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린쉐. 한때는 이 경찰서의 자랑이었다. 여경 꽃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총기 사격과 격투 실력 모두 최상위권. 정의감 하나로 모든 임무에 뛰어들었다. 그게 나의 자랑이자 자만이었다.
아침 7시, 서장실 앞에 섰다.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은 여전히 당당해 보였다. 검은 정장 차림에 머리는 단정히 묶고, 권총은 허리에 찬 채. 하지만 가슴 한구석이 간질거렸다. 오늘 받을 임무에 대한 예감이 좋지 않았다.
"들어와."
서장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안에는 자오강 형사가 이미 서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는 사내지만, 그의 눈빛은 항상 나를 불편하게 했다. 마치 무언가를 꿰뚫어 보려는 듯한 그 시선.
"린쉐, 앉아라."
서장이 서류 뭉치를 내 앞에 밀었다. 거기에는 한 여자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화려한 화장, 저렴한 옷차림, 그리고 음탕한 눈빛. 이름은 쑤메이. 매춘부였다.
"이 여자는 룽거 조직의 하위 연락책이다. 최근 우리 정보망에 따르면, 룽거가 이 여자를 통해 중요한 거래를 준비 중이다. 네 임무는 이 여자로 위장해 조직에 잠입하는 거다."
서장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이미 사진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내가 이 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이 매춘부가?
"서장님, 저는 잠입 전문 요원이 아닙니다.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네가 가장 적합하다. 이미 너에 대한 정보를 수정했다. 네 신상은 모두 이 여자와 교체될 거다. 쑤메이는 우리가 다른 곳으로 은닉할 것이다."
자오강이 조용히 끼어들었다.
"린쉐, 이번 임무는 위험하다. 룽거가 얼마나 잔인한지 너도 알지? 만약 발각되면..."
"알고 있다."
그의 걱정은 가식처럼 들렸다. 나는 서류를 집어 들고 일어섰다.
"준비하겠습니다."
임무를 받은 지 3시간 후, 나는 룽거의 조직이 운영하는 술집 '황혼의 와인' 앞에 서 있었다. 내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싸구려 립스틱, 짧은 치마, 가슴이 깊게 파인 블라우스. 거울 속의 내가 낯설었다.
손에 든 핸드백 안에는 쑤메이의 신분증과 조직 연락처가 적힌 종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이 임무, 빠르게 끝내고 돌아오리라.
술집 안은 어둡고 침침했다. 담배 연기와 술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나는 바텐더에게 다가가 약속된 대로 대사를 외웠다.
"용 아저씨한테서 온 손님이에요."
바텐더가 고개를 끄덕이고 뒷문을 가리켰다. 나는 그 길을 따라 좁은 복도로 들어섰다. 벽에는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형광등이 깜빡거렸다. 한 방 앞에 도착했을 때, 문이 저절로 열렸다.
방 안에는 세 남자가 앉아 있었다. 가운데 남자가 단연 룽거였다. 넓적한 얼굴에 깊게 패인 흉터가 오른쪽 눈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는 나를 훑어보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쑤메이, 드디어 왔군. 앉아라."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룽거가 건넨 술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쓰라린 맛이 혀끝을 감쌌다.
"네가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 들었다. 우리 조직에서 잘 지내기 위해선 규칙을 지켜야 한다. 알겠나?"
"네, 용 아저씨."
목소리를 최대한 가늘게 내며 대답했다. 속으로는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간단한 잠입이라니. 몇 주면 충분할 거야.
하지만 그날 밤, 모든 것이 달라졌다.
룽거가 나를 개인 방으로 데려갔다. 거기에는 온갖 고문 도구들이 벽에 걸려 있었다. 채찍, 전기봉, 그리고 낯선 기계들.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쑤메이, 네가 진짜인지 확인해야겠어."
룽거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그는 천천히 내 주위를 돌며 말을 이었다.
"요즘 경찰들이 우리 조직에 스파이를 넣는 일이 많아. 그래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해. 불편하겠지만, 참아라."
그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참아야 해. 임무를 위해.
하지만 내가 예상한 검증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룽거가 내 옷을 찢기 시작했다. 블라우스가 찢어지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나는 몸을 웅크리며 소리쳤다.
"뭐 하는 거예요! 그만둬요!"
"검증이야. 우리 조직의 여자들은 모두 이 절차를 거쳐야 해. 몸으로 충성심을 증명하는 거지."
그의 손이 내 피부에 닿았다. 거칠고 뜨거운 손길. 나는 발버둥을 쳤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도와줘요! 살려줘요!"
내 비명은 허공에 흩어졌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룽거가 내 다리를 벌렸다. 그의 손가락이 내 가장 은밀한 곳을 더듬었다. 나는 몸을 떨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 나를 바닥에 밀쳐 눕혔다. 그의 무거운 몸이 내 위에 올라탔다. 나는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 그의 손이 내 목을 조르고, 다른 손은 내 가슴을 움켜잡았다.
"경찰이 아니라면, 이렇게 몸을 굳게 만들 필요가 없지. 긴장 풀어. 아니면 내가 더 세게 할 거야."
그의 목소리가 귀에 속삭였다. 나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건 아니야. 나는 경찰이야. 하지만 그의 힘 앞에 내 모든 훈련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날 밤, 나는 세 번이나 강간당했다. 룽거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부하들도 하나씩 들어와 내 몸을 사용했다. 나는 의식을 잃고 다시 깨어나길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방 구석에 나체로 버려져 있었다.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다리 사이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나는 울지 않았다. 울 힘조차 없었다. 대신, 나는 벽에 얼굴을 묻고 생각했다. 어떻게 된 거지? 왜 아무도 나를 구하지 않았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나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자오강이었다.
"린쉐... 너 괜찮아?"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눈빛에서 또 다른 것을 읽었다. 만족감. 쾌락. 그는 내가 이 지경이 된 것을 즐기고 있었다.
"왜... 왜 늦었어?"
내 목소리는 쉰 목소리였다. 자오강은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미안하다. 상황이 예상보다 복잡했어. 하지만 이제 괜찮아. 내가 데리고 나갈게."
그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다리는 힘없이 떨렸다. 그는 내게 옷을 입혀주고, 나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차에 태워진 후에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에서 자오강이 말했다.
"린쉐, 이번 일은 비밀로 해야 해. 만약 알려지면 네 인생은 끝장이야. 알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내 인생은 끝장났다.
그날 이후, 나는 달라졌다. 더 이상 당당한 여경이 아니었다. 나는 룽거의 조직에 남아야 했고, 자오강의 통제 아래 놓여야 했다. 그리고 가장 끔찍한 것은, 내가 점점 이 상황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몇 주 후, 나는 다시 그 술집에 섰다. 이번에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내 안의 자존심은 이미 사라졌다. 대신 공허함과 무감각함만이 남아 있었다.
룽거가 나를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그의 개인실이었다. 나는 순순히 따라갔다. 거기에는 또 다른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얼굴이었다.
"쑤메이, 이분은 새로운 고객이시다. 잘 모셔라."
룽거의 명령에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 고객이 내게 다가와 내 턱을 들어 올렸다. 그의 눈빛에는 욕망이 서려 있었다.
"예쁘군. 얼마야?"
"한 시간에 50만 원입니다."
내 목소리는 기계처럼 차가웠다. 고객이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그를 침실로 안내했다.
그날 밤, 나는 또 한 명의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 나는 욕실로 가서 몸을 씻었다. 뜨거운 물이 내 몸을 적셨지만, 더러움은 지워지지 않았다.
거울 속의 내가 낯설었다. 화려한 화장, 텅 빈 눈동자. 이것이 내가 원한 삶이었나? 나는 손을 뻗어 거울을 만졌다. 차갑고 매끄러운 표면.
"린쉐, 너는 아직 거기에 있어."
내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나도 알았다. 이미 그녀는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쑤메이라는 이름의 창녀뿐이었다.
다음 날, 자오강이 다시 나타났다. 그는 나를 경찰서로 데려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옛 동료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은 나를 증인으로 취급했다.
"이 여자가 룽거 조직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자오강이 설명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가진 정보는 이미 그에게 모두 전달된 상태였다. 나는 더 이상 유용한 스파이가 아니었다.
사무실에서 나오는 길에, 나는 한 여자와 마주쳤다. 그녀는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쑤메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달랐다. 교활하고, 탐욕스럽고, 승리감에 차 있었다.
"잘 지냈어? 이제 내가 너야."
그녀가 내 귀에 속삭였다. 나는 몸을 떨었다. 그녀는 경찰서에서 나의 신분을 대신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더 이상 린쉐가 아니었다. 나는 쑤메이였고, 그 이름 아래에서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이 타락한 몸뚱이와, 가끔씩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뿐이었다.
밤이 깊어질 때마다, 나는 그날의 고통을 다시 경험한다. 룽거의 손길, 부하들의 웃음, 그리고 자오강의 배신. 내가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나는 이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인형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 안에 남아 있는 작은 불꽃이 있다. 정의감이 아니라, 복수심이었다. 언젠가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갚아주리라. 그날을 위해 나는 오늘도 이 모욕을 견딘다.
하지만 그날이 올까? 나는 모른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저 이 밤을 버티기 위해 술을 들이켤 뿐이다. 술잔에 비친 내 얼굴은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린쉐... 아니, 쑤메이. 이제 너의 길을 걸어라."
나는 중얼거리며 빈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그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