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축목장

站点:NovelAI.one内容:前8章在线试读ID:42aafc8e更新:2026-07-19 01:20
연방의 노예 합법화 법안이 통과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이제 인체 목장은 더 이상 지하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니라, 공공연히 세워진 공장에 가까웠다. 대도시 외곽의 넓은 평야에는 수백 개의 목장이 들어서 있었고, 그중 육축목장은 고급 육축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샤오홍은 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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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축의 탄생

연방의 노예 합법화 법안이 통과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이제 인체 목장은 더 이상 지하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니라, 공공연히 세워진 공장에 가까웠다. 대도시 외곽의 넓은 평야에는 수백 개의 목장이 들어서 있었고, 그중 육축목장은 고급 육축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샤오홍은 열두 살이 될 때까지 이 목장에서 자랐다. 그녀는 나무 울타리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우리 사이를 뛰어다니며, 인간이 소나 돼지처럼 사육되고 도축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녀에게 이 세상은 당연했다. 노예는 상품이었고, 육축은 재산이었다.

아버지는 목장의 주인이었고, 어머니는 경영자 중 한 명이었다. 두 사람 모두 냉철하고 실용적이었으며, 좋은 피와 나쁜 피를 구분하는 데 능숙했다. 그들은 경매장에서 젊고 건강한 노예 소녀들을 대량으로 구매해 와서, 유노나 육축으로 개조했다. 유노는 가사노동과 성적 서비스를 제공했고, 육축은 살이 찌면 도축되어 도시의 식탁에 올랐다.

“이번에 들어온 녀석들은 품질이 괜찮다.”

어느 이른 아침, 어머니가 사무실에서 문서를 넘기며 말했다. 그녀는 회색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손목에는 번호가 찍힌 금속 팔찌를 차고 있었다. 샤오홍은 그 옆에 서서 어머니가 종이에 이름을 적는 것을 지켜보았다. 대부분의 육축은 이름을 받지 못했고, 귀에 꽂힌 번호표만이 그들을 식별했다.

“오늘 네가 주방 일을 도와야 한다. 큰 손님이 온다.” 어머니가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

샤오홍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벌써 반 년째 주방 일을 도와왔다. 처음에는 칼을 쥐는 법도 몰랐지만, 이제는 꽤 능숙하게 살을 발라내고 뼈를 도려낼 수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손목 팔찌 아래에서 떨리는 것을 눈치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점심 무렵, 구매자가 도착했다. 그는 검은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으로, 비서 두 명을 대동하고 있었다. 그는 목장을 둘러보며 우리 안의 육축들을 살펴보았고, 마치 시장에서 소를 고르는 농부 같았다. 샤오홍은 주방에서 그를 지켜보았다. 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텅 빈 표정이었다.

“이 녀석은 어떤가?”

아버지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그는 가장 큰 우리 앞에 서 있었다. 그 안에는 금발의 젊은 여성이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핏발이 서 있었고, 몸은 사지를 제외하고는 깨끗이 면도되어 있었다.

구매자가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팔을 만져보았다. “근육이 탄탄하군. 얼마나 키웠지?”

“2년. 90kg에 맞췄다. 도축하면 적어도 60kg의 살코기가 나올 거다.”

구매자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번 주말에 보내라. 내 레스토랑에서 프리미엄 메뉴로 쓸 거다.”

샤오홍은 그들의 말을 들으며 손에 든 칼을 만지작거렸다. 그날 오후, 그녀는 도살장으로 불려갔다. 거기에는 두 마리의 육축이 철제 고리에 매달려 있었다. 하나는 아까 본 금발의 소녀였고, 다른 하나는 갈색 머리의 소년이었다. 그들은 이미 마취되어 있었고,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 목에는 번호표가 찍힌 금속 판이 걸려 있었다.

아버지가 도살장 한쪽에 서서 지시를 내렸다. “오늘은 네가 해라. 연습할 기회다.”

샤오홍은 칼을 들었다. 그녀의 손은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녀는 칼날을 금발 소녀의 목덜미에 대었다. 피부는 차가웠고, 약간의 긴장감이 전해져 왔다.

“천천히, 깔끔하게.” 아버지가 말했다.

샤오홍은 손목에 힘을 주었다. 칼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피가 흘러나와 바닥의 배수구로 스며들었다. 그녀는 칼을 천천히 옆으로 움직였다. 뼈를 스치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그녀는 이상한 쾌감을 느꼈다. 마치 자신이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날 밤, 샤오홍은 방에 혼자 누워 있었다. 천장에는 가느다란 먼지 줄이 매달려 있었다. 그녀는 팔을 들어 자신의 피부를 만져보았다. 살결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상상했다. 만약 자신이 저 금발 소녀처럼 우리 안에 갇혀 있다면? 만약 자신의 살이 칼에 발려져 식탁 위에 놓인다면?

상상은 점점 선명해졌다. 그녀는 도살장의 냄새를 맡았고, 칼날이 피부를 스치는 촉감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고기 덩어리가 되는 것을 원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순수한 물질이 되는 것. 그것은 일종의 해방이었다.

그녀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이 수치스럽다는 것을 알았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육축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그녀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다시 주방에 섰다. 구매자가 보낸 트럭이 목장 문 앞에 멈춰 섰다. 어머니가 서류를 들고 나와서 운전사와 이야기했다.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샤오홍은 그녀의 손목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알아챘다.

“엄마.” 샤오홍이 불렀다.

어머니가 고개를 돌렸다. “왜?”

“나도 저 트럭에 타고 싶어.”

어머니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 그녀는 샤오홍을 한참 바라보다가, 갑자기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때렸다. 따끔한 통증이 퍼져 나갔다.

“정신 차려.” 어머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내 딸이야. 육축이 아니야.”

샤오홍은 빨간 손자국이 남은 뺨을 감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밤, 그녀는 다시 한 번 상상했다. 트럭에 실려 도시로 가고, 도살장에서 칼이 자신의 몸을 스치는 것. 그 상상은 점점 더 생생해졌고,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목장의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그 안에서 육축들이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꿈도 없었고, 욕망도 없었다. 샤오홍은 그들이 부러웠다. 그녀는 자신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고기 덩어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살아 있었고, 느끼고 있었으며, 욕망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의 운명이었다.

은밀한 시도

샤오홍은 가족 목장의 구석진 빈 헛간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였다. 이곳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탓에 공기 중에 먼지와 썩은 짚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주위를 살핀 후 천천히 문을 닫고, 손에 쥔 낡은 밧줄을 꽉 움켜쥐었다. 햇빛이 벽 틈새로 스며들어 바닥에 길쭉한 빛줄기를 만들었고, 먼지 입자들이 그 속에서 춤추고 있었다. 그녀는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를 가까스로 억누르며 헛간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샤오홍은 밧줄을 기둥에 감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아버지가 육축을 묶는 법을 배웠다. 손목을 움직이면 매듭이 단단히 조여지고,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뒤로 당겨졌다. 밧줄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따가운 감각이 올라왔지만,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이내 두 팔이 몸통에 밀착되고, 무릎이 땅에 닿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턱이 가슴에 닿도록 하고, 온몸을 조여 오는 압박감에 깊은 숨을 내쉬었다.

땀이 이마에 맺히고, 등줄기가 불편하게 당겨졌다. 샤오홍은 눈을 감고 육축의 자세를 완벽히 모방하려 애썼다. 머릿속에 어머니의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갔다. 도살장의 나무 판자 위에 누워, 하얀 섬광이 눈앞을 가로지르는 순간이 상상되었다. 칼날이 피부를 스치고, 따뜻한 피가 흘러내려 갈비뼈 사이로 번지는 촉감이 생생했다. 그녀는 무심코 몸을 떨었고, 흥분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소름이 돋았다. 속에서는 모든 세포가 이 절망적인 순간을 갈망했고, 동시에 이성의 목소리가 “미친 짓”이라며 경고했다.

그녀는 밧줄을 더 세게 당기며 목까지도 기둥에 감으려 했다. 숨이 가쁘게 몰려오고,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 느낌이 좋았다. 완전히 제압당한 듯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 샤오홍은 육축이 되는 꿈을 꾼 적이 많았다. 도축장에서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 고통이 부러웠고, 자유로부터 해방된 듯한 느낌에 끌렸다. 그런데 왜 자신은 목장주의 딸로 태어나서 차가운 칼날 대신 어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아야 하는가?

헛간 문이 갑자기 열렸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어두운 공간을 밝혔다. 샤오홍은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고, 밧줄이 느슨해졌다.

“샤오홍? 왜 여기 있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샤오홍의 어머니는 문가에 서서 헛간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샤오홍에게 묶인 밧줄에 머물다가 이내 풀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엄마. 그냥 놀고 있었어요.”

샤오홍이 허둥지둥 밧줄을 풀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고,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어머니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놀이는 재미있지만, 헛간은 더러워. 얼른 나와서 씻어라. 저녁 먹을 시간이야.”

“네, 알겠어요.”

샤오홍이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어머니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어머니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샤오홍은 한숨을 내쉬었다. 밧줄 자국이 손목에 남았지만, 그녀는 그 아린 느낌을 즐기듯 손끝으로 살짝 문질렀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냉정하고 실용적인 표정, 기억 속의 어머니는 항상 그랬다. 아버지가 파산을 선언한 후에도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절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샤오홍은 속으로 묘한 위안을 느꼈다. 만약 자신도 어느 날 도축장에 서게 된다면, 어머니도 그렇게 무덤덤할까?

헛간 바닥에 널브러진 밧줄을 보며 샤오홍은 다짐했다. 다음에는 더 잘할 거라고. 더 완벽하게, 육축처럼.

유노의 개조

어둠이 걷히고 목장의 개조장에는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샤오홍은 철망 너머로 새로 들어온 노예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젊은 여자들이었다. 어떤 이는 울고 있었고, 어떤 이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오늘 아침 일찍부터 개조장에 나가 있었다. 파산 이후 어머니도 이제는 다른 노예들과 다를 바 없었다.

"자, 줄을 서."

작업반장의 목소리가 개조장 안에 울려 퍼졌다. 노예들이 떨면서 한 줄로 늘어섰다. 그들 앞에는 주사기가 놓인 쟁반이 준비되어 있었다. 샤오홍은 철문에 바짝 붙어 섰다. 그녀는 이 과정을 잘 알고 있었다. 호르몬 주사, 유방 확대, 젖 생산 훈련.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낯설지 않았다.

처음 한 명이 주사기를 맞았다. 여자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면서 액체가 주입되었다. 몇 초 후 여자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젖꼭지가 붉게 변하며 젖이 흘러내렸다.

"다음."

두 번째 여자가 다가갔다. 그녀는 울고 있었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샤오홍은 그 모습을 보며 가슴 한켠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 고통과 굴종이 그녀에게는 왠지 아름다워 보였다.

"나도 할 수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개조장 안에 울려 퍼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작업반장이 그녀를 보았다.

"네가 여기서 뭘 한단 말이야?"

"주사 맞는 법을 알아요. 어릴 때부터 봐왔거든요."

작업반장이 잠시 망설였다.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가 옆에서 말했다.

"시키게. 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도축장에서 자랐어."

그 말에 작업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샤오홍은 쟁반 앞으로 다가갔다. 주사기를 집어 들자 손이 떨리지 않았다. 그녀는 여자의 팔을 잡고 정확하게 주사기를 찔러 넣었다. 여자가 비명을 질렀지만 샤오홍은 놓지 않았다. 액체가 다 들어갈 때까지 엄지손가락으로 주사기 피스톤을 눌렀다.

주사기를 빼자 여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젖이 흘러내리자 그 냄새가 코를 찔렀다. 샤오홍은 그 냄새를 깊이 들이마셨다. 달콤하면서도 비릿한, 익숙한 냄새였다.

하루 종일 그녀는 개조장에 머물렀다. 열 명의 노예에게 주사를 놓고 젖 생산 훈련을 도왔다. 손에 젖이 묻고 옷에 냄새가 배었다. 저녁이 되어 방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의 몸은 완전히 지쳐 있었다.

방문을 닫고 샤오홍은 침대에 앉았다. 불을 끄지 않은 채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아직은 평범한 가슴, 아직은 평범한 몸.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 부드러운 감촉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그녀는 눈을 감고 상상했다. 이 가슴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호르몬 주사가 그녀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젖이 가슴 속에서 차오르는 느낌을.

손가락이 젖꼭지에 닿았다. 그녀는 살짝 힘을 주어 만지작거렸다. 몸이 반응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얼마 후면 그녀도 저들과 같아질 것이다. 목장의 유노가 되어 운명에 순종할 것이다.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는 자신의 몸이 변하기를 기다렸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숨소리만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도살의 의식

아침 6시, 샤오홍은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에 잠에서 깼다. 목장 전체가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침묵 속에 무언가 다른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유노의 날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검은 고무 앞치마는 어깨부터 무릎까지 덮었고, 손에는 어제 닦아둔 칼이 들려 있었다.

“일어났느냐.”

샤오홍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 한쪽 구석에 놓인 자신의 앞치마를 바라보았다. 그 앞치마는 일 년 전 처음 도살장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가 직접 물려준 것이었다. 처음에는 피 냄새에 구역질이 났지만, 지금은 그 냄새조차 익숙했다.

아버지가 먼저 문을 열고 나갔다. 샤오홍은 앞치마를 꺼내 천천히 입었다. 손목까지 내려오는 고무 소매의 시원한 촉감이 피부에 닿았다.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었다.

작업장에 도착했을 때, 유노는 이미 나무 기둥에 묶여 있었다. 눈을 가린 천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입가에서 거품 섞인 신음이 새어 나왔다. 팔과 다리는 각각 네 개의 쇠고리에 연결되어 있었고, 발목에는 번호표가 붙어 있었다.

“어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관절에 이상이 있다더군.”

아버지가 칼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오늘 아침 날씨를 말하는 것처럼 담담했다.

“알겠습니다.”

샤오홍이 대답했다. 그녀의 손은 이미 도구 선반 위를 더듬고 있었다. 톱, 칼, 집게, 갈고리. 모든 도구가 정해진 순서대로 늘어서 있었다. 그녀는 칼을 집어 들었다. 무게감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아버지가 유노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샤오홍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칼날이 목덜미에 닿았다. 유노의 몸이 떨렸지만, 비명은 없었다. 이미 목이 쉰 탓이었다.

샤오홍이 칼을 밀어 넣었다. 처음에는 저항이 있었지만, 이내 칼날이 뼈 사이를 파고들었다. 따뜻한 피가 손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온도가 이상하게도 손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천천히, 깔끔하게.”

아버지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샤오홍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칼을 움직였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목뼈가 갈라지는 소리가 귀에 선명하게 울렸다.

한쪽 다리가 잘려 나갈 때, 유노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샤오홍은 놀라지 않았다. 이미 수없이 겪은 일이었다. 그녀는 다른 쪽 다리로 손을 옮겼다. 칼날이 허벅지 관절을 파고들었다. 이번에는 더 빨랐다. 뼈가 분리되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사지가 모두 분리되고 나자, 아버지가 유노의 몸통을 들어 올렸다. 샤오홍은 내장 세척대를 준비했다. 물이 차가웠다. 그녀는 손을 넣어 내장을 꺼냈다. 아직 따뜻한 내장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며 빠져나갔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 샤오홍은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가슴 한복판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숨이 가빠지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 떨림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에 가까웠다.

“이제 급냉실로 옮겨라.”

아버지의 말에 샤오홍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분리된 부위를 하나씩 들어 옮겼다. 머리는 통조림, 발은 별도 포장, 몸통은 냉동고로. 모든 것이 정해진 절차대로 움직였다.

급냉실의 문이 닫힐 때, 샤오홍은 잠시 그 앞에 서 있었다.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분홍색 덩어리들이 차가운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녀는 손등에 묻은 피를 닦았다. 이상하게도 그 피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밖으로 나오자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샤오홍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어머니도 오늘은 유노 대신 통계 보고서를 정리해야 했을 뿐인데.

“괜찮니?”

어머니가 물었다.

“네.”

샤오홍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그녀는 괜찮은 것을 넘어서 무엇인가가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것은 두려움도, 슬픔도 아니었다. 어쩌면 그것은 오래전부터 그녀 안에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날 밤, 샤오홍은 잠들기 전 거울 앞에 섰다. 작업복을 벗자 어깨와 팔뚝에 검붉은 멍이 들어 있었다. 피 묻은 손으로 거울을 닦았다. 거울 속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눈동자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빛나고 있었다.

“육축.”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가슴 한복판이 간질간질해졌다. 그 감각은 낯설지만 달콤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맛이었다.

샤오홍은 이불 속에 들어가 눈을 감았다. 유노의 몸이 분리되는 순간, 그 따뜻함, 그 부드러운 저항, 그리고 마지막 숨결. 모든 것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기억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유노가 되어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쇠고리에 묶인 자신의 몸. 칼날이 목에 닿는 차가운 감촉. 그리고 그 뒤에 오는 무거운 평화. 샤오홍은 그 평화를 갈망했다. 그 갈망은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그녀를 휩쓸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울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 미소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가족의 위기

아침 해가 목장 위로 떠오르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들리던 기계 소리가 어느새 잦아들었다. 샤오홍은 외양간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마지막으로 남은 소 한 마리가 물을 먹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소의 눈은 크고 까맣게 빛나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무기력함이 깔려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요즘 어머니의 눈빛과 닮아 있었다.

“샤오홍, 밥 먹어야지.”

어머니의 목소리가 낮고 차갑게 들렸다.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였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 깨지기 쉬운 것이 숨겨져 있었다. 샤오홍은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는 부엌 문턱에 기대어 앞치마 자락을 손가락으로 비비고 있었다. 그 손동작이 평소보다 거칠었다.

“엄마, 아버지는 아직 안 들어오셨어요?”

“들어올 리 있겠니.”

어머니는 짧게 대꾸하고는 몸을 돌렸다. 샤오홍은 그 뒤를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 식탁 위에는 간단한 죽 한 그릇과 김치 몇 조각이 놓여 있었다. 예전 같으면 고기 반찬이 빠지지 않았을 텐데, 요즘은 그것조차 보기 힘들었다.

“며칠 전에 온 편지, 기억하지?”

어머니가 죽을 저으며 말을 꺼냈다. 샤오홍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방 정부에서 보내온 정책 변경 안내문이었다. 인체 목장에 대한 보조금이 대폭 축소되고, 불법 거래 단속이 강화된다는 내용이었다.

“그게 이번 위기의 시작이었어.”

“아버지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샤오홍의 질문에 어머니는 잠시 침묵했다. 숟가락이 그릇 가장자리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방 안을 맴돌았다.

“네 아버지는... 벌써 손을 쓰고 계셔.”

그 말에는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샤오홍은 더 묻지 않았다. 오히려 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동안 목장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던 속삭임들, 낯선 사람들의 방문, 밤늦게까지 켜져 있던 사무실 불빛.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며칠 후, 새벽녘에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목장을 뒤흔들었다. 샤오홍은 잠에서 깨어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몇 대의 검은색 차량이 목장 입구를 막고 서 있었고, 형광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

샤오홍이 소리쳤지만, 이미 어머니는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표정은 의외로 평온했다.

“드디어 왔구나.”

아버지는 사무실에서 끌려나왔다. 그의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두 명의 요원이 양옆에서 그를 붙잡고 있었다. 아버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잠시 샤오홍과 어머니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그 시선 속에는 후회와 체념,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인내가 담겨 있었다.

“불법 육축 거래 및 연방 법률 위반 혐의로 당신을 체포합니다.”

요원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 퍼졌다. 아버지는 아무 저항 없이 차량에 올라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목장 전체에 울렸다.

그날 오후, 법원에서 온 서류가 도착했다. 목장의 모든 자산이 압류된다는 통보였다. 샤오홍과 어머니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었다. 정부에서 파견된 관리들이 목장을 인수하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었다.

“우리도 이제 육축이 되는구나.”

어머니가 중얼거렸다. 그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목장 주인 가족이었던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키우던 가축과 다를 바 없는 신세가 되었다.

며칠 후, 거래소에서 온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샤오홍과 어머니를 평가하기 위해 줄자와 저울을 꺼내 들었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어머니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아직도 힘이 남아 있었다.

“이쪽이 구매자이십니다.”

관리자가 소개한 남자는 중년의 나이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다. 그는 샤오홍과 어머니를 번갈아 보며 가격을 흥정했다. 그 모습이 마치 소나 돼지를 사고파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가격은 이 정도면 적당하군요.”

남자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무심했고, 그 안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샤오홍은 그 순간, 자신이 더 이상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한때 도축장에서 칼을 쥐고 서 있던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칼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

“엄마, 두렵지 않아요?”

샤오홍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두렵지 않은 엄마가 어디 있겠니. 하지만 괜찮아. 우리는 함께 있잖니.”

그 말이 샤오홍의 가슴속에 작은 온기를 남겼다. 하지만 그 온기는 곧 현실의 차가운 바람에 식어갔다. 그들이 타야 할 짐칸이 열렸고, 그 안은 어둡고 좁았다.

“들어가.”

관리자의 명령이 떨어졌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손을 놓지 않은 채 그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뒤에서 쇠문이 닫히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목장은 점점 멀어져 갔다.

샤오홍은 어둠 속에서 어머니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보낸 그 시선과, 예전에 자르던 고기의 붉은 빛깔이 겹쳐지고 있었다.

파산의 판결

법원의 파산 선고가 내려진 날, 목장의 공기조차 무거웠다. 아버지는 두 명의 집행관에게 팔이 잡힌 채 법정 밖으로 끌려나갔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 어머니는 법정 의자에 주저앉아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앞만 바라보았다.

"목장은 경매에 부쳐진다. 피고는 횡령 및 사기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판사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샤오홍은 법정 구석에 서서 그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가슴 속에서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두려움, 슬픔, 그리고 그 밑바닥에 숨겨진 어떤 기대.

며칠 후, 정부 감사관이 목장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는 서류를 펼쳐놓고 냉정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피고인의 가족은 모든 부채를 변제할 능력이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관련 법률 제47조에 따라, 피고인의 배우자와 직계 비속은 육축으로 판정되어 공개 경매에 부쳐집니다."

어머니의 손이 덜덜 떨렸다. 그녀는 감사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저는... 저는 아직 일할 수 있습니다. 값을 치르겠습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당신들의 몸 자체가 유일한 자산입니다."

감사관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샤오홍과 어머니에게 작은 전자 팔찌를 채웠다. 팔찌에는 '육축-등급 미정'이라는 글자가 반짝였다.

그날 오후, 두 사람은 정부 소유의 노예 시장으로 이송되었다. 건물은 거대하고 차가웠다. 내부는 흰색 타일로 덮여 있었고, 형광등이 냉혹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른 육축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모두 같은 전자 팔찌를 차고, 멍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어머니의 손은 차갑고 뻣뻣했다.

"괜찮아요, 엄마."

그녀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말이 진심인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 같았다. 육축이 되는 것. 그것은 두려움과 함께 어떤 묘한 만족감을 주었다.

검진실로 들어가자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소독약과 피, 그리고 땀 냄새가 섞인 역겨운 향기. 의사들은 하얀 가운을 입고 기계처럼 움직였다. 그들은 샤오홍과 어머니의 몸을 측정하고,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몸 상태는 양호하다. 특히 어린 쪽은 근육 발달이 좋다."

한 의사가 차트에 무언가를 적었다.

샤오홍은 옷을 벗고 차가운 검진대 위에 서 있었다. 그녀의 몸에 형광펜으로 표시가 그려졌다. 등급 평가를 위한 표시였다.

"등급 A. 식용 우량."

의사가 말했다. 그는 샤오홍의 왼쪽 어깻죽지에 작은 칩을 주사기로 삽입했다. 따끔한 고통이 스쳤다. 그 칩은 그녀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었다. 나이, 건강 상태, 예상 체중, 등급.

어머니의 차례였다. 그녀는 긴장된 표정으로 검진대에 올랐다. 의사는 어머니의 몸을 더 오래 살펴보았다.

"등급 B. 중간 정도. 하지만 나이가 있으니 가격은 낮게 책정될 것이다."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몸에 새겨지는 표시를 바라보았다.

검진이 끝난 후, 두 사람은 우리 같은 방에 갇혔다. 방 안에는 두 개의 얇은 매트리스와 변기만 있었다. 벽은 두껍고, 작은 창문 하나가 높은 곳에 있었다.

샤오홍은 매트리스 위에 앉아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피로와 체념이 어려 있었다.

"엄마, 두려워요?"

샤오홍이 물었다. 어머니는 천천히 눈을 떴다.

"두렵지. 하지만 너도 알지?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길을 걸어왔어."

어머니의 목소리는 나직했다.

"네가 어렸을 때, 나는 네가 이 목장을 벗어나길 바랐어. 하지만..."

그녀는 말을 멈추었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손을 다시 잡았다.

"전 괜찮아요, 엄마. 이게 제 운명이라면."

어머니는 그녀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걱정과 함께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이 섞여 있었다.

"너는... 이것을 원하는 거니?"

샤오홍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팔에 새겨진 등급 표시를 바라보았다. 'A'. 최상의 식용 등급. 그녀의 몸은 이제 숫자와 등급으로 정의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어떤 안도감을 주었다.

밤이 깊어지자,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육축들이 끌려가는 소리였다. 어떤 이는 울부짖고, 어떤 이는 조용히 따랐다. 샤오홍은 귀를 기울였다. 내일이면 그들도 경매장에 서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녀를 살 것이다.

그녀는 그것이 두려우면서도 기대되었다. 육축으로서의 삶. 그것은 그녀가 어릴 때부터 꿈꿔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되자, 그 무게가 그녀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잠든 것 같았다. 얕은 숨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샤오홍은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일, 우리는 팔릴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는 엄마를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어머니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차가운 매트리스 위에서, 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었다. 그 고동은 점점 빨라졌다.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아니면 그 둘의 혼합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새벽이 오기 전, 복도에서 다시 발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문이 열렸다.

"일어나. 경매가 한 시간 후에 시작된다."

간수 날카로운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어머니가 깨어났다. 그녀의 눈에는 아직 잠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그 속에는 불안과 결의가 섞여 있었다.

샤오홍은 일어나 옷을 정리했다. 그녀는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의 소녀는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무언가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희망일까, 아니면 체념일까.

"가자, 엄마."

그녀가 말했다.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간수를 따라 복도를 걸었다. 다른 육축들도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하지만 샤오홍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운명을 향해,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따라.

경매장은 넓고 환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날카롭고 계산적이었다. 그들은 육축을 평가하고, 저울질하고 있었다.

샤오홍과 어머니는 무대 옆에서 차례를 기다렸다. 그들의 이름이 호명되면, 무대 위에 서야 했다. 그리고 낙찰자가 결정되면, 그들은 새로운 주인을 따라야 했다.

"다음은, 47번과 48번 육축. 모녀입니다."

진행자의 목소리가 경매장에 울렸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무대로 올라갔다. 그녀는 청중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얼굴들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들은 그녀의 몸을 평가하고 있었다.

"등급 A, 건강 상태 우수. 적합 연령 16세. 이상적인 식용 품질."

진행자가 샤오홍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고는 어머니를 가리켰다.

"등급 B, 중간 품질. 나이가 있으나 건강 상태는 양호."

청중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두 개를 한꺼번에 팝니까?"

"네, 묶음 판매입니다. 낙찰가는 두 육축의 합산 가격입니다."

더 많은 손이 올라갔다. 가격이 점점 올랐다. 샤오홍은 그 숫자들을 들으며 자신의 가치가 측정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다.

"낙찰! 500만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망치 소리가 울렸다. 샤오홍은 낙찰자를 바라보았다. 중년의 남자였다. 그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었고,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 남자가 무대로 다가왔다. 그는 샤오홍과 어머니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좋아, 따라와."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들은 그 남자를 따라 경매장을 나섰다.

밖은 아침 햇살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햇살은 따뜻하지 않았다. 샤오홍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른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 위로 새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자유로워 보였다.

그녀는 어머니의 손을 더 꽉 잡았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새로운 삶을 향해. 육축으로서의 삶을 향해.

경매장의 모녀

경매장 안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감돌았다. 높은 천장에는 형광등이 흰빛을 뿜어내며 대리석 바닥을 반짝이게 했다. 관람석에는 여러 명의 구매자들이 앉아 있었고, 그들의 눈빛은 마치 상품을 평가하듯 날카로웠다.

샤오홍은 어머니와 함께 경매대 위에 서 있었다. 그녀의 발목은 가는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었고, 손목도 뒤로 묶여 있었다. 옷은 얇고 하얀 천으로 만든 가운이 전부였다. 어머니는 그녀 옆에 서 있었고,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스며 있었지만 여전히 품위를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다음 품목은 모녀 육축입니다.”

경매사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졌다. 그는 손가락으로 샤오홍과 어머니를 가리켰다.

“어머니는 35세, 건강 상태 양호, 출산 경험 있음. 딸은 16세, 미성숙하지만 이후 훈련을 통해 우수한 육축으로 성장 가능. 시작 가격은 오천만 원.”

관람석에서 잠시 웅성거림이 일었다. 몇몇 구매자들이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고, 어떤 이는 서류를 넘기며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한 남자가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중년의 남자로,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손에는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고, 눈은 깊고 날카로웠다. 그는 경매대 가까이로 걸어와서 샤오홍과 어머니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흥미롭군.”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그는 샤오홍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려 그녀의 얼굴을 빛 아래로 향하게 했다. 샤오홍은 눈을 깜빡이며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그 속에는 두려움도, 저항도 없었다. 오히려 어떤 기대 같은 것이 스며 있었다.

“이 아이는 아직 덜 자랐지만, 뼈대가 좋아. 훈련하면 최상급 육축이 될 거야.”

그는 다시 어머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머니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었지만, 손가락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어머니 쪽은 좀 지쳤지만, 그래도 쓸모는 있겠지. 이 둘을 한 세트로 사겠다. 1억.”

관람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경매사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망치를 들어 올렸다.

“1억, 한 번… 두 번… 세 번. 낙찰!”

망치 소리가 경매장에 울려 퍼졌다. 샤오홍은 가슴 깊은 곳에서 이상한 안도감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어머니 쪽으로 몸을 기울였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구매자가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나는 너희 주인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단순한 육축이 아니라, 나의 자랑이 될 것이다. 훈련은 오늘부터 시작한다. 먼저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어라. 그런 다음 나와 함께 훈련장으로 갈 것이다.”

샤오홍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어떤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이 살며시 샤오홍의 손등을 스쳤다. 그건 위로일 수도, 작별 인사일 수도 있었다.

구매자는 경매장 직원에게 손짓을 했다. 두 명의 남자가 다가와 모녀의 쇠사슬을 풀고 그들을 끌고 갔다. 샤오홍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훈련의 시작

샤오홍과 어머니는 구매자의 개인 목장으로 실려 왔다. 넓은 목장은 깔끔하게 정리된 우리들로 가득했고, 공기 중에는 소독약과 사료 냄새가 섞여 있었다. 샤오홍은 처음 보는 환경에 긴장했지만, 동시에 가슴 속에서 이상한 설렘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어머니의 손을 꽉 잡았지만, 어머니의 손은 차갑고 축축했다.

“여기가 앞으로 너희들이 지낼 곳이다.”

구매자가 우리 앞에 서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중년의 남자로, 눈빛은 날카로웠지만 말투에는 냉소가 섞여 있었다. 그의 뒤에는 두 명의 훈련사가 서 있었고, 그들은 샤오홍과 어머니를 각각 다른 우리로 안내했다.

“어머니!”

샤오홍이 소리쳤지만, 어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 우리가 견뎌야 할 일이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무거웠지만, 그 속에는 이미 체념이 배어 있었다. 샤오홍은 어머니가 훈련사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도 우리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좁았지만 깨끗했고, 바닥에는 부드러운 매트가 깔려 있었다. 벽에는 여러 개의 고리가 달려 있었고, 천장에는 호르몬 주사기를 걸 수 있는 장치가 보였다.

첫 날, 훈련사가 들어와 샤오홍에게 주사를 놓았다.

“이건 젖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야. 앞으로 매일 맞아야 한다.”

훈련사의 말은 담담했지만, 주사 바늘이 피부를 뚫을 때 샤오홍은 몸을 움찔했다. 곧 약물이 퍼지면서 가슴이 묵직해지고 배가 더부룩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몇 시간 후, 그녀는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거울 앞에 서자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얼굴은 여전히 어리지만, 몸은 점점 성숙해지고 있었다.

며칠 후, 어머니와 함께 훈련을 받게 되었다. 두 사람은 큰 훈련실로 끌려갔고, 그곳에는 여러 개의 훈련 기구가 놓여 있었다. 훈련사는 그들에게 엎드리라고 명령했고, 샤오홍과 어머니는 순종적으로 바닥에 엎드렸다. 그들의 등에는 무거운 금속판이 얹혀졌고, 팔과 다리는 묶여 움직임이 제한되었다.

“앞으로 이 자세로 몇 시간씩 훈련할 거야. 몸이 이에 적응해야 한다.”

훈련사의 말에 샤오홍은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무게가 점점 더해지면서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엄습했다. 그녀는 옆에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도 같은 자세로 엎드려 있었고, 얼굴에는 고통이 스쳐 지나갔지만 참아내고 있었다.

“괜찮아, 샤오홍. 힘내.”

어머니가 속삭였다. 그 목소리에 샤오홍은 눈물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훈련이 끝난 후, 그들은 다시 우리로 돌아갔다. 샤오홍은 몸이 녹초가 되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때, 구매자가 우리로 다가왔다. 그는 샤오홍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잘 적응하고 있군. 이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자.”

그의 말에 훈련사가 다시 들어왔다. 이번에는 그들이 샤오홍과 어머니를 각각의 훈련대에 묶었다. 샤오홍은 팔과 다리가 벌어진 채로 고정되었고, 그 위로 호르몬 주사기가 내려왔다. 주사기가 피부를 찔렀을 때, 샤오홍은 비명을 참았다. 약물이 몸속으로 퍼지면서 가슴과 엉덩이가 팽창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부터 너희 몸은 완전히 변할 거야. 우유를 많이 생산하고, 살이 찌고, 모든 것이 육축에 맞춰질 거야.”

훈련사가 차갑게 말했다. 샤오홍은 자신의 몸이 점점 낯설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단지 물건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었다.

며칠 후, 모녀는 함께 훈련을 받았다. 그들은 같은 방에 엎드려 있었고, 훈련사는 그들의 몸을 조금씩 조정했다. 샤오홍은 어머니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슬픔과 체념이 섞여 있었지만, 동시에 어떤 결의가 느껴졌다.

“우리는 함께야, 샤오홍.”

어머니가 말했다. 그 말에 샤오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함께였다.

그날 밤, 샤오홍은 우리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에 들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목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은 곧 끝나고, 그녀는 다시 현실로 깨어났다. 아침이 되면 또 다른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