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뒤집혔다. 창공 위로 두 줄기의 기운이 부딪쳐 폭발하자, 주변의 모든 것이 진동했다. 소염은 손에 든 장창을 휘둘러 혼천제의 공격을 받아내며, 발아래 허공이 갈라졌다. 수많은 수색과 불꽃이 흩어졌다.
“혼천제, 오늘 너를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
소염의 눈에는 불꽃이 타올랐다. 그의 몸을 감싼 원력이 마치 실체화된 폭풍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휘몰아쳤다. 혼천제는 피를 토하며 뒤로 밀려났고, 그의 두 눈에는 놀라움과 분노가 담겨 있었다.
“네놈... 네놈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소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장창이 다시 한 번 번개처럼 내리꽂혔다. 혼천제는 황급히 방어했지만, 그 힘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그의 몸이 흔들리며 수백 장 밖으로 날아갔다.
“너는 이미 다쳤다. 오늘 네 목숨은 여기까지다.”
소염의 목소리는 냉철했고, 그의 발걸음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가 걸어갈 때마다 혼천제의 심장은 한 번씩 쿵쿵 뛰었다. 혼천제는 이를 악물고 몸속 깊은 곳에서 마지막 힘을 끌어올렸다.
“하하하... 소염아, 네놈이 강하다고? 그럼 내게도 숨겨둔 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마!”
혼천제의 두 눈이 갑자기 이상한 빛을 띠었다. 그의 손이 허공에서 급히 움직여 이상한 인장을 맺었다. 소염이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혼천제의 몸에서 한 줄기 어스름한 빛이 터져 나와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소염은 몸 전체가 마치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힘을 다해 저항하려 했지만, 그 빛은 점점 더 강해지며 그의 의식을 집어삼켰다.
“이건... 환영술?!”
소염의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의 귀에는 혼천제의 광란적인 웃음소리만 메아리쳤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눈을 뜨자, 소염은 익숙한 풍경 속에 서 있었다. 그것은 수년 전 혼례를 치르러 갔던 그 집이었다. 대문에는 붉은 비단이 휘날리고, 복도에는 기쁨의 빛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소염, 너 참 좋은 놈이구나. 내 딸을 이렇게 함부로 대하다니? 오늘 이 혼인은 무효다!”
한 중년 여성이 문지방을 박차고 나와 흥분하여 손가락질했다. 그 뒤에는 얼굴이 창백한 한 여인이 눈물을 머금고 서 있었다.
소염은 자신의 몸이 마치 남의 일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는 무릎을 꿇고, 크게 세 번 절하며 말했다.
“제 불찰입니다. 오늘 이 혼례는 취소하겠습니다.”
그의 마음은 공허했다. 하지만 왜 공허한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 집을 떠났지만, 그 순간의 굴욕과 상처가 그의 뼛속 깊이 새겨졌다.
소염은 기억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은 환영에 불과하다는 것을. 진짜 세계에서 그는 지금 혼천제와의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그의 기억은 봉인되었고, 그는 이 거짓된 장면 속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환영 밖에서는 혼천제가 겨우 몸을 가누고 일어났다. 그의 상처는 아직도 곪아 있었고, 전투로 인한 대가가 너무 컸다. 그는 소염이 쓰러진 곳을 바라보며 피를 머금은 미소를 지었다.
“죽지 못한 놈... 결국 내게 속았구나.”
그는 돌아서서 떠나려 했지만, 몸속 깊은 곳에서 한 줄기 어스름한 기운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그가 남긴 염제의 알이었다. 그 알 안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강대한 생명이 깃들어 있었다. 혼천제는 손을 내밀어 그 기운을 진정시키고는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그날 이후,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리고 소염은 꿈속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