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시즈카는 장교 숙소의 어두운 방 안에 서 있었다.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반쯤 비추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멀어져 있었고, 입술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일곱 살 때의 그날이었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다미 방은 축축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언니는 흰 기모노를 입고 방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방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시즈카는 문 틈 사이로 언니를 바라보았다. 언니의 손에는 단검이 들려 있었다. 그것은 할복용 단도였다.
"시즈카야, 봐. 이게 진정한 예술이란다."
언니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 차분함 속에는 무언가 광적인 기쁨이 숨어 있었다. 시즈카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언니가 하는 대로 지켜볼 뿐이었다.
언니는 단검을 오른쪽 복부에 대었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칼날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피가 흘러나왔다. 언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고통의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기쁨. 황홀감. 시즈카는 그것을 처음 보았다.
"아아... 이 맛..."
언니가 신음했다. 피가 다다미 위에 번져 나갔다. 언니는 칼을 왼쪽으로 움직였다. 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장기가 드러났다. 붉고 미끄러운 그것들이 밖으로 흘러나왔다. 시즈카는 숨을 멈추었다. 그 장면은 역겨웠다. 하지만 동시에 시즈카의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언니가 다시 신음했다. 이번에는 더 깊고 긴 신음이었다. 언니의 몸이 떨렸다. 피 웅덩이 속에서 언니가 절정에 도달하는 것이 보였다. 시즈카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다리 사이를 만지고 있었다. 거기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렸다. 처음이었다. 그 감각은 마치 번개처럼 그녀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시즈카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방 안에는 어두운 숙소의 모습만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매끈한 피부 위로 손가락이 지나갔다. 그녀는 할복 의식을 떠올렸다. 언니의 장면이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그때의 쾌감이 다시 떠올랐다.
"예술은 완성되어야 한다."
시즈카가 중얼거렸다.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을 열었다. 화면에는 여러 명의 여성 사진이 떠 있었다. 각자 다른 직업, 다른 나이, 다른 표정. 그녀는 그중 한 명을 선택했다. 사토 마코. 열일곱 살 고등학생. JK 제복을 입은 천진난만한 소녀였다.
다음 날, 시즈카는 교복을 입고 학교 앞에 서 있었다. 방과 후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었다. 그중에 마코가 보였다. 마코는 친구들과 웃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시즈카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시즈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코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네? 저요?"
"네, 사토 마코 씨 맞으시죠? 저는 전통 의식 연구소에서 온 이토 시즈카라고 합니다."
시즈카가 명함을 건넸다. 마코는 명함을 받아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일본 전통 의식 보존 협회'라고 적혀 있었다.
"전통 의식 연구소요?"
"네, 저희는 젊은 분들에게 전통 의식을 체험할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만을 위한 특별한 의식이 있어요."
시즈카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신뢰를 주는 것이었다. 마코가 관심을 보였다.
"어떤 의식인데요?"
"직접 와서 보시면 아실 거예요.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겁니다. 비용은 전액 무료입니다."
시즈카가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따뜻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어두운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마코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시즈카의 말투와 표정이 너무나 진지해서 거절할 수 없었다.
"좋아요. 언제 가면 되나요?"
"내일 오후 3시, 이 주소로 오시면 됩니다."
시즈카가 종이쪽지를 건넸다. 마코는 그것을 받아 가방에 넣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시즈카가 돌아서서 걸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당당했다. 마코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녀는 곧 어깨를 으쓱하며 집으로 향했다.
시즈카는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첫 번째. 사토 마코. 그녀는 이 계획의 첫 조각이 될 것이다. 시즈카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그녀의 가슴 속에서 언니의 환상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다다미 위에 흩어진 피와 창자. 그리고 그 위에서 절정을 맞이하는 언니의 모습.
"반드시 완성하겠다."
시즈카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입가에 음산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