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족쇄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1d5dce57更新:2026-07-12 02:48
어둠 속에서 소청은 숨을 죽였다. 심장이 너무 요란하게 뛰어서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뒤쪽 골목에서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들은 원수 가문의 자객들이었다. 확실했다. 그녀는 담벼락에 등을 밀착한 채 손가락으로 거친 벽돌 표면을 더듬었다. 손바닥은 땀으로 미끌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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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와 잘못된 침입

어둠 속에서 소청은 숨을 죽였다. 심장이 너무 요란하게 뛰어서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뒤쪽 골목에서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들은 원수 가문의 자객들이었다. 확실했다.

그녀는 담벼락에 등을 밀착한 채 손가락으로 거친 벽돌 표면을 더듬었다. 손바닥은 땀으로 미끌거렸다. 저들이 잡으면 죽음뿐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소가는 이미 그녀를 버렸다. 더 이상 가문의 귀한 딸이 아니라, 쫓기는 신세일 뿐이었다.

발소리가 멈췄다. 이내 나직한 목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이쪽이다. 반드시 찾아라.”

소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혀끝에 번졌다. 그 순간, 눈앞에 낡은 트럭 한 대가 보였다. 가문의 문장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그 트럭을 알았다. 노예를 수송하는 차량이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업 중 하나였다.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소청은 달렸다. 트럭 뒤쪽 적재함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녀는 쇠손잡이를 잡아당기고 몸을 던져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어둡고 좁은 공간이었다. 썩은 짚과 땀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숨을 죽였다.

잠시 후, 엔진이 울렸다.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퀴 아래 자갈이 부서지는 소리가 둔하게 울렸다. 소청은 눈을 감았다. 몸이 덜컹거릴 때마다 갈비뼈가 아팠다. 그녀는 손을 뻗어 벽면을 더듬었다. 철창처럼 차가운 금속이었다. 이 안에 갇혔다는 사실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의식이 흐려졌다. 탈진한 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어둠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소청은 누군가의 손에 끌려나오는 듯한 감각에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 형광등의 흰 빛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온몸이 무거웠다.

“일어나라. 여기가 어딘지 알고 싶지?”

낯선 목소리였다. 거칠고 무뚝뚝한 어조. 소청은 간신히 목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콘크리트 벽, 녹슨 철문, 그리고 회색 작업복을 입은 남자 하나. 그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입술을 떼었다. 목이 타는 듯했다.

“여긴… 어디…?”

남자는 코웃음 쳤다.

“노예 섬이다. 모르고 온 건 아니겠지?”

소청의 등골이 오싹했다. 노예 섬. 소문으로만 듣던 곳이었다. 가문에서 반대파를 처단하거나 빚을 진 자들을 보내는 곳. 그곳에서는 인간이 가축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나는… 나는 소가의…”

“소가? 여기선 그런 거 소용없어. 너는 새로 잡혀온 노예야. 그걸로 끝이다.”

남자가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 일으켰다. 소청은 비틀거리며 섰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때, 또 다른 인영이 철문 너머로 다가왔다. 키가 크고 날카로운 눈매의 여자였다. 검은 교관복을 입고 허리에 채찍을 차고 있었다.

“아리 교관님.”

작업복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교관 아리는 소청을 훑어보았다. 그 시선은 마치 물건을 평가하는 듯했다.

“새 녀석?”

“예. 수송차에서 나왔습니다.”

아리가 한 걸음 다가섰다. 채찍 끝이 바닥에 닿아 끌리는 소리가 났다.

“이름은?”

소청은 입을 열려다가 멈췄다. 여기서 진짜 이름을 밝히는 것은 자살 행위였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소… 소청입니다.”

“소청? 듣보잡 성씨군. 어쨌든, 여기 규칙은 간단해. 말을 잘 듣고, 훈련을 따라 하고, 도망치려 들지 마. 어기면 죽어.”

아리는 돌아서서 철문 쪽으로 걸어갔다. 작업복 남자가 소청의 어깨를 밀었다.

“움직여. 너 방 배정받아야 하니까.”

소청은 발을 끌며 따라갔다. 복도를 지날 때마다 다른 노예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들은 모두 초췌하고 지쳐 있었다. 어떤 이는 벽에 기대어 죽은 듯 앉아 있었고, 어떤 이는 채찍 자국으로 뒤덮인 팔을 드러낸 채였다.

심장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소가의 딸로서가 아니라, 노예로서. 아니,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인간으로서.

방은 좁고 어두웠다. 창살 하나 없는 콘크리트 상자였다. 바닥에는 낡은 매트리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소청은 그 위에 주저앉았다. 손이 떨렸다. 그녀는 두 손을 마주 쥐고 꽉 눌렀다.

생존. 그것만이 유일한 목표였다.

그리고 언젠가, 이 족쇄를 끊을 날이 오길 바라며.

신분 박탈

소청은 손목이 묶인 채로 좁은 방에 던져졌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귀를 찢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잠깐만요! 제 신분을 확인해 주세요! 저는 소가의 적녀입니다!"

문 너머에서 발걸음 소리가 멀어졌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두드렸다. 주먹이 시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정말이에요! 인장이 있어요! 제 옷 안쪽에 소가의 문장이 수놓아져 있어요! 확인만 해 주세요!"

침묵. 그리고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다려. 곧 처리 절차가 시작될 거야."

소청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 목소리에는 동정심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일을 처리하는 냉담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축축한 돌벽, 바닥에 놓인 낡은 짚더미, 천장에 매달린 희미한 등불 하나. 여기는 감옥 같았다. 하지만 더 끔찍했다. 이곳은 노예가 되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장소라는 걸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소청은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엄한 목소리. 집사 노진이 가르쳐 준 소가의 비밀 규칙들. 그 모든 게 허상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려 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가 벌떡 일어섰다. 두 명의 직원이 들어왔다. 하나는 서류를 들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쇠사슬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일어나. 노예 등록을 시작한다."

소청은 고개를 들었다.

"잠깐만요. 제가 누군지 아세요? 저는 소청입니다. 소가의..."

"소가?" 서류를 든 직원이 피식 웃었다. "그 이야기는 여기서 이미 백번은 들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모두 귀족이라고 주장하지. 하지만 진짜 귀족이면 이곳에 올 리가 없어."

"정말이에요! 제 인장을 보여 드릴게요. 제 몸에는..."

"닥쳐." 쇠사슬을 든 직원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저항하면 더 아파질 거야. 지금 순순히 따르면 덜 고생할 테니까."

소청은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그녀는 밖으로 끌려나갔다. 긴 복도를 지나, 낯선 얼굴들의 시선을 받으며,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끌려갔다. 복도 끝에서 본 광경은 그녀를 경악하게 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같은 표정이었다. 두려움과 체념이 섞인, 죽은 눈빛이었다.

그녀도 그 대열에 합류해야 했다. 앞에 서 있는 여자가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소청은 그녀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괜찮아요?" 하고 속삭였다. 여자는 고개도 들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괜찮을 리가 없어요. 여기 오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해요. 나는... 나는 평민이었는데... 빚 때문에 팔려 왔어요."

소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도망칠 길도 없다. 힘으로 밀어붙일 수도 없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마음이 따르지 않았다. 그녀를 키운 것은 자존심과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그걸 한순간에 버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고, 그녀의 차례가 다가왔다. 서류대 앞에 선 소청을 교관 아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운 눈빛, 굳게 다문 입술. 그녀는 아무 감정도 없이 소청을 바라봤다.

"이름."

"소청입니다."

"여기서는 이름이 필요 없어. 번호를 받게 될 거야. 지금부터 너는 인간이 아니라 물건이야."

소청은 침을 삼켰다. 그녀는 교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저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제 이름은 소청입니다. 잊지 마세요."

교관 아리는 잠시 그녀를 응시했다. 그리고 피식 웃었다.

"재미있군. 하지만 그런 말도 며칠이면 사라져. 네가 여기서 얼마나 버틸지 지켜보겠다."

그녀가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또각. 그 소리가 소청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그녀는 이제 노예가 되었다.

방으로 돌아온 소청은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 손이 떨렸다.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꾹 참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반드시 가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초래한 자들에게 복수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심은 곧 두려움에 잠식되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무슨 일을 겪게 될지 알 수 없었다. 훈련, 고문, 굴욕... 어떤 것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그녀가 점점 잊혀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소가의 딸이라는 정체성, 그녀를 지탱하던 모든 것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날 밤, 소청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귀에 익은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다른 노예들의 신음, 울음, 그리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채찍 소리. 그 소리는 그녀의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다음 날, 교관 아리가 다시 나타났다.

"일어나. 오늘부터 훈련이 시작된다. 따라와."

소청은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버텨야 했다. 그녀는 교관 뒤를 따라 복도를 걸어갔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두 가지 목소리가 공존했다. 하나는 그녀 자신을 지키려는 자존심. 다른 하나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라는 생존 본능.

그녀는 아직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이곳에서 그녀는 인간으로 남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 비록 신분은 박탈당했지만, 본질까지 빼앗길 수는 없었다.

전라 계약

전라 계약

소청의 손목을 묶은 밧줄이 풀렸다. 대신 그녀의 손에는 차가운 펜이 쥐어졌다. 방 안은 형광등 불빛이 시퍼렇게 쏟아지고 있었다. 아무런 창문도 없고, 벽은 새하얀 타일로 덮여 있었다. 마치 부검실 같았다.

“서명해.”

노진 집사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그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소청은 펜을 든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종이 위에는 낯선 글자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전신 노출 촬영 동의’ ‘영구 기록 보존’ ‘어떠한 이의 제기도 불가’. 그녀의 눈앞이 아찔했다.

“이게…… 무슨……?”

“소가의 은혜를 입었다면 그 값을 치러야 한다. 이것이 규칙이다.”

노진의 손가락이 계약서 아래쪽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이미 빈칸들이 있었다. 이름, 지문, 그리고 그 아래에는 ‘신체 도장’이라는 글자가 인쇄되어 있었다. 소청의 가슴이 조여왔다.

“도장이라니…… 무슨……”

그녀의 질문은 아무도 듣지 않았다. 교관 아리가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진한 보라색 잉크가 묻어 있었다. 그 잉크는 이상하게 반짝였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도장은 여기에 찍어.”

아리가 소청의 치마를 거칠게 걷어올렸다. 소청이 몸을 움츠렸지만, 아리의 손길은 단호했다. 그녀는 잉크를 묻힌 도장을 소청의 아랫배 아래로 가져갔다. 차가운 금속이 살갗에 닿았다.

“싫어! 싫다고!”

소청이 발버둥 쳤지만, 노진이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의 손은 무쇠처럼 단단했다.

“참아라. 아프지 않게 할 테니.”

그의 목소리에는 동정이 섞여 있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아리가 도장을 힘껏 눌렀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를 스쳤다. 소청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잉크가 번졌다. 보라색 도장 자국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 선명히 찍혔다. 그 자국은 낯선 문양이었다. 소청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영원히 그녀의 몸에 남을 낙인임을 직감했다.

“자, 이제 영상을 찍자.”

아리는 카메라를 꺼냈다. 그것은 작았지만 렌즈는 크고 검었다. 마치 눈동자처럼 그녀를 응시했다. 소청은 카메라를 보자 몸이 굳어졌다.

“안 돼…… 제발……”

“계약서에 동의했어. 이제 순순히 따라.”

노진이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블라우스의 단추가 하나둘 풀렸다. 천이 살갗을 스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소청은 벌거벗겨진 어깨를 감싸 쥐었다.

“아니에요. 이건 아니에요. 저는 소가의 딸이에요. 이렇게……”

“네가 무엇이든, 지금은 그저 물건일 뿐이다.”

노진의 목소리는 냉담했다. 그는 그녀의 치마를 끌어내렸다. 속옷까지 벗겨졌다. 소청은 완전히 나체가 되었다. 형광등 불빛이 그녀의 모든 결점을 드러냈다. 그녀는 팔로 가슴을 가리려 했지만, 아리가 그녀의 팔을 붙잡아 벌렸다.

“카메라를 똑바로 봐. 네 몸을 팔고 있다는 걸 잊지 마.”

아리가 대본을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 거기에는 그녀가 읽어야 할 대사가 적혀 있었다.

‘저는 오늘부로 제 몸을 바칩니다. 누구라도 원하시면 이 몸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소청의 입술이 떨렸다. 그 말은 차마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리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읽어. 그렇지 않으면 처벌이 있을 거야.”

노진이 조용히 말했다. 그의 손에는 작은 전기 충격기가 들려 있었다. 소청은 그것을 보자 지난 밤의 고통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저는…… 오늘부로……”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녀는 다시 숨을 들이쉬었다.

“제 몸을…… 바칩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카메라 렌즈는 무심하게 모든 것을 기록했다. 아리가 대본의 다음 부분을 가리켰다.

‘어떤 자세든 취하겠습니다. 어떤 명령이든 따르겠습니다.’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몸은 떨리고 있었지만, 목소리만은 힘겹게 유지했다.

“어떤…… 자세든…… 취하겠습니다. 어떤…… 명령이든……”

아리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소청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무릎 꿇게 했다. 소청은 카메라를 향해 엎드렸다. 그녀의 등이 완전히 드러났다. 차가운 공기가 그녀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더 낮게. 엉덩이를 들어.”

아리가 명령했다. 소청은 순종했다. 그녀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카메라가 그녀의 가장 부끄러운 부위를 클로즈업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이 악몽 같았다.

“좋아. 이제 마지막 대사야.”

아리가 대본의 맨 아래를 가리켰다.

‘촬영 후에도 저는 이 계약을 존중합니다. 제 몸은 언제나 임대 가능합니다.’

소청의 입술이 떨렸다. 그 문장을 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질 것이었다.

하지만 노진의 시선이 그녀를 짓눌렀다. 그리고 그녀의 가문, 소가의 명예가 그녀를 압박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웃고 싶었다. 명예라니. 그녀는 지금 나체로 카메라 앞에 서서 몸을 팔고 있는데.

“저는…… 촬영 후에도……”

소청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작은 방 안에서 그녀의 말은 이상하게 울렸다.

“이 계약을…… 존중합니다. 제 몸은…… 언제나…… 임대 가능합니다.”

말을 마친 순간, 카메라의 녹화 버튼이 꺼졌다. 아리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장비를 정리했다.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

소청은 무릎을 꿇은 채로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마음은 희한하게도 텅 빈 듯했다. 모든 감정이 메말라 버린 것 같았다.

노진이 그녀에게 얇은 가운을 던져주었다. 그것은 반투명해서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될 것이다.”

그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소청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녀의 다리는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방을 나서기 전, 그녀는 벽에 걸린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벌거벗은 몸, 보라색 도장 자국이 선명한 허벅지, 그리고 텅 빈 눈. 그녀는 그 모습에서 더 이상 소가의 딸을 찾을 수 없었다.

그곳에는 그저 노예가 한 명 있을 뿐이었다.

신체 검사

검진실 문이 열리자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소청은 팔을 붙잡힌 채로 끌려 들어가며 발바닥이 차가운 타일에 닿는 느낌에 몸을 움츠렸다. 흰 벽과 은색 기구들, 그리고 중앙에 놓인 검사대가 그녀를 반겼다. 형광등 불빛이 눈부셔서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옷을 벗어.”

의사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그는 이미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고, 옆에는 금속 쟁반 위에 다양한 도구들이 정렬되어 있었다. 소청은 손이 떨리는 걸 애써 감추며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천이 어깨를 스치며 미끄러져 내려가고, 속옷까지 벗겨지자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팔로 가슴을 가리려 했지만, 의사가 손짓으로 검사대를 가리켰다.

“거기에 누워. 다리를 벌려.”

소청은 차가운 금속 시트 위에 엉덩이를 붙이며 천천히 등을 댔다. 천장의 형광등이 그녀의 눈을 찔렀다. 다리를 벌리라는 명령에 그녀는 주저했지만, 뒤에서 지켜보는 여교관 아리의 차가운 시선이 그녀의 등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무릎을 굽히고 다리를 양쪽으로 벌렸다. 무언가에 노출당하는 느낌이 속을 뒤집었다.

의사는 무표정하게 그녀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었다. 차가운 고무 장갑이 허벅지 안쪽을 스치며 내려가자 소청은 온몸이 경직되었다. 그는 두 손가락으로 음순을 벌리고 안쪽을 살폈다.

“처음이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그는 측정기를 꺼냈다. 가느다란 금속 자가 질 입구에 닿았다.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분노와 굴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녀는 소리 내지 않았다. 의사는 무심하게 깊이와 너비를 측정하며 옆 탁자의 기록지에 숫자를 적었다.

“자궁 경부 상태 양호. 처녀막 보존됨.”

그의 손가락이 안쪽을 더듬으며 각도를 바꿨다. 소청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몸이 마치 물건처럼 다뤄지는 이 순간, 그녀는 정신을 분리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녀는 더 높은 곳, 가문의 저택, 아버지의 서재로 도망갔다. 그러나 그 환상은 의사의 다음 동작에 산산조각 났다.

“질 입구 직경 측정.”

그가 작고 둥근 확장기를 꺼내 천천히 밀어 넣었다. 소청은 숨을 멈추었다. 금속이 차갑게 안쪽을 채웠다. 의사는 눈금을 읽으며 또 기록지에 적었다.

“외부 생식기 크기: 음핵 0.3센티미터, 소음순 2.1센티미터, 대음순 종장 8.5센티미터.”

그가 다시 손을 뻗어 양쪽 손가락으로 음핵을 집듯이 만지며 길이를 잰 순간, 소청의 몸이 떨렸다. 그녀는 손가락이 다리를 움켜쥐었다. 저항하고 싶다는 충동이 온몸을 휘감았지만, 그녀는 이곳이 어디인지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노예 섬의 검진실, 도망칠 수도, 소리칠 수도 없는 곳. 그녀는 그저 이를 악물고 천장의 얼룩을 바라보았다.

의사는 마지막으로 질 내부를 한 번 더 훑어본 후 손을 뺐다. 고무 장갑에 묻은 점액이 형광등을 받아 번들거렸다. 그는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기록지를 넘겼다.

“다음.”

소청은 굳은 몸으로 일어나 앉았다. 다리 사이가 허전하고 차가웠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옷을 주워 입었다. 교관 아리가 다가와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잘 참았어. 다음은 운동능력 평가야.”

소청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형광등 아래서 반짝였지만, 그녀는 재빨리 손등으로 닦아냈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살아남는 것뿐이었다. 이 굴욕을 견디고, 이 족쇄를 버틸 날을 기다리는 것. 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쥐고 교관의 뒤를 따라 걸어 나갔다.

구강 성교 훈련 시작

소청은 훈련 캠프의 철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햇빛이 가득한 야외 훈련장이 눈부셨다. 그녀는 족쇄가 채워진 손목을 비틀며 주변을 살폈다. 다른 노예들은 이미 줄지어 서 있었고, 모두 같은 회색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신입이다.”

교관 아리가 나타났다. 키가 크고 마른 체격의 여자였다. 얼굴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그녀는 손에 든 클립보드를 훑어보고는 소청에게 다가왔다.

“소청. 오늘부터 네 담당은 나다.”

소청은 대답하지 않았다. 교관 아리는 그녀의 턱을 잡아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

“눈을 마주쳐라. 네가 누군지 나는 안다. 소가의 딸이라도 여기선 아무 의미 없다.”

소청의 눈에 반항이 스쳤다. 교관 아리는 그걸 보았지만, 아무 말 없이 손을 놓았다.

“훈련 일정은 간단하다. 말 잘 듣는 노예를 만드는 거다. 오늘부터 첫 번째 코스를 시작한다.”

소청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집사 노진의 말을 떠올렸다. *참아라. 살아남아야 한다.*

아리는 소청을 훈련실로 데려갔다. 좁은 방에는 침대 하나와 탁자, 그리고 의자만 있었다. 탁자 위에는 무언가가 천으로 덮여 있었다.

“옷을 벗어라.”

소청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리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직접 하든, 내가 시키든 결과는 같다. 선택해라.”

소청은 천천히 작업복 지퍼를 내렸다. 옷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발가락이 움푹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부끄러움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았다.

“무릎 꿇어.”

소청은 무릎을 꿇었다. 차가운 바닥이 살갗에 닿았다. 아리는 탁자의 천을 걷어냈다. 거기에는 인간의 성기를 본뜬 실리콘 딜도가 놓여 있었다.

“오늘 훈련은 간단하다. 이것을 입에 넣고, 내가 시키는 대로 움직여라.”

소청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아리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안 된다고?”

“나는… 이런 짓은 하지 않겠어.”

아리는 조용히 벽에 붙어 있는 전기 패널로 걸어갔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버튼을 몇 개 눌렀다. 소청의 발목 족쇄에서 갑자기 전기가 흘렀다.

“아악!”

소청은 몸을 웅크렸다. 고통이 다리부터 척추까지 퍼져 나갔다. 그녀는 바닥을 짚으며 숨을 헐떡였다.

“다시 묻겠다. 할 거냐, 말 거냐.”

소청은 무릎으로 버티며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녀는 힘겹게 말했다.

“…못 해.”

아리는 다시 버튼을 눌렀다. 이번에는 더 강한 전류가 흘렀다. 소청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자신의 이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전기가 멈췄다. 아리는 그녀 앞에 서 있었다.

“다시 한 번 묻겠다. 할 거냐?”

소청은 숨을 고르며 일어나려고 애썼다. 팔이 떨렸다. 그녀는 교관 아리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자비가 없었다.

소청은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 여기서 죽어도 가문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 가문이 그녀를 찾을 수도 없다.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살아야 했다.

“…하겠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아리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무릎 꿇고, 입을 벌려.”

소청은 무릎을 꿇고 천천히 입을 벌렸다. 아리는 딜도를 집어 그녀의 입술에 가져다 댔다. 차가운 실리콘이 닿았다.

“혀를 써. 천천히 빨아들여.”

소청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자신이 소가의 외동딸이라는 사실을 잊으려고 애썼다. 지금은 그냥 노예일 뿐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몸을 버리는 노예.

그녀는 입을 벌려 딜도를 받아들였다. 실리콘의 인공적인 맛이 혀에 퍼졌다. 아리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혀로 감싸고, 빨아들였다.

“더 깊게.”

소청은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다.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지만, 참았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리는 시간을 재고 있었다.

“30분. 그동안 멈추지 마. 멈추면 다시 전기를 맞는다.”

소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계속해서 입을 움직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무릎이 아프고, 턱이 저렸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곳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언젠가 이 모든 것을 갚아주리라.*

아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하고 있다. 계속해라.”

소청은 그 손길이 더 혐오스러웠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입을 움직일 뿐이었다.

훈련이 끝난 후, 그녀는 방에 혼자 남겨졌다. 소청은 바닥에 쓰러져 숨을 헐떡였다. 입안은 따갑고, 목은 쉰 소리가 났다.

그녀는 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소청, 너는 강하다. 무너지지 마.”

그러나 그날 밤, 그녀는 잠들지 못했다. 딜도의 감촉이 입안에 남아 있었다. 전기의 고통이 몸을 떨리게 했다.

아침이 오면 또 다른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소청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돌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요했다.

성교 훈련

훈련장은 축축한 돌벽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스며드는 곳이었다. 소청은 맨발로 차가운 바닥에 서서 손목에 채워진 쇠사슬이 덜컹거리는 소리에 몸을 움츠렸다. 눈앞에는 교관 아리가 서 있었고, 그의 손에는 가느다란 채찍이 들려 있었다.

“오늘 훈련은 성교 기술이다. 너는 반드시 완벽하게 익혀야 한다.”

아리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그는 벽에 걸린 여러 개의 도구를 가리켰다. 소청의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미 여러 번의 훈련을 겪었지만, 이런 종류의 훈련은 처음이었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느냐? 이쪽으로 와라.”

아리가 명령했다. 소청은 주저하며 발을 내디뎠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소가문의 딸이었다. 이런 굴욕을 당할 운명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훈련은 차가운 침대 위에서 시작되었다. 아리가 소청에게 자세를 가르쳤다. 그는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고, 허리를 밀어 올렸다. 소청의 몸이 긴장했다.

“긴장 풀어라. 너는 노예다. 순종해야 한다.”

소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아리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려 하자, 그녀가 본능적으로 저항했다.

“안 돼.”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아리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는 채찍을 들어 올렸다.

“실패다.”

쳇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소청의 등에 화끈한 통증이 스쳤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또 한 번 채찍이 내리쳤다. 그녀의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무릎 꿇어라. 그리고 내 말을 들을 때까지 일어서지 마라.”

소청은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숙였다. 피부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울음을 삼켰다. 그녀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했다. 가문의 적들이 그녀를 노리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죽으면, 그들의 손에 넘어가면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아리가 다시 다가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이제 시작이다. 다시 훈련한다. 너는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소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분노가 없었다. 대신 공허함과 냉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는 몸을 움직여 아리가 원하는 대로 자세를 취했다. 이번에는 저항하지 않았다. 몸이 떨렸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견뎠다.

훈련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여러 번 실패하고, 여러 번 채찍을 맞았다. 하지만 소청은 점점 몸을 던지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몸은 복종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증오가 자라나고 있었다. 그 증오는 그녀를 지탱해 주는 유일한 것이었다.

마지막 훈련이 끝날 무렵, 아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소청은 일어서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고 숨을 헐떡였다. 아리가 그녀를 남겨두고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소청은 혼자 남았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 속에는 불타는 증오가 숨어 있었다.

“기억해라, 소청. 너는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바닥에 있는 피를 긁었다. 그 피는 그녀의 것이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미래의 복수를 위한 약속으로 삼았다.

그날 밤, 소청은 좁은 감방에 혼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아파서 움직일 수 없었지만, 마음은 날카롭게 깨어 있었다. 그녀는 자객들, 가문의 적들, 그리고 이곳의 교관들을 떠올렸다. 그 모든 것이 그녀를 이곳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반드시 살아남아 그들에게 되갚을 것이다.

“이중 족쇄는 끊어질 것이다.”

그녀가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작았지만, 결의에 차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내일 또 다른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증오가 그녀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훈련 불합격

훈련장 바닥은 피와 땀으로 미끄러웠다. 소청의 무릎이 닿은 자리마다 선명한 자국이 남았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상체를 간신히 지탱했다. 팔과 다리는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두 시간째 이어지는 근력 측정, 그 다음 민첩성 테스트, 마지막은 참을성 평가. 모든 항목에서 그녀는 바닥을 기었다.

“소청. 전체 평가치, 하위 3%.”

교관 아리의 목소리는 냉철했다. 그녀는 태블릿을 내려다보며 점수를 체크했다. 주변의 다른 훈련생들은 이미 합격 통보를 받고 흩어졌다. 남은 것은 소청과 몇 명의 낙오자뿐이었다.

“일어나.”

아리의 발끝이 소청의 턱을 받쳤다. 그녀는 억지로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번지는 아리의 장화, 그 위로 단호한 눈빛. 소청은 입술을 깨물었다. 참아야 했다. 참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식이었다.

“소청, 훈련 불합격. 귀속 가문의 규정에 따라, 최종 판정은 가문 클럽 전속.”

주변에서 낮은 웅성거림이 일었다. 몇몇 훈련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 클럽 전속은 사실상 육체 노예로 전락하는 선고였다. 소청의 손가락이 바닥을 긁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너 같은 패배자는 가문의 훈장을 더럽힐 자격이 없어. 오늘부터 너는 더 이상 훈련생이 아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굳게 닫혔던 훈련장 문이 열렸다. 집사 노진이 급히 들어왔다. 그의 표정은 창백했고, 손가락은 떨리고 있었다. 그는 아리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교관님, 소청은 아직……”

“집사님, 가문의 규칙은 아시죠? 불합격자는 즉시 클럽으로 인계됩니다. 이 결정은 제 권한 안에 있습니다.”

아리는 노진의 말을 잘랐다. 노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소청을 바라봤다. 소청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고집 섞인 빛이 어렸다.

“소청.”

노진이 목을 가다듬었다.

“네가 버틸 수 있다면…… 가문의 법정에 항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집사님, 저는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소청의 목소리는 의외로 평온했다. 그녀는 아리의 손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어섰다. 무릎이 덜덜 떨렸지만, 그녀는 몸을 곧게 폈다.

아리는 비웃음을 흘렸다.

“자존심만 강한 게로군. 좋아. 데려가라.”

두 명의 호위병이 소청의 팔을 잡았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발걸음을 맞춰 걸었다. 훈련장을 나서는 순간, 그녀는 잠시 뒤를 돌아봤다. 노진은 그곳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문이 닫혔다.

복도는 차갑고 어두웠다. 소청의 귀에는 아리의 마지막 말이 맴돌았다. ‘가문 클럽 전속.’ 그곳은 남성 손님들의 오락을 위한 장소였다. 말 잘 듣는 장난감이 되어야 하는 곳. 소청은 이를 악물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녀는 원수 가문의 자객을 아직 처리하지 못했다. 진정한 정체를 아는 자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리고 이 클럽은 다른 가문의 정보가 오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기회가 있을지도 몰랐다.

호위병이 그녀를 밀어 차량에 태웠다. 차문이 잠겼다. 소청은 창밖으로 흐르는 훈련 캠프의 불빛을 바라봤다. 저 멀리 노진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는 아직도 그곳에 서 있었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청은 눈을 감았다.

이제 나는 육변기.

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클럽 벽창녀

어둠 속에서 발목이 묶였다. 무거운 쇠사슬이 뼈를 파고드는 듯한 아픔이 전신을 타고 흘렀지만, 소청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그녀는 더 이상 소가의 딸이 아니라, 이 클럽의 벽 안에 갇힌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좁은 벽감 안에 서 있으면 바닥의 차가운 대리석이 발바닥을 얼린다. 팔은 머리 위로 묶여 쇠고리에 매달려 있고, 하체는 완전히 드러난 채 얇은 천 조각 하나가 허리를 겨우 감싸고 있을 뿐이다. 눈을 가린 검은 천은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술 냄새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 그녀는 누군가의 거친 손이 허벅지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촉촉하고 따뜻한 액체가 살을 타고 흘러내렸다.

“새 상품이다. 몸은 아직 안 익었지만, 표정 하나는 끝내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귀에 거칠게 박혔다. 소청은 자신의 입술이 어떻게든 굳게 다물려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말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만약 한 마디라도 하면, 그 목소리는 자신의 것임이 틀림없을 테니.

첫 번째 손님이 다가왔다. 남자는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손가락으로 촉촉한 입구를 헤집었다. 소청의 온몸이 긴장했고, 관절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남자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좋아, 이게 바로 길들여진 암캐의 표정이지.”

그 말에 소청의 복부가 뒤틀렸다. 그녀는 자신의 안에 쌓여 있던 모든 비명을 꾹꾹 눌러 담으며 뱃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지금 벽 밖에 있는 자신의 가문을 생각해야 했다. 그녀의 아버지를 생각하고, 노진이 그녀를 구하러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열 번째. 시간이 멈춘 듯했다. 손님들은 목적을 다하고 떠났고,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소청의 다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떨렸지만, 무릎을 굽히면 쇠사슬이 더 깊이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벽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닥에 고여 작은 웅덩이가 된 것을 느꼈다.

“이걸 봐라. 완전히 길들여졌잖아.”

누군가가 그녀의 젖은 음부를 만지며 웃음을 터뜨렸다. 소청의 눈이 검은 천 아래에서 타올랐다. 그녀는 손목을 비틀었다. 쇠사슬이 덜컹거리며 소리를 냈지만, 풀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하나, 둘, 셋.

나는 죽지 않는다.

나는 소청이다.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 저녁, 어떤 남자가 그녀의 몸에 더럽고 뜨거운 액체를 쏟아부은 후,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너 소가의 딸이지? 재미있네.”

소청의 심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그녀는 속으로 수없이 가문을 외쳤지만,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침묵했다. 침묵이 유일한 무기인 법이었다. 하지만 그날 밤, 그녀는 꿈에서 잃어버린 자유를 보았다. 피로 얼룩진 대리석 바닥 위에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그리고 그 소녀는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소청은 눈을 떴다. 검은 천 아래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시 아침이었다. 그리고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