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드의 비극
## 제1장: 환생의 시작
이호는 눈을 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축축한 콘크리트 벽, 녹슨 철제 침대 프레임, 그리고 코를 찌르는 곰팡이 냄새. 그는 분명히 죽었어야 했다. 잭의 고문실에서, 새하얀 조명 아래에서, 그의 세 명의 여자친구가 그를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던 그 순간이 생생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여기에 있었다. 살아서.
"이호야, 일어나! 늦잠 잤어, 오늘 첫 수업이야!"
옆방에서 들려오는 룸메이트의 목소리에 그는 몸을 일으켰다. 2015년. 달력에 찍힌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의 첫 번째 인생, 대학 2학년 시절. 모든 악몽이 시작되기 전, 모든 비극이 펼쳐지기 전의 시간.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전생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시장의 흐름, 기술의 발전,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파멸시킨 그 음모의 세부사항까지.
"응, 간다!"
그는 재빨리 씻고 나갔다. 캠퍼스는 여전히 활기찼다. 학생들이 책을 들고 서둘러 건물 사이를 오가고,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는 연인들, 그리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이 생생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번 생의 목표는 분명했다. 첫째, 막대한 부를 축적할 것. 둘째, 그가 사랑했던 여성들을 지킬 것. 셋째, 잭을 완전히 파괴할 것.
수업이 끝난 후 그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전생의 기억 속에서 그는 2015년부터 2018년 사이의 IT 시장에서 큰 기회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비트코인 가격의 폭등,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급성장,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의 도약. 그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부터 행동에 옮기면, 2년 안에 그는 상당한 자본을 모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는 노트북을 열고 첫 번째 창업 계획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기반의 개인 자산 관리 애플리케이션. 전생에서 이 분야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초기에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없었다. 그는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결합한 앱을 구상했다.
며칠 후, 그는 몇몇 투자자들을 만나기로 했다. 교수님의 소개로 지역 엔젤 투자자들과의 미팅이 잡혔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전생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그는 자신감 넘치게 발표할 수 있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들이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며, 금융 상품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투자자들은 그의 열정에 감탄했다. 첫 번째 창업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날 저녁, 그는 캠퍼스를 산책하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바람이 신록의 향기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그때, 익숙한 인영이 눈에 띄었다.
긴 생머리, 청순한 얼굴, 그리고 순수한 눈빛. 린샤오샤오였다. 그녀는 여전히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전생에서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둘은 서로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가 대학에 진학하고, 잭의 음모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녀가 그를 알아보았다. "이호?"
"샤오샤오, 오랜만이야."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응, 오랜만이야! 요즘 어떻게 지내?"
그는 그녀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전생의 기억 속에서 그는 그녀가 순수하고 선량한 성격을 가졌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선량함이 그녀를 약하게 만들었다. 잭은 그 weakness를 이용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그녀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같이 저녁 먹을래? 내가 쏠게."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아."
그들은 캠퍼스 근처의 작은 중식당으로 향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는 그녀의 진로에 대해 물었고, 그녀는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도 창업을 준비 중이야. 금융 관련 IT 회사야."
"정말? 대단하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웃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그녀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꼈다. 전생에서는 그가 바쁘다는 이유로 둘의 관계가 소홀해졌다. 이번에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었다.
며칠 후, 그는 정식으로 그녀에게 고백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녀의 손을 잡았을 때, 그는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음을 실감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의 창업은 순조로웠다. 첫 번째 버전의 앱이 출시되자, 예상보다 높은 반응을 얻었다. 사용자 수가 급증하고, 추가 투자 제안이 쇄도했다. 그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지역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리 씨를 만나기로 했다.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인상적입니다." 리 씨가 말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저는 인공지능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용자 활동을 분석하여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기능이 핵심입니다."
리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다음 라운드 투자를 위해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그의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3개월 만에 그는 첫 번째 사무실을 임대하고, 5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캠퍼스에서는 그의 성공이 화제가 되었다. 교수님들은 그를 자랑스러워했고, 학생들은 그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성공 뒤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잭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생의 기억 속에서 잭이 언제, 어떻게 그를 공격할지 알고 있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었다. 그는 방어 준비를 해야 했다.
어느 날, 그는 샤오샤오와 함께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가 말했다.
"이호야, 요즘 너무 바쁜 거 아니야? 건강 챙겨야 해."
"괜찮아. 너 때문에 열심히 하는 거야."
그녀는 얼굴이 붉어졌다. "뭐라는 거야..."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진심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그 순간, 전생에서 그녀가 최후의 순간에 보였던 눈빛이 떠올랐다. 절망과 배신감이 섞인 그 시선. 그는 이를 악물었다. 절대,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었다.
몇 주 후, 그는 기술 컨퍼런스에 초대받았다. 거기서 그는 몇몇 유명한 투자자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다국적 기술 기업의 한국 지사장도 있었다.
"당신의 프로젝트는 흥미롭습니다." 지사장이 말했다. "만약 시리즈 A 투자를 원한다면, 저희 회사가 도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규모를 키우기 전에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사장은 그의 신중함에 감탄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빠른 성장에 집착하지만, 이 젊은이는 달랐다.
컨퍼런스가 끝난 후, 그는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샤오샤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오늘 컨퍼런스 잘 끝났어."
"다행이다. 보고 싶어."
"나도 보고 싶어. 며칠 후면 돌아갈게."
그녀의 목소리에서 약간의 걱정이 느껴졌다. 그는 그녀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그의 회사는 첫 번째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한 유명 금융 기관이 그들의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다.
"금융 기술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재정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우리는 이 도구를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기자들은 그의 말을 받아적었다. 신문과 뉴스에서는 그의 성공 스토리가 보도되었다. '20세 대학생 CEO', 'IT 업계의 신성' 같은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그는 겸손을 유지했다. 전생의 교훈이 그를 더 신중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 저녁, 샤오샤오가 그의 자취방을 찾아왔다. 그녀는 손에 작은 선물 상자를 들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
그는 깜짝 놀랐다. 너무 바빠서 자신의 생일조차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손수 만든 팔찌가 들어 있었다.
"고마워, 샤오샤오."
그녀는 미소 지었다. "자, 이제 약속해. 너무 무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그는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의 체온이 느껴졌다. 전생에서 그녀는 그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중 하나였다. 이번에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었다.
그날 밤, 그는 잠들기 전에 일기를 썼다. 전생의 기억을 되짚으며, 그가 저지른 실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첫째, 재정적 안정을 확보할 것.
둘째, 충성스러운 팀을 구축할 것.
셋째, 샤오샤오를 포함한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할 것.
넷째, 잭을 찾아내어 그의 음모를 파괴할 것.
그의 눈에 결의가 번뜩였다. 이번 생에서는 승리할 것이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음 날, 그는 새로운 프로젝트 회의를 주재했다. 그의 팀은 앱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 중이었다. 추가 기능으로는 인공지능 기반의 재정 진단, 맞춤형 저축 목표 설정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할 것입니다." 그는 팀원들에게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김 과장이 질문했다. "그런데 경쟁사의 유사 제품이 이미 출시되었습니다. 우리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데이터 분석의 정확성과 개인화된 조언입니다." 그가 대답했다. "우리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의 설명은 팀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들의 열정은 더욱 높아졌다.
회의가 끝난 후, 그는 사무실 창밖을 바라보았다.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았다. 전생에서 그는 이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모든 것을 얻을 것이었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샤오샤오였다.
"여보,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같이 밥 먹고 싶어."
"물론이지. 어디서 볼까?"
"우리가 처음 만난 그 식당 어때?"
그는 미소 지었다. "좋아. 거기서 보자."
그날 저녁, 그들은 작은 중식당에서 만났다. 예전처럼,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웃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나는 세계 최고의 핀테크 회사를 만들 거야. 그리고 옆에는 항상 네가 있어 줬으면 해."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나는 네가 하는 모든 일을 믿어. 하지만 제발 건강 챙겨. 나는 네가 아픈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알았어. 약속할게."
식사 후, 그들은 캠퍼스를 산책했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 아래에서, 그는 그녀에게 입맞춤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완벽한 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적은 이미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는 샤오샤오의 손을 꼭 잡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널 지킬 거야."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도 지킬게. 우리 함께 이겨내자."
그날 밤, 그는 꿈을 꾸었다. 전생의 악몽이 다시 펼쳐졌다. 샤오샤오, 소완얼, 샤위신이 그를 향해 웃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애처로운 빛이 없었다. 대신, 음란하고 타락한 빛이 반짝였다.
그리고 잭이 나타났다. 흑인 남성은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 "이번 생도 마찬가지야. 너는 결코 이길 수 없어."
그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다.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이번 생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그가 승리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복수가 시작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