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1
기이한 세계의 중심, 마왕성. 그 어두운 연회장에는 오직 한 존재만이 있었다.
용우는 흑요석으로 만든 왕좌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상반신은 발가벗은 채, 가느다란 금사슬만이 그의 가슴근과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배꼽 아래 30cm부터 이어진 먹색 뱀꼬리는 길이가 7미터에 달해, 연회장 바닥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늘어져 있었다. 꼬리 끝은 천천히 움직이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드디어 완성되었군.”
용우의 손에는 만능 목걸이가 들려 있었다. 수많은 보석과 마법 문양이 새겨진 이 목걸이는 10년의 세월과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어 만든 결과물이었다. 그는 목걸이를 들어 올려 천장에서 흘러내리는 달빛에 비춰보았다. 보석들이 반짝이며 어둠 속에서 은은한 빛을 발했다.
“3000년이다. 3000년 동안 나는 이 세계에서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
용우의 목소리는 차갑고 낮았다. 그는 천천히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목걸이가 그의 피부에 닿자마자, 은은한 진동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10급의 정점...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이 자리가 이렇게나 지루할 줄이야.”
그는 왕좌에서 일어났다. 뱀꼬리가 바닥을 스치며 미끄러졌다. 용우는 연회장 중앙으로 이동해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자신은 여전히 위엄 있고 강력해 보였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깊은 권태가 어려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용우는 목걸이에 마력을 집중시켰다. 목걸이가 빛나기 시작했고, 그의 몸에서 강력한 마력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10급... 9급... 8급... 마침내 7급에 도달했을 때, 용우는 목걸이의 힘을 멈추었다.
“7급... 인간 최강자와 같은 수준이군.”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곧 더욱 음흉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인간 제국의 호국 기사, 린하이. 7급의 정점에 선 그가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오겠지.”
용우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얇은 근육질 몸매, 가슴근의 돌출, 잘룩한 허리와 뚜렷한 복근 라인. 그리고 배꼽 아래 30cm 길이의 음경은 아직 구멍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는 항문을 막고 있는 화려한 항문플러그를 만지작거렸다. 다이아몬드와 흑요석으로 만든 그것은 그의 자존심과도 같은 물건이었다.
“인간 놈이 내 진정한 모습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용우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연회장을 나섰다. 뱀꼬리가 바닥을 미끄러지며 따라왔다.
며칠 후, 인간 제국은 발칵 뒤집혔다.
“마왕이 등급을 낮췄다?”
린하이는 제국의 정보관으로부터 전해 들은 소식에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제국 기사단의 단장실에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제복 위에는 호국 기사의 상징인 금색 휘장이 빛나고 있었다.
“네, 확실합니다. 마왕 용우가 10급에서 7급으로 등급을 낮췄다는 정보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정보관이 긴장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이상하다... 마왕이 왜 갑자기?”
린하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빠른 머리 회전으로 여러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함정일 가능성은?”
“저희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만, 마왕은 3000년 동안 적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함정을 팔 이유가 있을까요?”
“그러니까 더 의심스러운 거다.”
린하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마왕성은 제국의 수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동안 마왕이 인간을 공격하지 않은 것은 그저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었다.
“마왕이 등급을 낮춘 이유는 하나뿐이다.”
린하이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싸움을 원한다. 아니, 도전을 원하는 거다.”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보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연히 가야지. 마왕의 초대를 거절할 수는 없으니까.”
린하이는 갑옷을 챙기기 시작했다. 은백색의 갑옷은 7급 마법사들에 의해 강화된 최고급 장비였다. 그는 칼을 허리에 차고 망토를 둘렀다.
“만약 함정이라면?”
“그때는 그때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마왕은 함정을 팔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린하이는 마왕성을 향해 출발했다.
마왕성의 입구. 용우는 린하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상반신을 드러낸 채, 금사슬만을 걸치고 있었다. 뱀꼬리는 그의 뒤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간이 왔군.”
용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에는 흥미로운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린하이는 마왕성 입구에 도착해 말에서 내렸다. 그는 용우를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마왕 용우, 저는 인간 제국의 호국 기사 린하이라고 합니다.”
“알고 있다. 차라리 무례하게 굴지 그러느냐?”
용우가 비꼬는 어조로 말했다.
“예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적이라 할지라도.”
린하이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흥, 인간 치고는 제법 품위가 있군. 그래, 들어와라.”
용우는 몸을 돌려 마왕성 안으로 들어갔다. 뱀꼬리가 뒤따라 움직였다. 린하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 뒤를 따랐다.
마왕성 내부는 예상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박하고 실용적인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곳곳에서 느껴지는 마력의 압도적인 기운은 이곳이 마왕의 거처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연회장에 도착하자, 용우는 왕좌에 앉았다. 린하이는 그 앞에 서서 용우를 바라보았다.
“마왕, 당신이 등급을 낮춘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직접 물어보는 것이 빠르겠지.”
용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나는 지루했다. 3000년 동안 무적이었다. 더 이상 오를 곳도, 이길 상대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낮추기로 했다.”
“그래서 저를 부른 겁니까?”
“그래. 인간 중 최강자라는 너와 겨뤄보고 싶다.”
용우는 일어나 린하이에게 다가갔다. 뱀꼬리가 바닥을 스치며 따라왔다.
“하지만 각오는 해라. 나는 7급으로 등급을 낮췄지만, 3000년의 전투 경험은 그대로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린하이는 칼을 뽑아 들었다. 은백색의 칼날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좋다. 그럼 시작하지.”
용우의 몸에서 마력이 폭발했다. 7급의 마력이지만, 그 압도적인 기운은 린하이를 압박했다.
린하이는 칼을 휘둘렀다. 빠르고 정확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용우는 뱀꼬리를 휘둘러 그 공격을 막아냈다. 금속과 비늘이 부딪치는 소리가 연회장에 울려 퍼졌다.
“제법이군.”
용우가 인정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린하이는 다시 칼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더 빠르고 강력한 공격이었다. 용우는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하며, 동시에 뱀꼬리로 린하이의 다리를 감으려고 했다.
린하이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 그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다시 전투 자세를 취했다.
“흥, 인간 치고는 민첩하군.”
용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에는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과 흥분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용우의 몸에서 다시 마력이 폭발했다. 이번에는 더 강력한 마력이었다. 린하이는 그 기세에 밀려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게... 마왕의 진정한 힘인가?”
린하이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아니다. 이것은 내 힘의 일부일 뿐이다. 10급일 때의 나는 이보다 백 배는 강했다.”
용우는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7급의 너에게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용우가 손을 휘둘렀다. 마력이 응축되어 발사되었다. 린하이는 간신히 칼로 막아냈지만, 충격에 몸이 휘청거렸다.
“아직이다!”
린하이를 다시 일어나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용우는 이미 그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있었다. 뱀꼬리가 빠르게 움직여 린하이의 칼을 감아버렸다.
“끝이다.”
용우가 힘을 주자, 린하이의 칼이 땅에 떨어졌다.
린하이는 숨을 헐떡이며 용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패배의 아쉬움과 동시에 존경심이 담겨 있었다.
“당신은... 정말 강하군요.”
“당연하다. 나는 마왕이니까.”
용우는 뱀꼬리를 풀어주었다. 린하이는 떨어진 칼을 주워 집어넣었다.
“왜 저를 죽이지 않습니까?”
린하이가 물었다.
“재미있으니까. 너는 나에게 오랜만에 즐거움을 주었다.”
용우는 왕좌로 돌아가 앉았다.
“다시 오너라. 그때는 더 강해져서.”
린하이는 잠시 용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명심하겠습니다. 마왕.”
린하이가 마왕성을 떠난 후, 용우는 혼자 연회장에 남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흥미로운 인간이군. 하지만 아직 부족해.”
그는 항문플러그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다음에는 더 강한 상대를 찾아야겠군. 아니면...”
용우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인간 놈이 더 강해질 때까지 기다릴까? 그동안 다른 즐거움을 찾아야지.”
그는 천천히 자신의 뱀꼬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마왕성의 어둠 속에서, 용우의 눈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