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의 그림자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5a417ff5更新:2026-06-26 20:16
임칭웨는 붉은 비단 장막이 드리운 연회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촛불이 수백 개 켜진 샹들리에가 황금빛을 반짝이며 대리석 바닥에 부서지는 빛을 드리웠다.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어우러져 화려한 선율을 이루었다. 그녀는 우아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었지만, 속마음은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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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교차

임칭웨는 붉은 비단 장막이 드리운 연회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촛불이 수백 개 켜진 샹들리에가 황금빛을 반짝이며 대리석 바닥에 부서지는 빛을 드리웠다.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어우러져 화려한 선율을 이루었다. 그녀는 우아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었지만, 속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칭웨 아가씨, 이번에 새로 들여온 비단이 얼마나 고운지 보세요."

숙모인 부인이 다가와 은쟁반에 놓인 비단 조각을 건넸다. 임칭웨는 예의 바르게 받아들었지만, 손끝에 닿는 감촉이 무덤 속의 천처럼 차갑게만 느껴졌다.

"참 아름답습니다, 숙모님."

그녀는 대답하면서도 눈빛은 저 멀리, 연회장 끝에 놓인 고대 거울을 향하고 있었다. 그 거울은 검은색 나무 틀에 은실로 정교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표면은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흐릿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그 거울은 영혼을 비춘다고 했다. 임칭웨는 어릴 적부터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지만, 직접 만져본 적은 없었다.

연회가 절정에 달했을 때, 모두가 무용수들의 공연에 몰두하고 있었다. 임칭웨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긴 치마자락이 대리석 바닥을 스치며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아무도 그녀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다.

거울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대신 거울 표면에 어렴풋이 검은 연기 같은 것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임칭웨는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거울의 표면을 만졌다.

그 순간, 차가운 전류가 손끝에서 번개처럼 퍼져나갔다. 그녀의 몸이 마치 공중으로 붕 뜨는 것 같았다. 귀에 울리는 굉음과 함께 모든 감각이 뒤틀리고, 세상이 물결치는 수면처럼 흔들렸다. 임칭웨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녀의 영혼이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 소멸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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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하인들의 방에서 솽얼은 좁은 나무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오늘은 주인의 연회 때문에 모든 하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그녀는 병에 걸린 노예라는 이유로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세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 때, 갑자기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녀의 몸이 마치 불에 타는 듯 뜨거워졌다. 솽얼은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았다. 그러다 모든 것이 멈췄고,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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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칭웨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어둡고 좁은 방에 누워 있었다. 천장은 낮았고, 벽은 거칠게 다듬어진 돌로 되어 있었다. 공기 중에는 곰팡이 냄새와 땀 냄새가 섞여 역겨웠다. 그녀는 일어나려고 팔을 움직였지만, 자신의 팔이 이상하게 가냘프고 거친 것을 느꼈다.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무슨...?"

그녀의 목소리도 낯설었다. 더 낮고, 거칠었다. 임칭웨는 재빨리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거친 천으로 만든 옷, 엉킨 긴 머리카락, 그리고 발목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노예가 되었다는 것을.

바로 옆 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분명히 솽얼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비명은 화려한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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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침실에서 솽얼은 깨어나자마자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손은 매끄럽고 하얗고, 손톱에는 붉은 칠이 되어 있었다. 머리카락은 명주실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렸고, 몸에는 비단 잠옷이 걸쳐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녀가 일어나려고 하자, 갑자기 문이 열리고 하녀 두 명이 들어왔다.

"아가씨, 깨어나셨군요! 아까 연회장에서 갑자기 쓰러지셔서 다들 놀랐어요."

한 하녀가 다가와 그녀를 부축하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솽얼은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평생 하인들에게 명령만 받아온 그녀에게, 하인이 자신을 섬기는 상황은 너무나 낯설었다.

"괜찮으세요? 얼굴이 창백하십니다."

다른 하녀가 물잔을 건네며 물었다. 솽얼은 떨리는 손으로 잔을 받아들었다. 그녀의 손이 너무 하얗고 섬세해서, 마치 자신의 손이 아닌 것 같았다.

"나... 혼자 있고 싶어."

솽얼이 간신히 내뱉은 말에 하녀들은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고개 숙여 물러났다.

문이 닫히자, 솽얼은 침대에서 내려와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거울 속에는 임칭웨의 얼굴이 있었다. 고고하고 아름다운, 그동안 그녀가 멀리서만 바라보던 바로 그 얼굴이.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이건 분명... 내 몸이 아니야."

---

하인 방에서 임칭웨는 쇠사슬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냘픈 손목으로는 쇠사슬을 풀 수 없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숨을 헐떡이며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건 마법 거울 때문이다. 분명히 그 거울이 우리 영혼을 바꿔놓은 거야.

그녀는 다시 일어나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바깥에서 잠겨 있었다. 노예는 밤중에 방을 나설 수 없었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자신은 아무 힘도 없다. 남의 노예 몸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꼭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임칭웨는 어둠 속에서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한편에서는, 이 노예의 몸이 주는 자유로움이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다는 생각이 스쳤다. 신분의 속박에서 벗어난 이 느낌은, 그녀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신분의 뒤바뀜

임칭웨는 무거운 나무 빨래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손끝이 시렸다. 찬물에 담긴 베옷은 거칠고 뻣뻣했다. 그녀는 다른 노비들이 하는 대로 옷을 비벼 보았지만, 힘 조절이 전혀 되지 않았다. 비누가루가 너무 많이 묻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졌다.

“야, 이 게으른 년아! 그게 무슨 빨래냐?”

늙은 여관의 호통이 귀청을 찢었다. 채찍이 허공을 갈랐다. 임칭웨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채찍은 빨래판 가장자리를 때렸고, 물보라가 얼굴에 튀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이 손은, 솽얼의 손은 거칠고 마르고 딱딱했다. 자신의 뼈를 감싸던 비단과 연고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다시 손을 담갔다. 손가락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팠다. 어머니께서 화실에서 차를 마실 때 찻잔을 드는 손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하셨을 것이다.

“임칭웨.”

낮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솽얼이었다. 그녀는 하인의 옷차림을 한 채로 벽감의 그림자 속에 서 있었다. 눈빛은 날카로웠다. 임칭웨가 그 눈빛을 알아보았다. 그건 자신의 눈이었다. 거울 속에서 매일 보던 그 시선.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

임칭웨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빨래를 계속 비비면서.

“아무도 믿지 않아. 어머니께서는 내가 고열에 시달렸다고 하셨어. 아버지께서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셨어.”

송얼이 대답했다. 목소리에는 분노와 서글픔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귀족의 긴 치마자락을 걷어 올리는 법조차 몰랐다. 방금 전 사랑방에서 찻잔을 넘어뜨려 김 부인이 눈을 흘겼다.

“거울 말이야. 그 거울.”

임칭웨가 작게 속삭였다.

“다시 가 봤어. 그 방은 잠겨 있어.”

송얼이 조용히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빨래터의 찬물 소리, 남의 집 부엌에서 들려오는 냄비 달그락거리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노비들의 지껄임만이 공기를 채웠다.

임칭웨는 손을 멈췄다. 손가락이 하얗게 불어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안채. 거기엔 자신의 옷을 입은 솽얼이 “임칭웨”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영혼은 자신이 아니었다. 이 거친 빨래터에서 고개 숙인 이 여자는, 영락없는 천한 노예의 육체를 가진 진짜 귀족의 영혼이었다.

“깨졌어.”

임칭웨가 작게 말했다.

“거울은 이미 깨졌어.”

송얼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 임칭웨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은 추위 때문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 아래 숨겨진 진짜 자신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암류의 움직임

임칭웨는 서재 깊숙한 곳에서 우연히 그 일기를 발견했다. 하인들의 숙소 구석, 낡은 나무 상자 밑바닥에 숨겨져 있던 그것은 겉표지조차 너덜너덜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던 그녀였지만, 무심코 펼쳐진 페이지에 적힌 글씨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늘도 매를 맞았다. 주인님은 내가 게으르다 하셨지만, 나는 열 시간을 쉬지 않고 일했다. 등에는 채찍 자국이 열 줄 넘게 겹쳐 있다. 아침에는 밥을 굶었다. 눈물이 나왔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임칭웨의 손가락이 종이 위를 떨며 스쳤다. 그 글씨는 삐뚤삐뚤했지만, 한 획 한 획에 절망과 고통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계속 넘겼다. 일기에는 솽얼의 어린 시절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었다. 여섯 살에 부모를 잃고 노예 시장에 팔려간 이야기, 열두 살에 첫 주인에게서 도망치려다 발각되어 묶인 채 마구간에 갇힌 이야기, 열다섯 살에 두 번째 주인의 집에서 견딜 수 없던 굶주림 때문에 쓰레기통을 뒤지다 들킨 이야기.

임칭웨는 일기를 덮었다. 손이 떨렸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순종하며 웃고 있던 솽얼이, 그렇게 강인해 보이던 그녀가 이런 고통을 겪었다니.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자신의 호화로운 드레스 아래 숨겨진 상처를 들킨 것 같았다.

며칠 후, 저택의 대연회가 열렸다. 홀은 화려한 등불과 고급스러운 음악으로 가득했다. 귀족들은 각자 와인 잔을 기울이며 웃고 떠들었다. 임칭웨는 붉은 비단 드레스를 입고 한쪽 구석에 서서, 냉담한 표정으로 이 모든 화려함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솽얼이 은쟁반에 술잔을 올리고 지나가다가, 한 귀족 부인이 짜증스럽게 손을 휘저었다.

"저 더러운 노예야, 내 치맛자락을 더럽혔잖아!"

부인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주위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다. 솽얼은 고개를 숙인 채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부인님. 제가 조심하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솽얼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이 잠시 스치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순간, 그녀가 어떤 말을 내뱉었다. 아주 낮은 목소리였지만, 운 좋게도 임칭웨의 귀에 들어왔다.

"우리 집안의 비밀을 알면, 저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텐데."

주위의 몇몇 귀족들이 그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그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네가 무슨 말을 한 거야? 무슨 비밀?"

임칭웨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솽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가 입을 열려는 순간, 임칭웨가 빠르게 다가섰다. 그녀는 은쟁반을 손에 들고 있는 솽얼의 손목을 꽉 잡았다. 그리고는 귀족들에게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제 노예가 너무 놀랐나 봅니다. 방금 전에 제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꺼냈거든요. 아직도 그 슬픔을 잊지 못해서……."

임칭웨가 솽얼을 홀의 구석으로 끌고 갔다. 귀족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시선은 여전히 그들을 따라다녔다.

방으로 돌아와, 임칭웨는 문을 닫았다. 그녀는 솽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너 정말 무모했다. 그런 말을 연회장에서 하다니."

솽얼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저도 모르게……."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저 귀족들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임칭웨는 책상 서랍을 열고 지도를 꺼냈다. 그녀는 솽얼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내가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너는 오늘 밤부터 나와 함께 다닐 거야. 그리고, 네 신분을 위장할 거다. 나의 먼 친척인 양 행동해야 해. 너는 말투와 행동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솽얼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가씨, 그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저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 귀족 행세를 어떻게 합니까?"

"배워야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칭웨는 거울 앞에 서서, 솽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내가 가르칠게. 억양, 걸음걸이, 그리고 식사 예절까지. 우리는 함께 연습해야 해. 만약 네가 발각된다면, 우리 둘 다 끝장이야."

그날 밤, 두 사람은 달빛 아래서 조용히 연습을 시작했다. 임칭웨는 솽얼의 손목을 잡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는 법을 가르쳤다. 솽얼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차 그 움직임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긴장과 불안이 가득했다. 저택 밖에서, 그림자 같은 사람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귀천의 경계

임칭웨는 낯선 거리의 먼지 냄새에 코를 찌푸렸다. 지금껏 귀족 저택의 정원에서만 맡아본 꽃향기와는 완전히 다른, 삶의 밑바닥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였다. 그녀의 발밑으로 더러운 빗물이 흘러가고, 누더기를 걸친 아이들이 좁은 골목 사이를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앉아 있던 마차의 실크 커튼 너머로, 이 모든 것은 한낱 지나치는 풍경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 솽얼의 몸 속에 갇힌 임칭웨는 그 풍경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육체는 가볍고 발은 헐벗었지만, 그녀가 걸어온 생에는 이런 굴욕이 없었다. 주변의 시선은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노예의 옷을 입은 그녀를 보는 자들의 눈에는 동정보다는 무심함과 약간의 경계심이 섞여 있었다. 그 중 한 여인이 지나가며 투덜거렸다.

"어디서 도망쳐 나온 종년인가? 저 눈빛, 제 분수를 모르는 것 같아."

임칭웨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참아야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솽얼의 몸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녀의 몸은 이 고통에 익숙했다. 마치 근육 기억처럼, 하루 종일 허리를 굽혀 온종일 씻고 닦고 짊어지던 기억이 임칭웨의 신경을 타고 흘렀다. 그녀는 깨달았다. 솽얼이 견뎌온 일상이 바로 이것이었다는 것을.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도 쉬지 못하는 삶, 밥 한 끼를 건지기 위해 주인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웃어야 하는 삶.

임칭웨의 심장이 저릿하게 아팠다. 그것은 동정이었다, 그리고 연민 그 이상이었다.

한편, 귀족 저택의 거울 앞에 선 솽얼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임칭웨의 피부는 고왔다. 손톱은 깨끗했고, 머리카락은 향기로웠다. 비단 치마의 감촉이 무릎을 간지럽혔고, 은쟁반에 담긴 과일들은 그녀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귀한 것들뿐이었다.

"아가씨, 오늘 저녁 연회에 나가실 준비가 되셨습니다."

하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솽얼은 능숙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떨렸다. 그러나 이 고귀한 몸이 움직이는 법, 말하는 법, 미소 짓는 법을 그녀는 생각보다 빨리 익혔다.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신분의 힘은 달콤했다. “명령하면 복종한다”는 이 단순한 공식이 너무나도 기분 좋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세상을 “위에서” 바라보았다.

그러나 연회장에 도착했을 때, 그 달콤함은 씁쓸한 뒷맛으로 변했다.

“임가의 영애께서 오늘은 유난히 조용하시구려. 평소에는 시詩 이야기를 좋아하셨는데.”

어떤 귀족 부인이 얇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솽얼은 그 눈빛 속에 숨겨진 칼날을 느꼈다. 시? 시 따위는 단 한 줄도 모른다.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나 그 여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혹시 몸이 불편하신 것은 아니오? 요즘 교환 의식 같은 미신을 믿는 어리석은 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임 영애께서 그런 헛소리에 휘둘리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솽얼을 향했다. 그녀의 등골에 땀이 흘렀다. 이 자리에서 실수한다면, 임칭웨의 명예는 물론이고 그녀 자신의 목숨도 위험해질 수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천천히, 우아하게 말문을 열었다.

“요즘 신선한 바람을 쐬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시는…… 차라리 귀부인께서 한 수 읊어 주신다면 더욱 영광이겠습니다.”

임기응변이었다. 그 귀족 부인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솽얼의 손바닥은 이미 깊게 파인 손톱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녀는 알았다. 이 자리가 얼마나 위선과 감시로 가득한지, 그리고 한순간의 실수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를.

밤이 깊었다. 임칭웨는 솽얼의 살던 판잣집 근처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하층민의 거리는 낯선 소음과 위험으로 가득했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 취한 남자 셋이 그녀를 발견했다.

“어? 저게 누구야? 낮에 보니 낯선 얼굴이더니만. 도망친 노예냐?”

하나가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임칭웨는 몸을 빼려고 발버둥쳤지만, 노예의 몸은 약했다. 두 번째 남자가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예쁘장하게 생겼네. 비싼 곳에서 팔리면 제법 값을 받겠어.”

야비한 웃음이 임칭웨의 귀를 찔렀다. 그녀는 간절히 솽얼을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 순간, 그녀의 몸속에서 전에 없던 힘이 솟았다. 솽얼의 몸이 기억하는 고통과 저항이었다. 임칭웨는 남자의 손목을 물어뜯고, 땅에 떨어진 돌을 집어 휘둘렀다.

“비켜!”

그러나 남자들은 더 거칠게 달려들었다. 누군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고, 발길질이 옆구리를 강타했다. 임칭웨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감쌌다. 이곳이 얼마나 잔혹한 세상인지 처음으로 알 것 같았다.

그때였다. “그만!”

낯익은 목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솽얼이었다. 귀족 예복을 입고, 뒤따르는 하인들을 거느린 솽얼이 그 한복판에 서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불타고 있었다.

“이 감히…… 누구에게 손을 대는 거냐!”

솽얼의 외침에 하인들이 달려들어 남자들을 제압했다. 남자들은 뒤늦게 귀족의 앞에서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그 와중에 한 남자가 마지막으로 임칭웨를 향해 덤벼들었다.

솽얼이 몸을 던졌다.

날카로운 비수가 솽얼의 팔을 스쳤다. 피가 비단 소매를 붉게 물들였다. 임칭웨는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솽얼은 비틀거리며 땅에 주저앉았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움 없이, 오히려 의아한 표정이 스쳤다.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팠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녀는 그 고통이 싫지 않았다. 이건 진짜였다. 이게 진짜 생생한 감정이었다.

임칭웨는 솽얼의 손을 덥썩 잡았다. “바보야, 왜 뛰어든 거야? 너…… 너 다치면 안 되잖아.”

“나는 노예야.”

솽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노예가 주인을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야.”

임칭웨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너는…… 너는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야.”

두 사람의 시선이 밤하늘 아래서 마주쳤다. 그 순간, 그들은 더 이상 누가 귀족이고 누가 노예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서로의 상처를 닦아주고 싶은, 두 사람의 인간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하인들의 발걸음 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귀족 사회의 시선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었다.

인심을 헤아리기 어려움

임칭웨는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췄다. 문틈 사이로 들려오는 발소리가 분명히 낯익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노비가 들어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가씨, 큰아주머니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임칭웨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큰어머니는 평소에 그녀를 찾는 일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요즘 들어 무언가를 은밀히 살피는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그녀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다.”

큰어머니의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차향이 코를 스쳤다. 큰어머니는 다과상을 앞에 두고 느긋하게 찻잔을 들어 올렸다. 그 눈빛은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웠다.

“요즘 네가 꽤 부지런하구나. 서재에 오래 머물고, 몸종을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임칭웨는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

“큰어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 그런데 네가 데리고 있는 그 노예, 솽얼이라는 아이는 어디서 온 거지?”

임칭웨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애써 목소리를 고르게 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입니다. 몸이 약해서 거둬들였습니다.”

“몸이 약한 아이가 어찌 그리도 약삭빠르게 움직이는지...”

큰어머니의 목소리에는 알 수 없는 웃음이 섞여 있었다. 임칭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큰어머니가 손을 흔들어 자리를 권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앉았다.

그날 오후, 임칭웨는 시장에 나갔다가 뜻밖의 상황에 부딪혔다. 거리 한복판에서 한 상인이 그녀에게 덤비듯 다가와 소리쳤다.

“아씨, 이 물건은 제가 먼저 계약한 것입니다! 어찌 감히 중간에 가로채십니까?”

임칭웨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 물건은 분명 그녀가 먼저 살펴보고 있던 귀한 서책이었다. 그런데 이 상인이 갑자기 나타나 소란을 피우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순간, 갑자기 솽얼이 앞으로 나섰다.

솽얼은 상인 앞에 무릎을 꿇고는 정중하게 말했다.

“나으리, 저희 아씨는 이 책을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가보로 여깁니다. 만약 나으리께서 양보하신다면, 저희가 그 값을 두 배로 지불하겠습니다. 또한 이 은전 하나를 덤으로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머니에서 은전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상인의 얼굴이 순간 당황으로 물들었다. 그 은전은 분명 귀한 가문에서나 쓸 법한 것이었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오.”

임칭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시에 솽얼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 은전은 어디서 난 것일까? 그녀는 솽얼에게 아무런 돈도 준 적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솽얼은 조용히 걸었다. 임칭웨가 물었다.

“그 은전, 어디서 얻었느냐?”

“아까 지나가던 행상이 떨어뜨린 것입니다. 제가 주웠습니다.”

“...네가 감히?”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씨를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임칭웨는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안이 커져만 갔다. 큰어머니의 눈과 귀는 이미 그들을 쫓고 있었다.

그날 밤, 임칭웨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서재로 향했다. 문을 열자, 솽얼이 이미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손에 거울 조각 하나를 들고 있었다. 임칭웨가 놀라 다가갔다.

“그게 뭐냐?”

송얼은 주저하지 않고 거울 조각을 내밀었다.

“오늘 시장에서 주운 것입니다. 표면에 이상한 무늬가 새겨져 있어서 살펴보았습니다.”

임칭웨는 거울 조각을 받아 들여 자세히 살펴보았다. 거친 표면에 미세한 선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더듬었다. 그러자 갑자기 거울 조각에서 희미한 빛이 번쩍였다.

“이건...!”

“회복 주문 같습니다. 아가씨, 이 주문은 상처를 치료하는 힘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송얼의 목소리는 낮고 확신에 차 있었다. 임칭웨는 그 말을 듣고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이 거울 조각은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그녀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큰어머니의 의심, 솽얼의 정체, 그리고 이 거울 조각의 비밀. 모든 것이 얽히고설켜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임칭웨가 명령했다. 솽얼은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두 사람은 몰랐다. 큰어머니의 심복이 서재 문 밖에서 그림자처럼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날 밤, 거울 조각의 비밀은 더 큰 그림자의 시작일 뿐이었다.

진실의 부상

임칭웨는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창밖으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하인들이 복도 끝에서 속닥이고 있었다.

“저 노예, 솽얼 말이야. 어젯밤에도 주방장이 몰래 때렸대.”

“벌써 며칠째야. 그래도 못된 년이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주인 영애는 아직도 모르나?”

“그 비밀을 알면 어떻게 될까? 저 노예는 분수에 맞지 않게 눈빛이 다르잖아.”

임칭웨의 손에서 책이 떨어졌다. 그녀는 숨을 죽이며 다가갔다. 하인들은 그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어제는 청소하다가 그릇 하나 깨뜨렸다고 말 안 듣게 두들겨 맞았어. 한겨울 마당에 무릎 꿇리고 밤새도록.”

“그래도 저 노예, 울지도 않더군. 눈만 똑바로 뜨고 있어.”

임칭웨의 손가락이 떨렸다.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며 냉기를 식혔다.

“내가... 몰랐다.”

그녀는 솽얼을 떠올렸다. 매일 아침 그녀의 머리를 빗겨주고, 옷을 정리해주는 그 노예. 항상 고개를 숙이고 말수가 적었지만, 그 눈동자에는 무언가 숨겨진 불꽃이 있었다. 임칭웨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날 저녁, 임칭웨는 하인들의 감시를 피해 몰래 주방 뒤뜰로 갔다. 솽얼이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달빛 아래 선혈이 드러난 팔뚝이 눈에 띄었다.

“솽얼.”

솽얼이 놀라 몸을 움츠렸다. 고개를 들자 임칭웨의 눈이 마주쳤다.

“영... 영애.”

“일어나.”

임칭웨는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솽얼의 손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 임칭웨는 자신의 어깨에 걸린 숄을 벗어 그녀에게 두르며 말했다.

“내가 너를 이렇게 방치한 것은 잘못이었다. 앞으로는 누구도 너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겠다.”

솽얼의 눈에 의심이 스쳤다.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

“너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곳의 규칙이 너에게 가혹했을 뿐.”

임칭웨는 그녀의 상처를 감싸며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나는 네게 진정한 자유를 주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필요한 것이 있다.”

“필요한 것이요?”

“거울 조각. 나는 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 그 조각이 우리를 연결해 줄 거야.”

며칠 후, 임칭웨는 솽얼을 데리고 귀족 사회의 작은 모임에 참석했다. 솽얼은 처음으로 우아한 차림을 하고 그녀 옆에 섰다. 많은 이들이 의아한 시선을 보냈지만, 임칭웨는 이를 무시했다. 그 자리에서 어느 젊은 귀족 여인이 솽얼에게 다정하게 다가왔다.

“네 이름이 뭐니? 나는 이레나야. 임칭웨 영애와는 오랜 친구지.”

솽얼은 당황했지만, 그녀의 미소에 마음이 조금 풀렸다. “저는 솽얼입니다.”

“솽얼, 참 예쁜 이름이구나. 너는 어디서 왔니?”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이레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는 천천히 알아가면 돼. 나는 너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

솽얼의 가슴속에 무언가가 녹아내렸다. 그녀는 지금껏 자신을 친구라고 부른 사람이 없었다. 이레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녀의 내면을 흔들었다.

모임이 끝난 후, 임칭웨와 솽얼은 함께 서재에 모였다. 책상 위에는 낡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임칭웨가 조심스럽게 열자 반짝이는 거울 조각이 드러났다. 그릇처럼 휘어진 표면에 새겨진 고대 문자들이 빛났다.

“이게 바로 그 조각이야.”

임칭웨가 거울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주문을 사용하려면 양쪽의 자발적인 동의가 필요해. 우리가 서로의 운명을 바꾸는 것을 진심으로 원해야 해.”

솽얼은 잠시 망설였다. “영애, 진심으로 원하시나요?”

임칭웨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나는 네가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을 원한다. 그리고 나도 내 가면을 벗고 싶다. 하지만 이 결정은 영원히 우리를 묶을 거야. 너는 정말로 이 길을 가고 싶니?”

솽얼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평생 노예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영애가 보여준 자비는 제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습니다. 만약 제가 이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영애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임칭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거울을 내려놓았다. “아직 때가 아니야.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더 확인해야 해. 이 주문은 단순한 마법이 아니야. 우리의 영혼을 바꾸는 일이니까.”

그날 밤, 임칭웨는 혼자 정원에 서서 별을 바라보았다. 솽얼이 그녀 뒤에 조용히 서 있었다.

“영애, 왜 저를 이렇게까지 대해주시나요?”

“나는 너에게서 내가 잃어버린 무언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자유를 향한 갈망, 진실된 감정. 나는 그걸 다시 찾고 싶다.”

솽얼은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저는 평생 믿을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영애를 처음으로 믿고 싶습니다.”

임칭웨는 돌아서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달빛 아래 두 그림자가 하나로 겹쳐졌다.

선택의 순간

# 제7장: 선택의 순간

대청마루에 울려 퍼진 아버지의 말씀은 마치 번개처럼 임칭웨의 가슴을 꿰뚫었다.

"저 노예를 팔기로 결정했다. 내일 경매장으로 보낸다."

임칭웨는 숨이 막혔다. 자신의 몸을 가진 솽얼이 팔려간다. 그녀는 곧바로 일어섰다.

"안 됩니다, 아버님!"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임칭웨는 자신이 감히 이렇게 반항할 줄 몰랐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몸속에는 솽얼의 영혼이, 솽얼의 몸속에는 자신의 영혼이 있었다. 그녀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무슨 버릇없는 소리냐?" 아버지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그 노예는... 제게 필요합니다." 임칭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를 제 시녀로 삼아 주십시오."

대청 안이 술렁였다. 명문가의 영애가 천한 노예를 시녀로 삼겠다고? 어머니는 경악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정신이 나갔구나!"

그 순간, 솽얼의 몸을 가진 임칭웨는 자신의 원래 몸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있는 솽얼의 눈빛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 두 영혼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의 대화를 나누었다.

임칭웨는 무릎을 꿇었다. "제 삶의 소원입니다.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아버지는 한참 동안 그녀를 응시했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네 마음대로 하거라."

그날 밤, 달빛이 뜰에 내려앉았다. 임칭웨는 정원의 작은 정자에 앉아 있었다.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솽얼이었다. 아니, 솽얼의 몸을 가진 자신이었다.

"왜 절 구하셨습니까?" 솽얼이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의문과 불안이 섞여 있었다.

임칭웨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대가 아니었다면, 지금 팔려 가는 건 나였을 것이다. 그대가 나를 대신해 그 고통을 견뎌냈다."

"그것은 제 의무였을 뿐입니다."

"의무가 아니다." 임칭웨는 고개를 저었다. "그대는 내가 겪지 못한 고통을 겪었다. 그대의 강인함에 나는 감복했다."

솽얼은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말했다. "저는 늘 꿈꿨어요. 언젠가 저도 귀족처럼 살 수 있다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지금 이 몸에 있으면서 깨달았어요. 귀족의 삶도 무겁고 두렵다는 것을."

"그렇다." 임칭웨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그대는 밖에서 묶여 있었고, 나는 안에서 갇혀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보이는 것은 자신의 얼굴이었지만, 그 안에 있는 영혼은 낯설면서도 친숙했다.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임칭웨가 말했다. "그대는 여기 머무를 수도 있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대의 결정을 따르겠습니다."

솽얼은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생각했다. 돌아간다면 다시 천한 몸이 될 것이다. 죄 없이 맞고, 팔리고, 버림받는 삶. 그러나 여기 머문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 제가 머문다면, 당신은... 어떤 삶을 원하십니까?" 솽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임칭웨는 담담히 웃었다. "나는 자유를 원한다. 진실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나를 나로서 바라봐 주는 사람. 신분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보는 사람."

솽얼은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이해의 눈물이었다.

"저도... 같은 꿈을 꾸었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누군가 저를 노예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해 주길 바랐어요."

달빛 아래, 두 여자는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이제 같은 운명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았다. 비록 몸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영혼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여기 머물겠습니다." 솽얼이 결연히 말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의 노예가 되지 않을 거예요. 저는... 당신의 동반자가 되고 싶어요."

임칭웨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래, 동반자.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이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가 겪은 고통과 꿈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길에 대해. 그들은 서로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서로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교환의 그림자는 그들을 낯선 길로 이끌었지만, 그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의 위기

밤이 깊어지자 거리의 불빛은 하나둘 꺼져 갔다. 임칭웨는 좁은 골목에 몸을 숨기고 숨을 죽였다.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지만, 그보다 더 차가운 것은 그녀의 마음속 불안이었다.

“아가씨, 이쪽입니다.”

솽얼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속삭이듯 들려왔다. 임칭웨는 그 소리에 이끌려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치마자락은 젖은 돌바닥에 끌리며 거친 소리를 냈다. 지금 그녀는 귀족 영애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도망치는 한 명의 도망자에 불과했다.

적대 가문인 진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두 사람의 신분이 서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이용해, 마치 그물을 던지듯 정교한 함정을 준비해 놓았다. 임칭웨가 귀족 행사에서 솽얼을 대동한 것은 분명 큰 실수였다. 하지만 그 선택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멈춰라!”

뒤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임칭웨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솽얼의 손을 꽉 잡았다. 솽얼의 손바닥은 거칠었지만, 그 온기는 의지가 되었다.

“이리로.”

솽얼이 임칭웨를 끌어 좁은 골목 사이로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벽은 차가웠고, 이끼 낀 돌에서는 축축한 냄새가 났다. 임칭웨는 숨을 참으며 발소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몇 번의 심장 박동이 지나고, 발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지금이야.”

임칭웨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주변을 살폈다. 이 동네는 낯설었다. 귀족 구역의 화려한 저택들과는 달리, 오래된 목조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길은 좁고 어두웠다. 하지만 그녀는 어릴 적부터 외워온 지도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이 도시의 모든 지하 통로와 비밀길을 가르쳐 주었다. 당시에는 쓸모없는 지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명줄이 되었다.

“저쪽에 지하 통로 입구가 있어. 시장 바닥 밑으로 연결되는 길이야.”

임칭웨는 벽면의 돌 무늬를 더듬었다. 손가락이 하나의 틈을 찾아내자, 그녀는 힘껏 밀었다. 돌벽이 조용히 미끄러지며 어두운 입구가 드러났다.

“아가씨, 어떻게 아셨어요?”

솽얼이 놀라서 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경외심이 섞여 있었다.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셨어. 귀족은 언제나 비상시를 대비해야 한다고.”

임칭웨는 먼저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어둠이 그녀를 감쌌다. 냄새는 흙과 곰팡이가 섞여 있었고, 바닥은 미끄러웠다. 그녀는 손을 벽에 대고 앞으로 나아갔다.

“조심하세요, 아가씨. 바닥이 고르지 않아요.”

솽얼이 뒤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임칭웨는 자신을 다독이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갑자기 통로 저편에서 등불이 흔들렸다. 임칭웨는 얼어붙었다. 빛이 점점 가까워지며, 한 남자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그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여기 있다!”

남자의 외침이 터널 안에서 울려 퍼졌다.

“뒤로!”

임칭웨가 솽얼을 밀치며 외쳤다. 그녀의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했다. 이 통로는 막다른 곳이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출구는 이미 막혀 있을지도 몰랐다.

“아가씨, 저쪽에 배수로가 있어요!”

솽얼이 갑자기 말했다. 그녀는 임칭웨의 손을 잡고 옆쪽의 좁은 틈으로 달려갔다. 그 틈은 너무 좁아서 한 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었다.

“어떻게 알아?”

“저는 여기서 살았어요, 아가씨. 이 동네의 모든 배수로를 꿰고 있어요.”

솽얼이 말하며 몸을 웅크리고 틈 안으로 들어갔다. 임칭웨도 그 뒤를 따라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돌멩이가 그녀의 어깨를 찧었지만, 그녀는 아픔을 무시했다.

몇 분 동안 기어가자, 앞에 작은 공간이 나타났다. 솽얼은 거기서 멈춰 섰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이곳은 예전에 은신처로 쓰던 곳이에요. 천장 쪽에 통풍구가 있어서 빠져나갈 수 있어요.”

임칭웨는 고개를 들어 어둠 속을 응시했다. 분명히 작은 틈이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닿을 방법이 없어.”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가씨. 제 어깨를 디디고 올라가세요.”

솽얼이 무릎을 꿇고 등을 굽혔다.

임칭웨는 잠시 망설였다. 귀족 영애로서 노예의 몸을 밟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거부감이 일었다.

“시간이 없어요, 아가씨!”

솽얼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임칭웨는 이를 악물고 솽얼의 어깨를 디뎠다. 그녀는 천장 틈으로 손을 뻗어 가장자리를 잡았다. 솽얼이 힘껏 일어나며 그녀를 밀어 올렸다. 임칭웨는 간신히 틈 밖으로 몸을 끌어올렸다. 그녀는 밖이 조용한 것을 확인한 후, 손을 내밀었다.

“손을 잡아, 솽얼.”

솽얼이 그 손을 잡았다. 그녀는 힘껏 잡아당겼다. 솽얼의 몸이 간신히 틈을 빠져나왔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숨을 헐떡였다.

“고마워.”

임칭웨가 작게 말했다.

“아닙니다, 아가씨.”

갑자기 뒤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돌아봤다. 어둠 속에서 여러 명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있었다. 진 가문의 사내들이었다.

“도망쳐!”

임칭웨가 솽얼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좁은 골목을 누비며 몇 번이고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추격자들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가씨, 저기요!”

솽얼이 한쪽 골목을 가리켰다. 그 끝에는 높은 담이 있었다.

“막다른 길이야!”

“아니요, 그 담 너머로 가면 돼요. 저쪽은 귀족 구역의 뒷길이에요.”

임칭웨는 망설였다. 하지만 추격자들의 함성이 점점 가까워지자 그녀는 결단을 내렸다. 그녀는 담 앞에 서서 돌의 틈새를 찾았다. 어릴 적 배운 기술을 떠올리며, 그녀는 손가락을 틈새에 넣고 몸을 끌어올렸다.

“먼저 올라가, 아가씨.”

솽얼이 뒤에서 밀어주었다.

임칭웨는 힘껏 몸을 끌어올려 담 위에 올라섰다.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솽얼이 그 손을 잡았지만, 그 순간 한 사내가 솽얼의 발목을 붙잡았다.

“놔!”

임칭웨가 외치며 발로 사내의 손을 걷어찼다. 솽얼도 몸부림쳤다. 그녀의 손이 허리춤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사내의 손목을 찔렀다.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손을 놓았다. 솽얼이 힘껏 몸을 끌어올려 담 위로 올라탔다.

그들은 담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래에서는 사내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돌을 던졌다. 하지만 임칭웨는 주위를 살폈다. 그녀는 이쪽 길을 알고 있었다. 조금만 가면 진 가문의 저택 뒷문이 보였다.

“조심해, 아가씨. 저 사람들이 돌아올 거야.”

솽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 하지만 이쪽으로 가면 안전한 길이 있어.”

임칭웨는 조심스럽게 담 위를 걸었다. 솽얼도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몇 개의 지붕을 넘고, 다시 담을 타고 내려와 작은 정원에 도착했다.

그 순간, 임칭웨의 눈에 낯선 물체가 보였다. 정원 한가운데에 놓인 검은 상자. 그 위에는 그들이 찾던 거울 조각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기야!”

임칭웨가 상자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의 손이 닿기 직전, 땅에서 쇠창살이 솟아올랐다. 함정이었다.

“함정이야!”

솽얼이 외치며 임칭웨를 뒤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쇠창살이 그녀를 둘러싸고, 그 위에서 철망이 내려와 그들을 가두었다.

“잡았다.”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는 진 가문의 장로였다. 그의 얼굴에는 음흉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임가의 아가씨, 그리고 그 노예. 신분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군.”

임칭웨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했다.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철창은 튼튼해 보였지만, 아래쪽에는 흙이 느슨하게 쌓여 있었다.

“여기 땅을 파.”

임칭웨가 솽얼에게 작게 속삭였다.

솽얼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으로 흙을 파기 시작했다. 임칭웨도 그녀를 도와 함께 구멍을 팠다.

“무슨 짓을 하는 거냐? 그건 소용없다.”

진 가문의 장로가 비웃었다. 하지만 그 순간, 솽얼이 갑자기 일어나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 철창 밖으로 던졌다. 그것은 작은 주머니였다. 주머니가 땅에 떨어지면서 흰 가루가 퍼져 나갔다.

“뭐야, 이게?”

남자가 당황하며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솽얼은 이미 또 다른 주머니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녀가 그것을 가루 쪽으로 던지자, 불꽃이 일어나며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가씨, 지금이에요!”

솽얼은 흙 구멍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임칭웨도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구멍 아래에서 좁은 통로를 발견했다. 솽얼이 앞장서서 기어갔다. 몇 분 후, 그들은 통로 끝에 도착했다. 위로 올라가자, 그곳은 진 가문의 서재였다.

“이게 무슨...”

임칭웨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서재 한가운데에는 거울 조각이 놓여 있었다. 진품이었다. 그녀는 달려가서 그것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벽이 갈라지며 또 다른 함정이 발동되었다. 화살이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엎드려!”

임칭웨가 솽얼을 밀치며 몸을 낮췄다. 화살이 그녀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거울 조각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그 충격으로 조각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조각이 깨졌다.

“아!”

임칭웨가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손을 뻗었지만, 조각은 이미 수십 개의 작은 파편이 되어 버렸다.

“아가씨, 괜찮아요?”

솽얼이 그녀를 부축하며 일으켰다.

“거울이... 깨졌어.”

임칭웨의 목소리는 절망에 가득 차 있었다.

“도망쳐야 해요. 여기서 나가서 다시 생각해요.”

솽얼이 그녀의 손을 잡고 창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밤하늘 아래, 그들은 거리를 헤매며 도망쳤다.

마침내 안전한 곳에 도착했을 때, 임칭웨는 무릎을 꿇고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손에는 거울 조각의 일부만이 남아 있었다.

“실패했어. 모든 게 끝났어.”

그녀가 중얼거렸다.

솽얼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감쌌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아가씨. 조각은 깨졌지만, 우리는 살아 있어요. 그리고 그 조각을 다시 찾을 방법이 있을 거예요.”

임칭웨는 고개를 들었다. 솽얼의 눈빛은 단호했다. 그 순간, 그녀는 비로소 느꼈다. 이 노예가 단순한 하인이 아니라, 운명을 함께할 동반자라는 것을.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임칭웨가 힘겹게 일어났다. 그녀는 깨진 거울 조각을 조심스럽게 품에 넣었다. 그리고 솽얼의 손을 잡았다.

“가자. 다음 계획을 세우러.”

어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함께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