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소월이다. 오빠와 나는 똑같이 생겼다. 거울 속에 비친 두 형상은 마치 하나의 얼굴이 두 번 찍힌 사진처럼 닮아 있다. 검은 눈썹, 가느다란 눈매, 오똑한 콧날, 그리고 얇게 다문 입술. 모든 것이 정확히 같다. 유일한 차이는 그가 장남이고 내가 차남이라는 것뿐이다.
이 가문의 법칙은 단순하다. 장남은 모든 것을 상속받는다. 도살장, 돈, 권력, 그리고 살아갈 자격. 차남은 그저 육축이 될 수밖에 없다. 육축. 그 말은 내게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였다.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소월은 육축이야."
"육축이 무슨 욕심을 부리겠어."
"장남인 오빠만 잘 키우면 돼."
나는 거울 앞에 서서 내 하얀 피부를 만지작거렸다. 손끝이 닿은 자리가 차갑게 느껴졌다. 이 피부는 오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오빠가 나를 쓰다듬을 때, 그의 손은 거칠고 따뜻할 거야. 마치 살아있는 불꽃처럼. 나는 눈을 감고 상상했다. 오빠의 손이 내 뺨을 스치고,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는 모습을.
"오빠..."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목소리는 가냘프게 떨렸다. 거울 속의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귀여운 얼굴, 가녀린 몸매, 여자처럼 꾸민 내 모습. 하지만 그 안에는 뒤틀린 욕망이 숨어 있다. 오빠의 관심을 받고 싶다. 오빠의 인정을 받고 싶다.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나는 손을 들어 거울 속의 나와 손바닥을 맞댔다. 차가운 유리 너머로 내 손이 닿았다. 오빠의 손이 닿는 것처럼 느껴질까. 아니, 오빠의 손은 이렇게 차갑지 않을 거야. 그의 손은 피와 살을 베어내는 칼을 쥐었지만, 내게는 따뜻할 거야. 그래야만 해.
"오빠, 나 언제쯤 오빠의 육축이 될 수 있을까?"
거울 속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 하얀 피부 위로 붉은 빛이 스며드는 듯했다. 내 손끝이 거울을 타고 내려갔다. 내 목을 따라, 내 가슴을 따라. 나는 오빠가 나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몸을 떨었다.
이 방은 조용했다. 벽에는 오빠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냉혹한 눈빛, 다물지 않은 입술. 그가 도살장에서 일할 때의 모습이다. 나는 그 사진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오빠, 나는 항상 여기 있어. 오빠가 나를 보고만 있다면, 나는 육축이 되어도 좋아."
거울 속에 두 형상이 있었다. 하나는 나, 또 하나는 오빠의 그림자. 나는 그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