아간 여자 노예가 보였다.

두 번째 점검 장소는 시내의 아파트였다. 비교적 평범한 가정이었다. 등록 노예는 중년 여성 한 명. 그녀는 부엌에서 일하고 있었고,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소완이의 머릿속은 여전히 첫 번째 장면으로 가득했다. 그 여자의 텅 빈 눈동자, 주인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는 모습, 그리고 사형이 검사할 때 느꼈던 그 이상한 감각.

사무실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세 시였다.

“수고했어.”

사형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웃었다. 그의 손길이 닿은 부분이 화끈거렸다.

“내일도 같은 일정이다. 적응해야 해.”

그가 떠난 후, 소완이는 자리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그 장면이 떠올랐다. 여자가 질을 벌리던 순간, 거기서 흘러나오던 액체, 사형의 손가락이 그 안으로 들어가던 모습.

소완이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았다. 속이 이상하게 뜨거워졌다. 그녀는 재빨리 물을 마셨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왜 이런 걸까. 분명히 불쾌한 광경이었는데. 하지만 몸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는 몰래 손을 내려 자신의 치마 사이로 집어넣었다. 속옷 위로 손가락이 닿았다.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소완이는 깜짝 놀라 손을 빼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건 안 된다고. 이건 잘못된 거라고. 하지만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날 밤, 소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사형의 손가락이 여자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여자가 자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속옷을 벗고, 손가락을 자신의 몸속으로 밀어 넣었다. 사형이 했던 것처럼.

쾌감이 전율처럼 몸을 타고 흘렀다. 소완이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삼켰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점점 더 깊이, 점점 더 빠르게.

절정에 도달한 순간,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울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길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이미 첫 발을 내디뎠다는 것을.

은밀한 세계

실습 기간이 끝난 날, 상사가 소완이를 개인 사무실로 불렀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상사는 서류 몇 장을 책상 위에 펼쳐 놓고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소완아, 너 실습 성적이 괜찮더라. 이제부터 진짜 일을 맡길 때가 된 것 같다.”

소완이는 고개를 숙여 서류를 훑어보았다. 거기에는 노예 관리처의 등급별 분류표와 함께 몇몇 특수 노예들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이건… 형벌노예와 젖노예 목록이군요.”

“그래. 네가 앞으로 관리할 대상이다. 일반 노예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들이다. 잘 배워둬라.”

상사가 일어나며 소완이의 어깨를 툭 쳤다. 그 손길에는 뜻밖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내일 아침 7시, 지하 3층 훈련장으로 와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게 가장 빠르다.”

그날 밤, 소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서류에 적힌 노예들의 사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묘한 빛이 흐르고 있었다.

다음 날, 정확히 7시. 소완이는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훈련장은 일반 사무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벽은 두꺼운 철판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공기 중에는 소독약과 땀, 그리고 무언가 짐승 같은 냄새가 섞여 있었다.

중앙에는 네 명의 형벌노예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알몸이었고, 각자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사내들이 채찍을 손에 쥐고 서 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봐라. 이게 바로 형벌노예의 진정한 모습이다.”

상사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첫 번째 형벌노예는 젊은 여자였다. 그녀는 스스로 등을 돌려 엎드렸다. 주인이 채찍을 휘둘렀다. 피부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붉은 줄이 생겼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이 아니라 낮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더… 더 세게 해주세요, 주인님.”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동시에 광적인 기쁨이 번지고 있었다. 주인이 그녀의 성기에 무언가를 삽입했다. 그녀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지만, 얼굴은 황홀경에 빠진 표정이었다.

소완이는 숨을 죽였다. 자신의 가슴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혐오스러웠다. 그래서 눈을 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시선이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두 번째 형벌노예는 남자였다. 그는 자신의 성기에 쇠사슬을 감고 주인에게 채찍을 건넸다. 주인이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그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지만, 그 비명 속에는 묘한 쾌감이 섞여 있었다.

“계속… 제발 그만두지 마세요…”

소완이의 입술이 바짝 말랐다.

그때, 상사가 소완이의 손목을 잡아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세 명의 젖노예들이 누워 있었다. 그들의 가슴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었고, 유두에서는 우윳빛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건 주사로 유발시킨 결과다. 저들의 젖은 단순한 영양분이 아니야. 특수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복용하면 성욕을 극대화시킨다.”

직원 중 한 명이 젖노예에게 다가가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그녀는 입을 벌려 신음을 흘렸다. 젖이 짜지자 그 노예는 몸을 떨며 쾌락에 잠겼다.

“자, 이제 교배 시간이다.”

상사가 손짓하자 다른 직원이 성기를 드러내며 젖노예 위에 올라탔다. 그들의 몸이 격렬하게 부딪혔다. 노예의 신음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이렇게 해서 다음 세대 노예를 얻는다. 저 여자가 임신하면 태어난 아이는 바로 관리처 소유지. 태어날 때부터 노예로 키우는 거야.”

소완이의 속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몸 어딘가가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수치심과 함께 밀려오는 알 수 없는 흥분이었다.

그날 밤, 소완이는 집에 돌아와서도 그 장면들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형벌노예들의 광적인 표정과 젖노예들의 신음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어느 순간, 소완이는 자신이 그 노예들이 되어 있는 환상을 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이 알몸으로 드러나고, 누군가가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 그 고통 속에서도 쾌락을 느끼는 자신의 얼굴.

아랫배가 저릿하게 당겨왔다. 손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깨닫자 소완이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자신의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안 돼… 이건 미친 짓이야…”

하지만 환상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젖노예가 되어 거친 남성의 손길에 몸을 맡기는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쾌감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소완이는 이불을 끌어안으며 몸을 떨었다. 눈물이 흘렀다. 혐오스럽고 두려웠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뚫고 더 큰 욕망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왜… 왜 이러는 거지…”

소완이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밤은 깊어 가고, 그녀의 몸은 점점 더 뜨거워져만 갔다. 결국 그녀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환상 속의 손길을 따라.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이미 그 은밀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세계가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다음 날 아침, 소완이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창백하고 붉게 충혈된 눈. 그리고 그 눈동자 속에는 두려움과 함께 희미하게 빛나는 호기심이 숨어 있었다.

상사가 다시 불렀을 때, 소완이는 한참 망설이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딛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가슴 한편에서는 알 수 없는 기대감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불법 흔적

정기 점검일이었다. 소완이는 손에 든 태블릿을 한 손으로 들고, 지하 감시 구역의 좁은 복도를 따라 걸었다. 형광등 몇 개가 깜빡거리며 어두운 공간을 간신히 밝히고 있었다. 열여섯 번째 감방 앞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다.

태블릿 화면에는 분명 '공실'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철문 아래 틈새로 희미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소완이는 고개를 숙여 문틈을 들여다보았다. 어둠 속에서 나체의 여자가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 목에는 개 목줄이 채워져 있었고, 등에는 선명한 채찍 자국이 여러 개 나 있었다. 여자는 떨면서 소완이를 올려다보았고, 눈에는 공포와 애원이 가득했다.

"여기 있어, 움직이지 마."

소완이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 뒤, 재빨리 발걸음을 돌렸다. 그녀는 지하 감시실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상사는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보고합니다, B구역 16호 감방에서 미등록 여노래 한 명을 발견했습니다. 신원 확인이 필요합니다."

상사는 고개를 들어 소완이를 보았다. "미등록? 등록 기록이 확실하냐?"

"네. 태블릿에는 공실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목줄도 채워져 있고, 조교 흔적도 있습니다."

상사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그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다. 너 그 사건 맡아라. 필요하면 인원을 지원해 줄 테니."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복도를 따라 빠르게 걸어가면서 지하 감시 구역 전체를 샅샅이 훑었다.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16호 감방으로 통하는 통로는 한 군데뿐이었고, 그 통로는 폐쇄된 창고로 이어져 있었다.

그녀는 창고 문을 열었다. 안에는 먼지가 쌓인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신발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소완이는 자국을 따라 걸어가다가 벽에 기대어 숨겨진 철문을 발견했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문을 열자 좁은 계단이 아래로 이어졌다. 아래쪽에서 낮은 음악 소리와 여자의 울음소리가 섞여 들렸다. 소완이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지만,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실은 의외로 넓었다. 벽에는 여러 개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고, 중앙에는 큰 철제 침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 위에는 나체의 여자 두 명이 묶여 있었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 있었다. 주변에는 여러 명의 남자들이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다른 남자는 채찍을 휘두르며 여자의 몸에 상처를 내고 있었다.

소완이는 숨을 죽이고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다. 그녀는 태블릿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불법 조직의 얼굴, 여노래의 상태, 주변 장비들. 모든 증거를 기록했다.

그 순간, 누군가 그녀의 뒤에서 다가왔다.

"여기 누구야?"

소완이는 몸을 돌리려는 순간, 강한 손이 그녀의 팔을 움켜잡았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태블릿을 떨어뜨렸다. 화면이 바닥에 부딪혀 깨졌다.

"잡았다!"

주변에서 갑자기 여러 명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소완이는 저항하려 했지만, 상대의 힘에 밀려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의 손목이 묶였고, 입은 손으로 막혔다.

"감독원 놈이군. 잘 들어왔다."

남자들 중 한 명이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다른 남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카메라를 더 가까이 들이댔다.

"이런 미녀가 감독원이라니, 아깝네. 오늘 우리가 제대로 조교해 줄게."

소완이의 몸이 떨렸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몰려왔지만, 동시에 이상한 흥분이 스며들었다. 이 위험한 상황이 그녀를 자극하고 있었다.

"뭐 하는 놈들이다!"

갑자기 계단 위에서 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완이가 눈을 뜨자, 사형이 여러 명의 감독원을 이끌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전기 충격기가 들려 있었다.

불법 조직원들은 당황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사형은 재빨리 그들을 제압하고, 다른 감독원들은 여노래들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소완이는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옷은 찢겨져 있었고, 몸은 멍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사형이 그녀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괜찮아?"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후회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사형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가 자신을 구해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일어나 사형에게 기대었다. 그의 체온이 느껴지자, 그녀는 더 깊이 파고들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사형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병원에 가자."

소완이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그냥 쉬면 돼요."

그녀는 혼자서 계단을 올라갔다. 뒤에서 사형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뒤섞여 있었다. 오늘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곳으로 빠져들고 있는지 깨달았다. 하지만 그 깨달음은 그녀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더 깊은 어둠으로 이끌고 있었다.

승진과 짝사랑

소완이는 서류 더미를 정리하다가 문득 사형의 얼굴을 떠올렸다. 불법 조직을 급습했던 그날, 사형이 문을 발로 차고 뛰어들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했다. 총을 든 손, 날카로운 눈빛, 단숨에 범인을 제압하는 몸놀림. 소완이는 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걸 느꼈다.

"소조장님, 이 서류 어디에 두면 되죠?"

새로 배치된 부하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스물여섯 살짜리가 스물두 살짜리에게 소조장이라고 불리는 게 아직 어색했다. 소완이는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거기 책상 위에 놔둬. 내가 나중에 정리할게."

상사는 소완이의 적극성과 과묵함을 높이 샀다. 불법 조직 적발 건으로 표창을 받은 후, 바로 소조장으로 승진시켰다. 부하 직원 둘, 비좁지만 자기만의 사무실이 생겼다. 승진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사형이었다.

"축하합니다, 소조장님."

점심시간, 사형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완이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 사형님! 어떻게 여길..."

"지나가다 들렀어. 요즘 일 많지? 새로 부하들도 생겼다며."

사형은 능글맞게 웃으며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훑어봤다. 소완이는 그의 손가락 움직임을 바라보다가 얼른 시선을 돌렸다.

"네, 아직 적응 중입니다."

"잘할 거야. 넌 원래 똑부러지니까."

사형이 소완이의 어깨를 툭 쳤다. 가벼운 접촉이었지만 소완이의 가슴은 뜨거워졌다. 사형은 무심한 듯 말을 이었다.

"다음 주에 우리 집에 저녁 먹으러 와. 와이프가 너 만나고 싶어 하더라."

소완이의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와, 와이프요?"

"응, 결혼한 지 3년 됐어. 너한테 한 번도 얘기 안 했나?"

사형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다. 소완이는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게 조심했다.

"처음 듣습니다. 축하드려요."

"고마워. 그럼 토요일 저녁, 약속 잡을게."

사형이 나간 후, 소완이는 책상에 엎드렸다. 가슴 한복판이 시렸다. 알고 있었다. 이런 감정이 위험하다는 걸. 하지만 사형이 구해준 그 순간부터, 어두운 골목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와중에도 자신을 감싸 안으며 뛰던 그 등을 잊을 수가 없었다.

소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창백했다. 짝사랑. 그것도 이미 결혼한 상사에 대한. 자조 섞인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날 이후, 사형과의 접촉이 부쩍 늘었다. 소조장 회의, 현장 합동 수사, 야간 근무 지시. 사형과 마주칠 때마다 소완이는 온몸이 긴장했다. 사형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스치는 시선 하나하나에 심장이 요동쳤다.

"소완아, 이번 건은 네가 총괄해. 내가 도울 게 있으면 말하고."

사형이 서류를 건네며 소완이의 눈을 바라봤다. 소완이는 고개를 숙여 서류를 받았다.

"네, 알겠습니다."

"요즘 좀 피곤해 보이는데, 무리하지 마."

"괜찮습니다."

사형은 잠시 망설이다가 소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소완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손길이 얼마나 위험한지, 자신이 얼마나 갈망하고 있는지, 사형은 전혀 몰랐다.

저녁 무렵, 사형이 퇴근 준비를 하며 말했다.

"오늘 와이프가 김치찌개 끓였는데, 같이 갈래?"

"아, 저는 오늘..."

"또 거절? 그동안 몇 번이나 거절한 거야?"

사형이 농담 섞인 투정을 부렸다. 소완이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다음에 꼭 가겠습니다. 오늘은 일이 좀 남아서."

"알았어. 무리하지 말고 일찍 들어가."

사형이 가벼운 손인사를 하고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텅 빈 사무실에 울렸다. 소완이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형의 집을 상상해봤다. 아마 아늑할 거다. 사형의 와이프는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여자일 거다. 둘이 나란히 앉아 저녁을 먹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소완이는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 감정을 어쩌지? 사형은 동료일 뿐이다. 선배이고 상사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그를 향해 쏠렸다.

불법 조직을 잡던 날, 총알이 귀를 스치던 순간에도 사형은 소완이를 밀치고 몸을 날렸다. "괜찮아?" 그 한마디에 소완이는 모든 게 괜찮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무것도 괜찮지 않았다.

사무실 불을 끄고 나오려는 찰나, 사형의 메모지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힘내, 소조장. -사형-'. 소완이는 메모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가슴 한편이 저릿했다.

이 감정은 끝내 이루어질 수 없다. 하지만 사형의 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져만 갔다. 소완이는 어둠 속으로 걸어나가며 생각했다. 어쩌면 이 타락은 이미 시작된 건지도 모른다고.

클럽의 약속

퇴근 시간이 지난 사무실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소완이는 짐을 챙기다가 우연히 책상 서랍에 놓인 사형의 명함을 발견했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명함이었다. 검은색 바탕에 은색 글씨로 적힌 주소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을 가리키고 있었다. 명함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여성 전용 프라이빗 클럽'이라고 쓰여 있었다.

소완이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사형이 왜 이런 곳의 명함을 갖고 있을까. 아니, 사형이 거기서 무얼 하는 걸까. 궁금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며칠 후, 소완이는 퇴근 후 사형을 미행했다. 사형은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을 나서더니 지하철을 타고 시내 외곽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을 몇 번 꺾자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빛나는 건물이 나타났다. 간판에는 '이라'라고 적혀 있었다. 사형은 망설임 없이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소완이는 건물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들어가야 할까. 하지만 그녀는 이미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문을 열자 보안요원이 그녀를 막았다.

"회원이십니까?"

"아, 저… 저는 처음 왔는데요."

보안요원은 그녀를 내부 로비로 안내했다. 로비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어딘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벽면에는 다양한 가면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안내 데스크에는 점잖은 복장의 여직원이 앉아 있었다.

"처음 방문하셨군요. 저희 클럽은 여성만 출입 가능합니다. 다양한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직원이 태블릿을 건네며 서비스 목록을 보여주었다. 일반 휴식 공간, 스파, 바 등 평범한 시설들 사이에 눈길을 끄는 항목이 있었다.

'여노예 체험 서비스 - 일반 여성분들이 전문 조교사의 지도 아래 여노예의 역할을 경험해보는 프로그램. 모든 과정은 익명으로 진행되며 가면 착용이 의무입니다.'

소완이의 숨이 멎는 듯했다. 이게 바로 사형이 여기서 하는 일인가. 조교사? 사형이? 그녀는 태블릿을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조교사 명단이 있었다. 사진은 없었지만 닉네임과 간단한 소개가 적혀 있었다. 그중 한 명의 닉네임이 눈에 띄었다.

'매의 눈. 엄격하고 정확한 조교 스타일. 경력 5년.'

설명은 사형과 딱 들어맞았다. 소완이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의 손은 이미 체험 서비스 신청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조교사는 '매의 눈' 님으로 선택하겠습니다."

여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능합니다. 체험은 일주일 후로 예약되며, 당일 가면 착용은 필수입니다. 조교사는 체험자의 신원을 전혀 알 수 없으며, 체험자 역시 조교사의 신원을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규칙을 위반할 경우 즉시 퇴출됩니다."

일주일이 지났다. 소완이는 예약 시간에 맞춰 다시 '이라'를 찾았다. 그녀는 클럽이 제공한 검은색 가면을 착용했다. 가면은 눈과 입만 가린 간단한 디자인이었지만 얼굴 전체를 가려주었다. 그녀는 클럽이 준비한 검은색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드레스는 몸에 딱 맞았고, 등이 깊게 파여 있었다.

안내원이 그녀를 지하의 개인실로 데려갔다. 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벽에는 각종 도구들이 걸려 있었다. 채찍, 밧줄, 클립, 이상한 모양의 기구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도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몸짓과 걸음걸이는 백 퍼센트 사형이었다.

"처음이지?"

사형의 목소리였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어조. 사형은 소완이에게 다가와 그녀의 턱을 잡고 위로 쳐들게 했다.

"내가 규칙을 설명해주마. 첫째, 내 말에 절대 복종해라. 둘째, 저항하지 마라. 셋째, 넌 지금부터 내가 조종하는 인형이다. 알겠어?"

소완이는 작게 대답했다.

"네…"

"대답은 '네, 주인님'이라고 해라."

소완이의 목이 메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겨우 대답했다.

"네… 주인님."

사형이 만족스러운 듯 가면 너머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벽에서 채찍을 집어 들었다. 가느다란 가죽 채찍이었다.

"지금부터 기본 훈련을 시작한다. 엎드려라."

소완이는 망설였다. 하지만 사형의 눈빛은 냉랭했다. 그녀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렸다. 차가운 돌 바닥이 그녀의 무릎과 팔꿈치를 스쳤다.

"좋아. 이제 처음이니까 가볍게 시작하지."

채찍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날카로운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하지만 채찍은 그녀의 피부를 스치기만 했다.

"긴장 풀어라. 다음부터는 진짜다."

사형이 두 번째 채찍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진짜였다. 가느다란 채찍이 그녀의 엉덩이를 강타했다. 따갑고 화끈거리는 통증이 퍼져나갔다. 소완이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참아라.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채찍이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때렸다. 소완이는 눈물을 참으며 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통증이 점점 다른 감각으로 변하고 있었다. 뜨거워진 피부, 빨라진 호흡, 무언가 뭉클하게 솟구치는 감정.

사형이 채찍을 내려놓고 그녀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잘 버텼다. 이제 다음 단계다."

그가 그녀의 드레스 끈을 잡아당겼다. 어깨에서 드레스가 흘러내렸다. 소완이는 몸을 움츠렸지만 사형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바닥에 고정시켰다.

"저항하지 마. 이게 체험의 전부다."

그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스쳤다. 굳은살이 박힌 손바닥이 부드러운 피부 위를 더듬었다. 소완이는 숨을 삼켰다. 사형의 손길이 점점 더 거칠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참았다.

사형이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비밀스러운 부위를 더듬자 그녀는 몸을 떨었다.

"축축하네. 생각보다 순응적이야."

그의 말에 소완이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부끄러움과 수치심, 그리고 이상한 쾌감이 뒤섞였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안쪽으로 들어왔다. 날카로운 통증이 그녀의 몸을 관통했다.

"이건…"

사형의 눈빛이 반짝였다.

"너, 처녀였어?"

소완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고개를 숙인 채 숨을 헐떡였다. 사형이 잠시 멈추더니 이내 더 거칠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운이 좋군. 처음이라는 걸 알았다면 더 조심해야 했는데… 아니다, 이게 더 좋아."

그가 바지를 내리고 그 위에 올라탔다. 묵직한 그의 몸이 그녀를 짓눌렀다. 그가 한 번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 소완이는 비명을 질렀다.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그 통증과 함께 이상한 전율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사형이 거친 숨을 내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느리게, 그리고 점점 더 빠르고 강하게. 그녀의 몸은 그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그건 고통 때문만은 아니었다.

"좋아… 몸이 반응하잖아."

사형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 더 깊이 박아 넣었다. 소완이는 손톱이 바닥에 박힐 정도로 힘을 주며 그 감각을 견뎌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사형이 마지막으로 깊숙이 밀어 넣고 굳었다.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사형이 그녀에게서 물러나 옷을 정리했다. 소완이는 바닥에 누운 채로 천장을 바라봤다. 몸은 아팠지만 어딘지 모르게 충만한 느낌이었다. 아니, 그 느낌이 무서웠다. 그녀는 분명히 사형을 짝사랑했지만, 이렇게까지… 이렇게 철저히 무너지고 싶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미 다른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또 오고 싶다.'

사형이 방을 나가기 전에 뒤돌아 말했다.

"다음에도 또 신청해도 좋다. 마음에 들었어."

그 말을 끝으로 문이 닫혔다. 소완이는 가면 아래서 조용히 울었다. 고통과 쾌락의 기억이 그녀의 몸에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그녀는 다시 일어나 옷을 입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미 다음 예약을 위해 달력에 표시를 해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두 번째 체험

소완이는 두 번째로 그 클럽의 문을 열었다. 저번보다 훨씬 더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는 걸 알면서도 손발이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속에서 이상한 설렘이 꿈틀거렸다.

접수대의 직원이 그녀를 알아보고 웃음을 지었다. “또 오셨네요. 오늘은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소완이는 준비해온 종이쪽지를 내밀었다. 거기엔 자신이 선택한 옵션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개 조련, 채찍질, 항문 삽입, 유두 피어싱. 거의 전 코스였다. 직원이 그 종이를 훑어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확실히 결정하신 거죠?”

“네.”

소완이의 목소리는 뜻밖에도 단호했다. 그녀는 탈의실로 안내되어 모든 옷을 벗었다. 벌거벗은 몸에 가죽 목걸이만 걸렸다. 목걸이엔 ‘B-027’이라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녀는 다시 가면을 썼다. 동물처럼 네 발로 엎드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조련실로 들어가자 텅 빈 공간이 펼쳐졌다. 바닥은 차가운 고무 재질이었고, 천장에선 여러 개의 쇠사슬이 늘어져 있었다. 소완이는 무릎을 꿇고 기다렸다. 곧 발소리가 들렸다.

가면을 쓴 사내가 들어왔다. 사형이었다. 소완이는 그를 알아보고 몸이 긴장했다. 하지만 사형은 그녀가 누군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손에 든 채찍을 살며시 휘둘렀다.

“오늘은 많은 걸 배우게 될 거야, B-027.”

“……네.”

소완이는 고개를 숙였다. 사형이 그녀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그의 손끝이 그녀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소름이 돋았다.

“먼저 기본 자세부터 가르쳐 주지. 개처럼 무릎을 꿇고 엎드려. 머리는 바닥에 닿을 듯이 낮추고.”

소완이는 그의 지시에 따랐다. 사형이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때렸다. 아프지 않은 정도의 채찍이었다.

“좋아. 이제 내 다리 사이로 기어와.”

그녀는 엉금엉금 기어갔다. 사형의 앞에 도착하자 그의 성기가 이미 바지를 불룩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지퍼를 내리고 단단해진 성기를 꺼냈다.

“입을 열어.”

소완이는 망설였다. 하지만 이미 이 순간을 상상하며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그녀는 입을 벌려 그의 성기를 빨아들였다. 고소한 냄새와 함께 짭짤한 맛이 혀에 퍼졌다. 사형이 그녀의 머리를 잡고 리듬을 맞췄다.

“그래, 잘해. 더 깊이.”

소완이가 열심히 움직이자 사형이 짧게 신음을 흘렸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그가 몸을 떨며 사정했다. 정액이 그녀의 입안 가득 차올랐다. 소완이는 삼켰다. 뜨겁고 걸쭉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사형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발기시키려고 그녀의 머리를 성기에 눌렀다. “아직 안 끝났어. 다시 빨아.”

소완이는 순종했다. 혀로 성기를 핥고 빨며 다시 단단해지길 기다렸다. 사형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늘 항문 훈련도 한다고 들었어. 준비됐어?”

“네.”

소완이는 무릎을 더 벌리고 엎드렸다. 사형이 윤활제를 손에 짜서 그녀의 항문 주변에 발랐다. 차가운 액체가 들어오는 느낌이 이상했다. 손가락이 천천히 안으로 파고들었다.

“아…….”

“긴장 풀어. 아프지 않게 천천히 할 테니까.”

사형의 손가락이 두 개, 세 개로 늘어났다. 그가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는지 단단해진 성기를 항문에 밀어 넣었다. 소완이가 숨을 삼켰다. 처음 느껴보는 이물감이 온몸을 관통했다. 하지만 통증보다는 알 수 없는 채움이 더 컸다.

사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린 리듬이 점점 거칠어졌다. 소완이는 그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사형이 낮게 웃었다.

“훈련 효과가 있군. 점점 개가 되어 가고 있어.”

그 말이 소완이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부끄러움보다는 묘한 자부심이었다.

훈련이 끝난 후, 소완이는 다른 방으로 끌려갔다. 그곳엔 조교사로 보이는 사내가 바늘과 고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유두 피어싱이었다. 소완이는 누워서 가슴을 내밀었다. 바늘이 유두를 관통할 때 날카로운 통증이 번졌다. 이내 그 자리에 은빛 고리가 채워졌다. 양쪽 가슴에 반짝이는 고리가 달렸다. 사내가 고리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잘 어울리는데.”

소완이는 거울을 보았다. 가면을 쓴 벌거벗은 몸에 목걸이와 유두 고리. 그 모습이 낯설면서도 이상하게 아름다웠다.

그녀는 이제 목줄이 채워졌다. 사형이 그 목줄을 잡고 끌었다. 클럽의 조련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엔 여러 명의 조교사와 노예들이 있었다. 어떤 노예는 개처럼 네 발로 기어 다니고, 어떤 노예는 벽에 묶여 있었다. 조교사들은 서로 노예를 교환하며 희롱했다.

사형이 소완이를 광장 한가운데 데려가 목줄을 다른 조교사에게 넘겼다. 낯선 사내가 그녀의 가슴 고리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 들어온 애야? 몸매가 괜찮네.”

그 사내가 그녀의 엉덩이를 때리며 다른 조교사에게 소리쳤다. “이쪽도 한 번 만져 봐!”

또 다른 사내가 다가와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여러 손이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항문도, 질도, 입도 모두 만져졌다. 소완이는 그 손길 속에서 몸을 맡겼다.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손길을 원했다.

잠시 후 사형이 그녀를 다시 데려갔다. 그는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자네, 정말 잘하고 있어. 이쪽 세계에 완전히 적응한 것 같군.”

소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형이 그녀의 턱을 잡고 강제로 얼굴을 들게 했다.

“생각해 보지 않았나? 영구 노예가 되는 거야. 이 클럽에 상주하면서 우리가 훈련시키는 대로 모든 걸 따르는 거지. 물론 보수도 확실히 줄 테고.”

영구 노예. 그 말이 소완이의 뇌리를 스쳤다. 그녀는 이미 감독원에서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이 음란한 타락이 오히려 더 생생한 감각을 주었다. 그녀는 사형의 눈을 바라보았다. 가면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빛은 진지했다.

“생각해 볼게요.”

“좋아. 생각할 시간은 줄 테니까.”

사형이 그녀의 유두 고리를 잡아당기며 싱긋 웃었다. 통증이 다시 전해졌지만, 소완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미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이 클럽에서 영원히 개로 살아가는 것. 감독원으로 돌아가 지루한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낫다고 믿었다.

조련 광장의 조명이 그녀의 맨살을 비췄다. 소완이는 네 발로 엎드려 꼬리를 흔들었다. 완벽한 개의 자세였다.

비밀 관계

낮에는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소완이는 사형과 함께 사무실에서 서류를 검토하고, 구치장 점검 보고서를 작성했다. 사형은 그녀 옆에서 커피를 마시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고, 소완이는 자연스럽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 아래에는 어젯밤의 기억이 꿈틀거렸다. 사형이 채찍을 휘두를 때의 손목 움직임, 명령을 내릴 때의 차분한 목소리,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난 후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건넨 짧은 칭찬. 소완이는 펜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아직도 허벅지 안쪽이 욱신거렸다.

“소완 씨, 오늘 회의 자료는 다 정리됐어요?”

사형이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 더미를 건넸다. 그 과정에서 손이 스칠 듯 말 듯했다. 사형은 아무런 감정 없이 서류를 받아 들었지만, 소완이의 심장은 이미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자리로 돌아갔다. 상사가 회의실로 들어오라고 손짓했고, 소완이는 서둘러 노트북을 챙겼다.

회의 내내 소완이는 집중하지 못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숫자와 그래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클럽의 어두운 방이 떠올랐다. 사형이 그녀의 손목을 묶을 때의 매듭 방식, 그가 그녀의 귀에 속삭인 명령의 어조. 그리고 그 모든 굴욕 속에서도 그녀가 느꼈던 기이한 쾌감. 소완이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회의가 끝난 후 상사가 그녀를 따로 불렀다.

“소완 씨, 요즘 좀 피곤해 보이네요. 무슨 일 있어요?”

“아뇨, 괜찮습니다. 잠을 좀 설쳤을 뿐이에요.”

상사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무리하지 말아요. 곧 중요한 기밀 업무를 맡길 테니까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해요.”

소완이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상사가 건넨 파일을 받아들며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중요한 기밀 업무. 아마도 노예 관리국의 비공식 작전일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긴장하고 두려워했을 일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일이 클럽과 연결될 가능성을 상상하며.

퇴근 시간이 되자 소완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짐을 챙겼다. 사형이 그녀에게 “오늘도 일찍 가네요?”라고 물었고, 그녀는 “네,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도심 외곽의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낡은 건물 지하에 위치한 그 클럽은 간판조차 없었다. 소완이는 익숙한 손짓으로 문을 두드렸고, 내부에서 문이 열렸다.

클럽 안은 어둡고 습했다. 여러 개의 방이 복도 양옆으로 늘어서 있었고, 각 방에서는 낮은 신음 소리와 채찍 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완이는 탈의실로 들어가 가면을 꺼냈다. 가죽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녀는 옷을 벗고 속박용 의상을 입었다. 가슴과 허벅지를 드러내는 디자인에, 목에는 개 목걸이처럼 생긴 가죽 밴드가 달려 있었다. 소완이는 심호흡을 하고 가면을 얼굴에 썼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감독원 소완이가 아니었다. 숫자와 이름만 존재하는 여노예였다.

조련실에 들어서자 사형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오늘도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그 몸짓과 목소리는 낮 동안과 완전히 달랐다. 더 차갑고, 더 단호했다. 그의 손에는 가느다란 채찍이 들려 있었다. 소완이는 그가 명령하기도 전에 무릎을 꿇었다.

“오늘은 좀 더 새로운 걸 해볼 거야.”

사형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소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그녀의 팔을 뒤로 묶고, 발목에도 족쇄를 채웠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진 채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사형이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때렸다.

“오늘은 내 친구도 데려왔어. 너를 좀 더 단단히 조련해 줄 거야.”

소완이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친구? 다른 사람이 온다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두려움과 기대가 섞인 전율이 척추를 타고 흘러내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또 한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그의 체격은 사형보다 작았지만, 걸음걸이에는 낯익은 움직임이 있었다. 소완이는 가면 너머로 그를 응시했다. 그 남자도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그가 고개를 돌릴 때 보이는 턱선과 어깨의 각도. 그리고 그가 말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 부하였다. 그녀의 조원 중 한 명이었다.

소완이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부하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까? 아니면 이미 알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형이 그녀의 머리를 잡아 올리며 명령했다.

“입을 열어.”

소완이는 순종했다. 사형이 그녀의 입 안에 무엇인가를 물렸다. 재갈이었다. 이제 그녀는 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사형이 부하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부하가 그녀의 뒤쪽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이 동시에 그녀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사형이 앞에서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고, 부하가 뒤에서 그녀의 엉덩이를 벌렸다.

“오늘은 두 군데를 동시에 채워 줄 거야.”

사형의 목소리가 차갑게 떨어졌다. 소완이는 고개를 흔들려고 했지만, 몸은 이미 순종하고 있었다. 부하가 무언가를 바르는 느낌이 엉덩이 사이에서 느껴졌고, 이내 둔탁한 압박이 항문을 밀어냈다. 동시에 사형이 그녀의 앞쪽에 자신의 성기를 밀어 넣었다. 두 방향에서 동시에 밀려오는 이물감에 소완이는 숨을 삼켰다. 재갈 너머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부하가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는 낯익은 버릇이 있었다. 그가 힘을 줄 때 어깨를 약간 움츠리는 습관. 그가 숨을 들이쉴 때 내는 낮은 소리. 소완이는 가면 너머로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몸은 이미 그 자극에 익숙해져 있었다. 항문과 질이 동시에 수축하고 팽창하는 감각. 그 고통 속에서도 쾌락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사형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 더 깊이 박아 넣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네가 원한 거 아니야? 더러운 여노예야.”

소완이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순간을 원했다. 사형에게 완전히 소유당하는 이 느낌. 그리고 부하에게도 동시에 침범당하는 이 굴욕. 그녀의 몸이 떨리며 정점에 도달하려는 순간, 두 남자가 동시에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소완이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몇 분 후, 모든 것이 끝났다. 소완이는 바닥에 널브러져 숨을 헐떡였다. 사형과 부하가 각자 옷을 정리하며 무언가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마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다음에도 또 부탁할게.”

“그래, 재미있었어.”

소완이는 그들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눈을 감았다. 몸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항문과 질의 통증이 울려 퍼졌고, 허벅지 안쪽은 미끈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그들은 그녀가 누군지 몰랐다. 부하는 자신이 침범한 여노예가 평소 존경하는 선배인 소완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 안도감이 그녀를 더 깊은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소완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탈의실로 기어갔다. 거울 속의 자신은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 가면을 벗자 붉게 충혈된 눈과 헝클어진 머리가 드러났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목의 가죽 밴드를 만지며 중얼거렸다.

“괜찮아. 아직 안 들켰어. 괜찮아.”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일 밤, 또 그곳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클럽 대회

사형이 내 손목을 잡아끌며 클럽 지하 홀로 들어섰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무거웠지만, 이미 나는 거부할 힘을 잃은 지 오래였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자 은은한 조명 아래 기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스무 개의 플라스틱 용기가 일렬로 정렬되어 있었다. 용기마다 번호가 적혀 있었고, 그 안에는 길고 짧고 굵고 가는 다양한 남근들이 솟아 있었다.

“오늘은 특별 훈련이다. 내 걸 찾아내라.”

사형이 내 귀에 속삭이고는 마스크를 고쳐 썼다. 나도 개 목줄과 귀마개를 착용한 채 네 발로 기어 테이블 앞에 섰다. 주변에는 남성 회원들이 원을 이루며 둘러앉아 박수와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지만, 이미 이 몸은 명령에 복종하도록 길들여져 있었다.

첫 번째 용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숙여 혀를 내밀었다. 차갑고 딱딱한 촉감이 입술에 닿았다. 철 모르는 가죽 냄새와 약간의 소금기가 섞인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천천히 핥기 시작했다. 혀끝으로 감돌며 모양을 기억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숫자가 올라갈수록 집중력은 흐려졌지만, 의식적으로 사형의 체취를 떠올리려 애썼다.

열 번째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 특유의 향과 약간의 상처 자국이 더듬어졌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거다. 분명히 이거다.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 물건을 입에 넣고 깊이 빨았다.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정답이다! 여기, 이 노예가 승자다!”

심판의 외침에 사형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자부심과 음란한 기쁨이 선명히 느껴졌다. 나는 일어서지 못한 채 네 발로 기어 시상대에 올랐다. 가죽 목걸이에 금색 번호표가 달렸다.

이어서 개 조련 대회가 시작되었다. 나는 사형의 지시에 따라 ‘앉아’, ‘엎드려’, ‘빌어’ 같은 기본 동작을 완벽히 수행했다. 무대 위에서 네 발로 걷고, 주인을 따라 원을 그리며 애교를 부렸다. 내 몸은 이미 개의 움직임에 익숙해져 있었다. 입을 벌려 헥헥거리는 소리도 자연스러웠다.

의상 점수에서는 사형이 직접 선택한 검은 레이스 개 목줄과 꼬리 장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꼬리가 흔들릴 때마다 관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심사위원들은 내 다리 사이의 개 줄과 노출된 피부에 점수를 매겼다.

“이 개는 훈련이 잘 되어 있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눈빛에 드러난다.”

심사위원장이 내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나는 그 손가락을 핥아 응답했다. 이미 나는 인간이 아닌, 오직 칭찬과 간식에 반응하는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조련사들이 나를 둘러쌌다. 그들의 손길이 내 몸 구석구석을 더듬고, 입가에 찝찔한 미소가 번졌다. 사형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내 귀에 대고 “잘했다”고 중얼거리며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날 밤, 나는 서른 명이 넘는 남성 회원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그들이 내 몸을 만지고, 빨고, 찔러 넣는 동안 나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려 모든 것을 견뎌야 했다. 다행히 마스크와 개 변장 덕분에 내가 감독원 직원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사형조차도 이 타락한 개가 바로 소완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클럽 문을 나서는 순간,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달은 선명하게 떠 있었지만, 내 마음은 이미 깊은 수렁에 잠겨 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이제 나는 사형 곁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무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