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안, 어둠이 빛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심야한은 육중한 철제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어 앉아, 손가락으로 무릎을 가볍게 두드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미소는 어린 소년처럼 순수해 보였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알 수 없는 어둠이 숨어 있었다.
“여연아.”
그가 부드럽게 불렀다. 유여연이 문가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평소처럼 온순했지만, 심야한은 그 속에 숨겨진 날카로움을 놓치지 않았다.
“가까이 오너라.”
유여연은 걸음을 옮겨 그의 앞에 섰다. 심야한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그녀의 몸이 살짝 굳어졌다.
“요즘 수련이 순조롭지 않구나.”
그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유여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교주님께서 무슨 말씀을……”
“밤마다 너는 내가 정좌할 때면 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지. 내 기운이 흐트러지는 순간을 노리는 게 분명하다.”
심야한의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스쳤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내가 알려주마. 내 수련의 약점은 백회혈이야. 그곳을 단전의 기운과 함께 압박하면, 내 몸속 진기가 순간적으로 붕괴되지.”
유여연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녀는 입을 열려다가 닫았다. 심야한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서 그걸 아는 사람은 오직 너뿐이다. 여연아, 나는 너를 믿는다.”
그의 말은 달콤했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분명했다. 유여연은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며칠 후, 유여연은 교외의 폐사찰에 몰래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그곳에는 세 여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백로 자매님, 홍수 자매님, 청상 자매님.”
유여연이 목례하자, 세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결심하셨군요, 부인.”
백로가 냉철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녀의 손끝에는 가느다란 구리 철사가 감겨 있었다.
“심야한은 교주 자리를 탐내는 자들을 모조리 제거했지. 나는 그에게 패해 아미파에서 쫓겨났어. 그 원한을 잊은 적이 없다.”
“맞아, 그 자식! 나는 백화곡에서 내 지위를 모두 잃었어. 그날의 굴욕을 되갚아 주겠다.”
홍수가 털털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냄새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청상은 아무 말 없이 벽에 기대어 서서 거대한 철퇴를 어깨에 메고 있었다.
“그가 직접 약점을 알려줬습니다.”
유여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백회혈과 단전을 동시에 압박하면 진기가 붕괴된다고 합니다.”
“허술한 놈.”
백로가 비웃었다.
“자신의 부인에게조차 그런 비밀을 털어놓다니. 오만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네 여인은 사흘 후 밤, 심야한이 정좌할 시간에 습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백로는 기관 함정을 준비하고, 홍수는 마취 독을 바르기로 했다. 청상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직접 묶는 역할을 맡았다.
그들이 흩어질 때, 폐사찰 처마 위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심야한이었다. 그는 달빛 아래서 손에 든 술병을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시작되는구나.”
그의 가슴속에서는 알 수 없는 기대감이 꿈틀거렸다. 오랜 세월 동안 그는 모든 것을 통제해 왔다. 권력, 무공, 사람들의 생사. 그러나 그것은 지루했다. 그는 자신을 속박하고, 모든 저항을 포기하는 그 순간의 타락을 갈망했다.
“백회혈이라……”
그가 낮게 웃었다.
“그런 약점이 있을 리 없지. 하지만 너희가 나를 묶어 준다면, 그건 진짜가 될 거야.”
심야한은 허공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그의 몸에서는 은은한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러 경계를 늦추고, 자신의 기운을 흐트러뜨리는 중이었다. 그는 함정 속으로 걸어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 어서 와서 나를 가둬 봐라. 네 여인들아, 네 원한을 내게 쏟아부어라. 나는 그 고통이 기다려진다.”
그의 눈동자에 광기가 스쳤다. 그는 술을 한 모금 들이키고, 밀실로 돌아가 정좌 자세를 취했다. 눈을 감았지만, 귀는 모든 소리에 열려 있었다.
그날 밤, 달이 구름 속으로 숨었다. 사찰 주변에 인기척이 스며들었다. 심야한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오는군.”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자신의 몸을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열어 놓았다. 심장은 거세게 뛰었지만,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