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의 위장 딸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9415509f更新:2026-07-17 16:40
회장실의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수완은 서류를 내려놓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다음 주 팀빌딩 여행. 전 직원 가족 동반이라니, 평소에는 그런 제안을 절대 하지 않을 텐데.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회사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직원들 사이에 작은 균열이 생기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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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빌딩 출발과 신분 오인

회장실의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수완은 서류를 내려놓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다음 주 팀빌딩 여행. 전 직원 가족 동반이라니, 평소에는 그런 제안을 절대 하지 않을 텐데.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회사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직원들 사이에 작은 균열이 생기고 있었고, 이를 봉합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했다.

“최 이사, 가족 동반 여행 명단은 다 나왔나?”

수완이 내부 전화를 통해 물었다. 상대방이 명단을 확인하며 대답했다.

“네, 회장님. 직원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혼자 오시는 건가요?”

수완은 잠시 멈칫했다. 혼자. 그 말이 귀에 거슬렸다. 혼자라니.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적어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었다. 어린 시절의 그리움 같은 것이었다.

“나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어. 미리 메일 보낼게.”

그녀는 전화를 끊고 책상 위에 놓인 작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는 곱게 말린 단발머리와 동그란 눈을 가진 여자가 보였다. 하지만 너무 작았다. 체구가 왜소해서 자주 아이로 오해받곤 했다. 그게 그녀에게는 달갑지 않으면서도 왠지 모를 쾌감을 주는 순간이었다.

퇴근 후,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옷장을 열었다. 오래전에 샀지만 한 번도 입지 않은 아동복이 걸려 있었다. 분홍색 원피스, 프릴이 달린 양말, 작은 리본 핀. 왜 샀을까? 아마도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진짜 어린 소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이번 팀빌딩, 나는... 나는 딸로 참석하자.”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가족 동반이라면서? 그럼 나도 딸 역할을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어떤 가족인지는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자신을 어린 소녀로 대우해 준다는 사실이었다.

다음 날, 공항 로비는 북적였다. 직원들이 각자 가족과 함께 모여들었다. 수완은 분홍 원피스에 흰색 레깅스를 입고, 머리에는 큰 리본을 달았다. 화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어려 보이도록 연한 파우더만 살짝 발랐다. 그녀는 긴장했다. 누군가 알아볼까? 하지만 직원들은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 저기 신입 사원 소호 씨! 혼자 왔어요?”

인사팀 직원이 소리쳤다. 소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끄덕였다. 그는 입사한 지 한 달도 안 된 신입이었다. 아무도 그의 진짜 신분을 몰랐다. 회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네, 가족이... 바빠서.”

소호가 짧게 대답했다. 그때, 그의 뒤쪽에서 조그만 발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분홍 원피스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 같은 사람이 서 있었다.

“아, 이 아이는...”

소호가 당황했다. 수완은 재빨리 그의 옆으로 붙어서 조용히 속삭였다.

“나를 딸로 등록해 줘. 내가 회장인 건 비밀로 할게.”

소호는 깜짝 놀랐다. 그의 어머니가 바로 이 여자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이렇게까지 행동할 줄은 몰랐다.

“왜... 왜 이러세요?”

“그냥. 오늘은 나를 딸로 대접해 줘. 딱 하루만.”

수완의 눈에는 반짝이는 빛이 있었다. 소호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녀의 명령을 따르기로 했다. 직원들이 다가와서 명단을 확인했다.

“소호 씨, 가족이 안 오셨다면서요? 아, 그런데 이 아이는 누구예요?”

“아, 제 딸이에요. 갑자기 와서... 명단에 추가해 주세요.”

소호가 얼버무렸다. 직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가족 동반이라는 취지에 맞게 수용했다. 수완의 이름이 명단에 '소호의 딸'로 기재되었다.

수완은 그 순간을 만끽했다. 자신이 진짜 어린 딸이 된 듯한 기분. 누군가가 자신을 보호하고 인솔해 주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비행기에 탑승할 때, 수완은 소호의 손을 잡고 걸었다.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소호 씨, 딸 참 예쁘네요”라고 말했다. 소호는 어색하게 웃었고, 수완은 고개를 숙여 미소를 감췄다.

좌석에 앉자 수완은 조용히 스마트폰을 꺼내 회사 메일을 보냈다.

“회장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팀빌딩에 참석하지 못하십니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보내기 버튼을 누르고,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부터는 완전히 딸 역할에 몰입할 시간이었다.

“아빠, 기내식 뭐 나와?”

수완이 소호를 바라보며 귀여운 목소리로 물었다. 소호는 그 모습에 놀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글쎄... 닭고기랑 생선 중에 고를 수 있어.”

“그럼 닭고기! 나 닭고기 좋아해!”

수완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주변 직원들이 그 광경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소호는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까지 변한 어머니를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비행기가 이륙했다. 수완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회장이 아니야. 나는 그냥 어린 소녀야. 누군가의 딸. 그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녀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동시에 그녀 안에 깊이 숨겨진 왜곡된 욕망을 일깨우고 있었다. 더 오래, 더 완벽하게 어린 소녀로 남고 싶다는 갈망이 서서히 몸속을 파고들었다.

초기 놀이와 직원들의 의심

수완은 회장실 구석에 놓인 인형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장난감들이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형형색색의 치마를 입은 곰 인형이 유난히 반짝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회장님, 다음 일정이 있습니다.”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수완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손가락이 저절로 인형을 향해 움직였다. 푹신한 촉감이 손끝에 닿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생각지도 못한 기분이었다.

“잠깐 산책하고 오겠소.”

수완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해버렸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 것이 귀찮았다. 회의, 결재, 보고서. 그 모든 것들이 그녀를 짓누르는 돌덩이처럼 느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가자, 건물 앞 작은 공원이 보였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라 사람들은 드물었다. 그런데 나무 그늘 아래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세 명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수완은 무심코 그쪽으로 발을 옮겼다. 하이힐이 자갈길에 걸려 비틀거렸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치 마법처럼 그녀를 끌어당겼다.

“언니도 같이 놀래?”

금발 머리를 땋은 여자아이가 다정하게 물었다. 수완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잔디를 밟았다. 시원한 촉감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나는 술래 할게!”

또 다른 아이가 외치자, 수완은 아이들과 함께 도망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숨이 차올랐다. 심장이 빨리 뛰었다. 몇 년 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기분이었다.

“잡았다!”

아이의 손이 수완의 팔목을 감쌌다. 수완은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손길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다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다.

그 순간이었다.

“저 사람... 회장님 아니야?”

공원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베테랑 직원들이 수완을 발견했다. 과장 한 명과 대리 두 명이었다. 그들은 눈을 비비며 다시 쳐다보았다.

“말도 안 돼. 저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

“아니야, 확실해. 저 옷, 아까 회의 때 입고 있던 거야.”

“하긴, 체구도 비슷하고... 얼굴도 비슷하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평소 쌓였던 원한이 얼굴에 드러났다. 회장에게 당했던 수모가 하나둘 떠올랐다. 야근 강요, 욕설, 무시. 그 모든 것들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한번 놀려볼까?”

과장이 먼저 일어섰다. 대리들도 따라 일어났다. 그들은 느릿느릿 수완에게 다가갔다. 수완은 아이들과 함께 주저앉아 꽃잎을 뜯고 있었다. 뒤늦게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어? 안녕하세요, 회장님?”

과장이 비꼬는 말투로 인사했다. 수완의 얼굴이 굳어졌다. 순간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그녀는 급하게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지 못했다.

“아니에요, 저는...”

“뭐가 아니에요? 똑같이 생겼는데.”

대리 하나가 수완의 턱을 잡고 얼굴을 들췄다. 수완은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그들의 손길은 거칠었다.

“평소에 그렇게 신경질 부리더니, 여기서는 애들이랑 잘도 노네?”

“회장님이 이렇게 귀여울 줄이야. 완전 아기 인형이네.”

또 다른 대리가 수완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비웃었다. 수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술이 떨렸다.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참았다. 자신이 회장임을 증명하면, 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회장님이라면 뭐라고 할까? 여기서 시간 때우고 있으면?”

“이거 재밌네. 신입 사원이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여기서 애랑 놀고 있잖아.”

그때였다. 공원 입구에서 낯선 청년이 나타났다. 수호였다. 그는 첫 출근 날, 회사 건물을 찾다가 이곳을 지나치게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수완.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직원들.

수호는 발걸음을 멈췄다.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냥 멀찍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야, 너 신입이지?”

갑자기 한 직원이 수호를 발견했다. 수호는 당황했다. 하지만 피할 틈이 없었다.

“예, 오늘 첫 출근했습니다.”

“그래? 우리 사업부로 와. 우리가 너 가르쳐 줄게.”

과장이 수호의 어깨를 툭 쳤다. 수호는 수완을 한 번 더 쳐다보았다. 수완도 그를 알아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 사람은 누구예요?”

수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 저거? 우리 회사 알바생인가 보지. 회장이랑 닮아서 신기하지? 근데 정신이 좀 이상한 것 같아. 애랑 놀고 있잖아.”

과장이 웃으며 말했다. 수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 우리도 일하러 가자. 그리고 너, 따라와.”

과장이 수호를 데리고 회사 건물로 들어갔다. 수호는 뒤돌아서며 수완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수완은 여전히 땅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흩어져 없었다. 남은 것은 그녀 혼자뿐이었다.

“하... 하...”

수완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이 회장임을 밝히면 직원들이 놀라서 물러날까? 아니면 더 심하게 굴까? 모든 가능성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났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먼지를 털고 옷을 정리했다. 인형을 꼭 움켜쥐었다. 그것만이 위안이었다.

“회장... 회장은 나야...”

작게 중얼거렸지만, 확신이 없었다. 그 말은 공허하게 공기 중에 흩어졌다.

길들이기 시작과 순종적인 위장

회장실의 무거운 공기를 뚫고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수완은 손끝이 떨리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서류 더미를 정리하는 척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낯설었다. 주름을 감추기 위해 발라낸 두꺼운 파운데이션이 마치 가면처럼 얼굴을 덮고 있었다.

"회장님, 오늘 회의 자료 준비됐습니다."

사내 이사가 문틈으로 고개를 디밀며 싱글거렸다. 그 눈빛에는 회장을 향한 존경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숨어 있었다. 수완은 알고 있었다. 그들이 언제 자신의 정체를 알아챌지, 언제 이 모든 위장이 무너질지.

"문 닫아주세요."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새어 나왔다. 이건 회장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어린아이처럼 높고 얇은 음색이었다. 수완은 재빨리 목을 가다듬었지만 이미 늦었다. 이사가 문을 닫으며 남긴 의미심장한 미소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날 오후, 인사부에서 온 내부 메일이 수완을 더욱 옥죄었다. '신입 사원 교육 세미나에 회장님께서 직접 참석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누군가의 장난인지, 아니면 시험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거절할 수도 없었다. 거절하면 의심을 살 것이고, 모든 것이 드러날 테니까.

회의실 문을 열자 20여 명의 신입 사원들이 일제히 일어났다. 그중 한 명, 젊은 남자가 수완을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수호였다. 자신의 아들이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수완의 심장을 더욱 거세게 뛰게 했다.

"회장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교육 담당자가 마이크를 건넸다. 왼쪽 손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수완은 깊은 숨을 들이쉬며 마이크를 잡았다.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저는... 대한상사 회장, 오수완입니다."

목소리가 떨렸다. 주름이 드러날까 봐 표정을 굳게 유지하려 애쓰는 얼굴이 더욱 경직되었다. 신입 사원 몇 명이 무언가를 속삭이며 킥킥거렸다. 수완은 그들의 눈빛 속에 담긴 조롱을 읽을 수 있었다. 회장이 아니라, 늙은 여자로만 보는 시선.

세미나가 끝난 후, 복도를 걸어가다가 갑자기 누군가 팔을 잡아당겼다.

"회장님, 잠시만요."

사내 이사였다. 그는 수완을 화장실 입구로 밀어 넣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이사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늘 아침 그 목소리, 회장님이 아니셨죠? 정말 어린아이 같았어요. 혹시 나이를 속이신 건 아니고?"

수완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이사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즐기는 듯,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띠었다.

"걱정 마세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에게 잘 보여야 할 겁니다. 알겠죠?"

그 말은 협박이었다. 수완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 이사는 수완에게 갖가지 심부름을 시켰다. 커피를 타오라거나, 서류를 정리하라거나, 비서가 할 법한 일들을. 그리고 그때마다 수완은 웃음을 참으며 말 잘 듣는 어린 소녀처럼 행동해야 했다.

어느 날, 이사가 수완의 사무실에 들어와 문을 잠갔다. 수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회장님, 오늘은 특별한 훈련을 해볼까요?"

그는 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수완의 입을 막았다. 수완은 몸부림쳤지만, 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이사가 속삭였다.

"이제부터 진짜 회장님의 모습을 보여드릴 시간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우리만의 비밀로 남겨요."

수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나면 모든 걸 잃을 테니까. 그녀는 순순히 몸을 맡겼다. 처음에는 수치심과 분노가 교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감각이 몰려왔다. 누군가에게 복종하는 것이, 통제당하는 것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퇴근 시간, 수완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을 때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있었다. 수호였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호야..."

수완이 작게 불렀지만, 수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침묵이 흘렀다. 수완은 아들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으려 했지만, 수호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수호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차갑게 떨렸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거짓말이었다. 수호는 오늘 점심시간에 이사와 수완이 밀실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나온 수완의 헝클어진 머리와 붉게 충혈된 눈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도 이 꼬여버린 관계 속에서 점점 병들어 가고 있었으니까.

집에 돌아온 수완은 거울 앞에 섰다. 화장이 번져 얼굴이 더욱 초라해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화장을 지우고, 다시 새 화장을 발랐다. 주름을 가리는 작업이 점점 능숙해지고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인형을 꾸미듯, 자신의 얼굴에 가면을 씌우는 데 익숙해지고 있었다.

다음 날, 수완은 이사의 호출을 받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가리켰다.

"오늘부터 이 서류들을 정리해주세요. 손글씨로 직접 쓰는 겁니다. 회장님의 글씨체가 어떤지 모두가 궁금해하더군요."

수완은 고개를 숙여 볼펜을 집었다. 하지만 손이 떨려 글씨가 제대로 써지지 않았다. 이사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쓰는 겁니다. 천천히, 예쁘게."

그의 손이 그녀의 손을 감싸 안았다. 수완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것은 공포였고, 동시에 무언가 다른 감정이었다. 그녀는 순순히 그의 지시를 따랐다. 서류에 예쁜 글씨체로 쓰여진 문장들이 하나둘 늘어갔다. 그 순간, 수완은 깨달았다. 자신이 이미 길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복도 끝, 수호가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지만,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그를 짓눌렀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쾌감이 그 무력감을 감싸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깨물어 참으며 그는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날 밤, 수완은 다시 한 번 이사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에는 그녀가 직접 그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자 어둠 속에서 이사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수완을 보며 싱글거렸다.

"오늘 하루 어땠나요?"

"...좋았습니다."

수완의 목소리는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고, 순종적인 어조였다. 이사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진짜 훈련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수완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닦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 낯선 여자를 발견했다. 길들여지고, 복종하며, 어쩌면 그것을 즐기기 시작한 여자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수호가 물었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수완은 아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괜찮아. 아주 좋아."

그 말은 진심이었다. 그녀는 이미 병든 쾌락에 빠져들고 있었다. 수호는 그 미소 속에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대신 그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냉담하게 앞만 바라보았다.

이제 남은 것은 길들여진 어미와, 그것을 지켜보며 점점 병들어 가는 아들의 이야기뿐이었다.

변태적인 단계와 극도의 수치심

팀빌딩 두 번째 날, 수완은 아침부터 온몸이 긴장됐다. 어제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고, 오늘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전담 강사가 들어왔다. 그는 어제보다 더 엄격한 표정이었다.

“오늘은 복종과 신뢰를 극대화하는 훈련을 하겠습니다. 모든 직원이 참여할 테니, 회장님께서 먼저 시범을 보여주십시오.”

수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직원들 앞에서 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압도했다. 하지만 거역할 수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사는 그녀에게 네 발로 기어 다니며 사무실 바닥을 돌게 했다.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움직였지만, 강사의 차가운 지시가 이어졌다.

“더 천천히. 엉덩이를 더 높이. 직원들이 잘 볼 수 있게.”

수완은 이가 갈릴 정도로 수치심을 느꼈다. 하지만 몸은 이미 복종에 길들여져 있었고, 그녀는 지시대로 움직였다. 직원들의 시선이 그녀의 등에 꽂혔다. 누군가는 숨을 죽이고, 누군가는 눈을 피했다.

수호는 복사실 문틈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어머니가 개처럼 기어 다니는 모습은 그의 가슴을 찢어 놓았다. 하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전율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그는 그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점점 더 강해졌다.

강사는 이번에는 수완에게 큰 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 상자 안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들어 있었다. 수완은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가죽 목줄과 작은 종, 그리고 여러 개의 집게가 있었다.

강사는 수완의 목에 직접 목줄을 채웠다. 종이 달린 목줄이었다. 움직일 때마다 딸랑딸랑 소리가 났다.

“이제 사원 한 명을 선택해서, 그 사원에게 복종의 표시로 인사하십시오.”

수완의 눈이 흔들렸다. 그녀는 직원들을 둘러봤다. 모든 얼굴이 긴장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결국 가장 어린 여사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댔다.

“죄송합니다. 가르침을 청합니다.”

그 여사원은 당황했지만, 강사의 눈빛에 바로 자세를 바로 했다. “괜찮습니다. 계속하십시오.”

수호는 그 순간, 자신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것을 부정하려 했지만, 이미 그의 눈은 어머니의 굴욕적인 모습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손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훈련은 몇 시간 동안 이어졌다. 수완은 집게를 몸에 부착하고, 종이 울릴 때마다 특정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그녀의 팔과 다리는 이미 저려왔지만, 강사는 멈추지 않았다.

“더 완벽하게. 당신은 이 회사의 리더입니다. 리더는 먼저 복종을 보여줘야 합니다.”

수완은 눈물이 흐를 것 같은 걸 참았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쾌락에 길들여져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 굴욕적인 동작들이 오히려 그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사실에 더욱 수치심을 느꼈다.

수호는 복사실에서 나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서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눈물과 떨림을 보면서, 점점 더 깊은 감정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분노와 연민이 섞인,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쾌감이었다. 그는 자신이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오후 늦게, 팀빌딩이 끝났다. 직원들은 회의실을 정리하면서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기 시작했다.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회장님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깊어진 것 같아요. 다음에도 이런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회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덕분에 저희도 많이 배웠습니다.”

수완은 목줄이 풀린 상태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직원들의 칭찬을 들으면서도, 그 속에 담긴 비꼼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이미 말을 듣지 않았다.

수호는 모든 피드백을 들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의 굴욕적인 모습과 직원들의 환한 미소가 겹쳐졌다. 그는 그것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그날 밤, 수완은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목에 남은 붉은 자국을 만졌다. 그 자국은 내일도, 모레도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계속해서 이 길을 걸어가야 했다.

수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는 핸들을 꽉 쥐고,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얼굴은 이제 더 이상 강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에게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회사 성과와 주말 연장

화장실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창백했다. 수완은 찬물로 뺨을 두드리며 심호흡을 했다. 팀빌딩이 끝난 지 일주일, 보고서 수치는 말도 안 되게 상승해 있었다. 팀원들 간의 협업률은 40퍼센트 올랐고, 프로젝트 마감일 준수율은 두 배가 되었다. 모든 게 그날의 이상한 보상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로 직원들은 눈에 띄게 활기를 띠었고, 회의 시간에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까지 보였다.

수완은 서류를 내려놓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 효율이 유지된다면 연간 목표는 반 년 만에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가 무엇인지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거울 속 자신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점심시간, 사무실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를 열띠게 논의하고 있었다. 수완이 지나가자 박 과장이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회장님, 저희가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무슨 일이죠?”

“그게... 저번 팀빌딩 때 소호 씨가 데려온 딸분 있잖아요. 정말 귀엽고 능력도 좋으셔서요. 저희가 생각해 봤는데, 매주 주말에라도 그분이 회사에 와주시면 안 될까요?”

수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주변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네네, 저희 모두 동의했어요. 그분이 계시니까 팀워크가 확 살아나는 느낌이에요.”

“저도 그 의견에 찬성입니다. 실적이 확실히 올랐어요.”

사방에서 쏟아지는 요청에 수완의 손가락이 책상 아래에서 감겨들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소호에게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그날 저녁, 집무실에 혼자 남은 수완은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화면에는 수호의 사진이 떠 있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내일 아침, 수호를 불러 ‘딸’ 역을 계속할 것을 명령해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뱃속이 간질간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저번처럼 묶이고, 명령받고, 어린아이 취급받는 그 시간이 그리웠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참아야 해.”

하지만 이미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따뜻한 손길, 단호한 목소리, 모든 통제를 내려놓는 그 해방감. 수완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다음 날, 수호를 단장실로 불러들인 그녀는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팀 분위기 때문에 너를 매주 금요일 밤에 딸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수호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오후 7시까지 분장을 마쳐라.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는 반드시 어린애처럼 행동해야 한다. 알겠지?”

“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수완은 숨을 내쉬었다. 벌써부터 금요일이 기다려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손가락은 벌써 달력의 금요일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었다.

그날 밤, 시계가 7시를 가리키자 수완은 단장실 비밀 화장실로 들어갔다. 반 시간 전에 준비해둔 교복 치마와 흰 블라우스, 그리고 두 갈래로 땋은 가발.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립스틱을 연하게 바르고 뽀얀 파우더를 덧발랐다. 분홍색 볼 터치에, 눈은 동그랗게 뜨는 연습을 했다. 거울 속의 여자는 더 이상 냉철한 회장이 아니었다.

“아빠.”

작게 중얼거리며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단장실 문이 열리고 수호가 들어왔다. 그는 넥타이를 맨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아빠!”

수완이 교복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며 인사했다. 수호의 눈이 떨렸다.

“잘... 왔구나.”

그리고 사무실로 나가자 직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고, 우리 딸 왔네!”

“소호 씨, 딸 진짜 예쁘네요.”

수완은 인형처럼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 시선들이, 그 칭찬들이, 자신을 어린아이로 만들어주는 이 순간이 너무나 즐거웠다. 그녀는 수호의 손을 잡으며 속삭였다.

“아빠, 오늘은 나 예쁘지?”

수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에 수완의 어깨에서 힘이 풀렸다. 이제 매주 금요일마다 이 순간이 기다려질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효율이 오르고, 직원들이 행복해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이렇게 편안해질 수 있다면, 그 대가쯤이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저녁 9시, 모두가 퇴근하고 단장실에 혼자 남은 수완은 교복을 벗으며 거울을 보았다. 얼굴에는 여전히 분홍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금요일이 7일 후에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이 마치 선물처럼 느껴졌다.

매주 주말의 고정된 길들이기

매주 토요일 아침, 수완은 정해진 시간보다 삼십 분 일찍 일어난다. 오늘은 다섯 번째 주말 훈육 시간이다. 거실에 도착하자 수호가 이미 벽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그의 무릎 밑에는 얇은 쿠션 하나가 깔려 있을 뿐이다.

"일어나, 오늘은 청소부터 시작이다."

수완의 목소리는 차갑다. 수호가 고개를 들자 그녀의 손에 들린 채찍이 눈에 띈다. 그것은 어제 회장실에서 그녀를 다스릴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채찍이다.

"네, 아버님."

수호가 일어서는 동작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저항하던 그가 이제는 명령에 대한 반사 행동을 보인다. 수완은 그 변화를 눈치챘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든다.

주말 청소는 단순한 가사 노동이 아니다. 수완이 정한 규칙에 따라 수호는 모든 방의 먼지를 닦고, 바닥을 걸레질하며, 심지어 변기까지 닦아야 한다. 하지만 그가 일하는 동안 수완은 소파에 앉아 지시만 내린다.

"거실 구석을 놓쳤어. 다시 해."

수호가 다시 걸레질을 하려 하자, 수완이 일어나 그 뒤에 선다. 채찍 끝이 그의 바지 위를 훑는다.

"바지가 너무 더러워졌네. 벗어."

수호의 손이 멈춘다. 몇 초간의 침묵 후, 그는 허리띠를 풀었다. 바지가 무릎까지 내려가자 허벅지에 몇 개의 붉은 줄무늬가 드러난다. 수완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게 복종하는 모습이야. 계속 해."

이 순간, 수완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사무실 비서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통화를 시작한다. 목소리는 다시 냉철한 회장으로 돌아간다.

"네, 그 계약서는 내일 아침에 확인할게요. 네, 새로 온 딸에 대한 평가? 좋아요, 조금 더 두고 봅시다."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수호에게 다가갔다. 그가 구석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키가 큰 남자가 어린애처럼 허리를 굽히고 있다.

"회사에서는 모두가 네가 우리 딸이 된 걸 축하해. 사람들이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 순종적이고 예쁜 딸이라고."

수호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아버님."

"좋아. 이제 그만. 내 방으로 와. 오늘은 새로운 규칙을 가르쳐 줄 시간이야."

침실로 들어서자, 수완이 서랍에서 고리가 달린 얇은 끈을 꺼낸다. 수호의 눈이 커진다.

"무릎 꿇어."

그는 명령에 따른다. 수완이 그의 목에 끈을 감아 고정한다. 끈이 너무 조여 숨이 약간 가쁘다.

"이 끈은 네가 외출할 때마다 차고 다닐 거야. 회사에도, 거리에도. 모두가 우리 가족의 규칙을 볼 수 있게."

수호의 입술이 떨린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쾌란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이 끈이 그를 완전히 수완의 소유로 만든다는 사실이, 왠지 안도감을 준다.

"고마워해야지, 아버님?"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수완이 그 뺨을 살짝 쓰다듬었다.

"아직 멀었어. 하지만 오늘은 충분히 잘했어. 내일도 같은 시간에 여기로 와. 알았지?"

"네, 아버님."

주말이 끝나갈 무렵, 수호는 사무실로 돌아간다. 다음 날, 직원들은 그가 걸어가는 방식이 달라졌음을 알아챈다. 머리를 숙이고, 발걸음이 조심스러웠다. 어떤 이들은 그 변화가 회장님의 엄격한 훈육 덕분이라고 수군거린다. 딸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회의실에서 수완이 수호를 바라본다. 그녀의 눈빛에는 만족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녀가 회사의 모든 직원에게 알린다.

"제 딸이 드디어 제대로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모두 축하해 주세요."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수호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 안에서 피어나는 병적인 쾌감을 감추려 한다.

5년의 시간과 명성 축적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수완 회장의 ‘딸’은 이제 회사 안팎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처음에는 수상한 시선을 보내던 직원들도 이제는 그녀를 진정한 딸처럼 대했다. 그녀가 회장실에 들어갈 때면 모두가 고개 숙여 인사했고, 그녀의 작은 체구와 단호한 표정은 오히려 신비감을 자아냈다.

수호의 일처리 능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단순한 신입 사원에서 벗어나 주요 프로젝트를 맡기 시작했고, 직원들 사이에서 그의 명성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그의 뛰어난 판단력과 침착함을 칭송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그가 밤마다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가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끼는 묘한 쾌감을.

매주 주말이면 수완은 신분을 위장했다. 그녀는 사무실에 혼자 남아 전 직원의 조교를 받았다. 처음에는 저항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조교의 손에 몸을 맡기고, 명령에 순종했다. 그녀의 눈에는 오래된 굴욕과 새로운 쾌락이 뒤섞여 있었다.

“회장님, 오늘은 좀 더 강하게 해도 될까요?”

조교가 묻자 수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원했다. 그녀의 왜곡된 욕망은 점점 깊어져 갔고, 그녀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수호는 사무실 문 밖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는 어머니가 조교의 명령에 순종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가슴 한복판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분노와 혐오였지만, 이제는 그것이 쾌감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왜 이런 장면을 자주 찾게 되는지 알았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수호 씨, 뭘 보고 있나요?”

누군가 그의 어깨를 톡톡 쳤다. 그는 깜짝 놀라 뒤돌아봤다. 동료가 서 있었다.

“아, 보고서 검토 중이었어요.”

그는 급히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그의 귀에는 어머니의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월요일 아침, 수완은 다시 회장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단정한 정장을 입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직원들을 훑었다. 그녀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5년의 시간은 그녀를 다른 존재로 만들어 놓았다. 그녀는 주말의 자신과 평일의 자신을 완벽히 분리했다. 하지만 그 경계는 점점 흐려져 가고 있었다.

“회장님, 수호 부장이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비서가 말했다. 수완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가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능력 있는 젊은 임원의 모습이 선명했다. 그는 컴퍼니의 핵심 인물로 성장하고 있었다.

“회장님, 다음 분기 프로젝트 계획서입니다.”

“잘 했어, 수호.”

수완이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아들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는 알았다. 그가 주말마다 사무실 문 밖에 서 있는 것을. 그가 그 장면을 보고 있다는 것을. 그 사실이 그녀에게 또 다른 쾌감을 주었다.

수호도 그녀의 눈빛을 읽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갔다. 그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 그는 잘 알았다. 그것은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이상한 쾌감이 뒤섞인 것이었다.

주말이 다시 찾아왔다. 수완은 사무실에서 조교를 기다렸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긴장 때문이 아니었다. 기대 때문이었다. 그녀는 조교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회장님, 오늘은 특별 훈련을 준비했습니다.”

조교가 말하며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수완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생님.”

수호는 그날 밤, 자신의 방에서 혼자 앉아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표정을 떠올렸다. 그녀가 조교의 말에 순종하며 느꼈을 쾌감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차갑고 병적이었다.

“엄마, 이제 당신도 원하는 거군요.”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에는 비꼼과 이해, 그리고 무언가 다른 것이 섞여 있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어머니를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 선택을 지켜보는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수완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녀는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았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것은 주말에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수호는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이제 회사의 차기 회장으로 유력시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칭송했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자신이 그 자리를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그것은 권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당하는 그 장면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모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이미 이 병적인 쾌락에 빠져버렸다.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권력 이양의 결정

수완은 회장실 창가에 서서 아래로 펼쳐진 도시를 바라보았다. 손에 쥔 서류는 이미 여러 번 접힌 자국이 선명했다. 그 서류에는 회장 자리 이양에 관한 모든 절차가 적혀 있었다.

"들어와."

노크 소리에 그가 대답했다. 문이 열리고 수호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어머니를 경계하고 있었다. 수완은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지난 며칠 동안의 피곤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앉아라."

수호가 소파에 앉았다. 수완은 그 앞에 서서 서류를 내밀었다.

"이 서류를 봐라."

수호가 서류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그의 눈이 커졌다. 표정이 굳어졌다.

"이게 무슨..."

"네가 회장 자리를 물려받는다. 나는 더 이상 회장이 아니다."

수호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혼란과 당황이 섞여 있었다.

"왜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일이다."

수완이 다시 창가로 걸어갔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나는 이제부터 네 딸로 회사에 남을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나를 그렇게 대할 것이다."

수호가 벌떡 일어났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머니께서..."

"더 이상 어머니라고 부르지 마라. 나는 수완이다. 회장의 딸이다."

그녀가 돌아서며 말했다. 얼굴에는 이상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이제 나는 너의 명령에 따른다."

수호가 입을 열려다가 닫았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수완이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무엇을 명령하시겠습니까?"

수호가 당황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 어머니, 일어나세요."

"아니다. 나는 네 딸이다. 명령해 주십시오."

수호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일어나라. 지금은 그만."

"네."

수완이 일어났다. 그녀의 눈에는 만족감이 스쳐 지나갔다. 수호가 고개를 숙였다.

"내일부터 모든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그동안..."

"아니다. 오늘부터 시작한다."

수완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가 문으로 걸어갔다.

"나를 따라와라. 모든 직원들이 모인 회의실로 간다."

수호가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복도를 지나며 직원들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수완의 걸음걸이는 당당했다. 수호는 불안한 표정이었다.

회의실 문이 열렸다. 모든 간부들이 자리해 있었다. 수완이 단상에 올라섰다.

"모두 주목해 주십시오."

그녀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오늘부터 회장 자리는 내 아들 수호에게 넘어간다. 나는 더 이상 회장이 아니다. 나는 이제 그의 딸로서 회사에 남을 것이다."

회의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일어나 반박하려 했다.

"회장님, 그게 무슨..."

"조용히."

수완이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이것은 내 결정이다. 앞으로 모든 명령은 수호가 내릴 것이다. 나는 그에게 절대 복종할 것이다."

그녀가 무릎을 꿇었다. 모든 직원들이 숨을 죽였다. 수호가 단상에 올라섰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빛은 단단했다.

"모두 자리로 돌아가시오. 내일부터 이 회사는 나의 방식대로 운영될 것이다."

사람들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기 시작했다. 수완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였다. 수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일어나시오."

"네, 회장님."

수완이 일어났다. 그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수호가 그녀를 지나쳐 문 밖으로 나갔다. 수완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날 오후, 수완은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이미 새 명패가 놓여 있었다. "수완 - 회장의 딸"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녀가 명패를 만지작거렸다.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한 직원이 들어왔다. 그는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수완 양, 이 서류를 검토해 주십시오."

"네."

그녀가 서류를 받았다. 직원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회장님께서 커피를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네, 곧 가겠습니다."

직원이 나가자 수완이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준비했다. 손이 떨렸지만 얼굴은 평온했다. 그녀가 커피를 들고 수호의 방으로 걸어갔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시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수호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커피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회장님,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고맙소. 내려놓고 나가시오."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수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아직 안 나가시오?"

"회장님, 더 시키실 일은 없으십니까?"

수호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없소. 나가시오."

"네."

그녀가 방을 나왔다. 문이 닫히고 나서 수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커피를 집어 한 모금 마셨다. 쓰디쓴 맛이 입안에 퍼졌다.

며칠이 지났다. 수완은 회사에서 딸 신분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그녀는 모든 명령에 따랐다. 차를 시키면 가져왔다. 서류를 정리하라고 하면 정리했다. 누군가가 그녀를 무시해도 웃으며 받아들였다.

어느 날 오후, 수호가 그녀를 불렀다.

"수완, 이리 오시오."

그녀가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수호가 서류를 가리켰다.

"이 서류들을 다시 정리하시오. 번호 순서대로 배열하시오."

"네."

그녀가 서류를 들고 방을 나가려다가 멈춰 섰다. 그녀가 돌아보았다.

"회장님,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무엇이오?"

"왜 저를 딸로 두시기로 하셨습니까?"

수호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이니까."

수완이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는 이상한 기쁨이 담겨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녀가 방을 나갔다. 수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머니의 그 미소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날 저녁, 수완은 자신의 방에 혼자 앉아 있었다. 거울을 바라보며 그녀는 중얼거렸다.

"이제 나는 딸이다. 회장의 딸이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러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드디어... 드디어 나는..."

그녀가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작고 여린 몸. 어린 소녀 같은 얼굴. 그녀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어."

그녀가 웃었다. 그 웃음은 울음과 섞여 있었다. 긴긴 밤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