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연의 약속
## 제1장: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주말 오후, 햇살은 따사롭고 공기는 상쾌했다. 린웨는 남편 천쩌의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걸으며, 얼마 만에 함께하는 여유로운 시간인지 실감했다. 결혼 3년 차, 두 사람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챙기며 살아왔다. 오늘은 천쩌의 생일을 맞아 근처 중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늘 메뉴는 내가 다 정했어." 린웨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탕수육과 깐풍기, 그리고 너的生선충마늘볶음밥도 시킬 거야."
천쩌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됐어, 네가 좋아하는 거 시켜. 오늘은 네 마음대로 하자."
린웨는 그의 팔을 꼭 껴안았다. "오늘은 네 생일이야. 네가 주인공이야."
길가의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었다. 두 사람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갑자기 굉음이 울렸다. 굉장한 속도로 달려오는 대형 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로 돌진했다. 린웨는 차량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천쩌를 밀쳐내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충격은 엄청났다. 린웨의 몸이 허공으로 날아갔다가 아스팔트 위에 떨어졌다. 그녀의 귀에는 차량의 경적 소리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뒤섞여 울려 퍼졌다.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녀는 정신을 부여잡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천쩌가 트럭 앞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몸은 이상하게 뒤틀려 있었고, 바닥에는 선홍색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쩌! 쩌!" 린웨는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어떻게든 그를 향해 기어갔다.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그의 눈은 이미 감겨 있었다.
"살려주세요! 누가 좀 살려주세요!" 그녀의 목청껏 울부짖는 소리가 거리 위를 맴돌았다.
구급차가 도착했다. 의료진이 천쩌를 들것에 실어 구급차에 태웠다. 린웨도 부축을 받으며 올라탔다. 구급차 안에서 의료진이 천쩌에게 응급 처치를 하며 혈압을 재고, 심장 마사지를 하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응급실 앞. 붉은색 수술중 표시등이 그녀의 시야를 가득 메웠다. 린웨는 흰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옷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팔에는 찰과상이 있었지만, 그 상처는 그녀의 마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의사가 나와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남편 분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두개골 골절과 복부 출혈이 있고, 척추에도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시 수술이 필요합니다."
린웨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수술해 주세요, 제발 구해 주세요."
의사의 표정이 어두웠다. "수술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초기 수술비만 30만 위안 정도 들고, 이후 중환자실 치료와 재활 치료까지 합치면 총 50만 위안 정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린웨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50만 위안? 그녀의 집에는 저축이 겨우 8만 위안밖에 없었다. 시댁도 가난했고, 친정도 평범한 집안이었다. 그녀는 두 손을 떨며 의사의 소매를 붙잡았다.
"제발, 일단 수술부터 해 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게요."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 "병원 규정상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야 수술이 가능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오늘 안으로 최소 10만 위안은 마련해 주셔야 합니다."
린웨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핸드백을 열어 휴대폰을 꺼냈다. 전화번호부를 스크롤하며 몇몇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답은 비슷했다.
"미안해, 나도 지금 형편이 어려워서."
"내가 도울 수 있는 만큼 도와줄게, 하지만 1만 위안밖에 없어."
"은행 대출을 알아보는 게 어때?"
그녀는 필사적으로 돈을 빌리려고 애썼다. 하지만 모두 합쳐봐야 고작 4만 위안이 모였다. 천쩌의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시부모님도 가난한 형편이라 겨우 2만 위안을 보내겠다고 했다.
린웨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의 어깨가 떨렸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울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핸드백에서 지갑을 꺼내 신용카드를 확인했다. 한도는 겨우 5만 위안이었다. 그녀는 은행에 전화를 걸어 한도 증액을 요청했지만, 심사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제발, 남편이 죽어가고 있어요. 빨리 해 주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은행 직원은 차분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규정상 즉시 처리가 어렵습니다. 3영업일 정도 소요됩니다."
린웨는 울 것 같았다. 3일? 그때쯤이면 천쩌는 이미...
그녀는 병원 복도를 이리저리 서성거렸다. 그러다가 응급실 옆에 있는 자판기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동전을 넣고 캔커피를 뽑았다. 차가운 캔이 그녀의 손바닥에 닿자 조금 정신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자판기 위에 붙어 있는 전단지가 들어왔다. 새하얀 종이에 굵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싱후이 그룹, 고액 연봉 행정 비서 채용. 문의 전화: 138XXXXXX"
린웨는 그 전단지를 떼어 들고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고액 연봉? 그녀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빠르게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싱후이 그룹 인사부입니다." 상대방은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저, 채용 공고를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행정 비서 자리 말이에요." 린웨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맞습니다. 면접을 보고 싶으시면 내일 오전 10시에 저희 회사로 오시면 됩니다. 주소는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
린웨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그녀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확인했다. 주소는 시내 중심가의 한 고층 빌딩이었다. 그녀는 그 건물을 알고 있었다. 그곳은 도시에서 가장 비싼 상업 지구 중 하나였다.
그날 밤, 린웨는 병원 의자에 앉아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녀의 눈은 천쩌가 있는 중환자실 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그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몸은 다양한 관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쩌, 내가 꼭 널 구할 거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 날 아침, 린웨는 집으로 돌아와 가장 예쁜 옷으로 갈아입었다.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 그리고 하이힐. 그녀는 거울 앞에서 몇 번이고 옷매무새를 고쳤다. 화장도 곱게 하고, 립스틱을 발랐다. 거울 속의 그녀는 예뻤지만, 그 눈동자에는 깊은 불안이 서려 있었다.
"할 수 있어." 그녀가 스스로를 격려했다.
싱후이 그룹의 사무실은 28층에 위치해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그녀는 긴장과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넓고 화려한 로비가 펼쳐졌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바닥과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그녀를 압도했다.
리셉션 직원이 그녀를 맞았다. "린웨 씨 맞으시죠?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린웨는 그녀의 뒤를 따라 복도를 걸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더 무거웠다. 사장이 직접 면접을 본다는 것이 그녀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사무실 문이 열리자, 중년 남성이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를 반겼다. 그는 키가 크고, 정장을 단정하게 입고 있었으며, 눈빛은 날카로웠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부드러웠다.
"린웨 씨, 어서 오세요. 저는 자오칭, 이 회사의 사장입니다."
린웨는 그의 손을 잡았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자오칭은 그녀를 여러 번 훑어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주 예쁘시네요. 앉으세요."
린웨는 소파에 앉았다. 자오칭은 그녀 맞은편에 앉아 차 한 잔을 권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 목선, 손, 다리 등 모든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는 듯했다.
"이력서를 보니 경력이 좀 짧네요." 자오칭이 말했다. "하지만 괜찮아요. 중요한 건 외모와 태도예요. 우리 회사는 고객 응대가 중요한데, 외모가 출중해야 해요."
린웨는 어색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업무는 간단해요. 저를 따라다니며 일정 관리와 문서 정리를 하고, 때로는 거래처 접대도 해야 해요. 월급은 5만 위안이고, 각종 수당과 보너스도 있어요. 어떠세요?"
린웨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5만 위안? 그것은 그녀가 원래 받던 월급의 열 배였다. 그녀는 천쩌의 병원비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오칭이 서류를 그녀 앞에 밀었다. "그럼 계약서에 서명하세요.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세요."
린웨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 대부분의 조항은 평범했다. 업무 시간, 급여, 복리 후생 등. 그녀는 대충 훑어보다가 마지막 페이지에서 한 줄의 작은 글씨를 발견했다.
"을(린웨)은 갑(싱후이 그룹)이 직무 필요에 따라 배정하는 각종 교육에 무조건 협조해야 하며, 교육 중 갑의 안전과 복지 요구를 따라야 한다."
린웨는 그 문장을 한참 바라보았다. '무조건 협조'라는 말이 조금 걸렸지만, 교육 관련 조항은 대부분 그런 식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 돈이 절실했다.
그녀는 펜을 들어 계약서에 서명했다.
자오칭이 그녀의 서명을 확인하며 미소를 지었다. "축하합니다, 린웨 씨. 이제 우리 회사의 일원이 되셨습니다. 내일부터 교육이 시작됩니다. 교육 기간 동안은 회사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지내셔야 합니다. 준비되셨나요?"
린웨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준비됐습니다."
그녀는 사무실을 나서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천쩌를 구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그녀는 아직 이 계약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
병원으로 돌아온 린웨는 천쩌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쩌, 내가 돈을 벌었어. 조금만 기다려. 내가 꼭 널 구할 거야."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그녀는 그것을 참았다. 그녀는 강해져야 했다. 그녀는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천쩌가 있었고,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이 약속이 그녀를 어둠 속으로 끌고 들어갈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