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락룡정
## 제1장: 봉황 장막이 처음 내리다
봉의전 안, 용상 뒤편에 드리워진 비단 장막이 흔들리고 있었다. 심소녕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듯 잠시 머뭇거렸다.
소청의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의 발에는 흰색 비단 버선만 신겨져 있었다. 봉포를 벗은 그녀는 황후의 위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궁녀의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 눈빛만은 평소와 달리 날카롭고 차가웠다.
"폐하."
소청의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명령은 단호했다. 그녀는 오른발을 들어 심소녕의 용포 자락을 가볍게 밟았다. 흰 비단 버선에 감싸인 발끝이 금실로 수놓은 용의 눈 위에 놓였다.
"무릎 꿇으세요."
심소녕의 눈이 커졌다. 제왕으로서의 존엄이 한순간에 흔들렸다. 그의 손가락이 용상 팔걸이를 움켜쥐었다. 그러나 속에서 올라오는 어떤 감정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것은 분노가 아니었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안도감이었다.
그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금磚이 차가웠다. 두 무릎이 단단한 바닥에 닿을 때, 둔탁한 소리가 났다. 심소녕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에는 충격과 굴욕이 스쳤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잘하셨습니다, 폐하."
소청의의 발이 그의 용포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뒤로 물러서며 장막 밖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장막이 걷히고 유귀비가 들어왔다. 그녀는 물빛 구름 비단 궁중 의상을 입고 있었다. 진주 자수 신발이 금磚 위를 살짝살짝 밟으며 걸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옥비녀가 들려 있었다.
"아이고, 폐하께서 이렇게 무릎을 꿇고 계시네."
유귀비의 목소리는 가볍고 우아했다. 그녀는 심소녕 앞에 서서 옥비녀로 그의 턱을 들어 올렸다. 차가운 옥이 그의 피부에 닿았다. 심소녕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마주했다.
"폐하, 《신자규》를 암송해 보시지요. 제가 듣고 싶습니다."
심소녕의 입술이 떨렸다. 《신자규》는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 곧 충성과 복종을 맹세하는 문서였다. 그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암송하라니.
"유귀비..."
"아, 폐하께서 제 이름을 부르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유귀비가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비꼼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옥비녀로 그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암송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도와드릴까요?"
심소녕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입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신자규... 신은 폐하의 명을 받들어..."
그가 말을 더듬자, 유귀비가 옥비녀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
"천천히, 정확하게. 하나하나 또박또박."
심소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또렷하게.
"신은 폐하의 명을 받들어 충성을 다하겠나이다. 폐하의 뜻이 곧 신의 뜻이오며..."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귀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옥비녀를 거두자, 심소녕의 턱이 다시 떨어졌다.
"잘하셨습니다, 폐하."
갑자기 문이 열리며 강한 발소리가 들렸다. 조귀비가 검은색 무장을 입고 들어왔다. 그녀의 발에는 소가죽 짧은 부츠가 신겨져 있었다. 부츠 바닥이 금磚에 닿을 때마다 둔중한 소리가 났다.
"폐하께서 무릎 꿇고 계시다니, 어찌 된 일이십니까?"
조귀비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냉랭했다. 그녀는 심소녕 앞에 서서 내려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분노와 경멸이 섞여 있었다.
"용상에 오래 앉아 계셨으니, 이제 좀 꿇으셔야겠지요."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발을 휘둘러 심소녕의 무릎 뒤를 찼다. 강한 충격에 심소녕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는 두 무릎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픔이 무릎을 타고 올라왔다.
"조귀비..."
심소녕이 신음 섞인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그러나 조귀비는 이미 몸을 돌려 장막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 시작도 않았습니다, 폐하."
그녀의 말이 장막 너머에서 울려 퍼졌다.
장막이 다시 흔들리며 용귀비가 들어왔다. 그녀는 얼굴을 단선으로 가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신비로운 여신처럼 보였다. 그녀의 뒤를 따라 시녀들이 숯불 난로를 들고 들어왔다.
"폐하께서 더위를 많이 타시는 것 같아, 제가 시원하게 해 드리려고 왔습니다."
용귀비의 목소리는 냉랭하고 아름다웠다. 그녀는 시녀들에게 손짓했다. 한 시녀가 쇠집게로 붉게 타오르는 숯을 집어 올렸다.
"폐하, 이 숯이 따뜻합니까?"
용귀비가 숯을 심소녕의 뺨에서 세 치 떨어진 곳에서 흔들었다. 뜨거운 열기가 그의 얼굴을 덮쳤다. 심소녕이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무릎이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
"움직이지 마세요. 화상을 입으시면 제가 책임질 수 없습니다."
용귀비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숯의 열기가 점점 가까워졌다. 심소녕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의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땀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제 됐습니다."
용귀비가 손을 내저었다. 시녀가 숯을 거두었다. 그러나 심소녕의 얼굴은 여전히 뜨거웠다. 그는 숨을 가쁘게 쉬었다.
소청의가 다시 걸어나왔다. 그녀의 발에는 이제 버선이 벗겨져 있었다. 옥백같은 맨발이 금磚 위에 드러났다. 그녀는 천천히 심소녕 앞에 서서 오른발을 들어 그의 입술에 가져갔다.
"폐하, 제 발에 입맞춰 주세요."
심소녕의 눈이 커졌다. 그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그 눈빛 속에는 이미 패배의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그는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발끝에 닿았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입술을 스쳤다.
그 순간, 심소녕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그의 자존심이었다. 그의 존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알 수 없는 해방감이 그의 가슴을 채웠다.
"잘하셨습니다, 폐하."
소청의가 발을 거두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냉랭함이 깃들어 있었다.
유귀비가 다시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검은색 레이스 안대가 들려 있었다.
"폐하, 이제 눈을 가리겠습니다. 오직 청각만으로 주변을 감지하세요."
그녀가 안대를 심소녕의 두 눈에 씌웠다. 어둠이 그의 시야를 뒤덮었다. 모든 것이 캄캄해졌다. 그는 오직 귀로만 주변을 느껴야 했다.
여자들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치마 자락이 스치는 소리, 발소리, 속삭이는 소리. 그러나 그것들이 어디서 오는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강한 충격이 그의 아랫배를 강타했다. 그는 신음하며 몸을 웅크렸다. 조귀비의 부츠 끝이 그의 생식기를 정확히 차낸 것이었다.
"폐하, 참으세요. 이제 시작입니다."
소청의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심소녕은 이빨을 꽉 깨물었다. 고통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갑자기 허벅지 안쪽에 시리고 따가운 통증이 느껴졌다. 용귀비가 은침으로 그의 허벅지를 찌른 것이었다. 침 끝에는 박하 기름이 묻어 있었다. 시원하면서도 따가운 이질감이 그의 피부를 타고 퍼졌다.
그가 이를 악물며 떨기 시작했다. 그의 전신이 경련하듯 떨렸다.
"폐하, 아직 견딜 만하십니까?"
용귀비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렸다. 심소녕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미 떨림 속에 묻혀 버렸다.
유귀비가 시녀들에게 손짓했다. 시녀들이 낮은 침상을 가져왔다.
"폐하, 여기 엎드리세요."
심소녕이 어둠 속에서 몸을 움직였다. 그는 침상 위에 엎드렸다. 그의 엉덩이가 위로 솟아올랐다.
유귀비가 단목 자를 들었다. 그녀는 자를 그의 엉덩이 틈에 대고 세게 내리쳤다.
"하나."
단단한 나무가 그의 엉덩이를 강타했다. 심소녕이 신음했다.
"둘."
두 번째가 내리쳤다. 그의 몸이 떨렸다.
"셋. 넷. 다섯..."
유귀비가 천천히, 정확하게 숫자를 세며 때렸다. 열 번째에 이르자, 심소녕의 엉덩이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올랐다.
"열."
유귀비가 자를 내려놓았다. 심소녕은 숨을 헐떡이며 침상 위에 주저앉았다.
그때, 조귀비가 부츠를 벗었다. 그녀의 검은색 스타킹에 감싸인 가느다란 발이 드러났다. 그녀는 발바닥으로 심소녕의 뒷목을 밟았다. 강한 압력에 그의 얼굴이 금磚에 닿았다.
스타킹의 섬세한 감촴�이 그의 목덜미에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은 부드러움이 아니라 모욕이었다. 그는 얼굴이 바닥에 눌린 채로 숨을 쉬어야 했다.
"폐하, 이제 좀 겸손해지셨군요."
조귀비가 비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발이 그의 목덜미를 더 세게 눌렀다.
"자, 이제 좀 더 재미있는 것을 해 보시지요."
용귀비가 말했다. 그녀는 시녀들에게 숯불 난로를 심소녕의 엉덩이 아래 세 치에 옮기게 했다. 그런 다음 시녀들에게 부채질을 명령했다.
시녀들이 부채를 흔들었다. 뜨거운 공기가 심소녕의 엉덩이 틈을 휘감았다. 그의 붉게 부푼 피부가 열기에 노출되었다.
"아악!"
심소녕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발버둥 치며 일어나려 했지만, 시녀들이 그의 팔과 다리를 붙잡았다. 그는 그 자리에 묶인 채로 뜨거운 열기를 견뎌야 했다.
"폐하, 참으세요. 이제 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용귀비의 목소리가 냉랭하게 들렸다.
열기가 점점 더 강해졌다. 심소녕의 엉덩이 피부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신음과 비명을 번갈아 질렀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의 고통을 즐기는 듯 웃었다.
"자, 이제 좀 쉬시지요."
소청의가 말했다. 그녀는 심소녕 앞에 서서 흰색 비단 발끝으로 그의 음경을 가볍게 찼다. 가볍지만 정확한 힘이 그의 민감한 부위를 강타했다.
"폐하, 아직 견딜 만하십니까?"
소청의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심소녕은 숨을 헐떡이며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대답하세요, 폐하."
소청의가 다시 그를 찼다. 이번에는 조금 더 세게.
"견... 견딜 만합니다..."
심소녕이 간신히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잘하셨습니다."
소청의가 발을 거두었다. 그러나 곧 유귀비가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가는 쇠사슬이 들려 있었다.
"폐하, 이제 좀 더 높이 올라가 보시지요."
그녀가 쇠사슬을 심소녕의 발목에 묶었다. 다른 쪽 끝은 대들보에 걸었다. 시녀들이 쇠사슬을 당기자, 심소녕의 발목이 위로 올라갔다. 그의 몸이 반쯤 공중에 매달렸다.
"아... 아..."
심소녕이 신음을 질렀다. 그의 몸이 늘어나는 고통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식은땀이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참으세요, 폐하.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유귀비가 웃으며 말했다.
조귀비가 다시 다가왔다. 그녀는 소가죽 짧은 부츠를 신고 있었다. 부츠 뒤꿈치로 심소녕의 발가락을 밟았다. 그녀가 발을 이리저리 굴리자, 발가락 뼈에서 빠직 소리가 났다.
"아아악!"
심소녕이 비명을 질렀다. 고통이 그의 발가락을 타고 올라와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폐하, 이게 고통이십니까? 아직 멀었습니다."
조귀비가 비꼬았다. 그녀는 그의 발가락을 더 세게 밟았다. 심소녕의 비명이 점점 더 커졌다.
"자, 이제 좀 다른 것을 해 보시지요."
용귀비가 향로를 가져왔다. 그녀는 향로에 불을 붙이고 심소녕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를 훈제하기 시작했다. 연기와 불길이 그의 민감한 부위를 휘감았다.
"크... 크..."
심소녕이 이를 악물었다. 그의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려움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그는 참을 수 없어 몸을 비틀었다.
"참으세요, 폐하. 이 향이 몸에 좋습니다."
용귀비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랭했다.
가려움과 고통이 뒤섞여 심소녕을 괴롭혔다. 그는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 이제 그만."
소청의가 손을 들어 올렸다. 시녀들이 쇠사슬을 풀고 심소녕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는 바닥에 엎드린 채로 숨을 헐떡였다.
"폐하, 이제 거울을 보시지요."
소청의가 시녀들에게 구리 거울을 가져오게 했다. 거울이 심소녕 앞에 놓였다. 그는 거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용포는 찢겨져 있었고, 얼굴은 땀과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눈에는 패배의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제왕의 위엄은 사라졌다. 거기에는 초라하게 엎드린 한 남자만이 있을 뿐이었다.
심소녕이 눈을 감았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눈을 뜨세요, 폐하. 이것이 지금의 당신입니다."
소청의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 퍼졌다.
그러나 심소녕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는 바닥에 엎드린 채로 숨만 쉬고 있었다.
"자, 이제 좀 더 진행해 보시지요."
유귀비가 다가왔다. 그녀는 옥비녀로 심소녕의 용포를 찢기 시작했다. 비단 찢어지는 소리가 뫼의 전당에 울려 퍼졌다. 심소녕의 상반신이 드러났다. 그의 피부가 촛불 아래 노출되었다.
"아, 폐하의 피부가 참 곱습니다."
유귀비가 비꼬았다. 그녀는 옥비녀로 그의 가슴을 살짝 긋었다. 가느다란 상처가 생기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조심하세요, 폐하. 상처가 나면 흉터가 남습니다."
용귀비가 차갑게 말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상처에 박하 기름을 발랐다. 시리면서도 따가운 통증이 심소녕의 가슴을 휘감았다.
"자, 이제 하의를 벗으세요."
조귀비가 부츠 끝으로 심소녕의 허리띠를 젖혔다. 심소녕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곧 여인들의 시선 속에서 천천히 하의를 벗었다. 그의 다리가 드러났다. 그는 속옷만 남긴 채로 바닥에 엎드렸다.
"잘하셨습니다, 폐하."
용귀비가 손가락 끝으로 심소녕의 음경을 튕겼다. 얇은 비단 사이로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민감한 부위를 스쳤다.
"하나."
그녀가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심소녕이 떨었다.
"둘. 셋. 넷..."
그녀가 계속 튕겼다. 그의 몸이 점점 더 떨렸다.
"열다섯. 열여섯..."
심소녕이 숨을 헐떡였다. 그의 몸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스물. 스물하나..."
용귀비의 손가락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 심소녕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스물다섯. 스물여섯..."
그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온몸이 떨렸다.
"서른."
용귀비가 손을 거두었다. 심소녕은 온몸을 떨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자, 오늘의 훈육은 여기까지."
소청의가 말했다. 그녀는 심소녕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
"폐하, 무릎으로 기어서 침실로 돌아가세요."
심소녕이 천천히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그의 무릎은 이미 찢어져 있었다. 피가 금磚에 묻었다. 그는 아픔을 참으며 무릎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정확하게. 서두르지 마세요."
소청의의 목소리가 그의 뒤에서 울려 퍼졌다.
심소녕은 무릎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기어갔다. 그의 무릎에서 피가 흘러 금磚을 붉게 물들였다. 그러나 그는 일어서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들의 훈육에 굴복하고 있었다.
그의 뒤에서 여자들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승리자의 웃음이었다. 그리고 심소녕은 패배자의 자세로 기어가고 있었다.
봉의전의 촛불이 꺼져 가고 있었다. 장막이 다시 내려앉았다. 봉황의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제 막 첫 장막이 내린 것뿐이었다. 더 많은 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심소녕은 무릎으로 침실 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어둠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이었다. 그리고 내일이 오면, 또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는 침실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는 이 밤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동시에, 이 밤이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봉황 장막이 처음 내린 밤이었다. 그리고 더 많은 밤이 기다리고 있었다.