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폐차의 10배 반환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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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에서 깨어났다. 당지성은 코를 찌르는 악취에 눈을 떴다. 시야가 흐릿했다. 몇 번 눈을 깜빡이자 천장이 아닌 회색 하늘이 보였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무언가에 걸려 휘청였다. 온몸이 종이처럼 가볍고, 동시에 낯선 감각이 흘렀다. “……여긴 어디지?” 목소리가 낯설었다. 더 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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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로 전생하다

쓰레기 더미에서 깨어났다.

당지성은 코를 찌르는 악취에 눈을 떴다. 시야가 흐릿했다. 몇 번 눈을 깜빡이자 천장이 아닌 회색 하늘이 보였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무언가에 걸려 휘청였다. 온몸이 종이처럼 가볍고, 동시에 낯선 감각이 흘렀다.

“……여긴 어디지?”

목소리가 낯설었다. 더 굵고, 더 젊었다. 그는 손을 들어 얼굴을 만졌다. 턱선이 날카롭고 광대뼈가 도드라졌다. 코가 높고 입술이 도톰했다. 분명 자신의 얼굴이 아니었다.

“전생? 진짜로?”

머릿속에 기억이 파편처럼 흩어졌다. 현대의 삶. 그런데 갑자기 환상 세계로 떨어진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헐렁한 누더기 옷 아래로 드러난 팔뚝은 근육으로 단단했다. 배에 힘을 주자 식스팩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키는 180센티미터는 족히 넘어 보였다. 외모만 놓고 보면 역대급이었다.

하지만 수련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손바닥에는 굳은살 하나 없었다. 관절이 유연하지 않았고, 근육은 보기 좋게 붙어 있을 뿐 폭발적인 힘을 내진 못할 것 같았다.

“꼴값은 한다, 이 놈아.”

그가 중얼거리며 쓰레기 더미에서 나왔다. 주변은 낯선 풍경이었다. 돌로 깔린 길, 낮은 판자집들, 이상한 복장의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어떤 이는 검을 차고, 어떤 이는 로브를 입고 있었다.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극심한 허기였다. 위가 타는 듯 아팠다. 그는 길가에 서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주머니는 텅 비었다. 돈 한 푼 없었다.

“……구걸?”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절세 폐차였다. 이렇게 잘생긴 얼굴로 구걸을 하다니. 하지만 배가 고팠다. 죽을 만큼 고팠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길 한복판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있는 힘껏 외쳤다.

“형님들! 누님들! 저 좀 도와주십쇼! 하루 굶었습니다! 동전 한 푼만!”

목소리가 또랑또랑하게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봤다. 어떤 이는 비웃고, 어떤 이는 동정했다. 하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당지성은 뻔땅함을 무기로 삼았다. 그는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아이고, 이렇게 잘생긴 얼굴로 구걸하니 좀 창피하네요. 그래도 배고픈 건 못 참죠. 한 푼만!”

그가 은근히 광기 섞인 웃음을 짓자 사람들이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다. 한 중년 여성이 지갑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 던졌다.

“에휴, 불쌍해서……. 저 얼굴 가지고 뭘 못 하겠니.”

“감사합니다, 누님! 복 받으실 겁니다!”

당지성은 동전을 재빨리 주워 담았다. 몇 푼 되지 않았지만, 빵 한 조각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길가에 빵집이 있었다.

그가 걸어가 빵 한 조각을 사 입에 물었다. 질척거리는 식빵이었지만, 이 세계에서 처음 먹는 음식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아……. 이게 맞나. 전생했으면 뭔가 대단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왜 구걸이나 하고 있냐.”

그가 빵을 다 먹고 나서 중얼거렸다. 그러자 갑자기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 안 깨어났어. 시동도 안 걸린 놈이 불평이 많네.”

당지성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누구야?”

“내가 누군지는 나중에 알게 돼. 일단 너,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어. 이 세계는 만만한 곳이 아니야. 하루라도 빨리 수련해라.”

“수련? 나 원래 몸이랑 달라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건 나도 몰라. 알아서 해. 난 그냥 너한테 붙어 있는 시스템일 뿐이니까.”

목소리가 사라졌다. 당지성은 어리둥절했지만, 무언가 자신에게 힘이 깃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좋아. 일단 살아야겠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최고가 되겠다.”

그는 빵집 앞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배고픔은 가셨지만, 앞길이 막막했다. 하지만 당지성은 웃었다. 절세 폐차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의 눈빛은 이미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고된 생존

당지성은 마을 입구에서 다시 한 번 발길을 걷어차였다.

"야, 이 거지 같은 놈아! 또 왔냐?"

빵집 주인의 욕설이 귀에 박혔다. 따끔한 빵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주인의 눈빛은 그보다 더 날카로웠다. 당지성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뒤로 물러섰다.

"아, 네, 네. 그냥 지나가던 길입니다."

"지나가던 길? 하! 네놈이 이 마을에 온 지 벌써 사흘째다. 지나가긴 어딜 지나가? 썩 꺼지지 못해?"

빵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당지성은 재빨리 몸을 피했지만, 먼지 투성이 옷에 덤불이 스쳤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사흘째 제대로 먹은 게 없었다. 전생하자마자 이 깡촌에 떨어진 것도 억울한데, 시스템은 시큰둥하게 주변만 맴돌 뿐이었다.

'10배 반환 시스템이라며.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에 답은 없었다. 대신 배가 다시 한 번 울부짖었다.

당지성은 마을 중앙 광장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는 뭔가 먹을 것이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자마자 고개를 돌리거나, 손을 내저으며 멀어졌다.

"저거 저번에 서방님 집에서 쫓겨난 거지 아니야?"

"쓸모없는 놈. 일할 의지도 없으면서."

"얼굴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빈 깡통이야."

수군거림이 귀를 찔렀다. 당지성은 이를 악물었다. 전생에서도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잘생긴 얼굴 덕에 항상 인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 얼굴이 오히려 눈총을 사고 있었다.

'몸은 근육질인데, 왜 아무도 써 주질 않지?'

그는 팔뚝을 한 번 움켜쥐었다. 단단한 근육이 느껴졌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힘쓸 일을 주지 않았다. 모두가 그를 믿지 않았다. 도둑, 거지, 무능력자. 그게 이틀 만에 얻은 별명이었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햇볕이 따가워졌다. 당지성은 마을 서쪽 구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거기엔 작은 만두 가게가 있었다. 주인 할머니가 인심이 좋다는 소문을 들었다. 실제로 가게 앞에는 만두 찌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냄새가 코를 파고들었다. 입안에 침이 고였다.

당지성은 천천히 다가갔다. 주인 할머니는 손님들과 이야기 중이었다. 기회였다. 그는 만두 더미가 쌓인 찜통 쪽으로 몰래 손을 뻗었다. 손끝이 만두에 닿는 순간, 할머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놈아!"

순간, 사방에서 시선이 쏟아졌다. 당지성의 손이 만두를 움켜쥐었지만, 이미 늦었다. 할머니가 국자를 휘둘렀다. 머리를 맞을 뻔한 그는 재빨리 몸을 웅크렸다.

"도둑놈! 저놈이 만두를 훔치려 했어!"

할머니의 외침에 사람들이 달려들었다. 누군가는 돌을 집어 던졌고, 누군가는 주먹을 휘둘렀다. 당지성은 만두를 입에 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전력 질주했다. 뒤에서는 욕설과 발소리가 따라붙었다.

"잡아라! 저놈을 잡아!"

그는 골목 골목을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마치 전생의 추격전을 연상시키는 듯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총도, 칼도 없었다. 오직 두 다리와 뻔뻔함뿐이었다.

결국 그는 마을 외곽에 있는 낡은 사원까지 도망쳤다. 뒤쫓던 사람들은 사원 입구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무언가 두려운 듯,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돌아갔다.

당지성은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불상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났다. 그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입에 물고 있던 만두가 부서져 흘러내렸다. 그것을 주워 먹으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이게 무슨 인생이야."

전생에 그는 나름대로 잘 살았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집도, 돈도, 친구도. 오직 이 망가진 몸과 시스템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뿐이었다.

'10배 반환이라.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그는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시스템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단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상한 감각만이 그 존재를 증명할 뿐이었다.

밤이 깊어졌다. 사원 안은 더욱 어둡고 쓸쓸해졌다. 바람이 지붕 사이로 새어 들어와 등을 간질였다. 당지성은 낡은 담요를 몸에 둘렀다. 그것조차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된 거지?"

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름다웠지만, 그만큼 차가웠다. 전생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가족, 친구,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 이제는 모두 잃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는 억지로 삼켰다. 울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대신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좋아. 이렇게 끝날 순 없지. 나는 당지성이다. 절세 폐차라고? 그래, 한번 보자. 누가 진짜 폐차인지.'

그의 눈에 비장함이 스쳤다. 배는 여전히 고팠지만, 마음은 조금 가벼워졌다. 그는 일어나 사원 구석을 살펴보았다. 쥐 한 마리가 지나갔다. 그것조차 먹을 것을 찾는 듯 보였다.

"야, 나랑 같이 굶자."

당지성은 쥐를 향해 중얼거렸다. 쥐는 도망갔다.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주머니를 뒤적였다. 거기에는 전생의 기억 속에서 가져온 작은 부적 하나가 있었다. 의미는 없었지만, 왠지 버릴 수 없었다.

그것을 손에 쥔 채, 당지성은 다시 바닥에 누웠다.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졌다. 그는 눈을 감았다. 내일이 오면,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번에는 다르게. 이번에는 반드시.

사원 앞에는 달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 아래서 한 젊은이가 새로운 운명을 꿈꾸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비참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곧 그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뀔 것을.

종파 제자 모집 소문

당지성은 좁은 골목길을 지나 큰길로 나섰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지만 벌서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아무렇게나 걸으며 주변을 살폈다. 아직 이 세계의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평범한 행인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그때 귀에 익숙한 단어가 들렸다.

"야, 들었어? 천현종에서 제자를 모집한대."

"천현종? 그 전설의 대종파 말이야? 설마 진짜야?"

"내 사촌 형이 무림맹에서 일하는데, 확실하다더라. 올해는 특별히 제한을 낮춰서 많은 인재를 받는다고 해."

당지성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는 고개를 돌려 말하는 이들을 바라봤다. 두 명의 중년 남자가 길가 찻집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무심한 척 옆자리에 섰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건가?"

한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 제한이 좀 있긴 한데, 기본 수련을 받은 적이 없어도 괜찮대. 단지 선발 과정이 엄청 빡세다고 하더라. 수천 명이 몰려들 거야."

"거기다가 이번에는 천현종의 장로님들이 직접 심사한다니까? 평소에는 문파 내에서만 뽑았는데, 이번에는 외부에서도 인재를 찾는 모양이야."

당지성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의 눈동자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는 찻집을 떠나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운명을 바꿀 기회... 바로 이거야."

그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직 시간이 충분했다. 천현종의 모집 공고는 사흘 뒤에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의 나는 절세 폐차다. 수련은 커녕 기본 체력조차 남들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없을지도 몰라. 쫓겨나더라도 괜찮아. 한번 부딪혀보는 거야.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시스템 정령이 그의 곁에 나타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진짜 가시겠어요? 지금 몸 상태로는...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워요."

"닥쳐. 나는 이미 죽을 만큼 죽어봤다. 이까짓 시험 쯤이야."

당지성은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가득했다. 그는 발걸음을 돌려 시장 근처에 있는 여관으로 향했다. 거기서 이틀 동안 몸을 추스리고,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일찍 천현종의 산문으로 향할 작정이었다.

여관방에 들어서면서 그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에, 그래도 얼굴은 꽤 잘생긴 청년이 서 있었다. 그는 팔뚝을 한번 움켜쥐며 중얼거렸다.

"이 몸뚱이만 봐도 먹히겠지. 겉모습은 꽤 그럴듯하니까."

그러나 그의 내면은 불안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 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뻔뻔하게 굴자. 내가 못하는 게 어디 있나. 쫓겨나도 좋아. 그냥 부딪히는 거야."

그는 눈을 감았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휴식이 필요했다. 그는 몸을 뉘여 잠에 빠져들었다.

사흘 후, 당지성은 천현종의 입구에 서 있었다. 거대한 석문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고, 그 앞에는 이미 수백 명의 지원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는 옷깃을 여미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름을 대라."

수문장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당지성입니다."

"나이와 출신은?"

"열여덟. 출신은... 그냥 떠돌이입니다."

수문장이 그를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이 당지성의 근육질 몸매에 잠시 머물렀다가 떠났다.

"지원서를 받아라. 그리고 저쪽에서 기다려라."

당지성은 종이 한 장을 받아들고 줄 끝으로 걸어갔다. 그의 심장이 크게 뛰고 있었다. 이 순간을 위해 그는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와라, 천현종. 내가 보여주겠다. 폐차라도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천현종으로 향하다

당지성은 천현종 산문까지 아직도 먼 길을 남겨두고 있었다. 주머니에는 동전 한 푼 없었고, 배는 꼬르륵거렸다.

"아, 진짜. 타임슬립했다고 바로 갑부 되고 천재 되는 거 아니구나."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큰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얼굴은 더러워졌고 옷은 구겨졌지만, 그 역대급 외모만큼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마치 길가에 떨어진 보석 같았다.

"저기요, 혹시 천현종 가는 길 아세요?"

지나가던 수레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수레에 탄 중년 남성이 힐끗 쳐다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또 천현종 지망생이냐? 요즘 왜 이리 많아. 저리 비켜."

"아, 그러지 말고요. 저 힘 좀 쓸 수 있습니다. 짐도 들어드릴게요."

"네까짓 게 무슨 힘을 쓴다고. 뼈밖에 없는 주제에."

당지성은 웃으며 일어섰다. 그는 수레 옆으로 다가가더니, 번쩍하고 수레에 실린 커다란 석재를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이 정도면 되나요?"

중년 남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석재는 적어도 성인 남성 두 명이 들어야 할 무게였다.

"어, 어어? 그걸 한 손으로?"

"그러니까 저 좀 태워주세요. 천현종까지."

중년 남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내주었다. 당지성은 석재를 다시 내려놓고 수레에 올랐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아니, 네가 그런 괴력을 가졌으면서 왜 구걸처럼 하고 다니냐?"

"돈이 없어서요."

"..."

중년 남성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청년이었다.

수레가 흙길을 달리기를 한나절. 드디어 천현종의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웅장한 산문이 구름 사이로 솟아 있었고, 그 앞에는 벌써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가 천현종의 제자가 되기 위해 찾아온 지망생들이었다.

당지성은 수레에서 내리며 중년 남성에게 손을 흔들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그래, 몸조심 하고."

중년 남성은 수레를 돌려 길을 떠났다. 당지성은 산문 앞으로 걸어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망생들은 하나같이 비싸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고, 허리에는 명검을 차고 있었다. 당지성은 자신의 남루한 옷차림을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뭐, 폼은 안 나도 실력은 있으니까."

그가 산문 앞 대기 줄에 서자, 뒤에서 비웃음이 들려왔다.

"저게 누구야? 걸인인가?"

"천현종에도 걸인이 지원하나 보네. 웃기고 있네."

"저런 폐물이 뭘 할 수 있다고."

당지성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세 명의 젊은이가 서 있었는데, 모두 호화로운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 중 키가 제일 큰 자가 당지성을 훑어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너, 여기 왜 왔냐? 밥이나 구걸하러 온 거 아니냐?"

당지성은 헤실헤실 웃으며 대꾸했다.

"아니요, 저도 제자가 되려고 왔습니다."

"하! 네가? 지금 뭐 하는 소리야. 저 꼴을 봐. 옷은 남루하고, 얼굴은 때묻었고. 주먹 한 번 제대로 휘둘러 보나?"

"주먹이라면 좀 칩니다."

"좀 친다고? 그럼 나랑 붙어 볼래?"

키 큰 청년이 앞으로 나서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변의 지망생들이 시끄러워지며 구경을 시작했다.

"와, 저 건방진 걸인 저거 맞아 죽겠네."

"저쪽은 벌써 기초 경지에 올랐다는 소문이 있어."

당지성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두 팔을 벌리며 대범하게 말했다.

"좋아요. 하지만 먼저 말씀드리는데, 저도 모르게 다칠 수 있어요."

"허, 겁은 더럽게 없네."

키 큰 청년이 돌진했다. 주먹에 기운이 실리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주변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당지성은 피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주먹을 스치듯 피한 뒤, 오른손으로 청년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그러자 청년이 그대로 땅에 엎어졌다.

"아악!"

"자, 다치지 않았죠?"

당지성은 손을 놓으며 물러섰다. 청년은 땅에 엎드린 채 얼굴이 새파래졌다. 주변은 순간 조용해졌다가 이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저거 꽤 하는데?"

"걸인 주제에 실력은 있나 보네."

키 큰 청년의 동료들이 당지성을 노려봤지만, 감히 덤비지 못했다. 당지성은 다시 헤실헤실 웃으며 줄을 섰다.

"에이, 별거 아니에요. 저는 그냥 폐물이라서요."

그 말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자신을 폐물이라고 하면서도 전혀 자존심 상해 하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웃음을 자아냈다.

그때, 산문 위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문이 열리며 두 명의 장로가 걸어 나왔다.

"천현종 제자 선발을 시작한다. 지원자는 차례대로 입장하라."

지망생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지성도 그 흐름에 몸을 실었다. 그의 뒤에서는 아까 그 키 큰 청년이 일어나며 혼자 중얼거렸다.

"저 미친놈, 꼭 기억해 둔다."

당지성은 그 말을 듣고도 고개만 살짝 돌려 웃어 보였다. 그의 눈에는 광기가 스며 있었지만, 그 광기는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워 보였다.

"천현종, 나 좀 재미있게 만들어 줘라."

그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산문 안으로 사라졌다.

산문 앞의 혼란

천현종 산문 앞은 벌써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해가 뜨기도 전부터 모여든 소년들이 좁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저마다 얼굴에는 긴장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고, 어떤 이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떤 이는 중얼거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오늘은 천현종이 새 제자를 뽑는 날. 이 산문 앞에 선 모두가 꿈 하나를 품고 있었다.

"줄 좀 서라, 이 인간들아!"

당지성은 팔짱을 끼고 줄 맨 끝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방이 온통 머리카락과 땀 냄새, 그리고 불안한 숨소리뿐이었다. 그는 혀를 끌끌 찼다. '이런 곳에 내가 왜 왔지? 스승님이 보내지 않았으면 평생 안 올 뻔했네.'

어차피 그는 폐차다. 타고난 영근이 없어 수련조차 제대로 못 하는 몸. 그런데도 제자가 되겠다고 이곳에 서 있다니,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하지만 스승님이 시키셨으니 어쩔 수 없었다. 10배 반환 시스템의 정령이 어깨 너머에서 히히덕거리며 속삭였다.

"주인님, 이 주변에 영근 좋은 애들 많아요. 한 명씩 두들겨 패면 영근 좀 빼올 수 있을 텐데."

"닥쳐. 지금은 참는 중이다."

그가 중얼거리며 정령을 무시하는 찰나,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 훅 들어왔다. 체격 좋은 놈이 줄을 무시하고 당지성 앞에 쑥 끼어든 것이다. 얼굴에는 거만함이 가득했고, 뒤에는 그의 수행원으로 보이는 놈들이 줄줄이 따라붙었다.

"야, 새치기하는 새끼가 있네?"

당지성이 눈을 가늘게 뜨고 앞의 놈을 쳐다봤다. 그 놈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닥쳐, 시골 촌놈아. 내가 누군 줄 알고?"

"몰라. 근데 나도 몰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너 지금 내 앞에 서 있다는 거야."

당지성이 뻔뻔하게 그 놈의 어깨를 툭 치고 다시 앞으로 삐져나왔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는 오히려 새치기한 놈보다도 더 앞에 서버렸다.

"이... 이 새끼가!"

"왜? 네가 새치기했으니까 나도 새치기하는 거지. 공평하지 않냐?"

"미친놈인가?"

그 놈이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 앞에서 등록 담당 제자가 날카로운 목소리를 던졌다.

"거기, 무슨 소란이야?"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제자는 싫은 듯 눈썹을 찌푸리며 당지성과 그 놈을 번갈아 보았다.

"줄 서시오. 천현종 산문 앞에서 함부로 싸우면 영원히 입산 금지다."

그 말에 그 놈이 이를 갈며 물러났다. 당지성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당지성의 차례가 되었다. 등록 담당 제자는 그를 훑어보며 눈에 띄게 표정을 찌푸렸다. 험한 옷차림, 지저분한 머리, 그리고 온몸에 밴 술 냄새. 전형적인 폐차의 이미지였다.

"이름이 뭔가?"

"당지성."

"영근 측정이다. 손을 이 돌 위에 올려라."

제자가 앞에 있는 수정 구슬을 가리켰다. 당지성은 시니컬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올렸다. 그러자 구슬이 희미하게 빛나다가 금세 꺼졌다.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제자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영근이 없다. 하등 폐차. 다음."

주변에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떤 이는 "저런 놈이 천현종에 오다니, 시간 낭비지"라며 수군거렸다. 당지성은 고개를 갸웃하며 그들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폐차라니까. 근데 스승님이 오라고 했는데 어쩌라고?"

등록 제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 누구를 말하는 거냐?"

"길에서 만난 꼬마 아줌마인데... 아, 아니, 로리 할망구라고 해야 하나?"

순간 제자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 뒤에서 다른 장로들이 무언가를 알아챈 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그 스승이라는 분이 혹시... 쌍꼬리에 키가 작은 여성인가?"

"오, 맞다. 어떻게 아셨수?"

당지성이 태연하게 대답하자, 제자는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 소년들도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조용해졌다. 제자는 이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당지성, 너는 특별 입문이 허락되었다. 뒤쪽 건물로 가라. 거기서 스승님을 기다리라."

"예? 특별 입문? 폐차인데?"

"말이 많다. 가라."

당지성이 어깨를 으쓱여 보이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뒤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뒤에서 소년들의 질투와 당혹감이 뒤섞인 시선이 따라붙었다. 그는 웃음을 참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이거 재밌네. 폐차가 특별 입문이라니. 시스템, 너 뭐 한 거 없지?"

정령이 깔깔대며 대꾸했다.

"전혀요, 주인님. 하지만 스승님이 뒤에서 꽤나 큰 힘을 쓰신 모양이에요. 그 할망구, 생각보다 대단하네요."

"할망구라니, 그분한테 들리면 죽는다."

당지성이 뒤를 돌아봤다. 산문 앞의 혼란은 여전했지만, 이제 그곳은 더 이상 그의 세계가 아니었다. 그는 천현종의 복도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가슴속에서는 이제 막 시작된 광란의 수련이 기대되고 있었다.

영근 측정

측령석 앞에 선 당지성의 손이 살짝 떨렸다. 주변에 모인 수십 명의 시선이 그의 손끝에 집중되어 있었다. 검은 돌은 표면에 은은한 광택이 흐르고 있었고, 마치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빨리 대보게."

뒤에서 누군가가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당지성은 고개를 돌려 잠시 군중을 훑어보았다. 대부분은 영근 측정을 끝낸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다양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호기심, 경멸, 무관심.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업신여김이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전 생에서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그때도 그는 측령석 앞에 서서 두려움과 떨림 속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결과는 참혹했다. 그 후로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스템이 있다. 10배 반환 시스템. 그것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당지성이 오른손을 뻗어 검은 돌의 표면에 닿았다.

첫 순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낮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역시 폐차야," 하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당지성은 이를 악물었다.

그때였다.

측령석 위로 희미한 빛이 맴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빛은 약했다. 마치 촛불 하나를 수백 미터 밖에서 바라보는 듯한 희미한 기운. 너무나 약해서 눈을 가늘게 뜨고 들여다봐야 간신히 보이는 정도였다. 그것은 이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측령석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히 가라앉았다.

"하하하!"

먼저 웃음이 터져 나온 쪽은 뒤쪽에 서 있던 중년 사내였다. 그는 배를 움켜잡고 웃으며 말했다. "이게 뭐야? 빛도 제대로 안 나오잖아. 폐기물 중에서도 폐기물이네!"

"하긴 저런 몸매를 보고도 뭔가 기대한 내가 바보지."

"잡역도 못 하겠다. 저런 놈은 수련해봤자 손해만 키우는 꼴이야."

"당문에서 쫓아내야 하는 거 아니야?"

웃음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마치 산 아래서부터 솟아오르는 파도처럼 그 소리는 사방에서 밀려왔다. 당지성은 측령석에서 손을 떼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표정은 차분했다. 아니, 차분한 척하고 있었다. 내면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있었다.

또 이거야.

또 이 모양이야.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참았다. 여기서 분노를 드러내면 끝이다. 더 큰 굴욕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는 이전 생에서 이미 그걸 경험했다.

"에이, 쯧."

누군가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저런 놈 때문에 시간 낭비했네. 나 먼저 간다."

한 둘씩 사람들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측정소의 담당자도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당지성의 이름이 적힌 종이에 '폐기물 자질'이라고 적어 내려갔다.

당지성은 그 자리에 서서 점점 줄어드는 인파를 바라보았다. 그의 귀에는 여전히 웃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잠깐."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무도 듣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큰 소리로 외쳤다.

"잠깐만요."

몇 사람이 뒤돌아보았다. 그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비웃음이 깔려 있었다. 당지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웃을 일도 아니잖아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기다려 보시죠. 언젠가는 제가 여러분 모두를 따라잡을 테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누군가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뭔 개소리야! 저런 폐기물 주제에!"

"따라잡다니? 꼴값도 정도가 있지."

"저런 놈이 말만 잘한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네."

당지성은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가 측정장을 걸어 나올 때, 머릿속에서는 시스템의 알림음이 울리고 있었다.

[10배 반환 시스템: 굴욕의 기운 감지.]

[누적 수치에 따라 향후 반환량이 증가합니다.]

좋아. 이걸로 됐다.

당지성은 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언젠가 반드시 이 날의 굴욕을 갚아주리라. 10배로. 아니면 그 이상으로.

시스템 활성화

당지성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타임슬립을 했지만, 이 몸은 완전한 폐차나 다름없었다. 근육은 있지만 내공이라고는 전혀 없었고, 무림이라는 이곳에서 살아남기엔 역부족이었다.

"젠장... 이게 무슨 시련이야..."

그가 바위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였을 때였다.

- 삐이이잉...

머릿속에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맑은 샘물이 흐르는 듯한 음색이었다.

『10배 반환 시스템 활성화 중...』

"뭐? 누구야?!"

당지성이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서 반짝이는 빛이 솟아올랐다.

공중에 작은 점들이 모여들더니 점점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여성 정령이 나타난 것이다. 키는 10cm 정도였고, 투명한 날개가 등 뒤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은발에 금빛 눈동자를 가진 그 정령은 마치 인형처럼 아름다웠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저는 10배 반환 시스템의 정령입니다."

당지성은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응시했다. 작은 정령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황당했다.

"뭐... 뭐라고? 시스템이라고? 10배 반환?"

"네, 그렇습니다. 주인님이 어떤 자원을 투자하시든, 저희 시스템이 10배로 반환해 드립니다."

정령은 손가락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듯 움직였다. 그러자 공중에 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10배 반환 시스템 설명]

- 투자한 자원: 10배로 반환

- 적용 범위: 금전, 수련 자원, 내공, 정신력 등 모든 것

- 주의사항: 자원 투자는 반드시 주인의 의지로 이루어져야 함

당지성은 창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럼 내가 수련 자원을 투자하면?"

"네, 10배로 돌려드립니다. 예를 들어 주인님이 1시간 수련하시면, 시스템이 10시간의 수련 효과를 제공합니다."

"뭐... 뭐라고?!"

당지성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가 수련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10배로 돌아온다는 뜻이었다. 하루에 1시간만 수련해도 10시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럼 내공도?"

"네, 내공 또한 포함됩니다. 주인님이 1년 치 내공을 쌓으시면, 시스템이 10년 치 내공을 제공합니다."

당지성의 입가에 광기가 서린 미소가 번졌다. 절망에서 벗어난 기쁨과, 이 시스템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설렘이 교차했다.

"하하하하!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그가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정령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주의하십시오, 주인님. 시스템이 반환하는 것은 오직 주인님이 직접 투자한 자원에 한합니다. 타인의 도움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알겠어. 그럼 지금 당장 시작해볼까?"

당지성은 자세를 잡았다. 수련의 기초인 호흡법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 후우우...

공기가 폐 속으로 스며들었다. 동시에 온몸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정령이 그의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수련 시작합니다. 주인님의 투자를 확인했습니다. 1시간 수련 후, 10시간의 효과를 반환하겠습니다."

당지성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에는 이미 결의가 서려 있었다. 과거의 절망은 사라지고, 새로운 희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10배 반환 시스템. 이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그가 무림 최고가 되기 위한 열쇠였다. 당지성은 이를 악물고 수련에 집중했다. 그의 앞에 펼쳐질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하며.

뻔뻔한 제자 입문

천현종의 광장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각지에서 모인 수련자들이 종파 입문 시험을 기다리며 왁자지껄 떠들어대고 있었다.

당지성은 군중 한가운데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 전 시스템이 알려준 정보 덕분에 그는 이미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시스템, 진짜 미친 듯이 강력하다. 10배 반환? 그냥 사기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이 종파에 억지로라도 붙어 있어야겠다.

"크흠, 일단 스승부터 찾아야지."

그는 턱을 괴고 주변을 살폈다. 수많은 수련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평범한 수준의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이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 더 강한, 더 대단한 스승이 필요하다.

그때였다.

광장 구석에서 한 여성 수련자가 걸어 나왔다. 키는 작고, 체구도 가냘프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쌍꼬리가 바람에 살랑거렸다. 로리 스타일의 외모지만,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어마어마했다. 마치 산처럼 무겁고 바다처럼 깊은 흐름이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어?"

당지성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저 기세, 분명 대단한 고수다. 게다가 외모도 역대급이다. 저런 스승이라면... 아니, 저런 스승을 꼭 잡아야 한다.

그는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군중을 헤치고 달려가던 당지성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굉음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라 뒤돌아봤지만, 그는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다.

"스승님!"

그는 두 팔을 벌려 그녀의 다리를 와락 붙잡았다. 가느다란 종아리가 그의 손아귀에 잡혔다. 여성 수련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뭐, 뭐하는 놈이냐?"

당지성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절규했다.

"스승님, 절 제자로 받아주소서! 전 평생 스승님만을 위해 살겠나이다! 스승님의 발밑에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광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주변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떤 이는 비웃고, 어떤 이는 혀를 찼다.

"저 미친놈 봤냐?"

"갑자기 달려들어서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네."

"저런 파렴치한을 어디서 봤어?"

당지성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더욱 힘주어 다리를 껴안았다. 여성 수련자가 얼굴을 붉히며 발버둥 쳤지만, 그는 놓지 않았다.

"이놈아, 놔라! 내가 언제 네 스승이 됐다고!"

"아직 안 됐지만, 지금부터 되실 겁니다! 스승님, 전 진심입니다!"

당지성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진심과 광기가 뒤섞여 반짝이고 있었다.

"아니, 네가 내 제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너 같은 허접한 놈이?"

여성 수련자가 차갑게 내려보며 말했다.

당지성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자격이 없으면 만들어야죠. 스승님이 가르쳐 주시면 되잖아요? 전 빨리 배우는 타입입니다. 게다가..."

그의 눈빛이 이상하게 반짝였다.

"전 스승님을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이 천하에 스승님만한 고수는 없을 겁니다. 저를 제자로 받아주시면, 분명 스승님께도 이익이 될 겁니다."

여성 수련자가 눈을 가늘게 떴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눈빛에 호기심이 스쳤다.

"...흐음, 건방진 녀석이군. 뭐라고 부르느냐?"

"당지성입니다! 스승님!"

그가 힘차게 대답했다.

여성 수련자가 한숨을 쉬었다.

"일단 놔라. 사람들이 다 쳐다보지 않느냐."

"놓으면 도망가실 것 같아서 못 놓겠습니다!"

"내가 도망은 무슨... 이놈아, 제자 입문이 그렇게 쉬운 줄 아느냐? 여러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시험이 뭐가 중요합니까! 스승님이 받아주시면 그만이지!"

당지성의 뻔뻔함은 하늘을 찔렀다. 주변 사람들은 이미 포기하고 고개를 저었다.

여성 수련자가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좋다. 일단 놓으면 들어줄 생각이 없지도 않다."

"진심이십니까?"

당지성이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내가 거짓말을 할 것 같으냐?"

"아닙니다! 스승님은 한마디도 거짓말 안 하실 분입니다!"

당지성은 드디어 그녀의 다리를 놓았다. 그리고는 펄쩍 뛰어 일어나며 크게 절했다.

"제자 당지성, 스승님께 인사 올립니다!"

그의 목소리는 광장을 울렸다. 여성 수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직 제자라고 한 적 없는데?"

"아, 그럼 이제부터 제자입니다! 스승님!"

당지성의 뻔뻔함에 여성 수련자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참 대담한 녀석이군. 그래, 이름은 윤희다. 앞으로 잘 가르쳐 보마."

윤희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미소에 당지성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 이 스승님, 진짜 대단하다.

그는 다시 한번 깊이 절하며 속으로 외쳤다.

'이제 시작이다. 이 시스템으로 반드시 최고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