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완이가 서류 위에서 마지막 도장을 찍었다. 깔끔한 획이었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떨림은 그녀의 내면을 감출 수 없었다. 시계는 오후 여섯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 모든 업무는 끝났다. 그녀는 깊은 숨을 내쉬며 서류를 접었다.
“대표님, 커피 준비했습니다.”
저우쉐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사무실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녀는 은쟁반 위에 놓인 커피잔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 소완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눈빛에는 간절함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
소완이는 커피잔을 집어 한 모금 마셨다. 씁쓸한 맛이 혀끝을 감돌았다.
“기다렸지?”
“네, 대표님. 오늘만 손꼽아 기다렸어요.”
저우쉐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그녀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소완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일어나. 차에 가자.”
소완이는 검은색 코트를 집어 입고 사무실을 나섰다. 저우쉐는 재빨리 뒤따르며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걸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저우쉐가 먼저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소완이는 뒷좌석에 편안히 몸을 기댔다.
차가 조용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시내를 지나 외곽으로 향하는 길, 저우쉐는 가끔 백미러를 통해 소완이의 표정을 살폈다. 소완이는 창밖으로 흘러가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두 사람만이 아는 약속이 깃들어 있었다.
30분 후, 차는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대저택 앞에 멈췄다. 대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차는 서서히 진입했다. 저우쉐가 차를 세우고 먼저 내려 뒷좌석 문을 열었다. 소완이는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
“기다려.”
소완이는 저택 안으로 들어가더니 10분 후에 다시 나타났다. 검은색 가죽 재킷에 가죽 바지, 높은 굽의 부츠를 신고 있었다. 머리는 단정히 묶어 올리고, 손에는 가느다란 채찍을 들고 있었다. 저우쉐는 그 모습을 보자 무릎이 풀리는 듯했다.
“조련실로 따라와.”
소완이의 말에 저우쉐는 고개를 숙여 따라갔다. 두 사람은 저택 지하로 연결된 계단을 내려갔다. 조명이 어두운 복도를 지나 철제 문 앞에 도착했다. 소완이가 문을 열자 안에서는 은은한 조명이 번져 나왔다.
방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한쪽 벽에는 거울이 설치되어 있고, 중앙에는 조련대가 놓여 있었다. 벽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걸려 있었다. 밧줄, 채찍, 클립, 그리고 낯선 모양의 도구들.
“옷을 벗어.”
소완이의 명령이 차갑게 떨어졌다. 저우쉐는 순간 몸을 떨었지만, 곧 두 손으로 옷깃을 풀기 시작했다. 블라우스가 벗겨지고, 치마가 바닥에 떨어졌다. 속옷까지 벗어 던지고, 완전히 알몸이 된 저우쉐는 부끄러움과 기대에 몸을 떨었다.
“조련대에 엎드려.”
저우쉐는 조심스럽게 조련대 위에 엎드렸다. 차가운 가죽 표면이 피부에 닿았다. 소완이는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밧줄로 묶기 시작했다. 이어서 발목도 단단히 고정했다. 저우쉐는 팔다리가 완전히 묶인 채 조련대 위에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오늘은 숫자를 셀 거야. 내가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큰 소리로 숫자를 외쳐.”
소완이의 목소리는 냉철했지만, 그 속에는 은근한 즐거움이 숨어 있었다. 그녀는 오른손에 쥔 채찍을 살짝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하나.”
저우쉐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아직 아무것도 맞지 않았지만, 기대와 공포가 섞여 있었다.
소완이는 그녀의 엉덩이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피부, 약간의 긴장감. 그런 다음 채찍을 들어 올려 정확히 그 부위를 내리쳤다.
철썩!
“하나!”
저우쉐가 큰 소리로 숫자를 외쳤다. 아픔이 엉덩이를 통해 몸 전체로 퍼져 나갔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기쁨이었다. 그녀는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둘.”
소완이가 두 번째 채찍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둘!”
“셋.”
세 번째 채찍이 떨어졌다. 저우쉐의 엉덩이에는 붉은 자국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픔과 쾌락 사이에서 신음을 참으며 숫자를 외쳤다.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소완이는 10까지 채찍질을 계속했다. 그 후 채찍을 내려놓고 조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오른발을 들어 저우쉐의 얼굴 앞에 가져다 댔다.
“핥아. 내 부츠를 깨끗하게 해.”
저우쉐는 혀를 내밀어 소완이의 부츠를 핥기 시작했다. 가죽의 질감, 약간의 먼지 맛. 그녀는 집중해서 부츠의 발등 부분부터 굽까지 꼼꼼히 핥았다. 소완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잘하고 있어. 천천히, 더 세밀하게.”
저우쉐는 힘을 내 혀를 더 얇게 움직였다. 부츠가 점점 광택을 되찾았다. 그녀는 시간이 멈추길 바랐다. 이 순간, 그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오직 주인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노예였다.
소완이는 잠시 후 발을 거두었다. 그녀는 일어나 저우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충성스러운 내 노예.”
그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저우쉐는 눈물이 핑 돌았다. 고통도, 부끄러움도, 모든 것이 의미 있었다. 그녀는 더 깊이 복종하고 싶었다.
소완이는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손목과 발목이 자유로워졌지만, 저우쉐는 여전히 조련대 위에 엎드려 있었다. 소완이가 그녀의 어깨를 살짝 밀자, 그제야 저우쉐가 천천히 일어났다. 그녀는 소완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고맙습니다, 대표님.”
저우쉐는 허리를 굽혀 소완이의 부츠에 입을 맞췄다. 오른쪽 부츠, 왼쪽 부츠, 두 번의 가벼운 키스. 그것은 완전한 복종의 표시였다.
소완이는 그녀의 턱을 집어 올리며 눈을 마주쳤다.
“다음 주에도 준비해.”
“네, 대표님. 항상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소완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방을 나갔다. 저우쉐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방 안에는 여전히 채찍질의 여운과 두 사람의 숨결이 섞여 떠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