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이의 방은 좁고 어두웠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조차도 그를 비웃는 듯했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또 그 표정이네.”
문가에 기대선 린쉐가 비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눈빛은 차가웠고, 입가에는 경멸이 어려 있었다.
“뭘 그렇게 심각하게 앉아 있어? 시험에서 또 꼴등이라도 했어?”
린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더 세게 움직였다.
“말해 봐, 이번엔 또 무슨 변명을 준비했어? 공부가 너무 어려워서? 선생님이 못 가르쳐서? 아니면 운이 나빠서?”
린쉐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그녀는 몇 걸음 다가와 린이의 책상 위에 놓인 성적표를 집어 들었다. 한눈에 훑어보더니 그녀의 표정이 더욱 비꼬였다.
“참나, 이 점수면 차라리 학교를 때려치우는 게 낫겠다.”
“그만해.”
린이가 겨우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속에는 작은 불씨가 타오르고 있었다.
“뭐? 뭐라고 했어?”
린쉐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 그녀는 성적표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린이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네가 나한테 ‘그만해’라고 말하는 거야? 감히?”
“그만하라고 했어.”
린이가 고개를 들었다. 눈동자에는 분노와 굴욕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린쉐는 그런 그를 더 자극하고 싶어 했다.
“오, 용기가 생겼네? 어디 한번 더 해봐.”
그때, 방문이 벌컥 열렸다. 자오완칭이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빛은 얼음장 같았다.
“무슨 소란야?”
자오완칭이 방 안을 응시했다. 그녀의 시선이 성적표에 멈췄다.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린이에게 다가갔다.
“이게 뭐야? 또 이 모양이야?”
린이는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체념과 실망이 섞여 나왔다.
“나는 네가 언젠가는 달라질 줄 알았어. 하지만 넌 항상 그 자리야. 도대체 뭘 해도 소용없는 아이구나.”
린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맞아요, 엄마. 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줄 몰라요. 공부도, 운동도, 심지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해요.”
자오완칭은 린이를 한 번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이 집에서 아무것도 기여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마. 알겠어?”
린이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아팠지만, 그 고통은 더 큰 분노를 일으켰다.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린이가 겨우 말을 꺼냈다. 하지만 자오완칭의 눈에는 그저 변명으로만 보였다.
“노력? 네 노력이 이 모양이면, 차라리 노력하지 마.”
그 말은 칼날 같았다. 린이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자오완칭은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린쉐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지며 뒤를 따랐다.
“내일 학교에서 얼굴도 들지 마. 부끄러우니까.”
문이 닫혔다. 방 안은 다시 어둠과 침묵만이 남았다. 린이는 침대에 쓰러져 천장을 응시했다.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곧 증발했다.
왜 나는 이렇게 약한 걸까?
그 질문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수없이 반복된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답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띵.
갑자기 머릿속에 선명한 알림음이 울렸다. 린이는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그것은 귀를 통해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뇌리에 직접 꽂히는 듯한 신호였다.
[조련 시스템 활성화 중…]
[호스트: 린이 확인. 생체 인증 완료.]
[시스템과의 연결이 완료되었습니다.]
린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소리는 오직 자기만 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
“뭐야… 이게?”
그가 중얼거리자, 시스템이 즉시 응답했다.
[조련 시스템은 호스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타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합니다.]
린이의 눈이 커졌다. 통제? 그가 지금껏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이었다.
[첫 번째 임무가 발행되었습니다: 누나 린쉐가 자발적으로 사과하게 하십시오.]
[보상: 초급 기술 — 통찰의 눈.]
린이는 잠시 멈칫했다. 린쉐가 사과하다니? 그건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스템은 확신에 차 있었다.
[임무를 수락하시겠습니까?]
린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눈동자에 결의가 스며들었다.
“수락한다.”
[임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스템이 보조 자료를 제공합니다: 대상의 약점 분석 중…]
갑자기 린이의 시야에 숫자와 텍스트가 겹쳐 보였다. 그것은 린쉐의 정보였다. 그녀의 행동 패턴, 두려움, 숨겨진 약점… 모든 것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게… 통찰의 눈인가?”
그는 정보를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린쉐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인정받고 싶은 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아버지의 부재 이후, 그녀는 가족의 지지를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린이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그것은 전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좋아. 이제 시작이다.”
그는 계획을 세웠다. 시스템을 이용해 린쉐가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 것이다. 우선 그녀가 가장 약한 순간을 찾아야 했다.
린이는 시스템 화면을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내일 저녁. 그녀가 혼자 방에 있을 때… 그곳이 기회야.”
그는 일어나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더욱 밝아졌다.
“더 이상 약하지 않아. 나는 이 집을 바꿀 거야.”
시스템이 조용히 반응했다.
[호스트의 의지가 확인되었습니다. 첫 번째 단계를 준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