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불빛은 어둡게 깔려 있었다. 벽난로의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만이 공기를 채웠다. 루천은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고 두 다리를 벌린 채 팔걸이에 팔을 얹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벽난로의 불빛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었다.
“올해 연회, 어떻게 할 거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느렸다. 마치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임수란이 천천히 다리를 꼬았다. 그녀의 치마자락이 살짝 올라가며 허벅지의 하얀 살결이 드러났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기 팔뚝을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
“나야, 올해는 내가 좀…… 살이 쪘어.”
그 말투는 마치 자랑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볼을 살짝 붉혔다.
루요는 소파 끝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이 어머니와 동생 사이를 오갔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엄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루설이 조용히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떨림은 두려움보다는 기대에 가까웠다. 그녀는 무릎 위에 손을 모은 채 손가락을 비비고 있었다.
임수란이 일어나 거실 중앙으로 걸어갔다. 벽난로 불빛이 그녀의 몸매를 비췄다. 그녀는 두 팔을 벌려 자신의 옆구리를 감싸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보여? 살이 많아졌지. 가슴도, 엉덩이도, 허벅지도…… 전부 통통해졌어.”
그녀는 손바닥으로 자기 배를 쓰다듬었다. 천천히, 마치 무언가를 감상하듯이. 그리고는 루천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애처로움과 동시에 유혹이 섞여 있었다.
“올해는 내가 메인 요리가 될게. 네가 원하는 대로…… 아들이 원하는 대로.”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 벽난로의 장작이 푸드덕 소리를 내며 불꽃을 튀겼다.
루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 번지는 웃음은 점점 커져서 마치 이빨을 드러내는 야수의 표정 같았다.
“드디어 결심하셨군요, 어머니.”
그의 목소리는 만족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천천히 임수란에게 다가갔다. 그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마치 사냥감을 포위하는 짐승처럼.
“올해는…… 작년하고는 다를 거예요. 더 깊이, 더 철저하게……”
그가 손을 들어 임수란의 턱을 잡았다.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스치듯 문질렀다.
임수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들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목이 살짝 뒤로 젖혀졌다.
“그래…… 나를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줘.”
루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난로 옆에 있는 탁자로 걸어갔다. 그 위에는 칼 세트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가장 큰 칼을 집어 불빛에 비춰 보았다. 칼날이 청백색 광택을 냈다.
“올해는 좀 더 정성이 필요하겠네요, 엄마. 살이 많아진 만큼……”
그녀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하지만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었다.
루설이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숨결이 가빠졌다.
“나도…… 나도 도울게. 내가…… 내가 해도 돼?”
그녀의 목소리에는 애원이 섞여 있었다. 루천이 고개를 돌려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차가웠지만, 그 속에 숨겨진 열기가 느껴졌다.
“너는 아직 어려. 하지만……”
그가 잠시 멈추었다. 임수란이 루설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올해는 네가 옆에서 지켜봐. 그다음에……”
루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천이 임수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옆구리를 따라 내려갔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연회 준비는 내일부터 시작합시다. 오늘 밤은…… 마지막 평온한 밤이니까요.”
임수란은 아들의 가슴에 몸을 기대었다. 그녀의 손이 그의 등 위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래…… 내일이면 모든 것이 시작되겠지.”
거실에는 다시 침묵이 흘렀다. 벽난로의 불빛만이 네 사람의 그림자를 벽 위에 춤추게 했다. 그 그림자는 뒤틀리고, 서로 얽히며, 마치 하나의 괴물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