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조가 이끄는 동쪽 섬나라 사절단이 신황 황궁의 대전에 들어섰을 때, 찬란한 햇살이 금빛 기둥을 따라 쏟아져 내렸다. 그녀는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걸음걸이로 앞으로 나아갔고, 뒤에는 주정영자와 천설, 천락이 따랐다. 그들의 비단 옷자락이 바람에 살랑이며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신황 폐하, 동쪽 섬나라 천조가 인사드리나이다.” 천조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입가에 우아한 미소를 띠었다.
안리는 용좌에 앉아 있었고, 그 눈빛은 맑고 깊었다. 그녀는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동쪽 섬나라 여황께서 직접 방문하시다니, 진실로 신황의 영광이옵니다.”
“폐하께서 과찬을 하셨습니다.” 천조가 몸을 곧게 펴며, 그 눈동자에 옅은 광채가 스쳤다. “듣자하니 신황의 풍경이 수려하다 하여, 특별히 이 풍토를 체험하고자 왔사옵니다.”
안리가 약간 미소를 지었다. “동쪽 섬나라는 예로부터 예절을 중시하고 기예가 뛰어나다고 하였소. 이번에 오셨으니, 이 기회에 한 수 배워 보는 것도 좋겠소이다.”
대전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흘러갔다. 안말과 안락은 용좌 아래에서 서 있었고, 깊은 곳에는 안사가 서 있었다. 그들 모두 조심스럽게 이 동쪽 섬나라에서 온 사절단을 관찰하고 있었다.
“신황 폐하께서 말씀하신 대로이옵니다.” 천조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돌아보았다. “주정영자, 우리가 가져온 벚꽃 마사지 도구를 폐하께 올려 드려라.”
주정영자가 앞으로 나아가 절하며 정성스럽게 상자를 받쳐 들었다. 그 안에는 윤기가 흐르는 도구들이 놓여 있었고, 은은한 신비로운 향이 풍겨 나왔다.
“이것은?” 안리가 약간 호기심을 보이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이것은 벚꽃 마사지라 하여, 동쪽 섬나라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기예이옵니다.” 천조가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이는 혈기를 소통시키고 기운을 조절해 주며, 심지어 신력을 증진시킬 수도 있사옵니다.”
안리의 눈빛에 미묘한 빛이 스쳤다. 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과연 신기하군요. 동쪽 섬나라 여황께서 친히 시범을 보여 주시겠소?”
천조가 기쁘게 미소 지었다. “폐하께서 승낙하시면 소녀가 몸소 시범을 보여 드리겠나이다. 다른 이는 물러서라 명하시옵소서.”
안리가 손을 흔들었다. 대전 안의 시종과 대신들이 모두 물러갔고, 두 나라의 왕과 주요 인물들만 남았다. 안말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리려 했지만, 안리가 그녀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시작하겠사옵니다.” 천조가 가볍게 옷깃을 정리하며 한 걸음 다가섰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먼저 폐하의 손등을 만져 보겠사옵니다.”
그녀의 손가락이 안리의 손등에 닿자 부드럽고 냉기가 느껴졌다. 동시에, 벚꽃 마사지 도구에서 은은한 구수한 향이 퍼져 나왔다. 안리가 살짝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음미했다.
“이 향은... 참 특별하군요.” 그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벚꽃의 정수와 약재를 섞어 만든 것이옵니다.” 천조가 질문에 답하며 손가락으로 안리의 경혈을 살며시 눌렀다. “폐하께서 마음에 드신다면, 더 깊이 체험해 보시겠사옵니까?”
안리의 신체가 살짝 긴장했다가 이내 이완되었다. 그녀는 눈을 뜨고 천조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 눈에 일종의 애매모호한 빛이 스쳤다. “좋아. 이 벚꽃 마사지가 신력을 어떻게 증진시키는지, 내가 한번 경험해 보겠소.”
천조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가 돌아서서 주정영자에게 신호를 보내자, 주정영자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물러났다. 이에 안말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순간, 동쪽 섬나라의 계략이 신황의 땅에 성공적으로 한 걸음 내디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