猪猪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46c33c07更新:2026-06-30 14:59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어느 날, 여덟 살짜리 주봉춘은 뜨거운 열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마을에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다고들 말했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그때 하늘 위로 태백금성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무심코 천리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죽어가는 어린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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章节 1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어느 날, 여덟 살짜리 주봉춘은 뜨거운 열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마을에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다고들 말했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그때 하늘 위로 태백금성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무심코 천리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죽어가는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인연이로구나.” 태백금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저었다. 지난번에 없앤 돼지 요괴의 정화가 아직 주머니 속에 남아 있었다. 그는 그 정화를 주봉춘의 몸속에 불어넣었다. 아이의 몸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신기하게도 열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흘 후, 주봉춘은 눈을 떴다. 하지만 그의 몸속에는 이미 돼지 요괴의 정화가 사람의 혼과 뒤섞여 있었다. 그는 살아났지만, 더 이상 완전한 인간은 아니었다.

세월이 흘러 주봉춘은 열 살이 되었다. 어느 날 그는 마을 앞 개울가에서 조약돌을 주으며 놀고 있었다. 그때 물가에 낯선 소녀가 앉아 있었다. 아홉 살쯤 되어 보이는 그 소녀는 비단옷을 입고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주봉춘은 다가가 말을 걸려고 했다. 그런데 소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돼지야! 너 돼지 요괴잖아!” 소녀의 눈에는 주봉춘의 인간 얼굴 너머로 어렴풋이 돼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용왕의 딸 오아령이었다. 집안 싸움에 화가 나서 혼자 용궁을 뛰쳐나온 것이었다. 주봉춘은 당황했지만, 천천히 손을 내밀며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 나는 나쁜 사람 아니야.” 오아령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소년의 눈빛은 맑고 순수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그날부터 두 사람은 매일 개울가에서 만났다. 주봉춘은 물고기를 잡아주고, 오아령은 용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함께 돌다리下面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두 해가 흘렀다.

어느 날,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수십 명의 새우장수와 게장수가 개울가를 뒤덮었다. 그들은 오아령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공주님, 폐하께서 크게 노하셨습니다. 어서 귀궁하소서.” 오아령은 주봉춘의 손을 꼭 잡았지만, 결국 끌려가고 말았다. 그녀가 용궁으로 사라질 때, 뒤돌아보며 외쳤다. “다시 만나자, 주봉춘!” 주봉춘은 그날 하루 종일 개울가에 서서 그녀가 돌아오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또 사 년이 지났다. 주봉춘은 열네 살이 되었다. 마을 큰부잣집 잔치에 초대받은 그는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자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 건너편 자리에 예쁜 누나가 앉아 있었다. 주봉춘은 넋이 나간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쳤다. 갑자기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코는 납작해지고, 귀는 커졌으며, 온몸에 거친 털이 돋아났다. “돼지 요괴다!” 잔치 자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주봉춘은 제 손을 바라보며 경악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며칠 후, 마을 사람들은 그를 마을 밖으로 쫓아냈다. “저건 주봉춘이 아니야! 진짜 주봉춘은 이미 죽었어!” 먼 친척들은 그의 집을 차지하려고 그러는 것이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셨다. 주봉춘은 의지할 곳 없이 홀로 낯선 길을 걸었다.

해질녘, 그는 허름한 폐사에 도착했다. 지붕은 무너져 내리고, 거미줄이 사방에 쳐져 있었다. 주봉춘은 부서진 불상 아래 웅크리고 앉아 울었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흰 빛이 내리쬐었다. 한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태백금성이었다. “네 안에는 사람의 혼과 돼지 요괴의 정화가 함께 있단다. 네가 돼지로 변한 것은 술과 색심 때문이었다.” 주봉춘은 놀라서 물었다. “그럼 저는 계속 이 모습인가요?” 태백금성이 웃으며 말했다. “두 시간만 기다리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앞으로 술을 마시지 말고, 색심을 품지 마라. 만약 어기면 다시 돼지 얼굴이 될 것이다. 그럴 때는 두 시간만 기다리면 된다.” 그러자 정말 두 시간 후, 주봉춘의 얼굴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다.

태백금성은 손목시계 하나를 내밀었다. “이 팔찌를 차면, 술을 마시거나 색심을 품어도 돼지로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벗으면 다시 변할 수 있다. 돼지 요괴가 되면 힘이 엄청나게 세지고, 훗날 스님을 만나면 법술도 배울 수 있다. 위험할 때만 쓰거라.” 그리고 그는 스무 냥의 금을 주봉춘에게 주며 말했다. “이것은 내가 너에게 미안해서 주는 것이다.” 그러고는 곧바로 하늘로 사라졌다.

주봉춘은 폐사를 떠나 남쪽으로 길을 잡았다. 목적지는 해주성이었다. 길을 가다가 숲속에서 상처투성이인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고양이는 다리에 피를 흘리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주봉춘은 옷자락을 찢어 상처를 싸매 주고, 먹을 것을 조금 남겨준 뒤 다시 길을 떠났다. 그 고양이는 사실 묘묘라는 이름의 고양이 요괴였다. 그녀는 요괴 사냥꾼에게 쫓기다가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고양이는 주봉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은인… 나는 반드시 너를 찾아갈 거야. 그리고 은혜를 갚을 거야.” 그렇게 주봉춘은 앞으로 나아갔고, 묘묘는 숲속에서 조용히 그의 이름을 기억했다.

章节 10

주봉춘은 오랜만에 소용녀가 보고 싶어 통신법구를 꺼내 들었다. 법구에 기운을 불어넣자 파란 빛이 반짝이고 곧 연결되었다.

"여보? 나야."

그런데 법구 저쪽에서 들려오는 건 대답 대신 이상한 숨소리였다. 가쁘고 간간이 끊어지는 신음 섞인 호흡이었다.

"여보? 무슨 소리야?"

"아, 아... 봉춘 오빠?"

겨우 대답하는 소용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약간 떨리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숨이 그렇게 가쁘네?"

"아, 그게... 수련 중이었어. 요즘 새로운 비법을 익히느라 내공을 돌리고 있었거든. 그래서 숨이 좀... 아, 찮... 그래."

주봉춘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상에서도 수련 중에는 숨이 찰 때가 있으니 이상할 게 없었다.

"그래? 몸 조심하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응, 알았어. 오빠는 잘 지내?"

"응, 나야 뭐. 그런데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숨소리가 왠지..."

"괜찮아! 정말 괜찮아! 아... 으으... 그냥 수련이 좀 격렬해서... 아!"

그 순간 법구 저쪽에서 쿵쿵거리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주봉춘은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소리야?"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자세를 바꾸려고... 윽...!"

사실 그 순간 소용녀의 뒤에서는 왕거타가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깊게 박아 넣다가 점점 속도를 올리더니 이제는 거의 광란에 가까운 속도로 질내를 찌르고 있었다. 소용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법구를 들고 있는 손이 떨렸다.

"요즘 수련이 많이 힘든 모양이구나. 내가 곧 갈게. 조금만 기다려."

"아니야! 괜찮아! 오빠는 거기서 묘묘이랑 객관 잘... 아아... 잘 운영해!"

왕거타의 손이 소용녀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손자국이 남을 듯한 강한 힘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당기며 더 깊이 박아 넣었다. 소용녀의 눈이 커졌다. 이건 위험했다. 왕거타가 점점 통제 불능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보, 사실은 말이야..."

"오빠! 끊어야 해!"

"왜? 무슨 일 있어?"

"내가 키우는 마수가 갑자기 미쳐버렸어! 위험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마수? 너 언제 마수를..."

"끊을게! 진짜야! 아악!"

그리고 법구가 툭 끊겼다. 마지막에 들린 것은 진짜 공포에 찬 비명이었다. 주봉춘은 법구를 내려다보며 어리둥절했다.

"마수? 소용녀가 언제 마수를 키웠지? 그것도 미친 마수를?"

그러나 곧 어깨를 으쓱했다. 뭐, 천상의 신선들도 가끔 마수를 키우는 경우가 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지금 객관에는 손님도 없었고, 신경 쓸 일이 많지 않았다.

주봉춘이 법구를 치우자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묘묘가 다가왔다.

"주 선생님, 용녀 언니는 괜찮은가요?"

"응, 수련 중이라 바쁘다더라. 우리끼리 잘 지내야지."

묘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빛은 뭔가 생각하는 게 있어 보였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소용녀 언니가 없어도 나는 꼭 주 선생님 곁을 지키겠다고.

그때 객관 문이 벌컥 열리며 한 마리의 고양이 요괴가 뛰어들어왔다. 묘묘의 부하였다.

"대장!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야?"

"요괴동물성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사자 짐승왕이 늙어서 죽었어요!"

묘묘의 눈이 번쩍였다.

"그래서?"

"새로운 짐승왕을 뽑기 위해 동물성 안의 모든 요괴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대장님도 가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장님은 고양이 요괴들의 우두머리이시고 무력도 출중하시니, 짐승왕 자리를 노려볼 만합니다!"

묘묘는 주봉춘을 돌아보았다.

"주 선생님, 저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저도 고양이 요괴의 수장으로서 체면이 있으니까요."

주봉춘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고양이 짐승왕? 재밌겠네. 나도 한번 구경가자. 어차피 객관도 한산하니까 잠시 문을 닫고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묘묘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정말요? 함께 가주시는 겁니까?"

"그래. 심심하기도 하고, 요괴동물성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하니까."

그렇게 두 사람은 객관 문을 닫고 요괴동물성으로 향했다.

요괴동물성은 말 그대로 동물들이 변신한 요괴들이 모여 사는 도시였다. 성문을 들어서자 온갖 종류의 요괴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호랑이 요괴, 말 요괴, 토끼 요괴, 심지어 곰 요괴와 개구리 요괴까지. 저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곳곳에 본래 동물의 특성이 드러나 있었다. 귀나 꼬리, 또는 털이나 비늘 같은 것들이었다.

"우와, 정말 다양한 요괴들이 있구나."

주봉춘이 신기한 듯 둘러보았다. 묘묘는 익숙한 듯 길을 안내했다.

"대부분의 요괴들이 짐승왕 선발 대회를 보러 왔습니다. 저는 먼저 참가 접수를 하러 가겠습니다. 주 선생님은 잠시 이곳에서 구경하고 계세요."

"그래, 다녀와.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녀 볼게."

묘묘가 떠나자 주봉춘은 성내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길가에는 포장마차처럼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고, 요괴들이 각종 음식을 팔고 있었다. 냄새는 그럴듯했지만 어떤 음식은 인간이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주봉춘이 한참을 걷다 보니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 보니, 두 마리의 큰 요괴가 한 마리의 작은 요괴를 에워싸고 있었다.

"야, 이 쥐새끼야! 길을 비켜! 네가 감히 우리 앞을 가로막아?"

"네가 뭔데?"

대답하는 목소리는 작지만 당당했다. 주봉춘이 자세히 보니, 그 작은 요괴는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키가 150센티미터도 안 되어 보였다. 하지만 근육이 단단하게 붙어 있고, 피부는 건강한 밀색이었다. 성격이 불같아 보이는 인상이었다.

상대는 거대한 물소 요괴와 코뿔소 요괴였다. 둘 다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덩치가 주봉춘의 두 배는 되어 보였다.

"어디 한번 덤벼 봐, 꼬맹이!"

물소 요괴가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작은 요괴가 놀라운 속도로 몸을 피하며 반격했다. 순식간에 물소 요괴의 배를 걷어차고, 이어서 코뿔소 요괴의 턱을 올려쳤다. 그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두 거대 요괴가 동시에 나가떨어졌다.

"계속할래?"

작은 요괴가 당당하게 외쳤다. 두 거대 요괴는 일어나서 덤비려다가도 그의 눈빛에 눌려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는 꼬리를 내리고 도망가 버렸다.

주봉춘은 박수를 쳤다.

"와, 대단하군! 저런 작은 체구로 저렇게 큰 요괴 두 마리를 상대하다니!"

작은 요괴가 돌아보았다. 눈빛이 날카로웠지만 악의는 없어 보였다.

"네가 누구야?"

"나는 주봉춘이라고 한다. 그냥 지나가던 구경꾼일세."

"흥, 재미있는 인간이군. 나는 이식미라고 한다. 요괴동물성의 쥐 요괴 요리사지."

"쥐 요괴? 하지만 싸움 실력은 정말 대단하군."

이식미는 자랑스러운 듯 가슴을 폈다.

"기본이지! 자, 네가 내 실력을 알아봐 줬으니 한잔 하러 가자!"

주봉춘은 웃으며 따라갔다. 이식미는 근처 선술집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요괴들만 있는 술집이었지만 주봉춘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자, 이게 이 집 특제 약술이야! 한잔 해!"

이식미가 잔을 권했다. 주봉춘이 한 모금 마시자 얼얼한 맛이 올라왔다.

"우와, 독하군!"

"하하하! 인간이 이걸 마시다니, 꽤 하는군! 나는 원래 인간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너는 마음에 든다. 혹시 직업이 뭐야?"

"나는 객관을 운영하고 있어. 그런데 예전에는 천상의 천원수 named 주봉춘이었지."

순간 이식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천원수? 하늘의 장군이었다고? 아니, 인간이면서 천원수라고?"

"그래. 지금은 인간으로 환생했지만."

이식미는 술잔을 들고 벌떡 일어섰다.

"큰형님이 여기 계셨구나! 인간이 아니라 하늘의 장군님이시라니! 내가 무례를 범했소이다!"

"아니, 그럴 것까지야. 그냥 술 친구로 지내면 되지."

"아니오! 형님이라 부르겠소이다! 형님은 하늘의 신선이시고, 저는 이 땅의 작은 요괴에 불과하오이다. 앞으로 형님의 덕을 좀 보게 해주시오!"

주봉춘은 그의 순수한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지. 하지만 너도 내게 도움을 줄 수 있겠지?"

"물론이오! 형님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술잔을 부딪혔다. 이식미는 주봉춘을 형님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굴었다. 주봉춘도 이런 솔직한 요괴가 마음에 들었다.

한참 술을 마시다가 이식미가 먼저 일어났다.

"형님,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소이다. 짐승왕 선발 대회가 곧 있어서 준비해야 할 게 있어서요."

"그래, 가 보게. 나도 묘묘가 기다리고 있으니 가봐야겠다."

"묘묘? 고양이 요괴 우두머리를 아시오?"

"응, 내 객관의 직원이야."

이식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형님은 정말 대단하시오이다. 고양이 요괴의 우두머리를 직원으로 두시다니! 그럼 이번 짐승왕 대회에 참가하겠군요?"

"그런 모양이야."

"저도 한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물론 형님의 직원분과 겨루게 될지는 모르지만, 서로 멋진 승부를 펼치도록 하겠소이다!"

이식미가 인사하고 떠났다. 주봉춘도 자리에서 일어나 묘묘를 찾아 나섰다.

묘묘는 대회 접수처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었다.

"주 선생님, 접수 끝냈습니다. 이틀 후에 대회가 열립니다."

"자신 있어?"

"물론입니다. 저는 고양이 요괴들의 우두머리입니다. 짐승왕 자리, 반드시 차지하겠습니다."

주봉춘은 그런 묘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좋아, 그럼 이틀 동안 잘 준비하자. 나는 네가 이기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

묘묘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주봉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결심을 굳혔다.

그날 밤, 객관 대신 요괴동물성의 여관에서 묵게 된 두 사람. 묘묘는 방에서 홀로 무술을 연마하며 이틀 후를 준비했다. 주봉춘은 창가에 서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소용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마수가 미쳤다는데... 걱정되긴 하지만, 곧 보러 가야지."

그의 마음속에서는 소용녀에 대한 걱정이 스쳤지만, 지금은 묘묘의 대회가 더 중요했다. 그는 묘묘가 짐승왕이 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주봉춘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章节 2

# 2장

세월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주봉춘은 스물셋이 되었다. 키는 백육십칠 센티미터로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체구였다. 하지만 그의 가슴속에는 여전히 그 시절의 꿈과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태백성이 준 20냥의 금은 주봉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는 해주성에 작은 여관을 하나 열었다. '춘풍객잔'이라 이름 붙인 그 여관은 규모는 작았지만 정성이 가득했다. 주봉춘은 주인이면서 동시에 종업원이었다. 돈을 아끼기 위해 한 사람도 고용하지 않고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았다.

아침이면 일어나 마당을 쓸고, 방을 정리하고, 이부자리를 갈았다. 손님이 들면 인사하고 방을 안내하고, 저녁이면 직접 부엌에 서서 간단한 밥상을 차렸다. 그의 솜씨는 여관 주인치고는 제법 훌륭했다. 몇 가지 반찬과 국, 밥을 내놓으면 손님들은 대부분 만족해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정체였다. 태백성이 준 팔찌 덕분에 주봉춘은 이제 예전처럼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셔도, 길에서 예쁜 여자를 봐도 돼지 요괴로 변하지 않았다. 손목에 찬 그 은은한 빛을 내는 팔찌가 그의 정체를 완벽히 숨겨주었다. 그는 이제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오후였다. 주봉춘은 문지방에 걸터앉아 하품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별로 없는 한가한 시간이었다. 그때 갑자기 문이 두드렸다.

“똑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주봉춘은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얼굴에는 베일을 쓴 삿갓을 쓰고 있어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키가 큰 편인 주봉춘보다도 훤칠하게 커 보이는 여인이었다.

“어서 오세요. 혹시......”

주봉춘이 인사말을 꺼내기도 전에 여인이 갑자기 달려들었다. 주봉춘의 목을 끌어안으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주 오빠! 나야, 나! 나 기억해?”

주봉춘은 당황했다. 낯선 여인이 갑자기 자기를 안고 울고 있다. 그는 살짝 몸을 빼며 물었다.

“누구시죠? 저를 아시나요?”

여인은 베일을 벗고 삿갓을 벗어 던졌다. 그 모습이 드러나자 주봉춘은 숨을 멈췄다.

여인의 이마 양쪽에는 작은 용의 뿔이 돋아 있었다. 하얀 피부에 용의 비늘이 군데군데 박혀 은은하게 빛났다. 키는 백칠팔 센티미터쯤 되어 보였고, 풍만한 가슴은 하얀 사르르 옷 위로 드러나 깊은 골을 만들었다. 가느다란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는 여인의 곡선을 완벽히 드러냈다. 얼굴은 천사처럼 아름다웠지만, 코위에 올린 안경이 지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다.

“주 오빠, 나야. 오령이야. 용궁의 오령!”

주봉춘의 눈이 커졌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오래된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어린 시절, 함께 놀던 그 작은 용녀. 용왕의 딸이자 그의 소꿉친구였던 오령.

“오... 오령? 정말이야?”

주봉춘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그는 오령의 어깨를 잡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맞다! 네가 맞구나!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 용왕님께서 너를 용궁으로 데려가지 않았니?”

오령은 눈물을 닦으며 웃었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용궁에 가두려 하셨어.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열심히 애원하고 애원해서 결국 아버지께서 허락하셨어. 이제 나는 자유야, 주 오빠!”

주봉춘은 기쁘게 그녀를 객잔 안으로 안내했다.

“어서 들어와! 여기가 내가 운영하는 객잔이야. ‘춘풍객잔’이라고 해.”

오령은 객잔 안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와, 주 오빠가 이렇게 큰 객잔을 혼자 운영하는 거야? 대단하다!”

“에이, 별거 아니야. 그냥 작은 곳이야. 그런데 배는 안 고프니? 내가 간단하게 밥 좀 해줄까?”

오령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나는 그냥 주 오빠랑 있고 싶어.”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어린 시절의 친구가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서로의 앞에 서 있었다.

며칠 후, 오령이 말을 꺼냈다.

“주 오빠, 나도 이 객잔에서 같이 일할 수 있을까?”

주봉춘은 놀랐다.

“네가? 용왕의 따님이 이런 시골 객잔에서?”

“왜 안 돼? 나는 인간 세상에서 살고 싶어. 그리고 주 오빠랑 같이 있으면 재미있을 거야. 나 혼자 있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

주봉춘은 잠시 생각했다. 객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고, 혼자 감당하기 버거운 때도 있었다. 게다가 오령과 함께라면 더 즐거울 것 같았다.

“좋아. 그럼 함께 하자. 하지만 일은 열심히 해야 해, 알았지?”

“응! 고마워, 주 오빠!”

그렇게 오령은 춘풍객잔의 일원이 되었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사람을 잘 대했고, 손님들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친절함에 감탄했다. 객잔의 매출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주봉춘은 오령 덕분에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두 사람은 여전히 어린 시절처럼 지냈다. 주봉춘은 오령을 여전히 귀여운 여동생으로 생각했다. 그는 그녀를 보호해야 할 존재로 여겼고,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다. 오령도 주봉춘을 그저 친근한 주 오빠로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어렴풋이 다른 감정이 자라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 순수하고 단순해서 그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가끔 두 사람은 함께 밖에 나가 놀았다. 예전처럼 들판을 달리고, 강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시장을 구경하며 웃고 떠들었다. 주봉춘은 오령에게 인간 세상의 재미를 가르쳐주었고, 오령은 용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시간은 두 사람에게 소중한 추억이었다.

어느 날, 주봉춘은 객잔 일을 마치고 목욕을 하려고 목욕탕으로 갔다. 평소처럼 문을 밀고 들어가려는데,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아, 오늘은 목욕을 안 해야겠다. 피곤하니까 그냥 자야지.”

하지만 그는 몸이 좀 찝찝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주봉춘은 숨을 멈켰다.

목욕탕 안에는 오령이 있었다. 그녀는 알몸으로 욕조에 앉아 있었고, 물은 그녀의 가슴까지 차오르지 않았다. 그녀의 풍만한 두 가슴이 물 위로 드러나 있었고, 매끈한 피부와 용의 비늘이 군데군데 빛나고 있었다. 비늘은 그녀의 몸에 적절히 배치되어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녀의 얼굴은 놀라움과 수줍음으로 붉어졌다.

“주... 주 오빠!”

오령은 급히 물속으로 몸을 숙였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주봉춘은 얼굴이 시뻘개져서 급히 문을 닫았다.

“미안하다! 미안해, 오령! 나는 네가 없을 줄 알았어!”

주봉춘은 문 밖에서 허둥지둥 사과했다.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감싸 쥐었다.

잠시 후, 오령이 옷을 입고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붉었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 주 오빠. 내가 문을 잠그지 않은 게 잘못이야. 주 오빠 탓이 아니야.”

주봉춘은 고개를 숙이며 다시 사과했다.

“정말 미안하다. 앞으로는 꼭 문을 두드릴게.”

“응, 알았어. 괜찮다고 했잖아.”

하지만 그날 이후 주봉춘은 오령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그는 여전히 그녀를 여동생처럼 대했지만, 그 장면이 자꾸 떠올라 당황스러웠다. 반면 오령은 마음속이 혼란스러웠다. 분명 주 오빠는 자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었고, 자신이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뜨거워졌다.

“왜 이러지? 주 오빠는 그냥 오빠일 뿐인데......”

오령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그녀의 마음속에는 주봉춘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그녀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주봉춘은 혼자 방에 앉아 깊이 한숨을 쉬었다.

“큰일 났네. 오령이랑 어떻게 얼굴을 보지?”

하지만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다. 그냥 여동생일 뿐이다. 아무 일도 아니야.”

그렇게 그는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알 수 없는 떨림이 일고 있었다.

章节 3

아침 햇살이 여관 마당을 비스듬히 비추자 주봉춘은 나른한 기지개를 켜며 여관 문을 열었다. 어제처럼 오늘도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에휴, 오늘도 손님 없겠네."

주봉춘이 중얼거리며 빗자루를 들었을 때였다. 갑자기 여관 앞에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이 나타났다. 온갖 색깔의 털을 가진 고양이들이었지만 하나같이 눈빛이 범상치 않았다. 그 눈 속에는 사람 같은 지혜가 담겨 있었다.

"잠깐만."

뒤에서 나오던 소룡녀가 손을 들어 주봉춘을 막았다.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며 주변의 기운을 감지했다.

"요기다... 그런데 분명 요기인데 선기도 섞여 있어."

그 순간 고양이 무리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한 여인이 지붕 위에 나타났다. 키가 훤칠하고 긴 검은 생머리를 휘날리며 그녀는 우아하게 지붕 위에 섰다. 빨간색 고양이 귀 모양의 모자가 머리를 덮고 있었고, 눈가에는 선명한 빨간 아이섀도가 그려져 있었다. 빨간 원피스에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긴 하이힐을 신은 그녀는 마치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 아름다웠다. 가슴은 소룡녀보다 약간 작았지만 둥글고 예쁜 곡선을 이루었고, 허리 라인은 원피스에 가려졌지만 몸의 흐름이 느껴졌다. 엉덩이는 동그랗고 예쁘게 올라가 있었다. 얼굴은 귀여움과 요염함이 공존했고, 여우처럼 아름다운 눈매, 입을 살짝 올리면 고양이처럼 귀여운 미소가 번졌다.

"이 몸은 대홍산 고양이 요괴방의 방주, 묘묘다!"

목소리는 맑고 당당했다. 주봉춘이 고양이 무리를 보고 당황하고 있을 때, 묘묘가 지붕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그녀의 눈이 주봉춘을 발견하자 반짝였다.

"주 선생님!"

묘묘가 달려들며 주봉춘에게 안겼다. 주봉춘은 뜻밖의 포옹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어, 어? 누구시죠?"

"저예요, 저! 아, 주 선생님은 저를 기억 못 하시겠죠. 몇 년 전 큰비가 내리던 날, 주 선생님이 절 구해주셨잖아요. 그날 저는 상처투성이 고양이였는데, 주 선생님이 저를 여관으로 데려와 치료해 주셨어요. 그 은혜를 잊을 수가 없어서, 이번에 꼭 찾아왔어요. 주 선생님 여관에서 잡역부로 일하면서 은혜를 갚고 싶어요!"

묘묘가 말을 마치며 주봉춘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주봉춘은 멍하니 그 옛날 기억을 더듬었다. 그랬다, 몇 년 전 폭우가 쏟아지던 날, 문 앞에 피투성이가 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던 적이 있다. 그는 그 고양이를 데려와 상처를 치료하고 따뜻한 밥을 먹인 후 다시 놓아주었다. 그게 이렇게 큰 은혜가 될 줄은 몰랐다.

소룡녀가 두 팔을 끼고 묘묘를 살피며 말했다.

"네 몸에 요기도 있고 선기도 있군. 어떻게 된 거지?"

묘묘가 고개를 들어 소룡녀를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저는 원래 길고양이였는데, 우연히 선인의 도움을 받아 요괴가 되었고, 선기를 얻어 반선반요가 되었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 나쁜 짓 하지 않아요! 대홍산 고양이 요괴방은 의리를 중시하고, 사람을 해치지 않아요. 오히려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해요. 주 선생님 은혜를 갚고 싶어서 온 거예요. 부탁드려요, 여기서 있게 해주세요."

소룡녀는 잠시 생각했다. 묘묘의 기운을 느껴보니 악의는 없다. 게다가 선기가 섞여 있으니 도리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네가 진심이라면 여기서 일해도 좋다. 하지만 만약 무슨 짓을 하면..."

"절대 그러지 않을게요! 감사합니다, 주 선생님, 감사합니다, 소룡녀 선생님!"

묘묘가 기쁘게 뛰어올랐다. 그녀가 여관 안으로 들어가자 고양이 무리도 따라 움직였다. 묘묘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얘들아, 너희는 산으로 돌아가. 나는 여기서 주 선생님을 도울 거야. 필요하면 부를게."

고양이 무리는 순순히 흩어져 사라졌다. 여관 마당은 다시 평온해졌다.

그 후로 묘묘는 여관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녀는 천성이 활발하고 명랑해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키 큰 미녀가 고양이 귀 모자를 쓰고 빨간 원피스를 입고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풍경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말재주가 좋고 붙임성이 좋아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떤 손님은 일부러 그녀의 웃음을 보려고 여관에 왔다.

"묘묘 아가씨, 오늘도 예쁘시네요!"

"에이, 손님 농담이에요~ 자, 여기 국수 나왔습니다. 뜨거우니까 조심히 드세요."

묘묘는 능숙하게 손님을 응대하고, 주봉춘과 소룡녀에게도 잘 보좌했다. 청소, 심부름, 부엌일까지 가리지 않고 척척 해냈다. 주봉춘은 그녀가 고양이 요괴인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소룡녀도 묘묘를 믿기 시작했다. 하루는 묘묘가 빨래를 널고 있을 때 소룡녀가 다가와 말했다.

"묘묘, 요즘 고생이 많구나."

"아니에요! 주 선생님 은혜를 갚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게다가 소룡녀 선생님도 저를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묘묘가 빙글빙글 웃으며 방긋 웃었다. 그 웃음은 정말 순수했다.

밤이 되자 여관은 조용해졌다. 주봉춘과 소룡녀는 이미 방으로 들어가 쉬고 있었다. 묘묘는 여관 앞마당에 서서 달을 바라보았다. 그때 바람이 스치며 몇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고양이 요괴였다. 그들이 묘묘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두목님!"

묘묘의 표정이 여유로웠던 낮과는 달리 약간 엄숙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산에는 무슨 일 없었지?"

"네, 두목님. 아무 일 없습니다. 다만 두목님이 여기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좋아. 나는 앞으로 여기서 있을 거다. 대홍산 쪽은 네가 잘 관리해라.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알려라."

"명심하겠습니다, 두목님!"

고양이 요괴들이 다시 사라졌다. 묘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평소의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여관 문을 닫으려는 순간, 주봉춘이 잠깐 밖에 나왔다가 그녀와 마주쳤다.

"주 선생님! 아직 안 주무세요?"

묘묘가 반갑게 달려왔다.

"응, 뭐 좀 확인하려고 나왔어. 너도 일찍 쉬어."

"네! 주 선생님도 푹 주무세요.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날게요!"

묘묘가 힘차게 인사하고 부엌으로 사라졌다. 주봉춘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렇게 여관에는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그리고 이 식구는 때로는 고양이 귀를 쫑긋 세우고, 때로는 고양이처럼 얽히고, 하지만 항상 사람을 웃게 만드는 존재였다.

章节 4

주주춘은 땀에 젖은 등나무 셔츠를 입고 수레를 끌고 있었다. 수레 위에는 신선한 쌀포대, 푸른 잎이 무성한 배추, 붉게 익은 토마토, 그리고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실려 있었다. 오늘 장날이라 시장에서 싸게 많이 샀다. 주주춘은 힘을 내며 수레를 끌었다. 햇볕은 따갑고 길은 가팔랐지만, 그는 익숙한 발걸음으로 큰길을 따라갔다.

그때였다. 오른쪽 골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주주춘은 멈춰 섰다. 소리가 점점 커졌다. 누군가 울부짖는 것 같았다.

"이 개자식들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주주춘은 고개를 돌렸다. 골목 안쪽에 세 사람이 있었다. 두 명은 젊고 건장한 남자들이었고, 한 명은 그들에게 발로 차이며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피해자는 뚱뚱한 체격에 비만이지만 어딘가 단단해 보이는 덩치였다. 머리는 반쯤 벗겨졌고,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피부에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여 있었다. 그는 더러운 흙바닥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두 남자가 그의 등을 밟았다.

"야! 거기 뭐하는 짓이야!"

주주춘은 큰 소리로 외쳤다. 두 남자가 동시에 뒤돌아봤다. 그들의 눈은 낯설고 사나웠다. 주주춘의 직감이 날카롭게 경고했다. 이 사람들은 위험하다. 그는 손가락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이 인간, 꼴에 참견이 많군."

한 남자가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남자는 주위를 살폈다. 골목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어. 이 끌차꾼을 그냥 잡아먹어도 아무도 모를 거야."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다니... 미친 소리 하지 마!"

주주춘은 소리쳤지만, 두 남자는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피부가 갈라지고 털이 돋아났다. 첫 번째 남자의 몸이 길게 늘어지며 얼룩덜룩한 표범 무늬가 나타났다. 두 번째 남자는 거친 회색 털과 긴 주둥이를 드러내며 늑대로 변신했다.

"너희, 요괴였구나!"

주주춘은 손목에 찬 옥색 팔찌를 벗어 땅에 던졌다. 동시에 허리에 찬 주머니에서 작은 술병을 꺼내 두 모금을 들이켰다.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머리가 뜨거워졌다. 그는 눈을 감았다. 떠오르는 것은 이전에 몰래 봤던 춘화도였다. 그 그림 속 남녀의 형체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주주춘은 알았다. 그는 지금 계율을 깨고 있다. 첫째는 색계, 둘째는 주계.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주주춘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옷이 찢어지며 거친 돼지털이 돋아났다. 그의 얼굴이 길어지고 코가 위로 들렸다. 돼지 송곳니가 입 밖으로 드러났다. 그는 돼지 요괴로 변신했다. 몸이 두 배로 커지고 힘이 솟아올랐다.

표범 요괴가 먼저 달려들었다. 발톱이 번쩍였다. 주주춘은 주먹을 휘둘렀다. 그의 주먹이 표범의 얼굴에 적중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표범 요괴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뒤로 나자빠졌다. 늑대 요괴가 옆에서 덤벼들었다. 주주춘은 몸을 돌리며 발로 차올렸다. 늑대 요괴의 옆구리를 맞춰 벽에 부딪혔다. 두 번째 공격은 더 거셌다. 주주춘은 양손으로 늑대 요괴의 목을 잡아 땅바닥에 내리쳤다. 늑대는 신음하며 움직이지 못했다. 표범 요괴가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주주춘이 그의 머리를 한 번 더 내리쳤다. 이내 두 요괴는 정신을 잃었다.

주주춘은 숨을 고르며 팔찌를 다시 손목에 찼다. 그의 몸이 다시 인간의 형태로 돌아왔다. 옷은 찢어졌지만, 일단은 괜찮았다. 그는 다가가 피해자를 부축했다. 그 남자는 얼굴이 우글쭈글하고 입술이 두꺼워 마치 개구리 같았다. 피부는 거무칙칙했고 온몸이 때와 흙으로 얼룩져 있었다. 체구는 거대했지만 눈빛은 약해 보였다.

"괜찮으십니까?"

주주춘은 그를 일으켜 세웠다. 남자는 주주춘의 손을 잡으며 힘겹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왕거달이라고 합니다."

그가 몸을 일으키며 어깨를 털었다. 갑자기 그의 몸이 찌그러지고 변했다. 순간, 그의 모습은 거대한 두꺼비로 바뀌었다. 올록볼록한 혹이 등에 돋아나고 큰 눈이 튀어나왔다. 주주춘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너도 요괴였어?"

왕거달은 부끄러운 듯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네... 사실 저도 요괴입니다. 오늘 이 골목에서 술 마시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다른 요괴들에게 욕을 했다가 이렇게 맞았습니다. 제가 약해서요."

왕거달은 고개를 숙이며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장,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갈 곳이 없습니다. 저도 요괴인데, 같은 요괴끼리 서로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잠시만 머물게 해주십시오."

"나는 사실 사람 부분도 있어. 진짜 완전한 요괴는 아니야."

주주춘이 설명했지만, 왕거달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아까 분명 돼지 요괴로 변하셨잖아요. 저랑 다를 게 없습니다. 부디 저를 받아주십시오. 곧 다른 곳을 찾을 테니 오래 머물지 않겠습니다."

주주춘은 한숨을 쉬었다. 왕거달의 처지가 불쌍했다.

"알겠다. 여관으로 가자. 하지만 우리 주인장인 소룡녀와 다른 식구들이 너를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주주춘은 왕거달을 데리고 여관으로 향했다. 해가 저물어 어스름해지기 시작했다. 여관 앞에는 기와지붕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문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나온 두 여자가 그들을 맞았다.

첫 번째는 긴 검은 머리와 맑은 눈을 가진 미녀였다. 그녀는 소룡녀였다. 두 번째는 작은 체구에 밝은 표정의 묘묘였다.

"주주춘 오빠! 돌아왔구나!"

묘묘가 반갑게 인사했다. 하지만 소룡녀는 곧바로 표정이 굳었다. 그녀의 눈빛이 왕거달을 향해 날카로워졌다.

"저 남자... 요괴야?"

소룡녀가 조용히 물었다. 주주춘은 어색하게 웃었다.

"네... 하지만 불쌍한 처지라서 잠시만 머물게 하려고요. 착한 요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소룡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불안이 떠올랐다. 묘묘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요괴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다. 하지만 주주춘의 간청에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하지만 오래 머물게 하면 안 돼."

"네, 고마워요."

주주춘은 왕거달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왕거달은 조용히 따라들어오며 눈을 굴렸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소룡녀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그는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그 웃음에는 음흉한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주주춘, 왕거달, 소룡녀, 묘묘가 식탁에 둘러앉았다. 소룡녀는 밥과 반찬을 정리했다. 왕거달은 젓가락을 들며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식탁에서 밥을 먹는 동안, 그의 행동은 이상했다. 그는 밥을 크게 퍼먹었고 그 과정에서 갑자기 그의 입에서 거대한 혀가 튀어나왔다. 혀는 끈적한 기름과 침으로 뒤덮여 있었고 길이가 무려 두 뼘은 넘어 보였다. 혀가 식탁 위의 국그릇을 덮쳤다. 소룡녀는 깜짝 놀라 뒤로 몸을 젖혔다. 묘묘도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왕거달은 웃으며 혀를 다시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주주춘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마셨다.

"괜찮아. 그냥 조심하면 돼."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왕거달은 주주춘에게 말했다.

"저는 밖에 있는 헛간 같은 데서 자겠습니다. 여기서 편히 쉬겠습니다."

"알겠어. 그러면 자고 가."

왕거달은 헛간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곧 멈춰 섰다. 그는 조용히 몸을 숨기며 작은 문틈으로 안을 살폈다.

목욕탕에서 물소리가 났다. 소룡녀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그녀는 긴 머리를 풀고 거품이 일렁이는 물에 몸을 맡겼다. 창문 틈새로 달빛이 스며들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편안히 쉬고 있었다.

갑자기 소룡녀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그녀를 보고 있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왕거달은 벽에 달라붙어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의 은신술은 완벽했다. 자신의 기척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소룡녀는 자신이 너무 예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다시 물놀이를 즐겼다. 밖에서는 왕거달이 어둠 속에서 혀를 내밀며 낮게 웃고 있었다. 그의 눈은 욕망으로 빛나고 있었다.

章节 5

주봉춘은 문간에 서서 하품을 하며 오후의 나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 멀리서 두 명의 인영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하나는 남자였고 하나는 여자였다. 남자는 키가 장장 팔 척은 되어 보였고, 근육이 불끈불끈 솟아 있었으며 피부는 시커멓게 그을렸다. 얼굴에는 험악한 기운이 가득했다. 여자는 베일을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몸매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았다. 허리는 가냘프고 가슴은 풍만했으며, 걸음걸이마다 우아함이 흘러넘쳤다.

주봉춘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가 다가가 인사하자, 여자가 천천히 베일을 벗었다. 그 순간 주봉춘은 숨을 멈췄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이런 미인이 있다니? 달에서 내려온 선녀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얼굴은 백옥처럼 희고, 눈은 별처럼 반짝였으며, 입술은 붉은 앵두 같았다. 머리카락은 검은 폭포처럼 흘러내렸고, 그 위에 얹힌 비녀 하나도 신비로운 빛을 뿜고 있었다.

“나는 항아라고 합니다. 이쪽은 오강이에요.”

여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주봉춘의 귀에 그 목소리가 꿀처럼 달콤하게 들어왔다. 그는 넋을 잃고 항아를 바라보았다.

“저, 저는 주봉춘입니다! 이 객잔의 주인이에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그는 정신없이 손님을 안내했다. 미묘와 소룡녀가 부엌에서 나와 손님을 맞았다. 미묘는 고개를 갸웃하며 항아를 보더니 무언가 느낀 듯 눈을 깜빡였다. 소룡녀는 주봉춘이 항아에게 푹 빠진 모습을 보고 벌써부터 볼이 빨개졌다.

“아, 이분이 바로 천상에서 내려온 항아 선녀님이십니까? 듣던 대로 아름다우십니다.”

미묘가 인사하며 말했다. 항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너희도 알고 있었구나. 태백금성이 말해 주더라. 이 객잔의 주인인 주봉춘과 너희 둘은 선인들이라고. 나쁜 의도는 없다고 들었으니, 나는 편하게 지내려 한다.”

주봉춘은 깜짝 놀랐다. 자기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다니.

“하하, 저희가 무슨 대단한 존재라고… 그냥 평범한 객잔 주인일 뿐입니다.”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소룡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저 남자가 항아 앞에서 왜 그렇게 떠는 거야?

“사실 말이야, 하늘에 큰일이 났어.”

항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옥황상제께서 나를 지상으로 보내신 이유는, 곧 두 개의 태양이 하늘에 뜰 것이기 때문이야. 그렇게 되면 인간 세상은 불타서 멸망하고 말 거야. 그래서 후예의 신궁을 찾아서 그 태양을 쏘아 떨어뜨려야 해.”

주봉춘이 눈을 반짝였다.

“후예의 신궁이라고요? 그 유명한 신궁 말입니까?”

“그래. 하지만 후예는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야. 나는 그의 기억만 가지고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야 해. 지금으로서는 장청산(长青山) 쪽에 단서가 있다고 들었어. 거기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주봉춘이 벌떡 일어났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장청산이라면 제가 가 보겠습니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항아의 눈빛에 감사함이 스쳤다. 그러나 소룡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저게 뭐야? 내 앞에서 다른 여자한테 잘 보이려고?

“아니야, 주봉춘! 네가 객잔을 지켜야지. 내가 가겠어.”

소룡녀가 발끈하며 나섰다. 주봉춘은 당황했다.

“소룡녀, 네가? 하지만 너는…”

“나도 갈 수 있어! 게다가 나는 무술도 할 줄 알고, 네가 가는 것보다 훨씬 낫지.”

그녀의 목소리에 불이 붙어 있었다. 항아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둘이 다 가고 싶은 모양이군. 하지만 나는 한 사람만 보낼 생각이었어. 그런데 여기 계신 이 분은 누구시죠?”

항아가 눈을 돌리자, 문 쪽에 서 있던 왕꺼떡이 껄껄 웃으며 나섰다.

“나는 왕꺼떡이라고 하오. 장청산 근처는 내가 아주 잘 알지. 거기서 태어나서 자랐으니까.”

주봉춘이 찡그렸다.

“네가? 너 그냥 두꺼비 요정 아니야?”

“요정이면 어때? 길을 아는 게 중요하지! 게다가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러는 거요.”

소룡녀는 왕꺼떡을 한 번 쓱 보았다. 더러운 남자. 옷은 구겨지고, 냄새는 고약하고, 피부는 울퉁불퉁했다. 그와 함께 간다니 끔찍했다. 하지만 주봉춘이 항아에게 넋을 잃은 모습을 보니, 여기 있는 것도 괴로웠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좋아. 내가 왕꺼떡과 함께 장청산으로 가겠어. 하지만 너, 나한테 무슨 짓 하면 가만 안 두겠어.”

왕꺼떡이 능글맞게 웃었다.

“무슨 말씀을! 저는 충성스러운 가이드일 뿐이오.”

주봉춘이 말리려 했지만, 소룡녀가 손을 저었다.

“객잔은 네가 지켜. 그리고 항아님도 편히 쉬시게 해야지. 나는 금방 다녀올게.”

그녀의 말에 주봉춘은 더 이상 반박하지 못했다. 항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소룡녀에게 인사했다.

“부탁할게. 조심하고 와.”

소룡녀는 주봉춘을 흘낏 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주봉춘은 항아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소룡녀에게는 관심도 없었다. 그 모습에 소룡녀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는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왕꺼떡이 뒤따르며 입가에 흐릿한 미소를 띠었다.

장청산은 울창한 숲과 험준한 바위로 뒤덮인 곳이었다. 길은 좁고 험해서 걸음걸음마다 조심해야 했다. 소룡녀는 화가 난 채로 앞장서 걸었고, 왕꺼떡은 뒤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훔쳐보았다. 가냘픈 허리, 탱탱한 엉덩이, 그리고 덮을 수 없는 매력. 그의 두꺼비 본성이 꿈틀거렸다.

“여기서 무슨 단서를 찾으라는 거지?”

소룡녀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왕꺼떡이 어깨를 으쓱했다.

“먼저 마을에 가서 물어보는 게 좋겠소. 여기 늙은이들은 뭘 좀 알지.”

그들은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몇몇 노인들이 돌 위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소룡녀가 다가가서 물었다.

“혹시 이 근처에서 이상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예를 들어, 하늘을 나는 화살 같은 거요?”

한 노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다.

“화살? 하… 며칠 전에, 북쪽 깊은 산 쪽으로 뭐가 번쩍이며 나는 걸 봤어. 마치 화살 같았지. 혼자서 움직이더라고.”

소룡녀의 눈이 반짝였다.

“정말입니까? 그 화살이 어디로 갔습니까?”

“내가 보기엔 북쪽 깊은 산, 그러니까 나무요정들이 사는 숲 쪽으로 들어갔어. 거기는 위험한 곳이라 사람이 잘 안 가.”

소룡녀는 고마움을 표하며 돌아섰다. 왕꺼떡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스쳤다. 나무요정의 숲? 거기는 함정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 함정들을 잘 알고 있었다.

“소룡녀 아가씨, 내가 길을 잘 알고 있소. 나를 따라오시오.”

그가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소룡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따라갔다. 숲은 점점 깊어지고 어두워졌다. 나무들은 기괴하게 뒤틀렸고, 바람이 불면 신음하는 소리가 났다. 소룡녀는 점점 초조해졌다.

“여기가 맞는 거야?”

“맞소. 조금만 더 가면 되오.”

한참을 걸은 후, 왕꺼떡이 넓은 공터에서 멈췄다.

“여기서 좀 쉬는 게 좋겠소. 길이 험하니 체력을 보충해야 하오.”

소룡녀는 지쳐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나무 밑에 앉아 눈을 감았다. 소룡녀는 잠이 들었다.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주변 나무들에서 이상한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투명하고 점성이 있었으며, 그들의 옷에 닿자마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소룡녀가 잠에서 깼을 때, 그녀는 자신의 옷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뭐야! 내 옷이!”

그녀는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지만, 가슴이 너무 커서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다. 젖꼭지가 겨우 손가락 사이로 가려졌을 뿐, 그 아래로 풍만한 곡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른 손은 아래로 내려가 음부를 가렸지만, 엉덩이는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왕꺼떡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옷은 완전히 녹아 없어졌다. 그의 몸은 뚱뚱했지만 근육이 불끈불끈 솟아 있었고, 피부는 거칠고 검었다. 그의 성기가 발기하여 서 있었다. 길이가 30센티미터는 되어 보였고, 굵기는 팔뚝만 했다. 혈관이 그물처럼 얽혀 있었고, 강한 남성 냄새가 풍겼다. 귀두는 포피가 완전히 덮여 있었고, 그 안에는 오래 쌓인 포피垢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고환은 거대했고,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두꺼운 정액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오!”

왕꺼떡이 일부러 놀란 척 외쳤다. 소룡녀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지만, 그 거대한 물건은 시야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냄새가 그녀의 콧속을 파고들었다. 두꺼비 수컷의 발정 냄새는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그녀의 본능을 자극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그 냄새를 무시하려 했지만, 몸이 약간 떨렸다.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 거대한 물건이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어떡하지? 옷이 없으니 이 상태로 가야 하는 거야?”

소룡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왕꺼떡이 어색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나무요정의 숲을 통과하려면 화살 쪽으로 가야 하오. 내가 길을 안내할 테니, 아가씨는 나를 따라오시오.”

소룡녀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알몸으로 숲속을 걸었다.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그들의 맨살을 비췄다. 소룡녀의 가슴은 걸을 때마다 크게 흔들렸고, 엉덩이는 매끄럽게 움직였다. 왕꺼떡은 그 모습을 몰래 훔쳐보며 침을 삼켰다. 그의 성기는 계속해서 발기한 상태였다. 그 거대한 물건이 앞서 걸으며 좌우로 흔들렸고, 고환은 부딪히며 쿵쿵거리는 소리를 냈다.

소룡녀는 고개를 돌려 그 광경을 피하려 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그 거대한 물건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클수록 좋다는 소문은 들어봤지만, 이렇게 큰 것은 처음 봤다. 그녀는 얼굴이 더 빨개졌다. 정신 차려! 지금은 신궁을 찾아야 할 때야! 하지만 몸은 이미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젖꼭지가 살짝 서 있었고, 음부에서는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다. 그녀는 혼자서 애를 쓰며 그 감각을 억누르려 했다.

“저기, 화살이 보이는 것 같소.”

왕꺼떡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멀리서 한 줄기 빛이 번쩍이며 숲속을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었다. 소룡녀는 정신을 차리고 그 빛을 쫓았다.

“기다려! 내가 잡을게!”

그녀가 달리기 시작했다. 왕꺼떡도 뒤따라 달렸다. 그의 커다란 성기가 뛸 때마다 힘차게 흔들렸고, 고환이 부딪히며 찰싹찰싹 소리를 냈다. 소룡녀는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 귀를 막았지만, 냄새와 시각은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은 점점 화살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 앞에는 또 다른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무요정들이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소룡녀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오직 화살과 그 뒤에 있는 신궁의 단서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왕꺼떡은 입가에 흐릿한 미소를 띠었다. 곧 기회가 올 것이다.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순간이.

章节 6

왕가타와 소룡녀는 여전히 벌거벗은 채로 깊은 산속을 헤매고 있었다. 사흘째 계속된 사신궁의 화살 찾기는 두 사람을 점점 더 깊은 숲 속으로 이끌었다. 소룡녀의 손에는 신비로운 빛을 내뿜는 작은 나침반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거의 다 온 것 같아... 화살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소룡녀가 말했다. 그 순간 갑자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굉음과 함께 산 전체가 요동쳤다. 소룡녀가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조심해!"

왕가타가 재빨리 소룡녀의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의 커다란 손은 그만 소룡녀의 풍만한 가슴 위에 얹히고 말았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촉감이 손바닥 전체를 감쌌다. 동시에 왕가타의 엄청난 크기의 성기가 소룡녀의 매끄러운 허벅지 사이에 닿았다. 그 끝이 살짝 젖어 있는 그곳의 입구에 거의 들어갈 듯이 밀착되었다.

소룡녀의 얼굴이 순간 새빨개졌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터질 것만 같았다.

"미,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왕가타는 급히 손을 떼며 사과했지만, 그의 마음속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 큰 가슴의 촉감이 아직도 손바닥에 생생했다. 성기도 아직 발기한 채로 그녀의 엉덩이 부근을 스치고 있었다. '이런, 이런... 순수한 아가씨한테 너무한 거 아냐?'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소룡녀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숙이고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수풀 속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왔다. 무시무시한 모습의 마물들이 사방에서 그들을 에워쌌다. 소룡녀는 벌거벗은 몸으로 싸우려니 행동이 다소 불편했다. 가슴이 흔들리고 비밀스러운 곳이 드러날까 봐 온전히 힘을 쓸 수 없었다. 그 틈을 노려 작은 마물 하나가 소룡녀의 뒤로 돌아가 덤벼들었다.

"조심해!"

왕가타가 자신의 거대한 몸으로 소룡녀를 보호하며 그 마물을 들이받아 멀리 날려버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작은 마물의 발톱이 왕가타의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괜찮아?"

소룡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상처를 입은 왕가타의 손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남은 마물들을 모두 처리한 후 왕가타에게 다가갔다.

"상처가 깊지 않아? 너 때문에 다쳤구나..."

소룡녀의 눈빛에 미안함이 가득했다. 왕가타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사내대장부가 이런 상처쯤이야 껌이죠."

그날 밤, 두 사람은 깊은 산속 동굴에서 모닥불을 피웠다. 동굴 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룡녀는 상처 난 왕가타의 손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녀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통증은 좀 어때? 내가 약초를 좀 찾아볼까?"

"아뇨, 아뇨. 걱정 마세요. 제가 두꺼비 정령이라서 회복도 빠르고요.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왕가타는 순수한 소룡녀를 보며 이 여자 참 순진해서 속이기 쉽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강하고 괜찮은 척 연기했다. 비가 점점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소룡녀가 동굴 입구로 나가 빗물에 몸을 씻기 시작했다.

"아, 시원하다..."

소룡녀는 두 팔을 들어 빗물을 맞았다. 빗물이 그녀의 매끈한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거기에 왕가타도 합류했다. 그는 일부러 소룡녀의 뒤에서 몸을 씻는 척하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그의 30센티미터나 되는 발기한 성기가 휙 하고 소룡녀의 통통하고 탄력 있는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어!"

소룡녀가 깜짝 놀라 전신을 크게 떨었다. 그녀가 부끄럽고 약간 화난 표정으로 왕가타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 왕가타의 상처 난 손이 들어왔다. 순수하고 착한 소룡녀는 그를 꾸짖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왕가타의 거대한 성기를 바라보았다. 털이 많은 그 위에는 포피가 덮여 있었고, 그 안에 때가 껴 있는 것이 보였다.

"그... 그것도 씻지 않을 거야? 포피 안에 때가 꽤 많이 껴 있는 것 같은데..."

소룡녀가 부끄러워하며 작게 물었다. 왕가타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 저는 두꺼비 정령이라 더러워도 괜찮아요. 오히려 이게 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거죠."

다음 날, 두 사람은 다시 화살을 찾아 떠났다. 이번에는 왕가타가 앞장서기로 했다.

"제가 이쪽 길이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따라오세요."

왕가타는 소룡녀를 한쪽 길로 안내했다. 그 길은 점점 좁아지더니 갑자기 바닥에 이상한 문양이 새겨진 곳에 도착했다. 그 문양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순간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장소로 이동되었다.

"이게... 어디야?"

소룡녀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이상한 방 안에 있었다. 사방이 돌로 막혀 있었고, 창문도 문도 없었다. 단 하나, 벽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여성의 입으로 남성의 성기를 깨끗이 청소하면 숨겨진 문이 열리리라'

소룡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온갖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방에서 나갈 수 없었다. 주문을 외워도, 힘을 써도 벽은 꿈쩍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다.

"이건 분명히 속임수야! 믿지 마!"

왕가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 흐르고 소룡녀는 점점 초조해졌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은 주인공 오빠한테 말하지 마."

소룡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녀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왕가타의 30센티미터 성기에는 혈관이 굵게 드러나 있었고, 두꺼비 등의 혹 같은 작은 돌기들이 여기저기 돋아 있었다. 포피 안에는 하얀 때가 잔뜩 쌓여 있었다. 소룡녀는 강한 인내심을 갖고 그 성기를 입안에 넣었다.

"음..."

왕가타가 전율하며 떨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소룡녀는 빠른 속도로 입을 움직이며 포피 안의 때를 입술과 혀로, 때로는 이로 긁어내기 시작했다. 그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는 순간, 입안에 강한 악취와 함께 강렬한 남성적인 냄새가 퍼졌다. 소룡녀는 조금 삼켜버렸다.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그녀는 대부분을 뱉어냈지만 일부는 이미 들어간 후였다.

"우욱..."

소룡녀가 고개를 돌려 침을 뱉었다. 그녀의 성기는 깨끗해졌다. 그러자 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이 열린 것이다. 두 사람은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 소룡녀는 배 속에서 이상한 열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삼킨 그 찌꺼기가 마치 춘약처럼 몸속에서 발효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젖어 있는 곳이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허벅지를 비볐다.

"어... 왜 이렇게 뜨거워..."

그들은 마침내 깊은 산 꼭대기에서 사신궁의 화살 한 자루를 발견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그 화살은 공중에 떠서 빛나고 있었다. 왕가타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것을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마물 친구가 사는 굴에서 두 벌의 옷을 얻어 왔다.

"이제 옷을 입어요. 이렇게 벌거벗고 다닐 필요 없어요."

왕가타가 옷을 건네며 말했다. 소룡녀는 그 옷을 받아 입었다. 그제야 두 사람은 더 이상 벌거벗은 채로 황야를 헤매지 않아도 되었다. 소룡녀는 여전히 배 속의 뜨거운 기운에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지만, 그것을 애써 무시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章节 7

해주성 북쪽 산기슭에 도착했을 때, 해는 이미 세 개나 떠 있었다. 땅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바람조차 숨을 죽인 듯 고요했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자,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만이 돌과 흙을 스치며 메아리쳤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고, 마치 무언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드디어 그 석대가 보였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바위 위에, 한 자루의 활이 놓여 있었다. 활은 검푸른 빛을 띠고 있었고, 태양빛을 받아 반짝이며 신비스러운 기운을 내뿜었다. 누군가가 말했다. "저게 사일신궁이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앞에 모여들었다.

먼저 시도한 이는 오강이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다가가 손을 뻗었지만, 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붉어졌고,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지만 신궁은 마치 땅에 붙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이럴 수가!" 오강이 중얼거렸다. 주봉춘은 그의 뒤에서 지켜보다가 마음이 조급해졌다. "나도 한번 해보겠소." 그가 앞으로 나서서 활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활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주봉춘은 온몸의 힘을 다해 끌어올렸지만, 활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차례대로 시도해 보았지만, 신궁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산을 내려와 해주성의 여관으로 돌아갔다. 여관의 방은 좁았고, 더위는 여전했지만, 주봉춘의 마음은 그 불볕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그는 혼자 방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저 활만 가질 수 있다면, 하늘에서 천붕원수가 될 텐데. 그럼 항아 선녀도 나를 알아봐 주지 않을까?" 그의 마음속에는 항아의 아름다운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상상했다. 자신이 천붕원수가 되어 은하수를 가르며 그녀 앞에 서 있는 모습을. 그러나 그 옆에는 항상 소룡녀가 있었다. 그녀는 주봉춘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주 오라버니, 왜 그렇게 넋이 나갔어요?" 소룡녀의 눈빛에는 슬픔이 스쳐 지나갔다. 주봉춘은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웃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같은 시간, 광한궁 안에서는 음탕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항아는 오강의 품에 안겨 입술을 깨물었다. "그만해요, 누군가 들을지도 몰라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오강은 웃으며 말했다. "들리면 어때? 네가 이 궁에서 나를 피할 수 있겠어?" 항아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과거를 떠올리면, 그녀는 후예를 버리고 하늘로 올라간 날을 기억했다. 오강이 준 그 불사약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 후로 그녀는 광한궁에 갇혀, 오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좋은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여관에서, 주봉춘은 항아의 방 앞을 지날 때마다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낮고, 숨을 죽인 듯한 신음 소리.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항아가 혼자 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아 선녀는 참 외로울 거야." 그는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리고는 더욱 그녀를 동정하고 사모하게 되었다.

오강은 하늘에서 태상노군을 찾아갔다. "노군께서 저를 도와주소서. 그 사일신궁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법보가 필요합니다." 태상노군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대를 위해 특별히 단약을 만들겠소. 그것을 복용하면 잠시 동안 신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 오강이 기뻐하며 고개를 숙였다.

주봉춘은 이 소식을 듣고 초조해졌다. "오강이 먼저 해낼지도 몰라. 그럼 난 끝장이야." 그는 방 안을 서성거렸다. 소룡녀가 그의 곁에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주 오라버니, 걱정 마세요. 제가 도울 방법이 있어요." 주봉춘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방법인데?" 소룡녀는 잠시 망설였다. "아버님께서 예전에 말씀하셨어요. 제가 결혼하면 용궁의 보물과 함께 용의 법보를 주시겠다고요." 주봉춘의 눈이 반짝였다. "정말이냐? 그럼 그 법보로 내가 신궁을 들어 올릴 수 있겠구나!" 그는 소룡녀의 손을 잡았다. "고맙다, 소룡녀야!"

소룡녀는 그의 기쁜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시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주 오라버니, 정말 그렇게 항아 선녀를 좋아하세요?" 주봉춘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 나는 항아 선녀를 사랑해.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소룡녀는 그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제가 용궁의 신력 장갑을 가져다드릴게요. 그걸 끼면 신궁을 들어 올릴 수 있을 거예요." 주봉춘이 기뻐하며 그녀를 안았다. "정말 고맙다, 소룡녀야! 너는 정말 내 좋은 여동생이야." 소룡녀는 그의 품 안에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는 단지 그녀를 여동생으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그날 밤, 소룡녀는 자기 방에 돌아와 혼자 울었다. 창문 너머로, 왕거덜이 그녀를 훔쳐보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 내 차례군."

다음 날, 용왕이 여관 밖에 나타났다. 소룡녀는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아버님, 저 결혼할 사람을 찾았어요." 용왕이 놀라며 물었다. "누구냐? 내가 전에 소개해 준 용족의 왕자들은 마음에 안 든다더니?" 소룡녀는 잠시 주봉춘을 바라보았지만, 곧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때, 왕거덜이 앞으로 나섰다. "소룡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접니다!" 용왕이 그의 추한 얼굴을 바라보며 어이없어 했다. "네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소룡녀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생각했다. 만약 왕거덜과 결혼하면, 주 오라버니를 계속 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신력 장갑을 받아 주 오라버니를 도울 수 있어. 혹시 언젠가 그가 내 마음을 알아준다면, 그때 이혼하면 돼. 그녀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왕거덜의 말이 맞아요." 용왕이 기절할 듯 놀라며 외쳤다. "뭐라고! 그 많은 좋은 남자들은 두고, 이 두꺼비 요괴를 고르다니!" 그는 분노에 차서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틀 후, 소룡녀가 여관 일을 마치고 방에 돌아왔을 때, 용왕이 이미 그곳에 와 있었다. 방 안에는 용궁의 보물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용왕은 딸을 껴안으며 말했다. "아가, 무슨 일이 있으면 아버지에게 말해라." 소룡녀는 고개를 숙였다. "아버님, 죄송해요. 하지만 말할 수 없어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부탁했다. "대신, 용궁의 신력 장갑을 주세요." 용왕은 한숨을 쉬며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한 쌍의 장갑이 공중에 나타났다. "가져가라. 그리고 언제든지 이혼하고 싶으면, 용궁으로 돌아와라. 아버지는 항상 널 환영할 것이다." 그가 떠난 후, 소룡녀는 장갑을 꼭 움켜쥐었다.

저녁이 되자, 왕거덜의 방에는 붉은 촛불과 희자가 켜져 있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주봉춘이 찾아와 그에게 말했다. "왕거덜, 내 소룡녀 여동생을 잘 대해 줘." 왕거덜이 웃으며 대답했다. "고맙다, 주봉춘!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소룡녀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다니, 덕분에 내가 성공했어." 주봉춘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소룡녀는 결혼식 복장을 입고 나타났다. 그녀는 반투명한 흰색 고대식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다리가 은은히 비쳐 보였다. 가슴을 감싼 옷 위로 거대한 가슴이 거의 터질 듯 드러나 있었다. 그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음란함을 자아냈다. 고양이 요괴 묘묘가 감탄하며 말했다. "와, 소룡녀는 진짜 선녀야! 너무 예뻐!"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룡녀는 주봉춘 앞에 서서 물었다. "주 오라버니, 하실 말씀은 없으세요?"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그가 한 마디만 하면, "나를 좋아한다"고만 말하면, 지금 이 결혼을 멈출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봉춘은 그저 말했다. "행복해라, 여동생아. 왕거덜이 좀 못생겼지만, 괜찮을 거야." 소룡녀는 그의 말에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고맙습니다, 주 오라버니." 그녀는 돌아서서 왕거덜의 방으로 걸어갔다.

항아가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한숨을 쉬었다. 주봉춘이 그녀에게 물었다. "항아 선녀, 왜 한숨을 쉬세요?" 항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돼지 같은 남자는 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데도 모르고,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걸까? 주봉춘은 그녀를 완벽한 선녀로 생각하며 동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항아는 자신을 그렇게 보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더럽고 추한 여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