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러진 칼날의 벚꽃: 피의 맹세와 개착
## 제1장: 피의 첫 만남: 개착 연습의 유혹
가상 훈련장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칸다 히데토는 손에 쥔 훈련용 목검을 바라보며 얕게 숨을 쉬었다. 흰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늘의 훈련 일정은 '개착 기초'라고 적혀 있었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설명은 없었다.
"히데토 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히데토는 놀라 몸을 돌렸다. 검은색 닌자복을 입은 여성이 서 있었다. 카와지 시즈카 선배였다. 긴 흑발이 어깨까지 늘어져 있었고, 가슴 부분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옷차림이었다.
"시즈카 선배... 오늘 훈련이 무슨 내용인지 아세요?"
시즈카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며 히데토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발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물론이지. 너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줄 거야."
그 순간, 방 중앙의 공간이 일렁이더니 한 장면이 떠올랐다.
가상 투영 속에 벌거벗은 여자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앞에 놓인 단도를 응시하고 있었다. 온몸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눈빛만은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다.
"이게 뭐죠?"
히데토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었다.
시즈카는 히데토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개착 연습이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훈련이지."
투영 속 여자가 단도를 집어 들었다. 히데토는 숨을 삼켰다. 그 여자는 단도를 자신의 배에 겨누었다. 그리고는 힘껏 찔러 넣었다.
"아...!"
히데토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여자는 단도를 좌우로 움직이며 배를 가르기 시작했다. 히데토의 위가 뒤틀렸다.
"보고 있어, 히데토 군."
시즈카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렸다. 그녀는 히데토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가 계속 보도록 강요했다.
여자가 배를 완전히 가르자, 내장이 흘러나왔다. 히데토는 눈을 감으려 했지만, 어쩐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그 순간, 투영 속에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났다. 흰색 가운을 입은 보건 교사였다. 교사는 여자 뒤에 서서 칼을 들어 올렸다.
"이게 마지막이야."
시즈카가 말했다.
보건 교사가 칼을 휘둘렀다. 한 번의 베기였다. 여자의 목이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르며 천장까지 닿았다. 잘린 목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 여자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히데토의 가슴이 요동쳤다. 두려움인가? 아니면... 분명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왜인지 가슴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입술이 바짝 말랐다.
"어때?"
시즈카가 히데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무언가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처음 봤으니 충격이 컸겠지. 하지만 이게 우리 세계의 현실이야. 무사로서, 닌자로서, 우리는 이 순간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해."
히데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시야에는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피. 살. 그리고 칼날이 살을 베는 그 쾌감.
"자, 이제 직접 해볼 시간이야."
시즈카가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에는 실제 칼이 들려 있었다. 길고 날카로운 일본도였다.
"선배, 저는..."
"겁먹지 마. 내가 도와줄게."
시즈카가 히데토의 손을 잡고 칼자루를 쥐어 주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히데토의 손등을 스쳤다. 그 부드러운 감촉에 히데토의 온몸이 긴장했다.
"자, 따라와."
시즈카가 히데토를 이끌었다. 그들은 투영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공간이 일렁였고, 갑자기 그들은 살인 현장 한복판에 서 있었다.
바닥에는 아직도 시체가 누워 있었다. 피 웅덩이가 점점 넓어지고 있었다. 그 옆에는 보건 교사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교사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제 네가 이 교사의 목을 베는 거야."
시즈카가 히데토의 등 뒤에서 말했다. 그녀의 가슴이 히데토의 등에 밀착했다.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져 왔다.
"선배, 저는 못해요..."
"할 수 있어."
시즈카가 히데토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의 손이 히데토의 손을 덮어 칼을 함께 쥐었다.
"자, 천천히. 내가 도와줄게."
시즈카가 히데토의 몸을 밀었다. 그들의 몸이 완전히 밀착되었다. 히데토는 그녀의 체온과 부드러운 감촉을 온몸으로 느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칼을 들어. 목을 겨누고."
시즈카의 목소리가 귀에 속삭였다. 그녀의 입김이 귀를 간질였다. 히데토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칼을 들어 올렸다. 칼날이 교사의 목덜미에 닿았다.
"이제 베는 거야. 힘껏."
시즈카가 히데토의 손을 강하게 눌렀다. 그들의 손이 함께 칼을 휘둘렀다.
서걱.
칼날이 살을 베는 소리가 났다. 저항감이 손에 전해졌다. 피가 튀었다. 따뜻한 액체가 히데토의 얼굴에 닿았다. 교사의 목이 절단되었다. 머리가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히데토는 숨을 헐떡였다. 그의 손에 전해진 그 감촉. 살이 베이는 그 쾌감. 피 냄새. 핏물이 칼날을 타고 흘러내려 그의 손가락을 적셨다.
"어때? 기분이?"
시즈카가 그의 귀에 속삭였다. 그녀의 손이 아직도 그의 손을 감싸고 있었다.
히데토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두려움 때문인가? 아니면... 아니면 그가 처음으로 느끼는 어떤 욕망 때문인가?
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가슴 한편에서는 뜨거운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할복에 대한 강한 충동이었다. 한 여자의 배를 직접 가르고 싶다는 충동.
"이제 알겠지? 네 안에 숨겨진 본성을."
시즈카가 그의 뺨을 핥았다. 그녀의 혀가 그의 피를 닦아냈다.
"너는 이걸 원해. 피를. 살을. 그리고 죽음을."
히데토는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손에 쥔 칼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교사의 머리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눈은 아직도 뜨여 있었다.
"이번 주말, 츠키야나기 요시코와의 결투가 있지?"
시즈카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질투가 섞여 있었다.
"그 천재 검사... 네가 그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히데토는 고개를 저었다. 요시코는 최고의 검사였다. 그는 그녀에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그럼 내가 가르쳐 줄게. 진정한 힘을."
시즈카가 히데토의 몸을 돌렸다. 그녀의 눈이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네가 나와 함께라면, 너는 강해질 수 있어. 어떤 상대도 이길 수 있을 거야."
히데토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 속에는 무언가 위험한 것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눈은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시즈카가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무서웠다.
"네가 나를 이기면, 나는 네 앞에서 할복할 거야. 내 배를 네 손으로 가르게 해 줄게."
히데토의 숨이 멎었다.
"하지만 네가 지면... 너는 내 것이 되는 거야. 영원히."
시즈카가 히데토의 턱을 잡고 입술에 키스했다. 그녀의 혀가 그의 입속으로 파고들었다. 피 맛이 났다. 살육의 피 맛이.
훈련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히데토는 자신의 방에 누워 있었다. 천장을 바라보며 그는 아직도 그 감촉을 기억하고 있었다. 칼날이 살을 베는 그 쾌감. 피가 손을 적시는 그 온기. 그리고 시즈카의 몸이 밀착했던 그 감촉.
그의 머릿속에는 요시코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얀 머리카락과 푸른 눈. 그녀는 항상 우아하고 냉정했다. 히데토는 그녀에게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변하기 시작했다.
요시코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흔들리고 있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피와 살과 죽음에 대한 갈망이었다.
히데토는 일어나 앉았다. 그의 손이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떨림은 더 이상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대감이었다.
"주말... 결투..."
그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