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세의 고독한 그림자
## 제1장: 밤하늘의 고독한 도시
3030년, 어느 여름 밤.
소설청은 폐허가 된 도시 한복판에 서 있었다. 깨진 유리창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은 썩은 냄새와 함께 희미한 비명 소리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그녀의 검은색 타이트한 티셔츠는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었고, 하늘색 청바지는 먼지와 피로 얼룩져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그녀는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삐져나온 철근들이 달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좀비들이 거리를 배회한 지도 벌써 이틀째였다.
소설청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바닥에 깔린 유리 조각들이 발바닥을 찌를 듯 위험했지만, 그녀는 신발 바닥이 두꺼운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항상 이런 날을 대비해 왔다. 지하실에 비축해 둔 식량과 물, 그리고 몇 가지 무기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틀 만에 바닥나고 말았다.
"젠장..."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주변의 좀비들이 그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그녀의 심장은 마치 북처럼 요란하게 뛰고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 사이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녀는 주변을 경계했다. 좀비들은 소리에 민감했다. 그녀는 가능한 한 조용히 움직여야 했다. 발소리를 죽이기 위해 발끝으로 땅을 디디며 걷는 법을 익힌 지도 벌써 몇 시간이 지났다.
"여기가 안전할 리 없지만... 그래도 움직여야 해."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길이 형성되어 있었다. 아마도 다른 생존자들이 만든 길일 것이다. 그녀는 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걸었다.
갑자기 오른쪽 건물 2층 창문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소설청은 즉시 몸을 웅크렸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그녀는 숨을 죽이고 그곳을 응시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 창문을 흔든 것뿐이었다.
"하아..."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긴장을 풀 수는 없었다. 좀비는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후, 그녀는 작은 편의점을 발견했다. 간판은 이미 떨어져 나갔지만, 유리문 위에 붙어 있던 '24시간'이라는 스티커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았다. 다행히 문은 열렸다.
안으로 들어서자 곰팡이 냄새와 함께 썩은 음식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소설청은 손으로 코를 막으며 안을 살폈다. 선반들은 대부분 비어 있었고, 바닥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이미 이곳을 수색한 것 같았다.
그녀는 어두운 가게 안에서 조심스럽게 걸어 다녔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주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선반 아래쪽에 통조림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찾았다!"
그녀는 기쁨에 들뜬 목소리로 외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그 통조림을 집으려는 순간, 그녀의 손이 멈춰 섰다. 통조림의 표면이 이상하게 변색되어 있었다. 그리고 뚜껑 부분이 약간 부풀어 올라 있었다.
"...이건..."
그녀는 통조림을 들어 올려 자세히 살펴보았다. 확실히 이상했다. 냄새도 평소와 달랐다. 아마도 상한 것일 것이다. 아니면 좀비 바이러스에 오염되었을 수도 있었다.
"먹을 수 없어..."
소설청은 아쉬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배가 고팠다. 어제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음식을 먹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통조림을 조심스럽게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다른 데서 찾아야 해."
그녀는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편의점 밖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분명 좀비의 발소리였다. 여러 개의 발소리. 그들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소설청의 심장이 다시 한 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즉시 편의점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계산대 아래에 웅크려 앉아 숨을 죽였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젠장... 젠장..."
그녀는 속으로 울부짖었다. 이렇게 죽을 순 없었다.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너무 많았다. 그녀는 단단히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발소리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하지만 발소리는 그녀 앞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편의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좀비가 들어오고 있었다. 소설청은 숨을 참았다.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의 짧았던 인생, 가족, 친구들, 그리고 이 지옥 같은 세상. 모든 것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 살아야 했다.
좀비가 계산대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소설청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손을 더듬었다. 옆에 놓여 있던 빈 맥주병이 손에 잡혔다. 그것이 유일한 무기였다.
좀비가 계산대 앞에 도착했다. 소설청은 숨을 멈추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좀비에게 들릴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좀비는 잠시 멈춰 서더니 뒤돌아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
소설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손에 쥔 맥주병이 덜덜 떨렸다. 그녀는 좀비가 완전히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계산대 아래에서 나왔다.
"살았다..."
그녀는 중얼거리며 편의점을 빠져나왔다. 다시 어두운 거리로 나오자 차가운 밤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 소설청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폈다.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도시 전체가 좀비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소설청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더 조심스럽게, 좀 더 빠르게. 그녀의 그림자가 달빛 아래 길게 늘어져 있었다. 고독한 밤하늘 아래, 그녀는 홀로 서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게 정말 인류의 종말인가? 아니면 또 다른 시작인가?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뿐이었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발걸음이 폐허가 된 도시를 향해 계속해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