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봉은 어두컴컴한 아지트 사무실에서 서류를 뒤적이고 있었다. 형광등 불빛이 깜빡거리는 공간에는 담배 연기와 값싼 커피 냄새가 섞여 있었다. 문이 열리며 덩치 큰 부하가 들어왔다.
“형님, 위에서 연락 왔습니다. 이번 주 안으로 미녀 셋을 확보하래요.”
진봉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또? 저번 주에도 두 명 보냈잖아.”
“수요가 많다고 하네요. 특히 젊고 예쁜 걸로.”
진봉이 고개를 들었다. 차가운 눈빛이 부하를 꿰뚫었다.
“알겠다. 오늘 밤 클럽부터 돌아.”
밤이 깊어지자 진봉은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문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지만, 그는 경비를 스치듯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클럽 내부는 시끄러운 음악과 사람들의 함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진봉은 바 옆에 자리 잡고 맥주를 주문한 뒤, 천천히 주변을 훑었다.
여성들이 춤을 추고, 남자들은 술에 취해 떠들썩했다. 진봉의 눈은 빠르게 움직이며 잠재적인 목표를 찾았다. 그러다 한 젊은 여성이 눈에 띄었다. 스물한 살쯤 되어 보이는 그녀는 긴 생머리에 흰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다. 순수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진봉은 맥주잔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혼자 온 거야?”
여성이 고개를 돌리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뇨, 친구들이랑 왔어요.”
“괜찮아, 한잔 사줄게.”
“됐어요, 낯선 사람이랑 술 마시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진봉은 미소를 지었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을 꺼내 맥주잔에 은밀히 떨어뜨렸다. 몇 초 후,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진봉은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그는 다시 다가가 말을 걸었다.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물 한잔 할래?”
여성은 잠시 망설였지만, 목이 말랐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진봉은 바텐더에게 물을 주문하며 눈짓을 보냈다. 바텐더가 물잔을 건넸고, 여성은 한 모금 마셨다. 몇 분 후, 그녀의 눈빛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진봉이 그녀의 팔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좀 쉬어야겠네. 데려다줄게.”
여성은 비틀거리며 저항했지만, 이미 약에 취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다. 진봉은 그녀를 클럽 뒷문으로 이끌었다. 대기 중인 차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그는 여성을 뒷좌석에 밀어 넣고 운전석에 올랐다.
“잘 자, 아가씨.”
차는 어두운 골목을 지나 아지트로 향했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 진봉은 여성을 들어 올려 지하 조교실로 향했다. 좁은 복도를 지나 철문이 열리자, 방 안에는 형광등 한 대만 켜져 있었다. 침대, 의자, 그리고 벽에 걸린 여러 도구들이 보였다.
진봉은 여성을 침대에 내려놓고 그녀의 손목과 발목을 벨트로 고정했다. 여성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여..기 어디예요?”
“조용히 해.”
진봉은 차가운 어조로 말하며 그녀의 뺨을 살짝 쓰다듬었다.
“넌 이제 우리 거야. 순순히 말 잘 들으면 편하게 해줄게.”
여성의 눈에 공포가 스쳤다. 그녀는 몸을 비틀며 풀려나려 했지만, 벨트가 단단히 조여져 움직일 수 없었다.
“제발 놔줘요!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요!”
“돈? 내가 돈 때문에 이러는 것 같아?”
진봉은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네가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길들여지는 법이야.”
그는 선반에서 주사기를 꺼내 약을 채웠다.
“이건 기분 좋아지는 약이야. 처음엔 좀 무섭겠지만, 곧 익숙해질 거야.”
여성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진봉은 그녀의 팔에 주사기를 찔렀다. 여성의 몸이 경직되다가 점점 힘이 풀렸다. 그녀의 눈빛은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좋아. 이제 시작이다.”
진봉은 의자에 앉아 여성을 바라보며 시계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