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길들이기: 츤데레 누나와 강압적인 엄마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af80e4cc更新:2026-06-30 12:23
린천은 책상에 엎드려 늦은 밤까지 복습을 하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와서 아무리 평소에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도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 새벽 두 시가 넘도록 방 안에는 책 넘기는 소리만 가득했다. 갑자기 눈앞이 핑 돌고 머릿속에 푸른 빛이 스쳤다. "설마 잠이 덜 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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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활성화

린천은 책상에 엎드려 늦은 밤까지 복습을 하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와서 아무리 평소에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도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 새벽 두 시가 넘도록 방 안에는 책 넘기는 소리만 가득했다.

갑자기 눈앞이 핑 돌고 머릿속에 푸른 빛이 스쳤다.

"설마 잠이 덜 깼나?" 그는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 했지만, 그 순간 또렷한 전자음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띵! 가정 화합 길들이기 시스템이 인식되었습니다. 호스트 린천님, 안녕하세요.]

린천은 깜짝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누구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방 안에는 혼자였다. 하지만 그 전자음은 계속 울렸다.

[시스템이 호스트의 신체에 성공적으로 정착했습니다. 가족 간의 화합을 촉진하는 것이 저의 임무입니다. 호스트의 가족 관계 데이터를 수집 중입니다... 수집 완료.]

린천은 책상을 짚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인터넷 소설은 많이 읽어봤지만, 시스템 같은 게 정말로 나타날 줄은 몰랐다. 그는 손을 들어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팠다. 꿈이 아니었다.

"너 지금 내 머릿속에 있다는 거야?"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 호스트님. 저는 당신의 정신 해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음성이나 생각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린천은 천천히 의자에 다시 앉았다.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너 시스템이라며... 무슨 임무가 있는 거야?"

[임무는 간단합니다. 호스트와 가족 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현재 가족 구성원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호스트의 누나 린쉐, 호스트에 대한 호감도: 23점. 호스트의 어머니 왕슈란, 호스트에 대한 호감도: 30점. 둘 다 아주 낮은 수치입니다.]

린천은 입술을 깨물었다. 누나와 엄마가 자신에게 냉담한 건 잘 알고 있었다. 누나는 항상 거만하게 굴었고, 엄마는 강압적이고 통제욕이 강했다. 하지만 수치로 확인하니 생각보다 심각했다.

"호감도를 어떻게 올릴 수 있는데?"

[임무를 완료하면 호감도 포인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포인트로 각종 능력과 아이템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기 능력, 자신감 향상, 또는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는 작은 도구 등입니다.]

린천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것은 기회였다. 이제까지는 누나와 엄마에게 눌려 살았지만, 시스템이 생긴 이상 달라질 수 있었다.

[첫 번째 임무 발급: 3일 안에 누나 린쉐가 호스트에게 미소를 짓게 하십시오. 임무 보상: 호감도 10점, 자신감 향상제 1개.]

린천은 눈을 가늘게 떴다. 린쉐가 웃다니? 그게 말이 쉽지. 그 누나는 평소에 무표정이었고, 잘못 건드리면 비꼬기 일쑤였다. 웃는 얼굴은커녕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는 게 고작이었다.

"다른 임무는 없어?" 그는 시험 삼아 물었다.

[임무 랜덤 선택, 재추첨 불가. 하지만 호스트님께 조언을 드리자면, 린쉐는 표면적으로 냉랭하지만 속으로는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그녀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찾아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린천은 깊게 생각했다. 누나가 관심 있어 하는 것? 그림 그리기, 고양이, 그리고...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 맞아, 누나는 동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그녀는 매정하고 냉담해 보였다.

"한번 해보자."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다음 날 아침, 린천은 일부러 일찍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왕슈란은 이미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를 보자 눈썹을 찌푸렸다.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평소에는 안 늦잠 자면 병인 줄 알겠네."

린천은 예전 같으면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식탁에 앉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는 엄마의 눈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엄마, 수고하셨어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왕슈란의 손이 잠시 멈췄다.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훑어보았다.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왜 이렇게 예의 바르게 굴어?"

"아니에요, 그냥 엄마가 항상 혼자 하시는 게 힘드실 거 같아서요."

왕슈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시스템은 조용히 알림을 보냈다.

[어머니 왕슈란 호감도 +2. 현재 호감도: 32.]

린천은 속으로 기뻐했다. 아주 작은 진전이었지만, 방법이 통한다는 게 증명됐다.

저녁이 되자 린쉐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여전히 냉랭한 표정으로 신발을 벗고 거실로 걸어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린천은 용기를 내 그녀 옆에 앉았다. "누나, 오늘은 어땠어?"

린쉐는 고개도 들지 않았다. "네가 알 바 아니야."

"들었는데... 너 요즘 고양이 밥을 주고 다닌다며?"

린쉐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제야 고개를 들어 동생을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경계심이 섞여 있었다. "누가 말했어?"

"그냥... 우연히 알게 됐어. 나도 고양이 좋아하는데, 같이 가도 돼?"

린쉐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듯 동생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하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방해하면 안 돼."

그날 저녁, 린쉐는 평소처럼 집 뒤 골목으로 갔다. 린천은 조용히 그 뒤를 따라갔다. 골목 구석에는 몇 마리 길고양이가 모여 있었고, 린쉐를 보자 반갑게 다가왔다.

린쉐는 가방에서 캔 사료를 꺼내 바닥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고양이들이 사료를 먹는 동안 그녀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평소의 냉랭한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눈에는 따뜻한 빛이 흐르고 있었다.

린천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누나, 고양이들 정말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린쉐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당연하지, 매일 밥을 주는데."

"사실 누나는 마음이 정말 따뜻한 사람인 것 같아.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린쉐의 어깨가 살짝 굳어졌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하지만 린천은 그녀의 입가가 아주 살짝 올라간 것을 놓치지 않았다.

[축하합니다! 첫 번째 임무 완료: 누나 린쉐가 호스트에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보상 지급 중: 호감도 10점, 자신감 향상제 1개.]

린천은 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성공했다. 비록 아주 작은 미소였지만, 시작일 뿐이었다.

린쉐가 일어나 돌아서려는 순간, 린천이 갑자기 말했다. "누나, 앞으로 매일 같이 가도 돼?"

린쉐는 잠시 멈칫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음대로 해."

린천은 그녀의 뒤를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시스템이 조용히 알림을 보냈다.

[새로운 임무 발급: 5일 안에 어머니 왕슈란에게서 "네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습니다. 임무 보상: 호감도 15점, 특별 능력 '감정 공감' 1회.]

린천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앞으로의 길은 멀었지만, 적어도 첫걸음을 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오늘 밤, 그 우연한 활성화에서 시작되었다.

첫 시도

린천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거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 린쉐를 바라봤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오늘은 달랐다. 그는 주방으로 걸어가 깨끗한 컵에 냉수를 따라 린쉐 앞에 내밀었다.

“누나, 물 마셔.”

린쉐는 고개도 들지 않고 손가락만으로 화면을 스쳤다. “필요 없어.”

“더운데 목 마를 거 아니야. 한 잔 해.”

“시끄러워, 내가 언제 목말랐다고 그래?”

린쉐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린천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컵을 탁자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괜찮아, 첫 단계는 역시 쉽지 않아. 그는 마음속으로 시스템을 불렀다.

“시스템, ‘호감 오라’ 스킬 써.”

[호감 오라를 활성화합니다. 효과: 5분간 대상의 호감도가 미약하게 상승합니다.]

순간, 린천의 주변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이 감돌았다. 그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린쉐에게 다가갔다.

“누나, 요즘 학교에서 힘들지? 내가 좀 도와줄 일 없어?”

린쉐는 드디어 핸드폰에서 눈을 떼며 찌푸린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왜 갑자기 이래?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그냥 누나가 걱정돼서.”

“걱정은 무슨. 너 평소에 내가 뭘 하든 신경도 안 쓰잖아. 갑자기 이러니까 오히려 불쾌해.” 그녀는 일어서서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린천이 급히 그녀의 팔을 잡았다. “누나, 잠깐만!”

“놔!” 린쉐가 팔을 확 뿌리쳤다.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 “너 요즘 왜 이렇게 이상하냐? 나한테서 뭘 원하는 거야?”

“아니야, 그냥...”

“그냥 그만둬. 네가 평소에 어떻게 굴었는지 나도 알아. 갑자기 착한 척해봤자 더 짜증나기만 해.” 린쉐는 그를 지나쳐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린천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아까의 감촉이 아직 손목에 남아 있었다. 호감 오라는 효과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그녀를 더 불쾌하게 만든 것 같았다. 그는 한숨을 쉬며 탁자 위의 물을 집어 마셨다. 쓴 맛이 났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왕슈란이 들어왔다. 그녀는 회사 가방을 들고 피곤한 표정이었지만, 방 안의 엉망진창을 보자 눈에 불이 붙었다.

“린천! 네 방은 왜 이렇게 난리야? 내가 청소하라고 몇 번을 말했어?”

린천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방 쪽을 봤다. 문이 조금 열려 있었고, 그 틈으로 옷가지와 책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게 보였다. 평소에 그는 엄마가 잔소리할 때마다 대충 둘러댔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엄마. 내가 바로 치울게요.”

왕슈란은 잠시 멈칫했다. 평소라면 아들이 반박하거나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을 텐데, 갑자기 이렇게 순순히 사과하자 오히려 당황했다. 그러나 그녀는 곧 다시 엄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당장 치워! 내가 보기 싫으니까.”

“네, 알겠어요.”

린천은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옷을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왕슈란은 거실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는 않았다.

방 안에서 린천은 바닥에 떨어진 책을 집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시스템이 머릿속에서 울렸다.

[임무 진행 상황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현재 누나의 호감도: -15, 엄마의 호감도: -10. 권장: 누나의 약점을 관찰하여 다음 단계 행동을 계획하십시오.]

린천은 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약점이라... 린쉐는 평소에 강한 척하지만, 문득 그는 생각났다. 어릴 적에 린쉐가 무서워했던 게 있었지. 바로 벌레였다. 어쩌면 그걸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이제 천천히 해보자고.

약점 발견

린천은 방문 너머로 새어 나오는 불빛에 발을 멈췄다. 새벽 두 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발걸음을 죽이고 다가가 문틈으로 살짝 들여다보았다. 누나 린쉐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형광등 아래,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책은 펼쳐져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거울을 향해 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볼에 난 작은 트러블을 발견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아... 이게 왜 또... 내일 발표인데..."

중얼거리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그녀는 다시 책을 뒤적였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 있다가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린천은 여러 번 목격했다. 완벽해 보이고 싶은 욕구, 그게 그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린천은 조용히 발을 돌렸다. 부엌으로 가서 전자레인지에 우유를 데웠다. 따뜻하게. 너무 뜨겁지 않게.

쪽지를 꺼냈다. 무엇을 쓸까 잠시 고민하다가, 간단하게 적었다.

"당신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어요. 오늘은 좀 쉬어요."

너무 직설적이면 오히려 경계할 게 뻔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낸 쪽지라는 느낌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문 앞에 우유와 쪽지를 두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문을 닫았다.

한참 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린쉐가 나왔다. 바닥에 놓인 우유와 쪽지를 발견하고 멈춰 섰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경계하는 눈빛으로 쪽지를 집어 읽었다.

순간, 눈빛이 흔들렸다. 표정이 살짝 풀리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하지만 그것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뭐야, 이건..."

그녀는 쪽지를 구겨 쥐었다. 그리고 우유를 들고 부엌으로 갔다. 싱크대에 우유를 쏟아 버렸다.

시원하게 내려가는 소리가 났다. 린천은 방 안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예상했다. 하지만 시스템 창이 떴다.

[감정 변화 감지]

대상: 린쉐

현재 감정: 혼란 + 호기심 + 약간의 온기

감정 수치: +0.3 (기존 대비 소폭 상승)

시스템: "숨겨진 약점 발견에 성공했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획득 스킬: 통찰의 눈'

설명: 타인의 표정, 몸짓, 말투를 분석하여 진짜 생각과 감정을 읽어냅니다. 현재 심리 상태를 텍스트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린천은 시스템 창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통찰의 눈. 꽤 쓸모 있어 보이는 능력이다.

방 밖에서 발소리가 다시 들렸다. 린쉐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그런데 잠시 멈추더니, 쓰레기통에서 아까 버린 쪽지를 다시 꺼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린천은 조용히 문에 기대어 귀를 기울였다. 통찰의 눈을 사용해 보았다. 아직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 벽에는 분명 금이 갔다.

"도망치지 못해, 누나."

그는 작게 속삭였다. 그리고 다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엄마의 도전

시스템의 차가운 알림음이 울렸다.

“두 번째 임무: 엄마 왕슈란이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게 하라. 제한 시간: 48시간. 실패 시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린천은 침대에 앉아 눈을 가늘게 떴다. 엄마가 자신을 칭찬하라고? 그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왕슈란은 태어나서 한 번도 누군가를 칭찬한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칭찬이 아니라 비판과 명령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린천은 손목에 희미하게 빛나는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한 번 성공했다. 누나 린쉐에게 사과를 받아낸 것이다. 이번에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는 거실로 나갔다. 왕슈란이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등은 곧게 펴져 있었고, 움직임은 능숙하면서도 엄격했다. 마치 군대에서 훈련받은 것처럼.

“엄마, 내가 할게요.” 린천이 소매를 걷어붙이며 다가갔다.

왕슈란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네가? 깨뜨리기나 하겠지. 물러나 있어.”

“한번 해볼게요. 배워야 하잖아요.”

린천은 강하게 설거지통 앞으로 다가갔다. 왕슈란은 잠시 멈추더니,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옆으로 비켜섰다. “네 맘대로 해. 하지만 하나라도 깨뜨리면 네 용돈에서 빼겠다.”

린천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접시를 집어 물에 적셨다. 그러나 그의 손은 서툴렀다. 설거지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평소에 엄마가 다 해주던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봐라, 저걸 봐. 기름때도 제대로 안 지워졌잖아.” 왕슈란이 그의 어깨 너머로 손가락질했다. “그게 깨끗한 거야? 네가 하는 일은 항상 이렇게 엉망이야.”

린천은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씻기 시작했다. 그러나 왕슈란의 불평은 끝나지 않았다.

“공부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네가 뭘 제대로 해본 적이 있니? 나이 스물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철이 안 들었어. 장래가 걱정돼서 죽겠다.”

린천의 손이 잠시 멈췄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참아. 이건 임무야. 참아.’

그때 시스템의 알림이 떠올랐다. ‘통찰의 눈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

린천의 시야가 흐려졌다가 다시 선명해졌다. 그는 왕슈란의 머리 위에 떠 있는 감정 수치를 보았다.

‘걱정: 87%. 분노: 45%. 사랑: 92%.’

놀라웠다. 엄마는 분노보다 걱정이 훨씬 컸고, 그 밑에는 강한 사랑이 숨겨져 있었다. 그녀의 꾸짖음은 사실 애정의 다른 표현이었다. 그녀는 아들의 미래가 걱정되어, 자꾸만 혼을 내는 것이었다.

린천의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임무는 임무였다. 엄마가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잘할 수 있어요.” 린천이 조용히 말했다.

왕슈란은 그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내가 잘될 거라고 믿어요. 그러니까 엄마도 조금만 믿어주세요.”

왕슈란은 입을 다물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뭔가 말하려다가 다시 입을 닫았다. 결국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설거지나 끝내라.”

린천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통찰의 눈으로 엄마의 마음을 읽었다. 그녀는 사실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먼저 보여주자.

그날 저녁, 린천은 방에 들어가 책상 앞에 앉았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하지 않았던 복습을 시작했다. 수학, 영어, 전공 서적을 펼쳐 놓고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왕슈란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자꾸만 린천의 방 쪽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게임이나 하던 아들이 갑자기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났다. 린천은 일부러 방문을 열어두었다. 엄마가 보라는 듯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밤 11시, 왕슈란이 일어나 린천의 방 앞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린천은 여전히 공부하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었지만, 손은 멈추지 않았다.

“늦었어. 이제 자야지.” 왕슈란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린천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네, 엄마. 이 장만 끝내고 잘게요.”

왕슈란은 잠시 망설였다. 그녀는 뭔가 말하려다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익숙한 꾸짖음이 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너, 오늘 이상하다. 왜 갑자기 공부야?”

“갑자기가 아니에요. 저도 앞으로를 생각해야 하니까요. 엄마가 항상 걱정하시잖아요. 내가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왕슈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몇 초간 린천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는 분노보다는 당황과 미묘한 감동이 섞여 있었다.

“그래... 네가 알아서 하겠지.” 그녀가 마지막으로 말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린천은 통찰의 눈을 다시 사용했다. 그녀의 감정 수치가 변했다.

‘자부심: 23%.’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첫걸음이었다.

다음 날, 린천은 아침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일부러 왕슈란이 있는 거실에서 책을 펼쳤다. 문제를 풀고, 노트에 정리하고,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를 검색했다.

왕슈란은 그를 지나치며 커피를 마셨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약간 누그러진 것을 린천은 놓치지 않았다.

“엄마.” 린천이 갑자기 말했다.

“왜?”

“엄마가 항상 나를 위해서 그런 말을 하시는 거 알아요. 걱정돼서 그러는 거라는 것도 알아요.”

왕슈란의 손가락이 커피잔 가장자리에 멈췄다. 그녀는 당황했다.

“무슨 소리야. 나는 그냥...”

“엄만 항상 최선을 다하시잖아요. 나 때문에 힘드셨죠?”

왕슈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곧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공부나 해.”

린천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통찰의 눈으로 확인했다.

‘자부심: 45%.’

이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 그는 계획을 세웠다. 오늘 저녁, 엄마가 가장 피곤할 때, 그가 직접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

저녁 6시, 왕슈란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다. 그녀는 피곤한 얼굴로 신발을 벗었다. 그때 부엌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뭐 하는 거야?” 그녀가 부엌으로 다가갔다.

린천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의 주변은 지저분했고, 프라이팬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었다.

“엄마, 오늘은 제가 저녁을 준비할게요. 좀 쉬세요.”

왕슈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죽을 끓여도 밥맛을 망칠 놈이.”

그러나 그녀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부엌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린천의 손놀림을 지켜보았다. 서툴렀지만, 진지하게 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김치찌개는 국물이 너무 많아. 밥은 물을 너무 많이 넣었고. 반찬은... 저게 뭐야? 완전히 타버렸잖아.”

린천은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네, 엄마 말씀이 맞아요. 아직 많이 부족해요.”

그러나 그는 곧바로 새로운 요리를 시도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보며 천천히 따라 했다. 왕슈란은 그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처음 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린천의 귀가 번쩍 뜨였다. 그는 고개를 들어 왕슈란을 바라보았다.

“네?”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왕슈란이 얼른 말을 돌렸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간 것을 린천은 보았다.

통찰의 눈이 활성화되었다.

‘자부심: 68%.’

이제 거의 다 왔다. 린천은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저녁 식사 시간을 기다렸다.

식탁에 앉아, 모두가 식사를 시작했다. 왕슈란은 린천이 만든 요리를 맛보았다. 그녀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지만, 젓가락이 멈추지 않았다.

“어때요, 엄마?” 린천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냥 먹을 만해.”

린천은 웃음을 참았다. 이게 엄마의 최고 칭찬이었다.

“엄마, 하나 물어봐도 돼요?”

“뭘?”

“엄만 평소에 왜 그렇게 엄격하세요? 나한테만 항상 혼내시고.”

왕슈란의 젓가락이 잠시 멈췄다. 그녀는 린천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었다.

“네가 철이 없으니까 그렇지. 내가 왜 그래야 하겠어. 나도 편하게 살고 싶어.”

린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엄만 항상 옳으세요.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면 잘못될 일이 없어요.”

왕슈란은 감짝 놀랐다. 이 말은 린천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그녀는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너, 오늘 왜 이렇게 말이 예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야?”

“꿍꿍이 없어요. 그냥 엄마가 항상 옳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는 저보다 훨씬 많은 걸 경험하셨고, 저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시잖아요.”

왕슈란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밥을 먹었다. 몇 번의 숟가락질이 오갔다.

“엄마.” 린천이 다시 말했다.

“또 왜?”

“엄마는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저 같은 아들을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앞으로는 제가 잘할게요.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왕슈란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나도... 기쁘다.”

린천의 눈이 커졌다.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엄마 왕슈란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자부심 수치 100% 돌파. 임무 완료.”

린천은 속으로 주먹을 쥐었다. 해냈다.

“그런데 엄마.” 그가 능청스럽게 말을 이었다.

“뭔데?”

“엄마가 나 때문에 자랑스러우시다고 말해주세요. 한 번만요.”

왕슈란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손등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시끄러워! 밥이나 먹어!”

그러나 린천은 그녀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보았다. 그는 통찰의 눈을 끄고, 저녁 식사를 즐겼다.

임무는 완료되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이제 시작이었다.

누나의 경계

린쉐는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형광펜과 포스트잇이 가득한 교과서들이 쌓여 있었고, 그녀는 깔끔한 필체로 노트를 정리 중이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침에 정리해둔 노트의 여백마다 누군가가 동그라미와 별표를 그려놓고, 중요한 개념 옆에는 짧은 설명까지 덧붙여 놓은 것이다.

“누가 내 노트를 본 거지?”

린쉐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도서관은 조용했고, 같은 과 학생 몇 명이 책에 파묻혀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같은 반 친구 중 한 명이 장난을 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째 계속되는 이 수수께끼 같은 도움에 점점 불편함을 느꼈다. 누군가 몰래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째 되는 날, 린쉐는 일부러 책상 위에 다른 노트를 펼쳐놓고 자리를 비웠다. 복도 구석에 숨어서 누가 오는지 지켜봤다. 잠시 후,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고, 한 남학생이 책상 앞에 멈춰 섰다. 그는 조심스럽게 노트를 펼치더니 펜을 꺼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린쉐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 남학생의 뒷모습이 낯익었다. 그녀는 조용히 다가가 그의 어깨 너머로 노트를 들여다봤다. 거기에는 자신의 필체와 똑같은 글씨로 정리된 설명들이 적혀 있었다.

“린천!”

그녀의 목소리에 린천이 화들짝 놀라 뒤돌아봤다. 그의 손에는 펜이 들려 있었고, 노트에는 방금 전에 쓴 글씨가 선명했다.

“야, 너 왜 내 노트에 낙서하는 거야?”

린쉐가 노트를 낚아챘다.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린천은 당황했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누나, 그냥 도와주려고 한 거야. 시험 기간이라 힘들어 보여서 말이지.”

“도와준다고? 내 노트에 몰래 글씨를 쓰는 게 도움이야? 이건 내 사생활 침범이야!”

린쉐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분노와 동시에 수치심을 느꼈다. 자신의 약점을 들켰다는 생각이 그녀를 찔렀다. 그동안 동생에게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갑자기 이런 친절을 받자 오히려 모욕감이 밀려왔다.

린천은 그녀의 반응에 당황했다.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누나, 사실 나는 요즘 네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됐어. 그래서 좀 도와주려고 한 거야. 다른 뜻은 없어.”

“다른 뜻 없이? 너 평소에는 나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갑자기 왜 이래?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야?”

린쉐의 눈에 의심이 가득 찼다. 그녀는 린천의 손에서 펜을 빼앗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앞으로 이런 거 하지 마. 나 혼자서도 잘할 수 있으니까.”

그녀는 노트를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머릿속에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경고: 린쉐 감정 수치가 급격히 하락 중입니다. 현재 수치: 12/100. 임무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린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린쉐의 등을 바라보며 급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누나, 잠깐만!”

“뭐?”

린쉐가 돌아보지 않고 차갑게 대꾸했다.

“진짜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하지만 난 정말 누나를 도우려고 한 거야. 믿어줘.”

린쉐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네 도움은 필요 없어. 앞으로 내 일에 신경 쓰지 마.”

그녀는 빠르게 도서관을 나갔다. 린천은 책상 위에 남겨진 펜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스템 창이 다시 떠올랐다.

‘임무 실패 시 패널티: 감정 수치 0 미만 도달 시 시스템 자동 해제. 현재 상태 위험.’

린천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린쉐를 쫓아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복도 끝에서 그녀가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는 속도를 높여 따라잡으려 했지만, 린쉐는 이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누나!”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지만, 린쉐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다가 마침내 사라졌다. 린천은 난간에 몸을 기대고 숨을 고르며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해야 하지? 누나를 다시 내 편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까?’

그때 시스템 알림이 다시 울렸다.

‘팁: 근거리 접촉을 통한 감정 공유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대상과의 신체 접촉을 통해 감정 수치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단, 대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린천은 눈을 굴렸다. 신체 접촉? 그것도 동의를 받아서? 그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린쉐의 상태로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도 방법이 없진 않지. 천천히 신뢰를 쌓아야 해.’

그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 린쉐의 노트를 챙겼다. 거기에는 그가 적어놓은 설명들이 남아 있었다. 그는 그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찢어내고, 대신 깨끗한 종이에 정리한 내용을 다시 써서 그녀의 사물함에 넣어두기로 결심했다.

‘직접 주는 건 안 되니까, 이렇게라도 전해주자.’

그날 밤, 린천은 린쉐의 사물함 앞에 서 있었다. 종이를 넣으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불렀다.

“뭐 하는 거야?”

린쉐였다. 그녀는 교복을 입고 서 있었고, 눈에는 아직도 날카로운 빛이 가득했다. 린천은 깜짝 놀라 종이를 떨어뜨렸다.

“누, 누나? 왜 여기에?”

“네가 이상한 짓 하는 거 보고 왔지. 그게 뭐야?”

린쉐가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집어 들었다. 거기에는 그녀가 놓친 개념들에 대한 정리가 깔끔하게 적혀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거 네가 쓴 거야?”

“응. 진짜 도움 되길 바랐어. 그런데 자꾸 오해만 사네.”

린천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손을 뒤로 감췄다. 린쉐는 잠시 종이를 응시하다가 다시 그를 바라봤다.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거야? 예전에는 나한테 전혀 신경 안 쓰면서.”

“변했어. 누나를 이해하고 싶어.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잖아.”

린쉐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돌아서서 걸어가려 했다. 하지만 몇 걸음 걷다가 멈춰 섰다.

“고맙다고 말할게 한 번만. 하지만 다음에는 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녀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약간의 부드러움이 섞여 있었다. 린천은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시스템 창에 감정 수치가 15로 소폭 상승한 것이 표시됐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포기하지 말자.’

린쉐가 사라진 복도를 바라보며, 린천은 다짐했다. 그녀의 경계는 여전히 높았지만, 그가 천천히 무너뜨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위기와 반전

린천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방 안은 조용했고, 린쉐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있었다. 창밖의 햇살이 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비추고 있었지만, 이 순간 그 차가운 얼굴은 전보다 조금 덜 날카로워 보였다. 린천은 용기를 내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

“누나.” 그는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내가 잘못했어. 그동안 철이 없었고, 네 기분을 생각하지 못했어. 나는 단지 네가 받아들여 주길 바랐지만, 네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

린쉐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시트 가장자리를 살며시 움켜쥐었다.

린천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동안 모든 일, 내가 네 사생활에 무턱대고 들어간 일, 네가 준 과제를 무시한 일, 심지어 네 자존심을 건드린 일까지. 다 내 잘못이야. 나는 변하고 싶어. 더 이상 네 골칫거리로 남고 싶지 않아. 나는 정말로 우리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그의 말이 끝나자 방 안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린쉐는 린천을 응시했고, 그녀의 눈빛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너는 항상 이랬어.”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내가 뭘 하든, 너는 내 옆에서 방해만 했어. 엄마가 나에게 하는 기대도 그렇고, 네가 뒤에서 벌이는 소동도 그렇고… 나는 모든 걸 혼자 견뎌야 했어. 나는 지쳤어, 린천. 나는 단지 누군가가 나를 좀 이해해 주길 바랐을 뿐이야.”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괜찮았어. 나는 그냥 모든 걸 참아내며 살아왔어. 하지만 네가 왔을 때, 나는 네가 또 나를 실망시킬 거란 걸 알았어.”

린천의 가슴이 아려 왔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제는 달라.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야. 나는 네 곁에 있을 거야. 네가 어떤 어려움을 겪든, 나는 네 의지가 될 거야. 하지만 나는 절대 선을 넘지 않을 거야. 네가 싫어하는 건 하지 않을 거야.”

린쉐는 놀라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몇 초간의 침묵 후, 그녀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거의 보이지 않을 듯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이럴 줄은 몰랐어.” 그녀가 작게 말했다. “괜찮아. 나는 한번 믿어 볼게.”

그 순간, 린천의 머릿속에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축하합니다. 첫 번째 임무 ‘화해의 시작’을 완료하셨습니다. 보상: ‘매력 향상’ 스킬을 지급합니다. 이 스킬은 대화 중 상대방의 호감도를 높여 신뢰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합니다.”

린천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린쉐에게 집중했다. 그녀의 눈에는 한 줄기 온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고마워, 누나.”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앞으로는 내가 진심으로 너를 챙길게.”

린쉐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햇살은 여전히 따사롭게 내리쬐고 있었고, 방 안의 공기는 처음보다 훨씬 가벼워 보였다.

엄마의 응어리

# 7장: 엄마의 응어리

저녁 7시, 린천이 거실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보다 30분이나 늦은 시간이었다.

왕슈란이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피곤이 묻어 있었고, 눈가에는 짙은 그늘이 져 있었다. 구두를 벗으며 한숨을 쉬었고, 그 소리는 평소보다 더 무거웠다.

"엄마, 오늘 늦으셨네요."

린천이 일어나며 말했다.

"응, 회의가 길어졌어."

왕슈란은 대충 대답하고 거실로 걸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서류 가방이 들려 있었고,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는 소리가 유난히 컸다.

린천은 눈치를 살폈다. 엄마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보통 이런 날에는 누구든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엄마, 어깨 좀 주물러 드릴까요?"

린천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왕슈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어깨가 많이 뭉치신 것 같아서요. 요즘 일이 힘드시죠?"

왕슈란은 잠시 망설였다. 원래라면 "됐다,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할 터였다.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지쳤다. 그리고 아들의 그 다정한 말투가 왠지 거절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 한번 해 봐라."

왕슈란이 소파에 앉았다. 린천은 뒤로 가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시스템이 조용히 작동했다.

[매력 향상 스킬 활성화. 상대방의 긴장도를 30% 완화합니다.]

린천의 손길이 부드럽게 어깨를 눌렀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곧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엄지손가락으로 승모근을 꾹꾹 눌러주자 왕슈란의 숨이 조금씩 고르게 변했다.

"어디가 특히 아픈지 말씀해 주세요."

"목... 목 쪽이 좀 뻐근하다."

린천은 손을 목 쪽으로 옮겼다. 부드럽게 주무르며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었다. 왕슈란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하아... 생각보다 손맛이 괜찮구나."

"자주 해 드릴게요. 엄마가 피곤해 보여서요."

왕슈란은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요즘 회사 일이 영 풀리지 않는다."

"무슨 일이세요?"

린천이 다정하게 물었다. 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어깨를 풀어주었다.

"신규 프로젝트가 있는데, 부서 사람들이 제 말을 잘 듣지 않아. 내가 지시한 대로 하면 분명히 잘될 텐데, 다들 제멋대로야. 오늘 회의에서도 내 의견이 묵살당했어."

왕슈란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실망이 섞여 있었다.

린천은 조용히 들었다. 예전 같으면 엄마의 불평에 "엄마가 너무 강압적이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라고 대꾸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엄마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혹시... 팀원들에게 설명하실 때 조금 더 부드럽게 접근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부드럽게? 내가 부드럽게 말하는 걸 못 들어 봤어?"

"아뇨, 그게 아니라 엄마는 항상 정답을 말씀하시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누구나 자존심이 있잖아요. 엄마가 조금만 여지를 주셔도 그들이 더 잘 따라올 거예요."

왕슈란이 고개를 돌려 아들을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

"네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요즘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져서요."

린천이 웃으며 대답했다. 손을 내려 등 쪽으로 옮겼다. 척추를 따라 천천히 마사지해 주었다.

"게다가 엄마는 너무 열심히 일하셔서 그래요. 가끔은 쉬는 것도 필요해요. 집에 오셔서 좀 편하게 계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왕슈란의 눈가가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돌리며 목을 가다듬었다.

"...내가 언제 쉬어 본 적 있니? 너희 둘만 생각하면..."

"이제는 제가 도울게요. 누나도 있고요."

"린쉐? 그 애는... 매일 방에만 틀어박혀 있고."

"누나도 잘할 거예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왕슈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어깨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린천의 손길이 계속해서 그녀의 피로를 녹여 주었다.

10분쯤 지났을까. 왕슈란이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철이 들었구나."

그 순간이었다.

[임무 완료 확인: '엄마의 마음을 열다']

[보상 지급: '감정 공감' 스킬 획득]

[감정 공감: 상대방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읽고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습니다. 사용 시 상대방의 호감도가 증가합니다.]

린천은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시스템이 또 하나의 선물을 주었다. 이제 엄마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 내일도 해 드릴까요?"

"...네 맘대로 해라."

왕슈란은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그 목소리에는 전과 달리 따뜻함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멈췄다.

"고맙다, 린천아."

그 짧은 말 한마디가 린천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그는 엄마가 방문을 닫는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하지만 오늘은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 한 걸음이 엄마의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녹여 주었다.

누나의 변화

린쉐가 먼저 린천에게 말을 걸었다. 아침 식탁에서였다. 평소라면 린천이 먼저 인사해도 무시하거나 짜증 섞인 대답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달랐다.

"야."

린쉐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소 차가웠지만, 예전 같지 않게 먼저 입을 열었다. 린천이 고개를 들자 그녀는 시선을 살짝 피했다.

"어제... 그 시험 공부 자료, 아직 가지고 있어?"

린천은 깜짝 놀랐다. 린쉐가 그의 공부 자료에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응, 있어. 근데 누나가 필요한 건가?"

"그냥 물어본 거야."

린쉐는 어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린천은 그녀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시스템 덕분에 얻은 감정 공감 스킬이 그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누나의 차가운 태도 뒤에는 불안과 초조함이 숨어 있다고.

"누나, 잠깐만."

린천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린쉐는 놀라 몸을 움찔했지만 손을 빼지 않았다.

"왜?"

"누나 요즘 걱정되는 거 있어?"

린쉐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무슨 소리야."

"거짓말하지 마. 내가 다 알아."

린천은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빛이 진지하게 린쉐를 응시했다.

린쉐는 잠시 망설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나 취업 준비 때문에 고민이 있었어."

그 말에 린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린쉐는 대학교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무슨 꿈이 있는데?"

린천의 질문에 린쉐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평소에도 자신의 꿈을 말한 적이 거의 없었다.

"사실... 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 하지만 엄마가 그건 불안정하다고 하셔서..."

"그럼 누나는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어?"

린천이 다정하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비난도 없었다.

린쉐는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점점 말이 많아졌다. 그녀가 그리고 싶은 그림, 만들고 싶은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눈빛이 반짝였다.

"하지만 나는... 실패하는 게 두려워. 엄마 말이 맞을 수도 있고, 그러면 모든 게..."

린쉐의 목소리가 떨리더니 드디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눈물을 감추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처음으로 린천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이다. 린천은 가슴이 아려왔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는 누나도 속으로는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었다니.

"누나."

린천이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았다. 린쉐는 처음에 몸을 움츠렸지만, 곧 그의 품에 몸을 맡겼다.

"괜찮아. 누나가 뭘 선택하든 나는 지지할게.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일어서면 되는 거야."

"하지만... 엄마가..."

"엄마는 내가 설득할게. 그리고 누나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 봐."

린천의 말에 린쉐는 눈물을 닦으며 작게 웃었다.

"네가 이렇게 말할 줄 몰랐어."

"나도 몰랐어. 하지만 누나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린쉐가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린천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아직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표정은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

"고마워, 린천."

그녀가 처음으로 동생의 이름을 부드럽게 불렀다. 린천은 그 목소리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누나, 힘내. 나는 항상 누나 편이야."

린쉐가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그녀가 오랫동안 숨겨왔던 진짜 모습 같았다.

"응, 알았어. 나도 노력해 볼게."

그날 이후 린쉐는 예전처럼 냉담하게 굴지 않았다. 때로는 여전히 차가운 말투를 쓰기도 했지만, 그 속에는 예전과 다른 온기가 느껴졌다. 린천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누나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린천은 앞으로의 관계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가슴이 두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