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설이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감각된 것은 차가운 돌바닥이었다.
아니, 이건 말도 안 된다. 그녀는 소가의 외동딸, 가장 귀하고 정결한 아가씨였다. 비단 이불과 향기로운 침실에서 잠에서 깨어나야 마땅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뺨에 닿은 것은 축축하고 역겨운 짚더미였다.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몸이 이상했다. 팔이 가볍고, 손이 투박했으며, 손가락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거칠고 검붉은 그 손은 분명 아노의 손이었다.
“이게… 무슨…”
목소리조차 달랐다. 낮고 굵고 약간 쉰 목소리. 가녀리고 맑은 아가씨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소청설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더듬었다. 허벅지는 단단했고, 발은 넓고 거칠었다. 가슴은 없었다. 평평했다. 그녀의 몸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는 비천한 몸종인 아노의 육체만이 남아 있었다.
“아노! 아노야!”
그녀는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익숙한 소가의 안마당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키가 낮아진 탓에 복도가 더 높게 느껴졌고, 지나가는 하인들은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비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노, 정신이 또 혼미하냐?”
“어젯밤에 아가씨 방에서 뭘 그리 심하게 굴었는지, 머리가 뒤집혔구나.”
소청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
“내가 아노가 아니야! 나는 소청설이다! 너희 아가씨란 말이다!”
하인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늙은 하녀가 다가와 그녀의 팔을 잡았다.
“아가씨가 정신이 나갔구나. 아버님께 여쭤야겠다.”
소청설은 끌려가면서도 계속 소리쳤다. “아버지! 아버지! 저예요, 청설이예요!”
그녀는 대청마루 앞에 던져졌다. 소가의 가장, 소진원이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게 무슼 소란이냐.”
“아버지! 제가 청설이입니다. 아노와 몸이 바뀌었어요. 제발 믿어주세요!”
소진원은 인상을 찌푸렸다. 저 비천한 노예의 얼굴로 자기 딸 행세를 하다니. 그는 손을 휘저었다.
“이건 아노가 또 귀신 들렸구나. 장작간에 쳐넣어라. 열흘은 굶겨서 정신을 차리게 해라.”
“아버지! 아버지, 제가 진짜예요! 왼쪽 어깻죽지에 반점이 있어요! 어릴 적 넘어져서 생긴 상처요!”
소진원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곧 고개를 저었다.
“아노는 아가씨의 모든 것을 훔쳐봤겠지. 더 이상 말하지 마라.”
소청설은 하인들에게 끌려 장작간으로 던져졌다. 무겁고 어두운 문이 닫히고, 쇠고리가 걸렸다. 그녀는 발로 문을 차고 주먹으로 두드렸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제발요! 제 말을 들어주세요! 나는 소청설이에요!”
목이 쉬도록 울부짖었지만, 대답은 침묵뿐이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분노와 수치심이 가슴을 찢었다. 눈물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그날 밤, 장작간 문이 열렸다.
달빛 아래 서 있는 사람은 능묵이었다. 붉은 두루마기를 입고, 음흉한 미소를 머금은 그 여자는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소청설, 맞지?”
소청설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네가… 어떻게 내 이름을…”
“당연히 알고 있지. 나는 너를 구하러 왔어.”
능묵이 손을 내밀었다. “나와 함께 가자. 여기에서는 너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미친 노예일 뿐이다.”
소청설은 망설였다. 능묵은 소가의 적이다.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어둡고 냄새나는 장작간에 남아 있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
“왜… 나를 도우려는 거냐?”
능묵은 살짝 웃었다.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너의 가치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으니까.”
그녀의 눈빛에는 소청설이 읽을 수 없는 야망이 번뜩이고 있었다. 소청설은 결국 그 손을 잡았다. 차갑고 매끄러운 손이었다.
장작간 밖, 드넓은 달빛 아래에는 기다란 검은 마차가 서 있었다. 능묵은 소청설을 마차에 태우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앞으로 네 삶은 완전히 달라질 거야. 노예 시장에서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소청설의 몸이 굳어졌다. “노예 시장? 무슨 소리야!”
능묵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 음흉한 미소를 더욱 깊게 지었다. 마차가 어둠 속으로 출발했다. 뒤편에서는 소가의 장작간이 불길에 휩싸여 타오르고 있었다. 아무도 미친 노예가 사라진 것을 개의치 않았다.
마차 안에서 소청설은 자신의 운명이 얼마나 비참하게 뒤바뀌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한때 가장 높고 귀했던 아가씨는 이제 가장 낮고 천한 노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구해준 듯한 이 여자, 능묵은 그녀를 가장 깊은 지옥으로 던져 넣으려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소청설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의 몸을 되찾을 날을 반드시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날, 능묵의 비열한 계획은 산산조각날 것이다.
달빛이 창문을 비추었다. 마차는 쉬지 않고 어둠 속을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