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검푸른 바다 위로 검은 실루엣이 천천히 다가왔다.
엽동시의 항구는 늘 그렇듯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컨테이너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선원들의 고함소리와 기계음이 뒤섞여 독특한 항구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 혼란 속에서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부두에 서서 바다 저편을 응시하고 있었다.
박대근은 키가 155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의 체격은 밭에서 일하는 소처럼 우람했다. 넓은 어깨와 굵은 팔목, 그리고 투박한 손가락은 그가 걸어온 험난한 삶을 말해주는 듯했다. 얼굴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중년의 아저씨였지만, 그의 눈빛에는 날카로운 결기가 서려 있었다.
"형님, 배가 보입니다."
옆에 선 부하가 손가락으로 수평선을 가리켰다. 박대근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점점 커지는 선체 위로 두 사람의 모습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셨군."
박대근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었다. 이번 만남이 자신에게, 아니 대문파 전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 박가로가 죽다 살아난 지금, 그가 대문파를 이끌어야 했다. 하지만 죽도파의 음모는 점점 노골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대문파 혼자의 힘으로는 버티기 어려웠다.
배가 부두에 닿을 무렵, 박대근은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의 뒤를 따르는 부하들도 각자 긴장을 풀지 않은 채 주변을 경계했다. 이곳 엽동시는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운 항구도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각국 세력이 치열한 암투를 벌이고 있는 전장이었다.
갑판 위에 선 두 사람이 박대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명은 긴 갈색 웨이브 머리를 휘날리며 서 있는 여자였다. 키가 175센티미터는 되어 보이는 그녀는 탁월한 미모와 함께 우아하고 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하얀 피부, 긴 다리, 가녀린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 그리고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풍만한 가슴.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눈빛이었다. 부드럽고 자애로운 모성어린 눈빛이 그녀의 강인한 외모와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녀가 바로 청룡파의 장녀 이메르였다.
그녀의 옆에는 그보다 약간 작은 키의 남자가 서 있었다. 170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그는 여성적인 외모에 다소 야윈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얼굴은 온화하고 지적인 인상을 주었다. 그가 바로 현무파 맏아들 리칭이었다. 별명은 귀일(龜一)이었다.
박대근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인사했다.
"청룡파의 대인 이메르 양, 현무파의 대인 리칭 군, 엽동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메르가 미소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대문파의 임시 대표 박대근 씨,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당당함이 묻어 있었다. 리칭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하셨습니다, 박 형."
박대근이 손짓하자 부하들이 차 문을 열었다.
"제가 해변 근처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두 분이 편히 쉬실 수 있는 곳으로..."
"감사합니다."
이메르와 리칭은 차에 올랐다. 박대근이 운전석에 앉아 엔진을 켰다. 차량은 항구를 벗어나 도시의 거리로 접어들었다.
차 안에서 박대근은 천천히 운전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엽동시의 거리는 혼란스러우면서도 활기가 넘쳤다. 곳곳에 중국 상점과 한국 식당이 섞여 있었고, 일본풍의 간판도 눈에 띄었다.
"두 분, 이곳 엽동시는 참 특별한 곳이지요. 중한 협력 도시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세계 각국의 세력이 교차하는 무법지대나 다름없습니다."
이메르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들었습니다. 죽도파가 이곳에 발을 들였다고요."
박대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렇습니다. 죽도파는 갑자기 이곳에 나타나서 제3의 세력을 자처하며 대문파를 대신해 지하 세계의 모든 사업을 관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마치 우리가 무능한 것처럼..."
"협박이군요."
리칭이 차분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아버님은 이에 반발하셨지만, 죽도파의 암살 시도를 받으셨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지셨지만, 몸이 성치 않으셔서 제가 임시로 대문파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메르가 조용히 말했다.
"저희 청룡파도 죽도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박대근이 간청하는 어조로 말했다.
"부디 협력해 주십시오. 죽도파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 섬 전체의 흑도 지배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성공한다면, 청룡파와 현무파도 결코 안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리칭이 입을 열었다.
"박 형, 동생의 말을 이해합니다. 당신이 자신의 파를 위해 노력하는 마음, 충분히 알겠소. 하지만 지금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소. 청룡파는 여전히 큰 파입니다. 죽도파가 당장 무슨 큰일을 저지를 수는 없을 겁니다."
박대근이 실망한 표정을 지으려는 순간, 리칭이 계속 말했다.
"우리 셋이 이곳 엽동시에서 관광이나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떻겠소? 청룡파와 현무파의 상층부 인사들은 아직 이 섬에 제대로 와본 적이 없지 않소? 평소에는 부하들이 이곳의 지분을 관리했지만, 우리 같은 쪽 대표들은 처음으로 이 섬을 방문한 셈이오. 한가볍게 여행을 즐기면서 긴장도 풀고,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 않겠소?"
박대근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십니다. 대문파 본부가 이 섬에 있으니, 먼저 두 분을 각 파의 섬내 지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곳에서 인사도 하시고..."
차량은 좁은 골목을 지나 넓은 대로로 접어들었다. 도시의 중심부로 들어서자 높은 빌딩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건물들이 있었다.
"저 건물이 청룡파의 엽동 지부입니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건 현무파 지부입니다."
박대근은 각 건물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이메르와 리칭은 창밖으로 각자의 건물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께서 이곳 지부를 잘 관리하고 계신 모양이군요."
리칭이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두 파의 지부 모두 대문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죽도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요."
박대근은 차를 돌려 해안 도로로 향했다. 파도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바다 냄새가 차 안으로 스며들었다.
"저기 보이는 호텔이 숙소입니다. 원래는 그라스 호텔을 예약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지금 리모델링 중이라..."
박대근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습니다. 여기 해변 호텔도 좋아 보이네요."
이메르가 미소 지었다. 그녀의 미소는 주변을 밝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차가 호텔 주차장에 들어서자, 직원이 달려와 문을 열어 주었다. 박대근이 두 사람을 로비까지 안내한 후 말했다.
"이곳이 두 분의 객실입니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다음에 그라스 호텔이 다시 문을 열면 그때는 제가 다시 두 분을 초청하겠습니다. 그때는 제대로 된 접대를 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 형."
리칭이 악수를 청했다. 박대근은 그의 손을 굳게 잡았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박대근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후 호텔을 나갔다. 차가 떠나는 소리가 멀어져 갔다.
리칭과 이메르는 객실로 들어갔다.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파도 소리가 평화롭게 들렸다.
"드디어 쉴 수 있겠네."
리칭이 침대에 몸을 던지며 말했다. 이메르는 웃으며 그의 옆에 앉았다.
"피곤하지?"
"조금."
리칭은 TV 리모컨을 집어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메르는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물소리가 들리고 증기가 피어올랐다. 얼마 후, 그녀는 목욕 가운 대신 검은색 섹시한 속옷을 입고 나왔다. 그녀의 풍만한 몸매가 속옷 아래에서 드러났다.
"여보."
이메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리칭을 불렀다. 리칭이 고개를 돌리자, 그의 눈앞에 이메르의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졌다.
"왜 그래?"
리칭이 물었다. 그녀는 침대 위로 올라와 리칭의 가슴에 기대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우리 이렇게 같이 있는 게."
그녀의 손이 리칭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그의 몸이 살짝 긴장했다. 그녀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자, 여보. 나한테 좀 더 가까이 와 봐."
이메르가 속삭이듯 말하며 리칭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리칭은 순순히 따랐다. 그녀가 그의 몸을 탐색하자, 그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아..."
리칭의 가랑이 사이에서 조그만 성기가 일어서기 시작했다. 길이는 8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이메르는 부드러운 손길로 그것을 감싸 쥐었다.
"귀여워."
그녀는 미소 지으며 입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부드럽게 그것을 입 안에 넣었다. 리칭이 신음성을 냈다.
"하아..."
이메르의 부드러운 혀가 그의 성기를 감쌌다. 그녀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리칭은 눈을 감고 그 감각에 몸을 맡겼다.
그녀가 잠시 멈추고 위로 올라가 앉았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가 그의 위에 내려앉았다. 그녀의 음부가 그의 성기를 감쌌다.
"아..."
그녀의 몸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성기는 그녀의 깊은 곳까지 닿지 않았지만, 둘 다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그가 주는 따뜻함과 사랑이었다.
5분 후, 리칭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아!"
그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그리고 그는 사정했다. 정액은 적었고, 거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리칭은 숨을 헐떡이며 이메르의 어깨에 기대었다.
"으아... 이제 반달은 쉬어야겠어."
이메르가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수고했어."
그녀는 그의 옆에 누워 그를 꼭 안았다. 리칭도 그녀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다. 둘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편안하게 잠에 빠져들었다.
파도 소리만이 방 안을 울렸다. 이메르의 마음속에는 죽도파에 대한 불안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그 모든 것을 잊고,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서 평화를 누리고 싶었다.
그녀의 손이 리칭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리칭은 잠든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우린 꼭 함께 있을 거야. 어떤 일이 있어도."
이메르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녀도 눈을 감았다.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그들의 꿈속으로 스며들었다. 어둠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그 어둠 속에서도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